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게시판을 보다보면 후방주의 짤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홍익인간 정신에 감사드립니다. 팀장님의 회의 중 꼰대질이 심해질 때 제 멘탈을 보호해주시는 분들입니다. ㅎㅎ
1. 어제 올라온 분노의 게시물
여경 복장 논란.gif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3508677CLIEN )이란 제목의 게시물입니다. 레바논 여경의 핫팬츠 움짤이 내용입니다. '더운 나라라서 경찰인데도 반바지 입나 보다, 모두 예쁘시네...'하면서 가볍게 읽으려고 했습니다. 근데, 작성자분의 코멘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레바논에선 원래 여경들이 반바지를 입었음. 그런데 기독 국가인 레바논에 난민 형태로 유입되어 과반이 된 무슬림들이 복장 규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읽히는데요? 댓글 반응을 봤습니다.
무슬람 난민들에 대해 성토하는 댓글을 보니 저만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었군요. 저 아름다운 다리, 아니 전통을 깨려고 하다니, 저도 무슬람에 대한 반감과 짜증이 올라오려 합니다. 근데... 과연 정말일까요? 나의 짜증의 근거를 찾아보기 위해 한 번 찾아봤습니다.
2. 여경의 반바지는 시장님의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최초의 보도는 AMN이라는 곳에서 한 것으로 보입니다.(2018년 6월 22일, https://www.almasdarnews.com/article/lebanon-female-police-officers-in-shorts-cause-a-stir-video/ )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보도가 되었습니다.
부루마나 시의 시장인 Pierre Achkar 씨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대학생들을 일시적으로 경찰 보조로 고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AMN과의 인터뷰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네요.
“Ninety-nine percent of the tourists in the Mediterranean region wear shorts,” Achkar said, and cited the wish to “change the bleak picture of Lebanon in the West, and to bring tourists from the West.”
지중해 지역의 관광객의 99%는 반바지를 입는다. 서구권에 알려진 레바논의 황량한 이미지를 탈피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싶다
아! 시장님은 현실 로이 머스탱이신 것인가요? 시장님이시기에 망정이지 나중에 더 높은 자리에 가시면, 미니 스커트가 등장할 수도 있겠습니다.
3. 레바논 여경의 원래 복장은 반바지가 아닌 것 같네요.
2017년에 열린 "Coffee with a Cop"이란 행사 사진입니다. ( https://flyleb.com/CivicAlerts.aspx?AID=108&ARC=1801 ) 경찰복을 입은 분들 중 가장 왼쪽 분은 여경이신 것 같은데, 반바지는 아니군요.
4. 그럼 글쓴이는 어디서 보고 그런 내용을 쓰신 걸까요?
작년에 한겨레 김완, 박준용, 변지만 기자가 가짜 뉴스의진원지, 일명 가짜 뉴스 공장으로 에스더 기도 운동 본부를 지목하면서, 그들이 퍼뜨린 가짜 뉴스 22개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3478.html ) 기독 국가 레바논의 무슬림 난민에 의한 이슬람화는 그 중 하나입니다.
5. 결론 (이거 어떻게 마무리 하지...?)
무슬림이 레바논 여경이 짧은 바지를 입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가짜 뉴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기사들을 찾아보면 오히려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의 성상품화라고 공격하는 것이 더 많더군요... 그러니 레바논 시장님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막는 무슬림에 대한 짜증은 낼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암튼 분석글 감사합니다. 메모해둬야겠네요.
댓글이 티키타카도...
무슬림들이 들어와서 어느정도 세력이 되자 자기네 종교법(샤리아)을 국가 법에 편입시키라고 시위한 사례가 있죠.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