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클리앙 모공에서 리눅스 관련 언급이 있을 때 마다 유심히 볼 때,
클리앙 유저분들의 다수는 리눅스 데스크탑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분이 더 많다고 생각이 되더라구요.
실제로 전체 데스크탑 컴퓨터 중에서, 리눅스 데스크탑의 점유율은 통계상 2~3% 수준이기 때문에 윈도우 데스크탑에 비해서 매우 미약합니다. (최근 수년간 2배 이상 점유율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튼 잘 패키징되고 완결성이 있는 '상품'인 윈도우나 맥OS와 비교해서, 커뮤니티 중심의 리눅스 데스크탑은 아직 세부적인 완성도나 사용자경험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다는게 중론인 듯 합니다.
심지어 리눅스 사용자들 스스로도, 리눅스 데스크탑은 이제 의미가 없지 않냐 하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고요. 데스크탑PC라는 플랫폼 자체의 중요성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탓도 있죠.
상업적인 목적의 기업이라면, 이런 상황이라면 오래전에 사업 자체를 접고 개발을 중단했을 것들이죠. gnome이든 kde든 뭐든 간에 말이죠.
그런데 오픈소스가 무서운 점 하나는, 점유율이 어떻고 전망이 저떻고 돈이 안되네 어쩌구 하는 거랑 별 상관없이, 사용자가 있고 개발자가 남아있는 한 느리지만 계속 개발은 이루어진다는거죠. 심지어 그 프로젝트의 메인테이너가 중간에 관두더라도, 다른 유저나 개발자가 그걸 포크해서 끈질기계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아무튼 점유율이 이렇게 낮으니, Geek/Freak/Nurd 같은 애들이나 쓰는 '테크니컬 토이'에 불과한 걸까요? 언제까지나 그렇게 계속 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데스크탑PC의 중요성이 떨어질 수록 리눅스 데스크탑의 전망이 더 밝아질 거라는 역설적인 생각이 들더군요.
왜냐면, PC시장이 축소될수록 PC시장에 기업들이 매력을 점점 덜 느끼게 될 테니까요.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MS가 윈도우OS를 주력 데스크탑으로 계속 끌고갈 의지를 잃는 시점이 올지도 모릅니다. 돈이 안되면 말이죠.
이런 상황이 된다면, 남은 선택지는 오픈소스 밖에 없을테니, 자연스럽게 리눅스 데스크탑이 왕좌를 차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건 수십년 후의 이야기일지도 모르죠.)
정부기관이나 기업에서 리눅스 데스크탑을 도입하면 어떠냐 하는 이야기를 할 때, 반대하는 분들이 말씀하시는 주요한 이유들은 대략 이런 것 같아요.
1. 비용을 줄이는게 아니고 오히려 더 비용이 증가한다.
(전용 솔루션 개발, 재교육 비용, 생산성 저하 등등)
2. 독일 뮌헨에서 실패했다더라.
1번에 대해서는, 아직은 객관적인 논의가 가능한 사례들 자체가 부족하다고 봅니다. 실패든 성공이든 케이스 자체가 적기 때문에, 리눅스 또는 윈도우중 어느쪽이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느냐를 따지는 것은 어차피 객관성이 없기 때문에 추측에 의한 말싸움을 해 봤자 별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몇 안 되는 사례들이나마 찾아서 분석을 해 볼 필요는 당연히 있겠죠.
현재까지 대중적으로 그나마 잘 알려진 사례는 뮌헨 사례인데, 이것도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어 있지 않아서, 리눅스가 도무지 사용할 만한 물건이 아니라서 결국 실패한 거라는 식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뮌헨 사례는 최종적으로 윈도우로 회귀했기 때문에, 이유가 뭐가 됐든 결과적으로 '리눅스 도입 실패' 사례로 되는건 맞습니다.
그럼 리눅스 도입을 시도하면 항상 실패하는가?
이에 대한 반례로 들 수 있는 사례가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인도 남쪽에 케랄라주라는 곳이 있다는데요.
여기 주정부에서 리눅스 도입을 해서 성공했다고 합니다.
* 케랄라주 나무위키 : https://namu.wiki/w/%EC%BC%80%EB%9E%84%EB%9D%BC
케랄라주에 대해서 알아보니, 50년대에 세계최초로 합법선거로 공산당이 집권에 성공할 만큼,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분위기가 원래 있는 곳인가 봅니다. 2010년대에는 인도 여당이 주정부로 집권했다가, 2016년에 다시 공산당이 잡은 곳인가 봅니다.
면적은 남한의 절반 면적인데, 인구는 3천6백만명 정도 되는거 보니깐 인구밀도가 한국보다 더 높아 보이고요. 평균수명은 76세로 굉장히 길기 때문에 인도에서 비교적 잘 사는 동네인가봐요. 문맹률은 6%로 나오네요. 암튼 인도에서도 진보성향이 제일 강하고, 교육수준도 높고, 그런대로 잘 살고 뭐 그런 동네인가봐요.
언론기사 제목은
'인도 케랄라주에서 리눅스 기반 OS로 4억3천만 달러를 절약했다.(Linux based OS is saving 430 million in indian state of kerala)'
* 해당기사 : https://fossbytes.com/linux-based-os-is-saving-430-million-in-indian-state-of-kerala/
4억3천만 달러라는 숫자의 근거는, 기사 본문에 보니깐 데스크탑PC 20만대에 적용하고 있고, 여기서 도출되는 금액을 미화로 환산하면 4억3천만 달러가 된다는거죠. 우리나라 돈으로는 500억원 정도 되겠네요. (단위가 맞는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이 숫자가 좀 과장이 있다고 치더라도, 아무튼 '예산을 절감했다'는 건 상당히 자극적인 결과이므로 언론기사의 헤드라인으로 쓰기에는 좋았나 보죠.
물론 여기에는, 리눅스 데스크탑을 확산시키고 운용하기 위해 들어가는 간접비용(솔루션 구축, 교육비용 등)은 제외한 거겠죠.
아무튼 확실한 건,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정부 전체의 업무용 PC를 사실상 싹 다 리눅스로 깔았다.
2. 공립학교의 교육용 컴퓨터도 리눅스로 싹 다 깔았다.
3. 결과는 성공적이고, 완전히 도입 완료되었다.
그럼 뮌헨은 실패했는데 인도 케랄라는 왜 성공했나?
이걸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인도 케랄라의 특수성이 있었던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 관련 영문위키 : https://en.wikipedia.org/wiki/Free_software_in_Kerala
위키의 설명을 보니깐,
1980년대에 이곳에서는 대표적인 오픈소스 조판 소프트웨어인 TeX 사용자그룹 2개가 자생적으로 생겼고, 이들을 중심으로 오픈소스에 대한 개념이 주 내의 대학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주정부 차원에서 오픈소스 도입을 공식 정책화하기 시작한 건 2001년부터이고, 2007년에는 그걸 더 심화했다고 합니다.
이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서, 케랄라 주정부가 취한 액션이 독일 뮌헨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 같아요.
독일 뮌헨은 공공기관 솔루션을 리눅스용으로 통째로 개발하는 계획을 세워서 거대한 폐쇄형 프로젝트로 진행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개발 및 재교육 비용이 그대로 시의 재정으로 감당을 했던것 같고요.
그런데 케랄라주는 다르게 했더군요.
우선 SPACE라는 비영리재단을 약간의 예산만 들여서 설립을 합니다. (2006년)
SPACE 재단은, 주 내의 학생들과 공무원들에게 주로 '교육'을 합니다.
워크샵이나 세미나 형식으로 말이죠. 아주 꾸준하게요.
장소는 지역내 대학이나 기관을 이용하면 되고, 재단 소속의 엔지니어나 지역내 오픈소스 커뮤니티 소속의 엔지니어가 강사로 나와서 교육을 하는거죠. 공무원들은 리눅스 써야하니 당연히 가서 교육 받아야 될 거고, 학생들도 그렇게 교육 받으면서, 학교나 기관내 리눅스 데스크탑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리눅스 유저로 만들어 나간 것 같습니다.
플리커에 교육하는 사진들 올라와 있는걸 보니깐 재미있더군요. 분위기도 좋아 보이고, 소규모로 많은 건수들을 진행해 ㄹ고온 것 같습니다.
* SPACE 재단의 리눅스 교육 사진들 (플리커) : https://www.flickr.com/photos/spacecamps/page2
케랄라주는 회교 인구가 27% 이상으로 다른 종교에 비해서 제일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청나게 보수적일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여성 해커톤(Women Hackerton)' 같은것도 개최하고 그러더군요. 교육받는 사진 보니깐 여성들도 엄청 많아요.
SPCAE 재단이 이렇게 교육을 맡아주고, 또 거기에 더해서 관련 정책 수립의 자문역할도 해 주고, 기술지원 역할도 해 주고 하니깐, 아주 소액의 공공예산만으로 '재교육 비용'과 '기술지원 비용'을 크게 절약한 것 같습니다.
SPACE 재단 말고, 주정부에서 설립한 산하기관으로는 ICFOSS라는게 있다고 합니다. '국제 FOSS 소프트웨어 센터'라고 하는데, 이 기관은 '홍보' 및 국제적인 네트워크 형성 등 뭐랄까 좀 정치적이거나 행정적인 역할을 맡아서 하나 봅니다. 이 기관은 '자율기관'이기 때문에, 주정부 산하기관이기는 하지만 예산은 주정부 보조금을 약간 받지만, 대부분의 운영비용은 기업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국책기관들이 '자립'을 중시하는 것 처럼 비슷한 분위기인가보죠.
그리고, 주정부에서 취한 또다른 조치는,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솔루션을 오픈소스로 개발하여 도입한 것이죠.
우선 전자정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ORUMA라는 오픈소스를 포크해서 적용했다고 하고, 산업부문 행정부서는 Keltron이라는 지역내 개발업체에 아웃소싱하여 오픈소스로 개발한 솔루션을 적용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공공사업부서에서는 InApp테크놀로지스라는 역시 지역내 개발업체에 오픈소스로 솔루션 개발을 의뢰하여 도입 사용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케랄라주 의회의 소포트웨어 툴체인은, 지역내 Zyxware테크놀로지사에 아웃소싱 계약해서 전부 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깔아서 옮겨갔다고 하네요.
이런 분위기와 함께, 주정부와 상관없이 지역내 해커들의 오픈소스 커뮤니티도 상당히 활발한 것 같스니다. 크게 2개의 커뮤니티가 크다고 하는데...
Thiruvananthapuram와 Kochi라는 그룹이 그것입니다. 이들 커뮤니티는 상당히 활발하게 페스티벌이나 워크샵 같은것도 자주 개최하고 그러나 봅니다. 주로 지역내 5개 주요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지나봐요.
그외에, 지역내 대학에서의 오픈소스 관련 학회도 여러개 있나봅니다. 학회 행사는 ICFOSS 지원을 주로 받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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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렇게 내용을 좀 들여다 보니깐,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요.
1. 정치권에서 오픈소스 지원 정책을 확실하게 공식 정책화하였다.
2. 하지만 대규모 예산을 퍼붓는 짓은 하지 않았다.
3. 대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영리재단과 자율형기관만 설립해서 저예산으로 운용하는대신, 굉장히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졌다.
4. 지역내 기업들이 오픈소스로 공공서비스 솔루션 개발 수주를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5. 지역내 공대를 중심으로 한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이 굉장히 활발하다.
이런 특수성이 있어서 성공할 수 있었나 봅니다.
반대로 독일 뮌헨은 이런 조건 중에서 몇가지 빠졌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리눅스 또는 오픈소스 도입 정책을 수립하려면, 이 사례를 굉장히 심도깊게 분석하거나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비용이나 오피스 문제는 뭐 ... ㅋ
문서에 필요한 내용만 딱딱 있으면 되는 건데,
높으신 분들 만족스러울 만큼 막 뭔가 폰트 맞추고 어디 와꾸 맞추고 등등 하려면
결국 이미 높은 수준으로 버전업 된 상용 업무 프로그램들 쓸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닉네임과 같이 보니까 ....ㅎㅎ
첨언하자면, 케랄라주의 성공요인의 하나는
'거대 예산을 투입하는게 아니고 커뮤니티를 중시했다'
라고 생각이 됩니다.
즉 자본보다 문화적 토양이 더 중요하다는 걸로 저는 해석을 해요.
전자정부 레거시 솔루션의 경우는, 사실 오픈소스 추구하고 어쩌구 하는거 이전에
기존의 전자정부 솔루션은 어차피 업그레이드 되어야하죠.
액티브X 걷어내는거부터 시작해서...
탑다운으로 모든걸 다 한꺼번에 한다기 보다는, 작은 프로젝트들이 하나씩 쌓여서 어떤 흐름을 형성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요컨데 그것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느냐 하는 문제로 봐요. 그 흐름을 만든 물꼬를 튼 선각자들이 있쟎아요. 리쳐드 스톨만, 레이몬드, 리누스 등등.
표준 웹 기반으로 가면 윈도우든 리눅스든 맥이든 상관 없어집니다.
적은 비용으로 교육을 통한 문화 확산의
극적인 케이스를 만난 기분이네요..^^
리눅스도 한축으로 도입되어서
다양성이 강화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리눅스로 완전 대체 했고, 생활과 업무에 전혀 지장 없습니다.
(미국인들은 전부 애플 쓰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이런글 보면 힘이 납니다. 그리고 유투버들 프로그램 소개영상 보면 리눅스 데스크톱 쓰는 사람들 간혹 보이더라고요. 긍정적인 마인드도 필요하다 봅니다. 딱히 리눅스가 윈도우에 비해 불편하다고 할만한게 많이 없어졌어요. 사실 개인 입장에서 게임과 오피스 정도인데 오피스도 우리가 엄청난 문서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고 그 중 엑셀 정도인데요. 기존에 만들어놓은 엑셀문서들로 인한 호환성 문제가 생산성문제 보다 큰것 같습니다.
처리할 수의 양이 많아지면서, 엑셀의 역할이 파이썬으로 많이 넘어갔다고 봅니다.
주변의 많은 고급 엑셀 유저들이 파이썬+numpy로 넘어가면서, 부서들이 점점 MS의 영향에서 벗어나더라구요.
오피스는 구글 쓰면 됩니다.
요즘 클라우드로 가는 추세라. 조만간 모든 업무는 웹으로 할수 있을듯합니다.
그때 되면 구지 os 를 나눌 필요가 없겠죠.
SMC 라는게 있다는데, 케랄라주에서 사용하는 주 언어인 말라알람어(Malayalam)를 리눅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언어팩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인가 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Swathanthra_Malayalam_Computing
PC/모바일용 전용 가상키보드 개발, 언어코드 등재작업, 폰트 개발, 입력기 개발, 여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번역작업, 멜라알람어 위키페디아 운영 등등 말라알람어 관련 개발은 전부 하는가 봅니다.
이런 언어는 아마 MS나 구글같은 상업적인 회사들은 제대로 지원해 주지 못했겠죠. 돈이 안되니까.
하지만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진행해서 구현을 한다는건, 약간의 지원만 있어도 사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겠죠. 즉 말라알람어로 오피스 작업을 하고 싶은데 기존 솔루션이 없었다면 이야기가 충분히 되는 상황이었나 봅니다.
구글 크롬북도 아마 멜라알람어를 지원하려면 SMC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가져다 써야 하겠죠,.
한국의 경우를 보면...
리눅스용 한글 입력기 중에 충분한 완성도까지 올라간 것이 아직 거의 없는데,
제일 큰 이유 중에 하나가, 개발자 혼자 개인 프로젝트로 계속 하는게 어렵기 때문이죠.
최근에 나온 제일 똘똘한 입력기인 Nimf 같은 것은 순수하게 극소수로 민간에서만 하고 있는데
이런 프로젝트는 솔직히 개발자가 지원신청을 안해도 정부에서 알아서 지원을 해 주던가 해 줘야 하지 않나 싶어요.
저도 리눅스데스크톱에 대해서는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바일 안드로이드도 리눅스 기반인데 한글입력기 버그없는 것들 차고도 넘칩니다. 정작 리눅스계에선 잊력기부터 사람 잡습니다. 게다가 카카오톡 같은 경우는 윈도우 맥 사용자 위주로 가고 리눅스용은 아예 내놓지를 않습니다. 사기업이니 그럴수 있다고 하시겠지만 한국 생태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소수의 리눅서들을 배려했으면 좋겠습니다. 텔레그램은 리눅스에서도 잘 돌아갑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텔레그램은 듣보잡이라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