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자동차를 보내며

서마사 · · 수정

조회 20,667 · 공감 109 · 댓글 51

혼다 시빅 차량이 20만 마일 (35만 킬로 미터)를 넘어가면서 소음도 많이 심한듯 하고.. 


여기 저기 긇히고 상처가 나도 더 이상은 고쳐서 탈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거지같은 몰골로 다녔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아이들 등하교 시켜 주고 나 출퇴근 시켜주고 우리 가족들 먹고 사는데 지장 없으라고 단 한번도 고장 나지 않았던 차량.


" 에이 이 녀석 왜 고장이 나지 않지? 고장나야 버리지~~~" 

아내에게 새 자동차 사달라고 조르기 위해서 일부러 칭얼 댑니다. 

고장 나라...고장 나라..


그러던 중에 경미한 충돌 사고가 났는데 보험회사에서 더 이상 수리할 가치가 없다면서 폐차를 결정했습니다.

사고 당시 폐차장으로 끌려갔던 차량에서 내 개인 소지품을 회수에 가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새차를 구입할때까지 운전할 임시 렌트 차량을 아내가 고르고 있는 동안 나는 바로 옆에 폐차장에 가서 수명이 다한 내 차량을 보았습니다.


갑자기 울컥하면서 차에게 미안하고, 왠지 모를 애잔한 생각이 듭니다.


박노해 시인의 " 경운기를 보내며" 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




23년을 고쳐 써온 경운기 한 대   

 

    야가 그 긴 세월 열세 마지기 논밭을 다 갈고  

    그 많은 짐을 싣고 나랑 같이 늙어왔네그려  

    덕분에 자식들 학교 보내고 결혼시키고 

    고맙네 먼저 가소 고생 많이 하셨네  

    김씨는 경운기에 막걸리 한 잔을 따라준 뒤  

    폐차장을 향해서 붉은 노을 속으로 떠나간다   




구석구석 숨겨져 있던 내 소지품들을 모두 꺼낸뒤에 나도  김씨 처럼  "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소" 라고 인사 하고 


렌트 회사로 돌아오니 아내가 왜 혼자서 폐차장 갔냐고 볼맨 소리로 말합니다.


" 나도 인사하고 싶었었는데.~~~ 잘가라고 ~~"








 

댓글 51

  1. 두리번54 · · 공감 23
    수필 하나 잘 읽었습니다
  2. 강경화 · · 공감 10
    그맘.., 이해가 가요
  3. 서마사 ·
    그렇죠...저만 그런 생각 난것이 아니었군요.
  4. 빙구 · · 공감 3
    긴 세월동안 서마사님의 삶을 함께했던 그 기억들

    차에 영혼이 있다면 “좋은 삶이었다”고 회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소” 라는 말씀에

    “무심한듯 나를 믿고 오래도록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작별을 했을지도 모르지요

    저라도 작별인사 하고 돌아왔을 것 같습니다

    제 첫차가 생각나네요 추억이 떠오르는 밤입니다
  5. 서마사 ·
    저도 아주 오래전에 첫차 였던 스텔라 88이 생각납니다.
  6. doit ·
    또 시빅 들이셔야지요
  7. 서마사 · · 공감 3
    결국 돌고 돌아 또 시빅으로 갈것 같은 불길함
  8. 프로미스나인 ·
    저희도 폐차하면서 차를맡기고 페차장한켠에 번호판도 없이 서있는거보니 짠하더라구요..
    수출됬다고하던데 잘지내고있을지 궁금하네요.
  9. 그라제니 · · 공감 1
    업글하셔서 어코드로
  10. butt ·
    저도 첫차 폐차할 때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나네요. 어려웠던 시간 같이 해준 친구같은 존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11. 닉스 ·
    사랑은 사랑으로 잊혀진다죠.
    추억은 추억대로, 새차와 함께 또 행복하시길
  12. 고양이연구소 ·
    저도 첫차가 구아방이었습니다.
    비오면 차체에 물이 차서 출렁거리는 소리가 들리곤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립네요.
  13. 무한사랑 ·
    작년에 16년된 카렌스 보내줄때 생각나네요.. 아침에 출근하면서 그동안 우리가족 발이 되어줘서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말해줬습니다.
  14. NITRO ·
    저도 어제 21만 타던차 중고로 넘길때 많이 아쉽더군요.
    그래도 폐차는 아니라서 그렇게 아쉽지는 않던데..

    처음차는 25만 타고 폐차로 넘길때 눈물이 찔끔...
    가장의 안전과 가족의 행복이 함께한 차는 더욱 애정이 갑니다.
  15. 머언산 ·
    이런거 보면 앞으로 로봇시대에 나약한 인간의 감정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문제가 나올까 생각되네요..
  16. ('_') ·
    저도 고속도로 교통사고에서 저와 아내를 죽지 않게 잘 찌그러져 줬던 차. 폭우에 물에 잠겨 보냈던 차 두대를 비슷한 마음으로 보냈더랬습니다. 이제 23만km 타고 있는 차도 머지 않아 보내줘야 할 때가 오겠네요...
  17. kipost ·
    컥 10년 35만km까지 고장이 없다니 대단하네요.
  18. 순대렐라 ·
    35만이나 달려주다니 정말 멋진 차였네요.
  19. 벨로시랩터 ·
    무생물과의 교감.
  20. 비온후하늘 ·
    아... 저도 그런 적 있었어요.
    첫차가 96년 엑센트 수동이였는데... 그걸고 과외도 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미래의 와이프될 여친도 처음 만나고
    첫아이 태어나서 와이프도 운전할 수 있는 자동으로 바꾸기 까지 10년 넘게 타고 다녔던 차를 보내려니
    그걸로 방방곡곡 다닌 여행지와 추억이 오롯이 생각이 나서 좀 서글프긴 개뿔 새 차 좋아~ 새 차 냄세 좋아. 오토 좋아...큰차 좋아~
    사실 조큼은 아쉽기도 했어욤.
  21. ys78j ·
    참 차는 가족들과 함께 다니기에 유난히 정이 많이 가요
  22. 곰돌이1호 ·
    차 보내면 찡한데 딱 새차 오기전까지만 그렇더라고요 ㅎㅎ
  23. 대왕곰돌 ·
    그 심정 공감합니다.
    정말 많은 추억들이 떠오르고, 눈물도 날 것 같고 센치해지고 막 그렇죠..
    그 순간을 즐기세요.. 새차 와서 운전석에 딱 앉으면 슬프기는 개뿔.. ㅋㅋ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지.. ㅋㅋ
  24. 티케 ·
    저도 18만 시빅을 몰고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공감합니다. 새시빅이로 가세요오!
  25. Queueue ·
    12년탄 렉스턴 내년에 폐차하려는데 마음이 어떨지....
    차라는게 정말 그정도 타면 인생을 같이한 공간이라 보내줄때 울컥하죠...
  26. khaikin ·
    전 내일 i30을 떠나보냅니다
    새로타고다닐차도 중고 지만서도 설레네요ㅎ
  27. juliano73 ·
    예전에 어떤 분이 신차 출고장으로 새 차를 받으러 헌 차를 타고 간 다음에, 거기서 옛 차를 바로 폐차장으로 견인해 보내면서 찍은 사진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우거진 가로수 사이길로 견인차에 매달려 멀어져가는 옛 차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둔 건데, 그걸 보자마자 눈물이 핑~ 돌더군요.
  28. 개맛고양이 ·
    비슷한 사정으로 01년식 SM520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차가 내구성이 좀 좋은듯..
  29. 하얀강아지 ·
    제 첫차였던 유로 뉴액센트를 사고로 보내며 서운했었어요. 비도 제맘처럼 부슬부슬 오던 날이었는데 짐 꺼내고 견인차에 맡길 때 허전하더라고요.
  30. neo7145 ·
    현직 32만..
    늙어가는 가족 댕댕이를 보는것 같네요
  31. 다크클라우드 ·
    7년전 보낸 제 차는 다음 스트리트뷰에 아직 남아 있네요.
    가끔 보러 갑니다.
  32. _IU_ ·
    와아...
  33. 유니꾸 ·
    그 차를 새로 구입할때의 마음들이 떠올라서 늘 그렇지만 차를 보낼때는 뭔가 서운함이 강하더라구요.. ㅜㅜ
  34. 물회비빔밥밥 ·
    쇳덩어리일 뿐인데... 라면서도
    삶이 묻어있는 차를 떠나보내는게 서운하기만 하더라구요.
  35. M.I.CX ·
    8세대 17만 입니다 앞으로 17만은 함깨 할 수 있겠네요
    서마사님 과 시빅 둘다 고생많으셨습니다.
  36. 신뢰의아이콘 ·
    짜안하네요 ㅠ
  37. neosion · · 공감 1
    참신기한게 운행하는 동안 내차의 가는 뒷모습을 보기 힘든데 차를 떠나보낼때 보더라고요.
    이상하게 이 물건은 감정이입이 많이 되어 살아 있는 생물 같습니다.
    그래서 늘 떠나 보낼때 뒷모습에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ㅠㅠㅠㅠ

  38. 카피콘 ·
    17년 된 차 보내면서 비슷한 마음이 들어 공감이 갑니다.
  39. sean871 ·
    저도 10년 된 차 보내면서 그동안의 여친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울컥했습니다.
  40. appcry ·
    9만된 시빅 타는데 공감됩니다. 내 청춘을 함께해준 고마운 녀석...
  41. khyoun ·
    저도 지금 8년째 타고 있는차 나중에 보낼때면 울컥할듯 하네요
  42. peap18 ·
    35만이라니 놀랍네요
  43. 믜쨔 ·
    남자들은 저 마음 다 알거나 알 것 같죠. 울컥할 것 같아요. 지금도 그러네요.

    오랜만에 훈훈한 시 읽게 되었네요.

    참 멋진 시인이시네요.
  44. 클스웨버 ·
    10년 18만된 제 차를 보내기전에 깨끗하게 닦고 왁스까지 잘 해서 새차처럼 만들어놓고..

    실내까지 깨끗하게 닦아서.. 딜러에게 보내니.. 가격 잘 받았다고.. 하는데.. 울컥했습니다.

    새차를 가지고 오는데 옆 주차장 한켠에 세워져 있는 아이를 사진으로 남겨 놓았네요..

    정말 고마웠다..
  45. __Char'ls__ ·
    시빅만 4번째 구매한 오너입장에서
    참 공감되면서도 마음한켠이 먹먹해지는 글이네요.
    어서 어코드로..
  46. jongwooh ·
    35만 km를 달리도록 고장이 안 난다니... 제 쏘렌토R은 12만 km에서 제너레이터 나가서 길에서 퍼질러졌는데... 일본차의 내구성은 역시...
  47. 짜비에 ·
    저도 지난 차량 딜러매매상에게 떠나보낼때, 차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단순 기계일 뿐인데, 자동차라는게 참...
  48. 해밀토니안 ·
    Neil Young이 부른 노래중에 long may you run이란 곡이 떠오릅니다. 제 아버지는 소나타 보낼 때 바퀴에 막걸리 부어주셨죠.
  49. 소렐 ·
    저도 올초 27만탄 윈스톰 매매상에 보냈습니다.
    저는 업무가 끝나기 전이라 아내가 대신 탁송기사님께 넘겼는데,
    아파트 떠나자마자 배터리가 방전되어서 배터리 교체를 하기로 했어요.
    집으로 가는 중에 소식을 듣고 빨리 갔는데 제가 현장에 도착하고 1분후 마무리되었어요.
    아내가 마지막으로 "오빠보고 가려고 그랬나봐" 하는데 되게 슬펐었습니다...ㅜㅜ
  50. -하늘사랑- ·
    지금 초3인 아들이 지난번 차 폐차할때 기억 나는군요.
    아이들 태어나기전부터 타단차라 오래되었고 실내에서 안좋은 냄세나고
    시트도 까지고 머좀 그랬어요.
    애들 탈때 마다 궁시렁 궁시렁 되었는데
    막상 새차 산다고 하고 그차 폐차 한다고 하니
    애들이 우는거에요 ㅜㅜ
    여자애들은 우는걸로 정리가 되었는데
    아들은 불가능한 차 번호판 달라고 하더라구요 ㅜㅜ
    결국 트렁크에 있던 10년동안 한번도 안꺼낸 여분타이어 준다고 해서
    진정시겼던 기억나네요.
    그 무거운걸 이리 굴리고 저리굴리고 그러더라구요.
    한 1년 가지고 놀았네요.
    버릴때 몰레 버렸어요.
  51. 그냥그런이 ·
    중고로 구매하고도 아주 오랫동안 타고다닌 차가 있었죠.
    그만큼 속도 많이 썩이고, 나중에는 세차도 대충하고..그랬는데
    중고판매상에게 넘긴 다음날 알수 없는 눈물이 흐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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