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후반에 진입하는 나이에 만나 이제 마흔을 코 앞에 둔 지 까지 이년여간,
되돌아보면 뭔가 치열하게 만났다 싶네요.
연애를 시작하기로 할 때 늦은 새벽 서로의 아픈 과거를 털어 놓으며 나보다 큰 시련을 많이 겪어온 이 친구가
스승 같다고 생각했던 때가 사진처럼 떠오릅니다.
그렇게 연인처럼, 친구처럼, 형제처럼, 때로는 부모 자식 처럼 지내오며 많이도 티격태격 했네요.
집에 돌아와 책상에 앉으니 눈 앞에 무엇하나 그 친구와의 기억이 없는 물건이 없습니다.
함께 영어마을에 놀러갔다가 구입한 베개, 제 생일선물로 받은 시계, 지갑, 함께 전국 각지를 누비며 놀러다닌 자동차, 그 친구가 골라준 옷들.
함께 결혼식에 갔다가 커피숍에서 담담하게 끝내고 싶다고 하는 그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붙잡는 게 의미가 없겠다 하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떠올랐습니다.
아니, 제 경험상 사람의 마음은 강요나 부탁으로 붙잡아 둘 수 없음을 알기에 잡히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저 그 친구의 결정을 존중하고 알았다 말하고는 한참을 일 얘기며 가족 얘기로 친구처럼 즐겁게 대화하고 집에 데려다 줬네요.
2년여의 내 인생을 의미 있게 채워줘서 고맙다고 작별의 말을 하는데, 현재형이 아닌 과거형의 표현이 스스로 무척이나 낯설어서 국어책을 읽는듯이 억양도 없이 말을 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마음속 허전함과 상실감은 크지만 이상하게 눈물이 나거나 슬프지는 않네요.
아직 머리와 가슴이 동기화가 되지 않아서 일까요.
자신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지독하게 불행한 20대를 보낸 그 친구가 그저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좀 더 관대하고 자상하지 못했던 제 자신이 후회스럽지만 그 후회를 만회할 기회조차 없는 이제는 어쩔 수 없는 거겠져.
클리앙에 가입한지는 꽤 됐지만 이별 후기를 작성하는 제 자신이 참 낯설다 싶습니다.
아마 댓글에 원대 복귀를 축하한다는 댓글도 달릴거 같고 합니다만 힘내서 하루하루 충실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자신을 더 사랑하면서 힘내시길 바랍니다
힘내고 언제 소주 한잔 합시다. ^^
보통 남자는 여자 울음이 그친 후에 울기 시작한다는 글이 생각나네요
글 속에서 사랑과 연민 그리고 그리움이 묻어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도 돌릴 수 없음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느껴지고요.
일상생활에 녹아있었던 만큼 그리움도 그만큼 문득문득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떠오를거에요.
그래도.. 마음 건강히 잘 이겨내실 수 있길 바랄게요.
본문 보니 그럴 수 없겠네요..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시간이 잘 해결해주진 못하는데
무디게는 해줍니다.
아물었지만 흉터가 남은 상처같달까..
ლ( ╹ ◡ ╹ ლ) /Vollago
/Vollago
이 또한 지나가겠지요..
작성자님과 전여친분 모두에게 평화가 머물길 바랍니다....
너무 마음 아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오늘 마무리 잘 하시고,
내일 행복한 하루 되시길.
경제관념과 가치관이다름을 느끼고 이별을 말하고난뒤 행복하게살려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그가없는삶은 역시나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타브리스님처럼 잡히지 않을거라 생각했는지 열정적으로 잡지않더라구요 그런모습에 더 확신이 들더군요 아 그에게 우린 이정도였구나..
헤어짐엔 후회가없는데 미련인지 사랑인지 아직남아 1년이 넘은 지금도 아직 누군가를 사랑할수가 없네요
30대의 이별은 이런건가봐요 20대때의 이별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덤덤하죠.. 슬픔을 속으로 삭여야하는 나이이니까요.. 그래서 더 슬프네요..
너무많이 아프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 힘드시면 꼭 한번만 잡아보세요
다시 잘되지않는다해도 서로에게 깊은기억으로 남을것같아요
힘내세요
근거는 없지만 지나온 연애 경험이 그걸 말해주네요.
아시겠지만 매달리는 건 의미 없죠.
이번 기회에 마음을 정리 해보고
후회 없는 선택 하시면 좋겠습니다.
어떤 선택, 결과이든 응원합니다
돌아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