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를 뚫고 힘들게 취직한 회사에서 이 악물고 버티고 버티다....
더 이상 사람 대접 못 받는 것에 항거 아닌 항거 하다 털려나와 버리고.....
떵떵거리며 살아보겠다고 퇴직금에 전세금 빼서 새로 시작한 휴대폰 대리점 사업은 대차게 말아 먹고.....
그래도 살아야지 하며 자기 부모님 노후자금+처가집에서 빌린 돈으로 시작한 찜닭 장사는...
건물주 횡포에 자리 뺏기고 권리금도 못 받고 쫓겨 나와 ... 집사람도 처가에 두고 나와서 막일을 시작했었습니다.
거제, 부산, 김해...천안, 평택으로 노가다 자리 있는 곳은 부르면 달려간다며 악바리 처럼 일하던 내 친구 준식이....
매달 말일이면 염치 없다고 전화하며....백만원만....오십만원만...십만원만....빌려달라며 전화한 후에도 미안하다고
문자까지 보냈었는데...그래도 악착같이 갚아준 친구여서...나도 여유롭지 않지만 힘들게 마련해 빌려주었습니다...
마지막 통화가 되넌 그 날도...38만원만 빌려달라는 전화에 바쁘다는 핑계로 건조하게 말하며 50보내줄테니 이자쳐서 갚아...
성의없이 대답한게 마지막 통화였습니다.
마지막 가는 모습 지켜보며 힘들게 빈소를 지켜주는데..친구 누님이 저에게 수첩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수첩은...친구가 자기가 빌린 돈, 갚은 돈..그리고 연락해 보았던 사람들 연락처 등....그 간 보지못했던 그 친구의
삶이 그대로 보이는 것 같은 일기더군요...부인에게 미안하다며 이혼했었는데, 그런 줄도 몰랐고....처가집 돈을 제일 먼저
갚았고, 은행권 대출을 다음에 갚았었고...부모님에게 빌린 돈을 마지막으로 갚았더군요...매달의 채무상환 플랜을 작성해두고
부족한 금액만큼 저한테 연락하거나, 다른 지인들에게 연락해서 메꾸고 그랬던 모양입니다.
지금 심정이라면 오천만원도 일억도 그냥 줄 수 있습니다. 그냥 내 친구 준식이가 보고 싶습니다. 술 한잔 하고 싶습니다.
그냥 밤새 당구도 치고 싶습니다. 그냥...그냥...전화해서 목소리라도 듣고 싶습니다. XX..병신처럼 돈만 갚다 가버린 그 친구가
정말 보고 싶습니다. XX...
저도 먼저간 분들...그리 생각하고 견뎌냅니다
희한하게 갔다오면 일도 더 잘되고..그 형 덕분인지..맘도 편해지고..
2주전에 친구 빙부상 당해서..화장하고 납골당에 모셨는데..바로 앞에 안치해서..
또 가서 형한테 인사하고..
형 죽고 나서 3주만에 꿈에 나왔는데..모습은 안 보이고..목소리만..**야 돈 필요해? 그럼 거길 가봐..
그래서 거길(?)가서 복권을 샀는데..꽝.. 우스개로 아직 형이 저기서 짬밥이 안되서 글쿠나 하고 지인들 만나서..
같이 얘기 나눴습니다..다들 그형 보고 싶다고..이렇게 그리워 하고 삽니다..웃으며..그리워 해도..
(기분 풀으시란 의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