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많은 분들이 "김원봉 복권" 논의에 대해
불편함을 갖고 있는 분위기가 보이더군요
사실 저 역시도
이런 불만이 나오는 배경을 이해하고, 때론 그렇게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근래 제가 역사를 공부 좀 하고 있는데,
역사라는게 무슨 선언이나 행동지침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라
인물의 복권과 재조명 등의 간접적인 방법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많음을 절감하고는,
내심 이번 정부의 임시정부 복원과 독립운동가 재조명이 새삼 반갑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나름 박근혜 정부도
먼가 해보려고 노력을 하긴 했어요-_-
중국에 가서 "사진"도 찍고 "중국어"로 연설도 하고,
일본에 가서 큰 소리도 치고, 위안부 협의도 했고,
미국에 가선 한미일 공조 강화한다고 쇼맨십도 하고, 큰절도 하고 머
할건 다 했습니다 (물론 순실언니가 지도 했겠지만)
하지만 다 망했죠 그것도 철저히
(촛불 혁명의 성공 배경엔 사실 철저히 망한 외교 덕이 한몫했습니다-_-
사드 파문 당시 국민들이 느꼈죠, 아, 외교 망했구나, 중국 무섭구나, 미국은 더 무섭구나)
왜 망했을까요?
중간이상급 가는 국가의 외교 전략이 절대 간단한게 아닙니다.
최순실 정도의 강남 아줌마의 머리와 전략으론,
강대국 최소 4개 (미국-중국-러시아 일본+유럽)의 입맛을 다 맞출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포커판의 호구라고 표현하면 될까요?
한국 포지션이 호구가 되기 딱 좋죠. 그 덕에 2차 대전 직후에 분단이 된거고,
이것을 뒤집는 길은 쿠세까지도 숨기는 철저한 표정관리와
일관적인 스탠스 유지를 통한
막한 뒤집기 한판 밖에 없습니다. (그 승리가 북미수교와 핵타결 정도가 될까 싶긴 한데)
미국 같은 나라는 한국 따위는 그냥 버리는 패 정도로 사용할 수도 있어요.
그건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고.
때문에 한국의 입장은 "선언"이나 "입장"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실 거대한 스탠스, 즉 "철학"이 중요할 수도 있다고 봐요.
한국이 어떤 길을 갈 것인가?
그 방향성을 주위 4대 강국, 넓게는 유럽까지 일관되게 입장을 밀고나가야 하죠.
예전에도 국회 청문회 할 때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원유철이던가) 강경화 장관 후보 앞에 놓고
"내가 트럼프라고 생각하고 날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한 번 해보세요!"
라고 주문해서 많은 분들을 웃긴 적이 있죠.
저도 정말 웃었습니다.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미국을 설득하는 방법은 "읍소"죠.
불쌍한 우리를 굽어 살려주시옵소서. 그러면 다 가져다 바치겠습니다 !!!
그래서 주한미군 오면 업어주기도 하고 그런가 봅니다.
하수 중의 하수의 수죠.
그런다고 미국이 한국을 살려주지 않습니다.
한국과 손을 잡는게 미국에 압도적 이익이 되어야죠.
중국 역시 마친가집니다.
중국을 설득하는게 훨씬 더 힘듭니다.
적어도 중국은 북한을 인질로 잡고 있거든요.
한국 정도는 패스해도 진짜 엄청난 위기 시기에 별 타격이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한반도에서 전쟁 한 번 하면 되니까.
일본 역시 한반도 통일 원치 않죠.
한반도가 분열되어 있어야 미국과 일본 공조가 훨씬 더 쉽고 강력해집니다.
이런 복잡한 판에서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얄팍한 수로는 한국 같은 작은 나라가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미중러일 4개 파워를 절대로 다 만족시켜줄 수도 없고
4개 휘둘리기 시작하면 그냥 한 방에 경험치 능력치 다 날아갑니다.
우리가 해야할 가장 최하한의 기대치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해야 하고
가장 극대화할 목표는 바로 통일이죠.
문재인 대통령은 전후 세대죠.
사실 첫 전후 세대 지도자고, 북한도 이미 전후세대가 집권을 했죠.
남북을 연결하고
주변 4강의 한국의 전략적 포지션을 설파하는 방법은
과거 우리가 망각하고 있던 지도자를 현재에 되살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를 기억의 정치 라고도 하더군요)
과거 우리의 독립 영웅은 누구였을까요? 김구 이승만 안창호 선생이었죠.
북한은 줄기차게 김일성말 물고 빨고.
하지만 이런 진영적 인물로는 통일 한국의 비전을 세우기 조금 부족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여운형 선생"을 선택했죠.
저는 문 대통령이 "약산 김원봉 장군"을 택한 데는 여러 전략적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남북 모두가 납득할만한 인물이죠.
둘째는, 중국도 쉽게 그 의미를 모르지 않을 인물이죠 (일부는 간담이 서늘할 수도)
셋째는, 일본도 척하면 척하고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인물이죠.
미국은 미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열씸히 번역해서 설명해야 죠 머.
딱 하나 쉽게 설득되지 못할 중요 세력이 바로
남한 내에 있는 6.25 경험 세대와 조/중/동 정도 입니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90%의 인구가 6.25를 경험하지 못했어요.
77살 정도는 되어야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니까요.
우리나라 정치권에 있는 거의 모든 현역 정치인, 언론인, 교수 중에
6.25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분은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전후 세대에 진입 했는데,
여전히 기억의 정치에 시달리고 있는 거죠.
사실 내전의 아픔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되기 쉽지 않습니다......이걸 안고 가느냐, 극복하느냐의 문제죠
하지만 내전의 아픔을 치유하는 길은 "통일"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죠.
미국일러가 치고 박고 하는 21세기 무역 전쟁의 시기에
약산 김원봉은, 그의 부활은
한국이 반드시 통일을 이룰 것이고, 이 패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거의 유일한 선언이자 통일 전략입니다.
저는 6.25의 피해자들의 후손인 우리 자신들이
이 문제는 분명히 납득하고 설득될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여운형과 김원봉 등의 민족지도자들의 복권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강의 정치적 "선언"이자
또한 "기억의 정치"이자 "반정치의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PS: 많은 분들이 6.25 피해 세력이 생존해 있음을 지적하십니다.
그런데, 유럽연합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세계대전을 두번이나 치렀는데
우리는 일본도 용서(?)한 나라죠. 북한도 껴 안아야 한다고 봅니다.
약산 복권 논의는 그런 논의의 시발점이라고 봐요.
꾸벅.
OSS 후원으로 국내진공 훈련도 하셨으 니 후신인 CIA에 자료가 있겠죠 -ㅇ-
약산 선생의 복권을 기원합니다
현실은 국회에서 법개정 통해 이뤄지지않는이상 어렵겠지만, 언젠가는 되어야한다 생각해요
색깔론 때문에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질 못합니다. 강효상 같은 놈들이 워낙 많아서 수싸움도 하기 힘들고
어차피 사람 사는 세상이 크게 안다르더군요. 안고 가야겠죠. 선거만 공정하게 진행되도 승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