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쯤 된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장사를 하시면서 고양이를 여러 키웠었죠.
어느날 키우던 고양이가 발정기가 됬는지 가게를 나갔습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였으니, 그려려니 했죠.
1년쯤 지나서 새끼를 밴 채로 가게로 다시 들어왔습니다.
출산이 임박하니 새끼 낳을 곳을 찾아 들어온건지,
집을 찾으러 한참을 헤매다 그제서야 들어온건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이미 가게 지킬 고양이도 있겠다. 어머니께선 고양이를 근처 개소주집에 갔다 주라고 하셨습니다.
그땐 고양이도 관절염 약으로 쓴다고 사던 시기 였으니까요.
고양이 주고 만원인거 받았던거 같습니다. 어머니께서 그중에 천원을 용돈으로 주셨습니다.
그날 이후로 고양이만 보면 항상 그때 생각이 납니다.
원망 섞인 눈빛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철장에 안 들어가려던걸 억지로 밀어넣던 손바닥에 느껴지던 긴장된 근육의 느낌이 그대로 있습니다.
돌아서서 가던 제 뒤로 절망인지 원망인지 알 수 없던 울음 소리도 생생합니다.
그뒤론 고양이건 개건 만지는것도 싫고, 정주는것도 피하게 됩니다. 무슨 낯짝으로 네가 그럴 수 있느냐
손가락질 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게 맞을 겁니다.
새끼 낳자고 다시 돌아 생물을 돈 만원에 팔아 넘긴주제에 무슨..
와이프가 강아지 키우자고 할때도 "생물학적으로 내가 더 오래 살테고, 나중에 정든 보낼 자신이
없다" 항상 반대했습니다.
두달쯤 된 같습니다.
아파트에 새낀 밴 고양이가 돌아다닙니다. 길고양이로 오래 산거 같진 않고, 아마도 발정기에
집나왔거나, 이사가면서 버렸을 겁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닙니다.
사람만 보면 달려 들어 부비부비 합니다. 나 좀 데려가 주세요. 새끼 좀 낳게 나 좀 데려가요
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입니다. 저러다 어찌 될지는 훤합니다. 이미 터 잡고 있던 길고양이들이 한둘이 아닌데,
그 사이에서 새끼까지 낳고 버틸 재간이 없을 겁니다.
저한테도 몇번 오던걸 매몰차게 무시했습니다. 어설픈 동정은 무관심보다 나쁘다 그리 생각합니다.
키울것도 아니고, 몇번 쓰다듬어 주고 말 동정이면, 차라리 안하니만 못합니다.
한달쯤 된것 같습니다.
저녁때 쓰레기 버리러 간 와이프가 집에 들어오면서
누구한테 말을 겁니다. 뭔 일인가 하고 나가보니, 그 고양이 입니다.
와이프 뒤를 쫓아 왔답니다. 매몰차게 내치지 못하고, 밥이나 좀 먹여 보낼 거라고 데려 왔답니다.
그거 밥 한번 주고 나면, 매번 나갈때 마다 달려 들텐데, 감당이 되겠느냐.
나중에 다쳐서 골골 대는거 보면, 그거 볼 자신이 있느냐.
새끼들 한두마리씩 죽은거 보면, 그 마음이 어떠겠느냐.
사람이 왜 그리 앞뒤 생각없이, 어설픈 동정을 하는것이며, 감당못할 호의를 베푸느냐.
한참을 힐난 했습니다.
2주쯤 된것 같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베란다는 이미 점령당했고,
와이프는 털 날리고, 냄새나고, 청소하느라 허리 휜다고 뭐라고 합니다.
그러게 왜 데리고 들어왔냐고, 안 들여 왔으면 이런 일도 없지 않냐고 맞받아 칩니다.
내 집에 들어온 생물 내치면 죄 받는다고 그러는거 아니라고 훈계도 해 봅니다.
35년전 일을 지금이라도 갚은 걸까.그러라고 들어온걸까. 그럴 운명이였을까. 생각 봅니다.
꺼내지 못한 속마음엔 이러면 마음의 무게가 좀 덜어질 줄 알았습니다만,
그런 일 같은건 없나 봅니다. 좀 더 사람이 영악해 지고, 이기적이여야 할텐데 그러질 못하네요.
쟤들은 그 점을 노리는 것 같기도 해요 ㅋㅋ
잘하신거에요..
이미 간택되신분은 따로 계신것 같아요 ㅋ
정작 아빠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던데
꼬물이 삼색이들 예뻐요. ㅋ
고양이는 내친구...
저도 어렸을때 잘 못해주고 방관한 것도있어서..
지금 열심히 키우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렇게 맘속에 짐으로 가져오셨으니 이제 놔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누군가에겐 한줄일 수 있는 일상생활이 수필이 되는 마술이네요
아마 그때 버려졌던 그 고양이가 글쓴분의 마음의 짐을 덜기위해 다시 찾아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시길..
좋은일 하신겁입니다.
좀 다른 얘기일 수 있지만, 세상일이 다 그런 것 같아요.
어떤 일을 잘못했을 때, 다른 일을 잘 하면 그 잘못이 덮어질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첫 고양이, 너무 가엽고 글쓴님 심정도 공감됩니다.
첫 고양이 데려가신 아주 예전의 그 분이 이 글을 읽고 '그 고양이 죽이지 않고 내가 받아서 잘 키웠소'하고 댓글을 달아주실 것만 같은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제 욕심이겠지요.....
잘 하셨네요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디니,아지...가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떄 미안했다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고...
자신의 그릇만큼만 잘해주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고양이에게 간택된 것도 좋은 인연이 닿은 듯하네요
품고 계신 마음의 짐이 느껴지나 제가 어찌 공감까지 하겠습니까. 모쪼록 이번 일로 가족 모두 더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그땐 그럴수밖에 없었지 하고 저도 한탄할때가 있습니다
물론 저도 지금 반려동물은 쳐다도 안 봅니다
아니... 못 봅니다 저도 더러워진 그때의 그 시절 아이니까요......
그래도 작성자님의 착한 마음이 제게도 전해져 오는거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그런날이 왔으면 하고 맘속으로 드문 드문 되뇌어 봅니다
그래도 정이라는 어쩔수 없나보네요.
새끼들이 너무 이쁘네요 이쁘게 키우셔서 자녀분들에게 덕으로 돌아가길 ^^
다만 묻어두고 보지 않으려 애쓰던 기억을 꺼내서 만지고 익숙해서 무뎌지게 만들 뿐 이죠.
힐난을 하시면서도 내치지 못하신 것. 기왕 이렇게 된거 오래 같이 지내보셔요.
축하드려요~
이번 계기로 꼭 마음의 짐을 덜으셨으면 좋겠네요.
나중에 저승길 헤맬때 데리러 와 줍니다..
그리고 이젠 어엿한 애묘인이시군요.
반갑습니다 ^^
그리고 고양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따듯한분을 만나게 된 고양이들이 너무 다행이고
축복이네요~
하늘이 기회를 주신 거 같습니다
보듬어주면 어찌나 서럽게 그릉그릉하는지 길에 있던 아이들은 말 못할 사연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랑으로 보살피고 책임지라고 제가 감히 말못하지만
그것보다는 마음의 짐 내려놓으시고 냥이들과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지금 이 아이가 그 아이가 아니라는 것은 머리로 알죠
벌어진 일은 무슨 일로도 되돌이킬 수도, 갚을 수도 없고요.
생명의 무게는 머릿수로도 경중을 따질 수 없는 것이니까요
지금의 녀석에게 잘해주고 행복하실 게 그 어린 시절의 어미냥이에게 보답은 되지 못하겠지만
다만 그렇게 받으셨던 천원의 무게는 좀 옅어질 것이고
어둡게 드리워졌던 어린 시절의 그림자 위에 지금의 기억들이 다소곳이 덧입혀질 거예요
그래서 만에 하나 무지개 다리 건널 때 그 녀석 만나게 된다면
그래도 어딜 긁어주면 좋아하는구나 미리 배워둔 뒤에, 건네시는 한 마디의 무게는
막연히 죄책감으로 내뱉는 '미안하다'보단 훨씬 와닿는 사과가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금 데려오신 이 녀석이 열심히 편들어줄지도 모르잖아요. ㅎㅎ
차마 감히, 훌훌 털어버리시란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인연이 만들어준 막내와 털덩이 가득한, 따스한 하루하루 보내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마음이 따듯하시네요
복 받으실거에요 30여년전 죄책감 가지지 마시길...
참 잘했어요!!!
도장 꾹!!!
그떄 그 고양이도 사실 살았을지도 몰라요.
엄마 말씀 잘 들은 걸로 너무 큰 짐을 지고 계셨네요.
즐거운 추억 만드시길...
고양이 키우면서 힘든건 사모님인데 기쁨도 슬픔도 옛기억도 함께 나누는게 좋지 않을까요
개자식 이제 주인손목을 갖고놉니다 ㅎㅎ그래도 무럭무럭자라니 참 이뻐요
사람들이 쉽게 인형사듯 동물들을 들이지말고 medroa님처럼 생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했다면
이렇게 길에서 힘들게 사는 동물들이 조금은 줄었을텐데 말이죠...
고양이 가족도 medroa님도 모두 행복하시길~
글을 읽는데 글내용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나만 고양이 없어 ㅠㅠ
개인적 경험이고 감상이지만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듯 어릴적 반려동물들과 기억이 한사람 인생에도 대수로운게 아니라 엄청난 반향이 될 수 있었습니다
가끔 반려묘들 일상 공유하시면서 애로가 있을 때 도움도 구하시면서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 많이 가지시길 응원합니다
이제는 마음 속 묻어두었던 짐 부디 내려두시고,
예쁜 녀석들과 함께 하는 매 순간순간마다 행복하시기만을 바라요.
덕분에 제 곁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반려묘를 보며 문득 생각에 잠겨 봅니다.
개인적으로 유기견 유기묘에 큰 관심을 두지 않지만
잘 쓰신 글 닥분에 끝까지 읽고 뒤가 궁금해네요.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아무리 사소한 행동도 다른 누군가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 책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