제목이 다소 자극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어제 집 앞 가게에 다녀오면서 겪은 일입니다.
심부름을 명 받고 이것저것 구매 후 집으로 향했는데, 10m 전방에 노인 한 분이 천천히 걸어가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언뜻 보니 왼쪽발이 점점 느려지시는 게 보였고, 이후 왼발을 앞으로 내딛으시다가 그대로 뒤로 넘어지셨습니다.
사람이 그대로 뒤로 넘어지는 모습을 처음봤기에 너무 놀랬고, 지체할 틈도 없이 바로 달려가서 살펴보니 못 일어나시더군요.
잠시 기다렸더니 정신은 차리셨는데, 몸을 가누지 못하셔서 바닥에 앉을 수 있도록 부축 했습니다. 이후 괜찮으신지 여쭤보면서
머리를 살폈는데 출혈은 없었으나 두피 안쪽에 피가 맺혀있는 것이 보여서 119에 연락하려 했더니, 본인이 계속 괜찮다고 하시며
집으로 가고 싶다고 하시길래 주소 여쭙고 112에 연락, 출동을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면서 여쭤보니 최근 몇년 간 여러차례
간암 수술을 받으셨고, 날씨가 좋아서 운동겸 마실 나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약 7분 정도 지난 뒤 경찰과 응급차가 함께 도착했습니다.
함께 출동한 구조대원은 빨리 병원으로 모시려고 했는데, 경찰은 집이 어디냐, 누가 있냐, 왜 혼자 나왔냐 등등... 제가 동승한 경관에게
알려준 정보를 재차 확인 하더군요. 엉덩이가 아닌 바로 머리부터 땅에 닿으면서 넘어지시길래 크게 다치셨을지도 모르니 확인이 필요하다고 구조대원에게 알려 드리고, 저는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몇년 전 겨울, 저의 장인어른께서 넘어지셨을 때 누군가가 이렇게 신속한 대응을 해 줬더라면 현재처럼 병원에 누워서 저를 못 알아보시는
상황은 피할 수 있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또 한번 하게된 그런 하루였습니다.
근데 뭐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챙기고 119 부르고 기관사에게 무전기로 연락해서 다음역에 열차 세우고 ㄷㄷㄷ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
경찰 하는게 뭐가 중한지 모르나 보네요.
응급의료 > 경찰업무 교육은 하는 걸까요~
/ Vollago
그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져ㅠㅠ
부디 장인어른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문득 강백호 일화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넵...글을 읽다가 그부분이 오버랩되어서....
저라면 그렇게 빠릿하게 못했을거 같네요..
그리고 흐릿한눈님의 장인어른도 쾌차하시길 마음속으로 빌겠습니다.
목격자는 119 신고하면 어떻게 처리될려나요
본인은 괜찮다고 해도 노인에다 뇌출혈은 시간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죠. 사람 한 분 목숨 살리셨습니다.
꼭 보답받으실거에요
상실된 기억은 갑자기 불연듯이 돌아오기도 한다는데,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일 하셨으니까요..소천 하시기 전에 꼭 가족들 이름한번 불러보고 한상에 둘러 앉아 식사하시는 시간 꼭 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