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영화는 늬가 아무리 잘한척 하고 도덕군자인척 해도 찌질하고 한심한 놈이다를 적나라 하게 보여주죠.
주인공과 주변인물의 면면을 보면 내가 감추고 싶어 하는, 내가 외면하는 나의 한심함을 면전에 투척합니다.
습도 높고 더운날 젖은 휴지로 얼굴 쳐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홍상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한계와 어리석음을 잘 알거든요. 최소 지저분한 도덕군자, 위선자는 아니더군요.
요즘은 특히 그런 부류가 판치는 세상이라 더더욱 그렇습니다.
얘기하셨듯이
'늬가 아무리 잘한척 하고 도덕군자인척 해도 찌질하고 한심한 놈이다' 란 주제를 너무 동어반복하고 있어서...
동어반복이라해도 별거없는 인생의 어떤 찌질한 진실을 보여주는것 같긴 합니다만.
아.. 제가 말씀드린건... '덤덤덤님'은 교훈을 얻어서 한계를 알고, 그 한계 내에서 행동할 수 있겠지만
그 감독 영화를 좋아한다고 뭐랄까..
그렇게 덤덤덤님이 하시는 것 처럼 positive feedback을 적용안할수도 있지 않나 싶어서요.
하지만 나는 니들이 양심상 못하는 것들을 마음대로 하고 있지.
로 보여서 싫어요.
처음엔 신선하고 괴랄하다 정도였는데 그 느낌이 없어지고 나서는 그냥 뭐 저런 인간들이 있을까 하고 공감못하게되구요
예술로 자신의 특별한 찌질함을 고백한다고
다른사람이 다 그런건 아닌거고
찌질이의 반대가 위선자도 아닌거고
찌질이가 안찌질이가 되는것도 아닌거거든요
다만 해변의 여인이 2006년작이었던가요
그 이후부턴 동어반복이라는 다른 분의 댓글처럼 혹자는 흥미를 잃을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봅니다.
돼지가우물에빠진날, 강원도의 힘, 오수정, 생활의발견, 극장전, 해변의여인
위 작품들까진 매편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했었다면
지금은 '음 올해는 이건가' 하면서 의리반 습관반으로 보는 영화가 되었달까..
그치만 그런 단점은 인정하되, 그것때문에 별로라고 생각하는 것 보다는 좋아하는 마음이 아직은 더 크네요.
보다보니 주인공 " 저 ㅅㄲ 또 시작이네..."로 슬슬 웃게 되더군요.
좋아합니다.
홍상수 감독은 자기가 겪은 에피소드들을 영화에 포함시키는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주제가 동어반복(tautology)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디테일이 매번 다르지요.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한다는 면에서 "생활의 발견"이라는 제목을 홍감독 영화의 특징이라고 이름붙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ㅇㅇ야, 너는 말야 깊게 파서 쭈욱~ 끝까지 좀 가봐" 이런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 들은 선희가 그걸 다른 사람에게도 자기 얘기처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보면 그냥 공감이 갑니다. 우리가 어디서 직접 듣고는 그걸 자기 얘기처럼 하는게 사실 현실과 가깝지 않던가. 매번 저렇게 하고도 포착하지 못했었다는 걸 영화를 보면서 깨닫게 되지요.
아주 오래 전에 읽은 하일지의 소설 "경마장 가는 길"에서도 주인공 및 등장인물들이 맨날 같은 패턴의 말을 반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다가 어느덧 그게 우리가 생활을 영위하는 방식이라는 걸 깨닫게 되지요. 그런 비슷한 느낌이 홍상수 영화에서 좀 납니다.
특이한 점은 저예산스럽던 영화의 비주얼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부터 김민희가 등장하면서 "배우가 달라졌다고 이렇게 전체 느낌이 달라지나" 싶을 정도로 다른 느낌을 주게 되었는데, 살짝 고급스럽다거나 좀 깔끔해졌다고나 할까. 그 이후의 진행은 여러분들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아무튼, 혐오하는 분들도 꽤 많지만, 드라이하게 있는 그대로 사람들의 일을 관찰하고 세세하게 쫓아가면서 들여다보고, 거기서 발견한 걸 영화로 만드는 타입이고, 그러한 발견이 주는 카타르시스 때문에, 영화 매니아들에게 어필하는 구석이 확실히 있습니다.
특히나 걸출한 데뷔작을 선보였던 위대한 예술가들도 그랬었고요..
음악쪽에서도 변주곡(variation)이라는 형식이 있는데다가, 영화음악들이 대부분 두어개 주제를 반복하고 있고, 앤디워홀 작품들부터 아톰, 미키마우스, 마블코믹스, 아이폰, 맥북 등도 일정한 반복성이 있지요. 보기에 따라서는 일관성, 무결성, 색깔, 문체 등으로 용어를 다르게 해야할 때도 있을 겁니다.
인기 드라마들도 3줄 요약하면 다들 비슷해진다는 얘기가 우스개 소리로 돌곤 했었는데, 동어반복이란 얘기를 굳이 붙들고 늘어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쪽에서는 비슷한 걸 심하게 반복하는 분들이 있기는 할 겁니다. "그 감독은 매번 너무 똑같애"라는 얘기를 서로들 하기는 하지요. 관객들이 지루해하고 덜 보러오고 할 때는 문제가 좀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관객과 쉽게 소통하고 쉽게 이해되는 장점도 있지요) 이른바 막장 드라마가 동어반복이라고 하면 할 말이 많은 애청자들이 있을거고, 변주가 있는 반복은 그게 온전한 하나의 체험이라면 굉장히 유쾌하거든요. 감상하는 입장에서는 각각이 작품 혹은 컨텐츠로서 일관성이나 완결성이 있느냐, 깊은 고민없이 대충 짜집기한 것이어서 중구난방이냐가 더 중요한 이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