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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링크에 곡두님께서 올리신 글에 제가 환자의 가족으로 경험했던 부분을 추가로 올려봅니다.
먼저 곡두님께서 올려주신 글을 읽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곡두님 글 제목을 보고나서 혹시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란을 병명을 보고 나서는 쏠라리스를 투약하고 계시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저는 PNH환자는 아니고 가족이 PNH환자입니다. 곡두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약 200-300명 사이의 환자가 있으니 아주 희귀한 난치성 희귀질환에 속하는 병입니다. 문제는 이 병의 증상이 재생불량성빈혈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 제가 알기로는 초기에 의사선생님들께서 이 병을 진단하는데 고생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쏠라리스는 미국의 알렉시온 사가 개발한 PNH 환자들에게 주사하는 주사제 입니다. 아주 작은 병의 주사약을 다른 주사제와 함께 주사를 하게 되는데 제 가족이 투약하는 것을 보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번 주사를 하는데 가격이 한바이알(한병)당 약 750만원 매2주마다 투약을 해야하니 연간 약 5억원 정도의 약값이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국내에서 보험이 적용되기는 하는데 적용을 받고 있는 환자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외 사용할 수 있는 약은 곡두님이 말씀해 주신 스테로이드인데 스테로이드는 다방면으로 좋은 약이기는 하나 다른 부작용이 있어서 장기간 사용하거나 약의 투약량을 늘려가면 그 부작용도 커지는 듯 합니다. 초기 가족이 사용했던 것을 보면 식욕이 엄청나게 증가해서 충분히 먹었음에도 또 음식물을 섭취하는 등 정말 무섭게 먹는다는 것이 실감날 정도로 많이 먹게 되는 것 같고 다른 부작용을 보이게 되는 듯 합니다.
이야기가 자꾸 다른 곳으로 흘렸는데 제가 글을 올리는 이유는 솔라리스의 후속 주사제에 대한 언급을 하고 싶어서 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솔라리스(에쿨리주맙_약제명)는 매 2주마다 주사를 해야하는 것으로 환자들이 투약 후, 용혈현상이 멈추고 삶의 질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매2주마다 투약을 하는 것이 여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또 투약 전 혈액검사를 위해 채혈도 해야하고 하니까요.
그런데 솔라리스를 개발한 알렉시온 사에서 후속 치료제인 레뷸리주맙을 발표하고 미국 FDA의 승인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약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매 2주마다 투약해야 하는 기간을 매 8주로 투약 간격을 획기적으로 늘려줬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국내에서는 이 약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승인을 받은 곳이 미국만이어서 그렇습니다.
다행히도 제 가족은 미국에 거주를 하고 있어서 한 3달 전부터 이 약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솔라리스(에쿨리주맙)로 변화된 삶의 질이 한단계 더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약의 가격도 엄청나게 비쌉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미국 전체 인구 중 PNH환자의 수가 몇천명 수준이라고 하니 약값이 비싼 것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 한국과는 달리 의료보험료가 많이 비싼 편입니다. 또 보험료에 따라 그 커버리지도 달라지게 되구요. 하지만 장점으로는 다양한 Financial program이 있고 이를 통해서 환자의 부담을 아주 많이 경감시켜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희귀성 질환의 경우 환자의 변화를 트레킹할 수 있도록 동의 해 주는 경우 그 결과치를 사용하게 되는 연구소에서 약값의 반 또는 그 이상을 보전해 준다든지 고가 의약품에 대한 정부 프로그램으로 일부는 보전해 준다는 든지 이런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보험료를 제외하면 환자의 부담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미국 병원의 처리 방법을 보고 나서는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비용적으로 다양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고 또 이 부분을 환자가 직접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치료해주는 병원에서 최적의 프로그램을 찾거나 조합해서 환자에게 최적의 솔루션 대안을 제공하고 환자가 솔루션 중 본인의 상황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병원에서 알아서 다 처리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입원이나 진료를 시작하니 별도의 코디네이터를 지정해서 그 코디네이터가 끝까지 일을 진행해 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참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투약 간격이 2주냐 8주냐가 일반인에게는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습니다만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삶의 질 차이가 정말 크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신약개발이 오랜시간과 큰 비용이 드는 일이기는 하나 환자나 환자 가족에게는 이러한 수고가 이러한 신약의 개발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지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좋은 소식은 솔라리스의 적용증이 초기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에만 국한되어 있었는데 최근 다른 질병인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적용범위가 확대되어 약값의 인하가 이루어 졌다는 점 입니다. 그리고 삼성바이오에피스, 암젠, 이수앱지스가 솔라리스의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시험을 시작한 바,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이 끝나게 되면 약값의 추가인하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곡두님께서 올리신 글을 읽고 환자의 가족으로 너무 동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감히 첨언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이 글이 불편하신 분이 계시다면 먼저 사과를 드립니다.
곡두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클랑 회원님들도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