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그녀 둘다 31세입니다.
저는 11년동안 유학생활을 했고, 건강 이상으로 중간에 휴학을 한 뒤 한국에 2년간 머무르는 사이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짧지만 제 인생의 가장 어두운 부분에서, 제가 아무것도 아닐 때, 제 손을 잡아주었죠. 다시 복학하기 위해 출국하기 한달 전쯤 우연처럼 만나 사귀자마자 장거리 연애를 3년간 지속하다 4년전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이유는... 미래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은 그녀 집안의 경제적 사정때문에 반대했고
그녀도 저도 자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저는 남은 4년간 학교를 해외에서 다녀야했고
결혼 적령기의 그녀를 4년간 붙잡아둘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4년간 방학때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그녀는 저를 몇번이나 붙잡았지만, 저는 저 조건 중 어느것도 해결된 상황이 아니었기때문에, 팔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그녀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드디어 얼마 전 해외 의대에 합격해서, 비록 빚을 낸다 할지라도 부모님의 도움 없이 학비를 내고 앞으로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할 준비가 된 남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그만한 연륜이 되었다 생각이 되었을 때, 몇 주전 그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만, 5개월 만난 사람과 곧 결혼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전부 다 반대하지만, 자신은 이사람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았을 거라고 합니다. 몇달 전 이름을 개명한 후, 곧바로 이 사람를 만났다고 하더군요. 웨딩사진도 찍었고, 청첩장도 다 보내진 상태. 다섯살 연상인 그 남자는 아프리카에서 건설사업을 하며 1년의 절반은 그곳에서 보낼 거라고 합니다.
지난 몇주간 제게 든 감정은 죄책감과 상실감. 그리고 제가 그녀에게 한 행동들이 과정이 아닌 총체적 과오가 되어버린 이 상황이 너무나 괴롭고, 엄청난 공허함과 후회가 밀려옵니다.
이후 그녀와 세번 만났습니다.
결혼을 목전에 앞두고 전 남자에게 3번이나 시간을 내 준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 들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제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그녀의 어려운 결정을 지지해주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고, 차마 제 마음을 전부 이야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모든게 끝나버려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제 잘 모르겠습니다. 그녀를 다시 만난 후 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미쳐버릴것만 같습니다. 제가 그녀에게 하는 말롸 행동이 위선과 거짓말로 보입니다. 저는 간절하게 그녀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가 그녀에게 돌아와달라는 말을 하는 것은 정말 미친짓일까요?
그녀는 저를 가장 밑바닥에서 끌어올려준 사람입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약물로 인해 체중은 100킬로에 육박했고, 친구들과는 멀어졌고, 사회로부터 격리됬을 때, 그녀는 우연히 제 내면만을 사랑해주었습니다. 저는 그때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왜 그녀는 보잘 것 없는 저를 사랑해줬을까요. 왜 이제, 제가 뭔가를 해보려고 할 때, 희생할 능력과 기회가 됬을 때 이 모든 것이 사라져버리려 하는 걸까요.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정말 돌아오라는 말은 해서는 그녀를 위해 해선 안 될 말읾까요.
아래는 그녀가 얼마전 저에게 보낸 카톡입니다.
"이제 끝나고 집에 왔어요! 흠... 지난 2년간이 어땠길래 예전의 너를 기억 못할 정도인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마음이 아프네.. ㅠㅠㅠ 너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도 지난 2년간 다사다난한 일들이 있었고 그러면서 성장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외로운 시간을 보냈거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로 너의 소식을 접하게 될 때 나는 너가 나랑 연락을 끊음으로써 더 행복하게 혹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느꼈었구 그런데 너를 사지를 몰아가면서까지 지냈다고 하니... 괜시리 미안한 마음도 드네..
내 결혼소식이 너를 너무 혼란스럽게 만든건 아닌지 내가 너무 내 생각만하고 얘기한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어 .... 그래도 그렇게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내 걱정해주고 나한테 힘이 되어주려는 너한테 나는 참 고맙다.. 정말로ㅠㅠㅠ
결혼하면 나는 안달라져도 상황이 달라지니 예전과 같을 수 없다는 말 동감해 그래도 우리 서로 마음 안다치고 잘 지낼 수 있게 서로 노력하자! 나는 너 절대로 잃고 싶지 않아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게 맞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지금 내마음은 그래 ㅠㅠ 아직도 난 너가 힘든게 싫고 내가 힘이 되었으면 좋겠고 널 외롭게 두고 싶지 않아
휴 ㅠㅠ 가끔이라도 연락하고 지내는거 정말 나 괜찮으니까 너무 많은 생각도 하지말고 친구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친구랑 즐거운 시간 보내고! 캐나다 다시 가기 전에 먹기로 했던 저녁약속 꼭 지킬거니까 가는 날 확정되면 꼭 말해주구!!!!"
SIGNATURE글을 쓰고, 영상을 찍고, 음악을 만듭니다.
라고 써있어서 다른분인줄 알았습니다.
네, 이해합니다 ^^
시간은..돌이킬수없는것같아요..
먹먹하네요...힘내세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왜 이리 질척이십니까.
사랑해서 보내준다? 여자분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면 4년 동안 해외 나가기 전에 기다려달라고 하거나 혼인신고라도 하고 나갔어야죠.
"이제는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 "부모님 말 안 듣고 내 맘대로 살아도 되는 경제적 능력이 생겼고" 아닌가요?
소설을 써보자면 그 여자분하고 계속 사귀면 부모님이 지원 끊어버린다고 했을 거고 학업을 계속하고 싶은 생각에 여자분과 헤어졌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제 부모님 지원 안 받아도 되니 여자분한테 연락하신듯 한데 이미 상황은 끝난겁니다.
그거 못하시면 다른분께 보내드려야하구요
조언 감사합니다.
그냥 깨끗히 잊으시고 결혼한 사람한테는 관심 끊는게 제일 좋은겁니다
그리고 글쓴분... 이정도 집착이면 위험하세요
자기자신을 내려놓고 정신적으로 휴식을 가질 필요가 있으십니다
사람은 집중할때 가장 위험하고 가장 힘들어요
내려놓으셔야 합니다
그럼 되든 안되든 관계를 유지해나가고 부모님을 설득을 했어야지.... 완전 자기 맘대로에요
시그니처대로 글 쓰고 영상 찍고 음악만들면서 독립 못한다고 붙잡는 여친 내쳤으면... 나쁜 사람이구먼...
이제사 해외 의대 붙어놓고 나니 전 여친 생각나나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까지 잘못살아왔다는 생각이 견디기 힘드네요.
당장 저 결혼엎고 같이 손잡고 떠날 생각아니시라면 이제 완전히 인연 정리하세요. 친구고 머고 다 깨끗하게요.
그게 님과 저 분... 두 사람을 위한 겁니다.
윗분들 어쩜 그리 딱 필요한 답변들만 있는지 그저 공감만 누르고 갑니다.
-온갖 이유로 상처주고 끝내놓고 이제와서 스스로 합리화하고 미화하지 마시고 그냥 보내주세요-
본인탓이죠 뭐
지금 상황이 안 좋아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여건이 좋아지기도 하는건데
정말 이 사람이다 싶으면 지금 상황이 어두워도 손 잡고 계속 같이 가셨어야지 본인이 지레 겁먹고 쳐내신거잖아요
아들이 의대 들어갔는데 그 여자 아님 안된다 하면 좋아하겠어요
더 들들 볶음 모를까..
늦은것 알지만, 뒤늦게 후회하고있습니다. 부모님의 말을 들은 것을. 나이가 먹을수록 부모님의 말이 틀렸었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것이 너무나 당황스럽습니다. 들들 볶여도 살아갈 목표가 생긴다면 부모님을 이번엔 기꺼이 거역할 생각입니다.
근데 4년 전 헤어진 상태라니...
대부분 헤어지고 4년이면 좋은 기억, 나쁜 기억 다 희석되서 하나의 느낌표로 정리되고도 남을 시기아닌가요.
아무래도 저녁 약속은 취소하시는게 나을 거 같습니다.
'점점점으로 무엇을 만들까?' 라는 아이들 책 제목이 생각나네요... !
어쩔 방법이 있나요. 있다해도 그러면 안되겠지만요.
남입니다.
죽을만큼 괴롭든 어떻든 끝났으니
님의 인생의 한 막을 이제는 내리고 새 장으로 나아가시길 빕니다.
힘내세요. 내일도 해는 떠요.
혹시 글 쓴 분도 여자분이신가요...? 실례인거 압니다만 상황파악에 좀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글쓴님이 이기적이니 끝까지 이기적으로 나가야 후회가 남지 않죠. 응원합니다.
이기심과 자기 파괴적 욕구. 둘 다인 것 같습니다. 불을 향해 돌진하는 나방처럼요. 다만..제가 준 것이 없었다면 이만큼의 상실감은 느끼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러는 걸 보면 이런 막장드라마가 다있나. 하는생각과 함께 별의 별 생각이 다 드는 아침입니다.
이런 심리상태면 두번 다시 전 여친 만나지 마세요
우연히만나면 모를까 결혼직전에 만나면 서로에게 무조건 마이너스입니다
그리고 해외 11년 거주, 31살에 해외의대로 다시 대학생 시작인걸 보면 집도 꽤 부유해 보이는데 왜 4년전에 모질게 대했는지 이해가 잘 안되는군요
그녀가 행복하길 바란다면 연락처 지우세요
저혼자 혼란스럽던 마음에 제3자로서 남겨준 의견과 관심에 위안이랄까...그런걸 받고있네요. 어떤걸 각오, 포기해야하는지 등등. 본문을 쓸때랑 기분이 많이 달라요.
제가 지금 가진 위태로운 에너지가 전해져 무섭게 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ㅡ');
의과 대학원이라 4년+@ 이후로는 경제적자립이 될 것 같습니다. 취업은 외국에서 배정받이고... 만약 제가 돌아와달라고 요구한다면 같이 해외로 나간다는 필수조건이 붙어야겠죠... 이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글쓴이분의 조언에 깊은 진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작성자 본인이 상처주면서 거절한 건데요
감사합니다...
평소에 주변 가십거리에 민감하지 않아서 이런 상황을 객관적으로 어떻게 평가해야할지 혼란스러웠던 차에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Vollago
상대는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신것 같은데
글쓴님의 잘못이 컸네요..
만나는 3년간, 그리고 헤어진 4년간,
집안의 반대, 본인의 불확실한 미래를 알고도 글쓴님을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그 분을
님은 그런 저런 이유로 계속 사랑할 수 없었던 거죠?
이젠 상황이 나아져 그렇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는 건가요?
혹시 만약 그래서, 다시 만나 사랑하다가, 어느날 문득 또 상황이 나빠지고 미래가 불확실해진다면
글쓴님은 그 때 또 사랑의 이름으로 상처주고 헤어지실 건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없다면
살며 부딪히는 오만가지 이유로도 사랑은 언제든 끝납니다.
나이를 더 먹고, 좋은 대학에 합격한 상황은 분명히 달라졌다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없었던 글쓴님은.. 이젠 좀 달라졌나요?
집착입니다.더전진하지마시고 그쯤에서 그치세요.남자든여자든 인연이 아닌겁니다.
놔주세요..
여자분 정말 부처입니다만 그 부처도 갈 길은 가야죠.
그 분은 이미 상처 입고 그 상처 치유하느라 시간 많이 보낸 분, 그리고 새롭게 나아가려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본인에게 상처 입힌 사람이 나타나서 나 힘드니까 제발 붙잡아줘 라고 하는 것 같고요.
본인을 위해서, 상대방을 위해서라도 이제 깔끔하게 정리하시는게 좋아보입니다. 이미 여성분은 많은걸 해주셨어요 최근까지.
여자분은 마음의 정리를 하셨네요.
그냥 보내주세요. 님은 잡을 자격 없어요.
힘든 시절 도와준 고마운 사람에게 그러면 안됩니다.
글 쓰신 분, 당신도, 힘이 지금 당장은 날래야 날 수 없겠지만, 그냥 사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더 잘 살 수 있는 길도 나오고, 힘날 일도 생깁니다.
또 모르는 겁니다. 더 좋은 사람도, 더 아름다운 인연도 당신에게 있을 겁니다.
그러게 있을 때 잘하지그랬어요? 몇 번이나 잡았음에도 그 기회를 차버린건 본인입니다. 전여친분은 내가 준비되면 돌아갈 수 있는 보험같은 존재가 아니라 사랑받고 살아야하는 분이니, 더이상 질척거리지마세요;
솔직히 말하자면 전 여친분이 마음이 확고하셔서 글쓴분이 더 안달난 느낌입니다. 5개월밖에 안만난 남자와.. 라고 언급한 부분에도 그게 보이고요. 나와는 더 긴시간 더 많은 추억도 함께하고 어려움도 헤쳐나갔는데, 겨우 5개월 만난 남자와 결혼? 이런느낌요. 그분도 돌아갈까를 고민해보셨을텐데, 한번 버림받은 트라우마는 어려움이 오면 또 버릴수 있는 남자라는 결론을 내렸을 수 있습니다. 혹시 전여친분이 결혼후 잘 못사셔도 이제는 그분 인생에서 나오시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10년전 제 남친의 모습이 떠올라서 써봅니다.
글쓴님께 정확히 표현을 안했어도 결혼결심한만큼 사랑하고 확신이 있어서입니다
잊고 다른분만나시길..
저 여성분은 새로운 인생 직전입니다
그런말은 실례예요
멋있게 행복하라고 진심으로 마음을 전해주시고 좋은 추억으로 남기시지요. 어떤 심정인지 이해합니다만 지금 이 감정으로 그분을 대하면 결국에는 후회만 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