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오늘자 tbs 강원국의 색다른 시선 시작의 말.txt

geoman ·

조회 10,256 · 공감 93 · 댓글 17

오늘이 tbs 오후 방송 중 강원국의 색다른 시선 마지막 방송이였습니다. 퇴근길에 오프닝 멘트를 듣고 너무 핵심을 찌르는 오프닝이라서 라디오 다시 듣기로 한 번 더 듣고 이렇게 본문을 퍼와 봅니다. 막방이라 그런지 쎄게 나오셨네요~


참고로 강원국 작가는 '대통령의 글쓰기'를 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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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진행하는 마지막 방송입니다.


마지막으로 고백 하나 하겠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눈치 잘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의 특징이 있습니다.

말을 잘 듣습니다.

토 달거나 이의 제기하지 않습니다.

시키는 걸 잘합니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해냅니다.

시키지 않은 일도 곧 잘합니다.

윗사람 의중을 잘 읽고 말귀를 잘 알아들으니까요.

그래서 인정받고 승승장구합니다.

입신양명하지요.


하지만 내 일 아닌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내가 소중합니다.

다른 사람의 처지는 안중에도 없고 알지도 못합니다.

알았다면 그 엄혹한 시절, 그렇게 살지 않았습니다.

아니 알면서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모른 체 했습니다.

 

남들이 거리에서 최루탄 마시며 독재와 싸울 때,

도서관에서 내 앞날을 도모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도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래서 출세했지요.


요즘 그런 사람이 부쩍 목청을 높이고 있습니다.

나라가 엉망이라고, 국민이 도탄에 빠졌다고 얼굴을 붉힙니다.

도대체 그런 걱정은 언제부터 했는지요.


자신이 잘 알지 않나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려운 사람의 사정과 심정을 모르는데,

어떻게 그들을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그런 정치를 펼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사람은 남을 위해 일해야 하는 자리에 가선 안 됩니다.

그곳은 그런 사람이 있을 자리가 아닙니다.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요.


왜 내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바로 당신이 그 사람입니다.

부끄럽지만, 저 같은 사람이기도 하고요.


<강원국의 시선>이었습니다.

댓글 17

  1. masquerade ·
    요일을 나눠서 했더군요
  2. geoman ·
    근데 강원국씨는 금요일만 하셔서요. 월~목은 이숙이라는 분이 하고 계셔서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 간이역 · · 공감 2
    사설을 가지고 또론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참 맘에 들었는데말입니다.
  4. geoman ·
    네 tbs가 참 재미있죠~ 굉장히 직설적이고 시원하고요.
  5. yoolsahy ·
    고성국이 tbs에 하고 보니 강원국..ㅋㅋㅋ

    너무 좋아합니다..유머가 되는..ㅋㅋ 씬 스틸러..(본인 생각이지만..)
  6. geoman ·
    고성국은 나가리죠~ 어딜 감히~
  7. 오늘뭐먹나 ·
    와닿는 내용이네요....
  8. geoman ·
    네 전 생방으로 듣고 정말 공감했습니다.
  9. 빅보스 · · 공감 24
    그래서 저는 민주화운동 여부를 지도자를 고르는데 중요한 덕목으로 봅니다.

    물론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사람이 모두 훌륭한 사람은 아니죠.
    마찬가지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모두 나쁜 사람인것은 아닙니다.
    법없이도 살만한 어진사람도 있을것이고, 엄청난 재능을 가진 사람도 있을겁니다.
    저 자신 역시 불의에 맞서 목숨걸고 싸울 자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시민들을 이끌 지도자라면,
    시민들의 목숨과 권리가 탄압받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0. geoman ·
    공감합니다. 그리고 문장 중에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사람이 모두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도 완전 공감합니다. 많죠 그런 인간들.
  11. abc ·
    아... 너무 좋은 말이네요. 근데 왜 마지막 방송이신가요? ㅜ
  12. geoman ·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패널로 나온 분이 너무 강하게 말해서 그만두시는 거 아니냐고 말은 하더라고요~

  13. hss0814 ·
    이기주의였던 자신의 삶을 성찰하셨군요. 큰 깨달음입니다. 아주 훌륭하신분이시네요.
  14. groovecrow ·
    자신이 비겁하게 살았으면
    더 지독하게 변하거나
    숨기고 살텐데
    그 자신의 비겁함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용기 참 보기좋네요
  15. LukeBryan ·
    와닿습니다.. 부끄럽기도 하구요..
  16. dolbuda ·
    어우 뼈를 때리십니다.
    딱 내가 다니는 회사 임원들 이야기네요.. 어찌 다들 하나 같은지..
    직원들 잡기를 쥐 잡듯이..
    스크랩 해두고 두고두고 볼 글이네요.

  17. 폴라티 ·
    진짜 좋은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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