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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오늘 헤어졌어요. 35

57
2019-06-09 19:44:55 210.♡.15.37
타브리스0

서른 후반에 진입하는 나이에 만나 이제 마흔을 코 앞에 둔 지 까지 이년여간,


되돌아보면 뭔가 치열하게 만났다 싶네요.


연애를 시작하기로 할 때 늦은 새벽 서로의 아픈 과거를 털어 놓으며 나보다 큰 시련을 많이 겪어온 이 친구가


스승 같다고 생각했던 때가 사진처럼 떠오릅니다.


그렇게 연인처럼, 친구처럼, 형제처럼, 때로는 부모 자식 처럼 지내오며 많이도 티격태격 했네요.


집에 돌아와 책상에 앉으니 눈 앞에 무엇하나 그 친구와의 기억이 없는 물건이 없습니다.


함께 영어마을에 놀러갔다가 구입한 베개, 제 생일선물로 받은 시계, 지갑, 함께 전국 각지를 누비며 놀러다닌 자동차, 그 친구가 골라준 옷들.


함께 결혼식에 갔다가 커피숍에서 담담하게 끝내고 싶다고 하는 그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붙잡는 게 의미가 없겠다 하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떠올랐습니다.


아니, 제 경험상 사람의 마음은 강요나 부탁으로 붙잡아 둘 수 없음을 알기에 잡히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저 그 친구의 결정을 존중하고 알았다 말하고는 한참을 일 얘기며 가족 얘기로 친구처럼 즐겁게 대화하고 집에 데려다 줬네요.


2년여의 내 인생을 의미 있게 채워줘서 고맙다고 작별의 말을 하는데, 현재형이 아닌 과거형의 표현이 스스로 무척이나 낯설어서 국어책을 읽는듯이 억양도 없이 말을 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마음속 허전함과 상실감은 크지만 이상하게 눈물이 나거나 슬프지는 않네요.


아직 머리와 가슴이 동기화가 되지 않아서 일까요.


자신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지독하게 불행한 20대를 보낸 그 친구가 그저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좀 더 관대하고 자상하지 못했던 제 자신이 후회스럽지만 그 후회를 만회할 기회조차 없는 이제는 어쩔 수 없는 거겠져.


클리앙에 가입한지는 꽤 됐지만 이별 후기를 작성하는 제 자신이 참 낯설다 싶습니다.


아마 댓글에 원대 복귀를 축하한다는 댓글도 달릴거 같고 합니다만 힘내서 하루하루 충실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타브리스0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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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35]
동탄현인
IP 182.♡.45.2
06-09 2019-06-09 19:47:06
·
먹먹하네요
뿌뿌야
IP 49.♡.137.160
06-09 2019-06-09 19:47:31
·
힘내세여~~
GTL
IP 61.♡.14.107
06-09 2019-06-09 19:47:59
·
내일부터 싱숭생숭해질겁니다..
gorbachyov1
IP 182.♡.188.85
06-09 2019-06-09 19:48:57
·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Endwl
IP 211.♡.159.176
06-09 2019-06-09 19:49:12
·
오늘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내일부터 더 생생할텐데 힘내세요..
필론의돼지
IP 175.♡.33.7
06-09 2019-06-09 19:49:13
·
저도 3일전 이별했어요
자신을 더 사랑하면서 힘내시길 바랍니다
오호라
IP 121.♡.185.205
06-09 2019-06-09 19:49:18
·
서로 아름다운 기억만 간직하길. 열심히 사랑했으면 그걸로 됐어요.

힘내고 언제 소주 한잔 합시다. ^^

_explorer
IP 211.♡.45.123
06-09 2019-06-09 19:51:25
·
보통 여자는 이별 전과 직후에 많이 울고
보통 남자는 여자 울음이 그친 후에 울기 시작한다는 글이 생각나네요
달빛과산빛
IP 223.♡.149.207
06-09 2019-06-09 19:51:32
·
기억이 고통일 때가 있는 만큼, 자연스런 망각의 시간이 있을 겁니다.
동남아리
IP 59.♡.226.184
06-09 2019-06-09 19:53:22
·
또다른 아름다운 사랑의 상대를 만나실겁니다. 힘내세요
쿠인휴주주
IP 65.♡.196.173
06-09 2019-06-09 19:55:10
·
한참동안 문득문득 아플거지만, 잘 이겨내실 겁니다
bpenser417
IP 61.♡.146.243
06-09 2019-06-09 20:00:06
·
앞으로 좋은 인연이 있으실 겁니다. 잘 이겨내시기 바래요.
빨강우체통
IP 211.♡.155.210
06-09 2019-06-09 20:01:53
·
한번씩 혼술에 펑펑 우세요. 쬐끔 아주 쬐끔 도움이 됩니다?
쉽게씌어진시
IP 211.♡.103.237
06-09 2019-06-09 20:02:56
·
힘내시길... 성숙한 이별을 하신 것 같아요.
Nunki
IP 203.♡.206.7
06-09 2019-06-09 20:04:49
·
무덤덤하게 써내려가는 글을 보니 제 마음이 다 아프네요.
글 속에서 사랑과 연민 그리고 그리움이 묻어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도 돌릴 수 없음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느껴지고요.

일상생활에 녹아있었던 만큼 그리움도 그만큼 문득문득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떠오를거에요.
그래도.. 마음 건강히 잘 이겨내실 수 있길 바랄게요.
미남특공대
IP 175.♡.113.20
06-09 2019-06-09 20:12:08 / 수정일: 2019-06-09 21:47:58
·
누.. 누군가는 시작해야할거 같아 제가 먼저 시작했어욤..
theplanet
IP 175.♡.249.191
06-09 2019-06-09 20:12:56
·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힘내세요
9회말 2아웃
IP 61.♡.12.98
06-09 2019-06-09 20:17:04
·
힘내세요...
므그므그
IP 211.♡.102.146
06-09 2019-06-09 20:20:40
·
제목 보고 장난 치려 했는데..
본문 보니 그럴 수 없겠네요..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행복솜사탕
IP 220.♡.204.238
06-09 2019-06-09 20:30:39
·
시간이 약이더라구요... 힘내세요....
행복솜사탕
IP 220.♡.204.238
06-09 2019-06-09 20:30:40
·
시간이 약이더라구요... 힘내세요....
베란다로스터
IP 119.♡.244.128
06-09 2019-06-09 20:36:40
·
비슷한 경험을 조금 먼저 했습니다

시간이 잘 해결해주진 못하는데
무디게는 해줍니다.
아물었지만 흉터가 남은 상처같달까..

다이제
IP 223.♡.161.43
06-09 2019-06-09 20:49:05
·
그렇게 인생 추억이 쌓여갑니다
ლ( ╹ ◡ ╹ ლ) /Vollago
ClioneSG
IP 122.♡.153.51
06-09 2019-06-09 21:10:38
·
위로드립니다
/Vollago
모동
IP 114.♡.234.8
06-09 2019-06-09 22:09:15
·
힘내세요
이 또한 지나가겠지요..
작성자님과 전여친분 모두에게 평화가 머물길 바랍니다....
너무 마음 아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notnull원해
IP 222.♡.18.155
06-09 2019-06-09 22:43:40
·
위로도 축하도 드리지 않겠습니다.
오늘 마무리 잘 하시고,
내일 행복한 하루 되시길.
선릉역
IP 113.♡.36.168
06-09 2019-06-09 23:55:30
·
시간이 해결해줍니다.
와하하
IP 222.♡.225.106
06-10 2019-06-10 00:31:42
·
누군가의 결혼식을 보며 헤어질 마음을 굳혔다는 게 참 마음이 아프네요. 두 분이 다 행복해지시면 좋겠어요. 곧바로는 아니더라도 차차 나아지시길 빌어요.
오히려종아
IP 14.♡.208.230
06-10 2019-06-10 04:06:47
·


삭제 되었습니다.
룡히
IP 61.♡.44.89
06-10 2019-06-10 04:57:48
·
덤덤하게 말하신 그분도 한동안 많이 아프실거에요..
경제관념과 가치관이다름을 느끼고 이별을 말하고난뒤 행복하게살려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그가없는삶은 역시나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타브리스님처럼 잡히지 않을거라 생각했는지 열정적으로 잡지않더라구요 그런모습에 더 확신이 들더군요 아 그에게 우린 이정도였구나..
헤어짐엔 후회가없는데 미련인지 사랑인지 아직남아 1년이 넘은 지금도 아직 누군가를 사랑할수가 없네요
30대의 이별은 이런건가봐요 20대때의 이별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덤덤하죠.. 슬픔을 속으로 삭여야하는 나이이니까요.. 그래서 더 슬프네요..
너무많이 아프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 힘드시면 꼭 한번만 잡아보세요
다시 잘되지않는다해도 서로에게 깊은기억으로 남을것같아요
힘내세요
시베리안허세킹
IP 66.♡.208.84
06-10 2019-06-10 05:07:14
·
그러실 것 같지도 않지만,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그렇게 또 그런 게 인생의 한 페이지 이더라구요.
클스웨버
IP 125.♡.104.60
06-10 2019-06-10 05:46:53
·
원대복귀 축하드립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talktalk1
IP 124.♡.206.143
06-10 2019-06-10 06:13:50 / 수정일: 2019-06-10 06:14:59
·
모든 이별에는 한번의 기회가 더 온다고 생각 됩니다.
근거는 없지만 지나온 연애 경험이 그걸 말해주네요.
아시겠지만 매달리는 건 의미 없죠.

이번 기회에 마음을 정리 해보고
후회 없는 선택 하시면 좋겠습니다.

어떤 선택, 결과이든 응원합니다
niceyuseon
IP 222.♡.236.234
06-10 2019-06-10 07:10:24 / 수정일: 2019-06-10 07:10:48
·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돌아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ㅅ-
김재즈
IP 180.♡.224.50
06-10 2019-06-10 07:18:18
·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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