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래요... 잘 모르겠어요...
왜 그 큰돈주고 이따시만한 그림 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 점 하나 찍고 가격은 수십억인지 모르겠고, 아니 에초에 이게 뭘 의미하는 그림인지를 대체 알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 혼자서 부글부글 끓고 화를 내는 것 보다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가에 대해서, 현대 미술이 도대체 뭔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현대미술의 이해'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는데, 혹시나 이를 통해서 다른 분들께도 '난해한 현대미술의 이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해당 과목에서의 내용을 정리하여 글을 써 보겠습니다.
* 저는 전공자도 아니고, 서양화 전공의 교수님의 '개인적인 주장'이 담긴 과목을 수강한 학생이기 때문에, 제가 이해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글입니다. 틀린 부분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미술의 특징은 '주관성'과 '예술가의 자율성'입니다. 이게 무슨소리냐 하면 현대미술을 하는 예술가는 그림이 '어떻게 보이냐'에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빈말로 '지맘대로 그린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기가 의미를 부여해서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의도를 다른사람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해도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이에 반대되는 요소인 자연 묘사(미메시스), 객관성(객관적으로 그 예술품이 보여지는 형태)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난해한 것이 당연합니다.
그럼 도대체 '왜?!' 이런 그림을 그리는걸까요?
처음부터 설명하자면, 20세기에 들어서 자본주의가 도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과학과 산업문명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노동에서 조금씩 자유로워 지게 되고 개인의 의식에 대한 생각이 깨어나게 되면서 사람 개개인의 가치, 각자의 자의식은 강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바람은 예술가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자발성과 주체의식이 고양되었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르게 '자신(예술가 개인)만의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이 사람들이 '인상주의 화가들'입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자신이 바라보는, 자기가 보는 방식대로 '순간의 모습'과 '시각적인 경험'들을 표현했습니다. 왜 언제는 애인이 김태희 한가인보다도 더 예쁘게 보일때도 있잖아요? 이처럼 어떤 시간에 누군가는 똑같은 노을이라도 똑같은 연못이라도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거죠
대표적인 사람들이 마네, 모네, 르누아르, 드가 같은 사람들입니다.
이게 모네의 '해돋이'라는 그림인데, 그냥 모네라는 사람은 해돋이를 자기가 보았을 때 이렇게 보였나 봅니다... 그냥 '내눈에는 이렇게 보여서 이렇게 그렸어!' 생각하는거죠
그리고 더욱이 이런 행동들을 부추긴 것이 프리즘과 광학 기술의 발달, 그리고 카메라와 사진술의 발달입니다.
프리즘은 우리가 알던 빛(흰색)이 사실은 무지개색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게 했고, 광학 기술은 빛이 단순히 색을 갖는 가시광선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자외선, 적외선, X선, a, b, 감마선 등 다양한 파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사람들은 빛과 색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빛에 따라서 다르게 표현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현실세계를 묘사하는데 그림이 사진을 따라갈 수 없게 되었으니, 우리 현실세계를 묘사하기 위한 원근법, 명암법, 색의 배열, 조화.. 등등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그림 기법은 이제 의미가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화가들은 이제 현실세계에 대한 인상을 '주관적인 감상과 자율적인 방법'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직접 경험한 느낌, 그리고 그 해석을 어떻게 더 잘 표현하느냐가 중요하게 된 것이죠
인상주의 화가들의 실험은 다른 화가들이 주관적인 감상을 자율적인 방법으로 그려도 된다는 하나의 예시가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총대를 맨거죠
총대맨 인상주의 화가들의 뒤를 따라 나온것이 후기 인상주의(Post-impressionism) 화가들입니다. 대표적으로 세쟌, 고갱, 고흐 등이 있는데 이들은 이전의 인상주의 화가들의 무계획적이고 무분별한 주제에 대해서 보완하고 조금 더 계획적이고 견고한 그림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이들은 두 부류로 나뉘는데, 세쟌은 이제 자연을 모방하는 것에서 멀어져서 '자연의 본질적인 모습'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나무를 그릴 때 나무의 모습을 그리는게 아니라 사실 나무는 직선이니까 나무의 본질인 직선, 또는 원통을 그리면 '진짜 나무'를 그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거죠. 따라서 사물을 단순화시켜서 추상에 가까운 형태로 그림을 그린 사람이 세쟌입니다.
집과 산과 나무들이 단순화 되어 그려진 모습. 이들을 세세하게 묘사하려 하지 않았다.(세잔 - 생 빅투아르산)
고갱은 원시적인 본능의 느낌과 순수한 감각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강렬한 색을 사용하고, 원래 사물의 색깔보다 '내가 원하는 색깔'을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건, 고갱의 그림인데 설마 사람의 피부색이 저렇게 샛노란 색깔이겠습니까..?(호머 심슨도 아니고!) 자기가 원하는 강렬한 색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거죠. 왜냐고요? 지맘입니다.
고흐는 사람들도 많이 아는 불행한 화가입니다.(귀 자르고.. 뭐.. ) 근데 이사람은 자기는 고통받으면서도 사랑, 인류애, 풍요로움, 진실, 열정 이런거를 표현하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낮보다 더 활기가 넘치는 밤'을 그리고 싶어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라는 그림인데 설마 구글 픽셀의 Night sight 기능을 킨 것도 아니고 밤이 이렇게 밝을 리가 있을까요? 고흐는 '뚜렷한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런 모든게 현대미술의 정체정인 '화가의 주관적인 의도와 태도'가 포함된 그림의 시초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완전히 이런 그림들을 그리는것에 익숙한 것 같습니다. '지맘대로 그리는 그림'. 여전히 현실의 형태는 인식할 수 있지만 슬슬 이제 지맘대로 색칠하고 지맘대로 형태를 변형하고 난리도 아닙니다. 사물을 예쁘고 멋지게 묘사하는 것 보다 '내 의도를 표현하고 싶은게 더 크기 때문입니다' 자기 마음을 알아달라고 이런 그림을 그리는것도 이해할 만 하죠 제 여자친구도 맨날 그러는데요 ("오빠 내가 가라는 건, 가라는 게 아니라 나를 붙잡아 달라는거야" ".... 이게 무슨 ㄱ...")
그 다음에 나온 사람들은 야수파(야수주의)와 입체파(입체주의)입니다.
야수파는 5년 딱 지속됬는데 '일반 상식에서 벗어난 색 사용', '실제랑은 상관없는 색채'가 특징입니다. 대표 화가는 마티스가 있구요
이거 같은 사람 작품입니다... 그리고 보자보자 하니까 보자기로 보이나 사람을 퍼런색으로 칠하지 않나, 지맘대로 색칠하지 않나(유치원생이야!?) 난리도 아닙니다. 너무 미치광이같아서 사람들이 야수주의라고 불렀습니다. 사실 마티스는 이러한 강렬한 색체가 사물을 단순화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물의 단순화를 통해서 보다 통일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색도 많이 사용할 필요 없이 필요한 색만 선택하면 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다음 입체주의 화가의 대표는 피카소입니다.
입체주의는 사물의 형태를 분석하고, 화면에 '파편으로' 나열하는 '분석적 입체주의'와 콜라주를 사용하는 '종합적 입체주의'로 나뉩니다.
피카소의 대표 그림 '우는 여인' 인데, 잘 보면 사람의 눈코입을 분해해서 파편화시키고 잘라 붙인 형태의 그림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우리 셀카찍을때 정면으로 찍으면 눈코입은 보이지만 귓구멍은 안보이죠?, 옆에서 찍으면 귀, 코, 한쪽눈밖에 안보입니다. 근데 한 화면에 눈두개, 옆모습, 귀, 코를 다 나타내고 싶으면? 이렇게 그리면 됩니다. 옆에서 본 모습, 앞에서 본 모습을 각기 분해해서 한 장면으로 만든거죠. 이제 우리는 한번에 얼굴 전부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 짬짜면!
종합적 입체주의는 간단히 2D에 3D가 침공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콜라주입니다.
우리가 옷을 그릴 때 어떻게 하면 '더 진짜 옷의 느낌이 나게' 그릴 수 있을까요? 옷의 색을 비슷하게 칠하면? 옷의 실밥과 단추를 세밀하게 묘사하면? 아니면 사진으로 찍으면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제일 좋은 방법은 그냥 그 옷을 찢어서 붙이면 제일입니다. 그러니까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방법이에요
연필이랑 물감 가지고 쌔가 빠지게 옷그리고 있었는데, 사실 그냥 옷을 찢어서 캔버스에 붙이면 끝인거잖아요? 백문이 불여일견.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는데 이만한 방법이 없습니다. 뭘 따라 그리고 앉아있어요 실물을 대령하면 되는데..
이게 콜라주 기법입니다. 다들 어릴때 한번씩 해보셨겠지만, 이것을 피카소와 브라크가 주도했습니다.
피카소의 콜라주
쓰다보니까 서양미술사가 되어가는거 같은데 암튼 처음 모네의 해돋이 그림을 보고, 다시 마지막 콜라주를 보게 된다면 이 짧은 시기에 그림에서 현대미술로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전 사람들이라면 생각도 못했을 일이죠
결국 핵심은 간단합니다. '지맘대로 그려도 된다', '내 의도를 내 맘대로, 내 방식대로 표현할 것이다' 이걸 처음에 총대매고 해보니까 괜찮아서 사람들이 계속 변형하고 바꿔가는거죠 그게 현대미술의 근본적인 방식이에요
설명이 필요한 드립은 실패한 드립이라는데.. 현대미술은 설명이 좀 필요하죠.. 저도 미술에는 문외한이고 왜 이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나중 가면 진짜 물감 뿌리고, 점 찍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현대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텐데 손이 너무 아파요
계속 보고 싶으시다면 한번 계속 써보겠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사형선고 받고 남긴 유묵도 1억~2억 정도로 평가받는 현실에 비하여 17억 작가분의 삶이 독립운동가의 인고와 번뇌보다 의미 깊어서 그런 평가를 받았는지, 아니면 그 네모난 점 하나가 매력적이었는지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나가는 사람한테 '시-발'이라고 하면 미친놈 혹은 정신병을 의심해야 하지만
쳐들어오는 일본군을 향한 '시-발'은 저항의 메세지를 담을 수 있습니다.
무슨 의도로 그리거나 글을 썼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생겨난다고 봅니다.
그 사람의 배경이나 시대적 상황, 혹은 당시의 이슈 등 어떤 것이 점 하나로 귀결될 수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의미가 담긴 점이라고 봅니다.
그런 것들이 없다면 그냥 군만두에 찍을 간장 따르다가 흘린 간장방울과 다를 바 없겠지만요.
비교하기 쉽게 같은 화가로 예를 들어 볼까요?
조선의 전설적인 화가로 불리우는 단원 김홍도의 작품들도 1억~2억 사이에 가장 많이 나옵니다.
두번째부턴 돈 못받겠죠
뭐 그냥 돈이 남아도는 사람들이 많나보기도 하구요
/Vollago
- 사진의 탄생
- 해석의 자유
이걸 가장 큰 변화로 보고 있습니다.
요즘 점하나찍고 10억에 팔아먹는 그림같은건 아무리 좋게봐줘도 납득이 안가네요
이런 글로 설명이 되지도 않을 것 같고
현실에서 캐치할 수 있는 구상성이 있냐 없냐의 문제인데. 추상의 발전이 꼭 사진 발명으로만 결론내긴 애매합니다.
포토리얼, 적어도 리얼리즘만 중요하다면 예술은 그저 재현이고 작가의 눈과 테크닉으로만 평가될것이며 창조라기엔 뭔가 부족할겁니다.
그리고 비트코인 이야기는 바보 같은 소리네요ㅎ
하지만 미술품은 각각의 미술품이 개별적 단위이다보니 내가 해당 100억으로 매기든, 10억으로 매기든 매매자 마음인거죠.
그러니 제3자가 현대미술품의 가치를 이해하기는 비트코인보다 더 어렵고요..
그 시초인 뒤샹은 난해하지만 철학이 있었는데
지금 작태의 현대예술은 철학보다 해석 같습니다.
멋대로 그려놓고 멋드러진 해설
작가의 인생 어떻느니, 어떤 길을 걸었느니...
미술보다 작가 본인이 작품으로 팔리는 현대미술
하지만 요즘 그림가격은 뭐 수십억 하니... 여기도 인맥이랑 투자거품이 낀게 아닌가 싶네요
오스트리아 빈 의학계에서 시작된 과학적 발견이 예술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숨겨진 것을 예술작품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의지, 바로 모더니즘 이후의 예술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입니다
(에릭 캔델 [통찰의 시대])
우리 같은 범인들이 느끼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한계(이해는 고사하고 이게 뭔 개x같은 짓을 하고 있나..)에 관해선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 예술과 인문학 장을 참고하시면 조읍니다
좋은글 스크랩 감사합니다
그리고 똑같은걸 집에서 시도해보면서 절반정도 더 납득이 갔죠 ㅎㅎ
참고로 아이같은, 낙서같은 그림에 미적 에너지나 아름다움의 근거, 구상적 매력이 없는건 아닙니다.
그 미적 쾌를 발견하고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도 있을테구요. 발견하는게 더 대단하다고 우열을 나누는게 아니니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신
대중성이 멋집니다!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현대 미술의 특징... 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인데요, 예술작품의 가치를 "얼마에 팔리냐"로 환원해버리죠.
고전미술에는 가치를 매기지 않는데, 유독 현대 작품에는 화폐로 환산된 가격을 매기고 그 가격으로 작품을 논하는 경항이 좀 있어요.
자본주의 사회가 여기서 왜나오는지 모르겠네요.. 공산주의는 뭐 다른걸로 표현하나요?
"가치를 가장 객관적으로 표시하는 수단이 화폐로 표시하는 것" 이 생각이 자본주의 시장경제 발달과 함께 보편적으로 퍼진 생각이에요.
smr님은 화폐가 객관적 가치의 척도라는 인식을 하고 계시죠?
그게 근대 이전에는 없던 생각이에요.
저는 오히려 공산주의를 왜 꺼내시는지 모르겠네요.
근대 이전에는 예술품의 가치를 어떻게 표현했는가 이런 질문이라면 몰라도요
제가 그래야할 필요를 못 느끼겠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교환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건 돈이고 이걸 부정할 생각이 없어요.
다만 제가 댓글을 달았던 이유는 이겁니다.
“시장에서 교환가치일 뿐인 ‘액면가’가 미술작품의 ‘내재적 가치’까지 대변하는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가치라는 건 내가 부여한 의미입니다. 항상 시장에서의 교환을 전제로 하지는 않아요. 즉 꼭 돈으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요.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모든 것에 시장가격을 매기고 싶어하고 그것이 절대적 가치인 것처럼 인식하죠. 가치는 본질적으로 주관적입니다. 개인이 표현하기 나름입니다.
smr님께서 “그렇다면 가치를 어떤 수단으로 표현하는게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으셨지요. smr님은 그 질문의 기저에 ‘모든 것은 객관적 수단을 통해 가치가 매겨질 수 있고 그를 통해 상대적 비교가 가능하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아주 현대적이고 당연한 생각입니다. 저도 평소에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삽니다. 그런데 한번쯤은 돌아서서 생각해보자고요. 이게 항상 옳은 전제일까?하고 말이죠
제가 제일 처음 댓글을 달았던 이유는 그런 생각도 가져보자고 환기하는 의미에서 달았던 겁니다.
그래도 질문 하셨으니 답은 해보겠습니다. 본문 글이 현대 미술에 관한 글이니 미술작품에 한정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할 일이 생긴다면, 작품의 모양을 우선 둘러보고, 작가의 삶을 찾아보고, 그 작품을 만들게 된 사연 같은 것도 찾아보면서 작품을 이해해볼겁니다. 그런 과정 자체에 제가 의미를 부여하니까요. 재미있을 것 같구요. 얼마에 팔렸는가? 별로 신경쓰지 않을랍니다. 그 작품을 감상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 시장가격은 제게 의미가 없거든요.
주절주절 길게 답글을 달았는데 제 생각이 잘 전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smr님과 뭔가를 두고 옳고 그르냐, 혹은 적합하냐 아니냐를 논할 의도가 없습니다.
한번 사는 인생, 내가 의미를 두고 사는 것에 기뻐하며 삽시다. 유시민 선생님의 말을 인용한 거예요.
편안한 저녁 보내셔요.
해석의 대상이 무의미일 때이기 때문에
예술의 표현은 자연스럽게 무의미로 갈 수
밖에 없지요
점 하나 찍은 그림에서 아무것도 못읽어낸다고요?
정상입니다. 그런 종류의 그림들은 그걸 의도한거에요. 그런 무의미 속에서, 혹은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음 속에서, 관객은 또 다른 의미를 어디선가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부럽...
내가 느끼는 만큼 지불한다. 만약 비싼 그림이 있다면 그 그림이 그만큼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지불하는 거죠.
"아니, 뭐 볼 게 있다고 여지껏 있는 거야. 이 따위가 무슨 예술이야, 죄다 사기지."
이 중년의 신사는 연신 아픈 다리를 털면서 아내를 원망하는 것이었다. 내가 보기엔 비엔날레에 온 것 자체도 아내의 성화 때문에 마지 못해 왔는데 구경거리라는 것이 하도 요상해서 홧김에 세상 사람 들으라고, 아니면 현대미술가라는 잘난 인생들 들으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나는 이 중년의 신사야말로 '정직한 관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백남준도 일찍이 "예술은 사기다"라고 뼈 있는 일갈을 하지 않았던가. 지금 광주 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들은 이른바 설치미술이 대종을 이루고 있는 바람에 종래의 예술 개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괴이한 현상만을 볼 수 있을 따름이다.
전체 내용은 https://blog.naver.com/themieum/13015142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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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하나 찍고 몇억에 팔아치우는 현대미술에 어떤 가치가 있느냐는 논쟁이 나올 때 마다 항상 떠오르는 글 하나를 소개하고 싶네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하신 유홍준 교수님의 글입니다.
그분들이 그분들의 인생을 통해 결론에 다가가셨기에 의미가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결과론적인 위인들의 습관이나 명언 언급에 괜히 일반 대중들만 혼란에 빠진다는 예가 생각날 뿐입니다.
꼭 회화만 이야기하지 않아도
예술이란 세계를 진보시키는 움직임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진보라고 하면 정치나 과학쪽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예술, 철학에서도 끊임없는 실험과 진보가
일어나고 있죠. 제가 블랙홀을 찍는 알고리즘을 단시간에
파악 할 수 없듯이 예술에 대해서도 모두가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들여 알고자 하면, 생각보다는
빨리 이해가 가능하고 향유가 가능 할겁니다^^
마음을 여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런차원에서 이분처럼 이해하고자 교양수업을 들은
노력은 어떤 분야 건 박수 받을만한 일이죠.
사기꾼도 있을 수 있죠.
그러나
현대 예술 자체를 폄훼하는 것은 주의해야합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의 패션계에 대한 내외부의 시각차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종사자는 심각한 문제에 외부인? 은 실소가 터지는거죠
숭고미로 회자된 예술이라는 단어에 자본주의 현대시장 논리가 개입되고. 동시대 갤러리. 뮤지엄, 옥션 시스템, 정치가 개입되면서 가지를 더하고 더하고 하며 미(차원이 달라졌을 지언정)라는 본질이 흐려진거죠. 중간과정이 사라졌다, 과정을 아는 사람이 없다가 더 맞는 말일려나요.
현실은 요약의 요약만 남아 작가/작품에서 바로 돈 액수, 자금세탁으로 넘어가버리니까요.
어쨌든 파인아트는 소수의 작가를 통한 희소가치로 수요는 계속 있을테고 명맥은 계속 이어갈겁니다. 지금 역시 대중예술, 디자인엔 과거 순수미술에서 따온 아이콘이 많으니까요.
이우환의 작품은 이우환의 작품 그대롭니다. 시장상황에 17억. 수십억 오른다고 작가까지 비아냥 당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참고로 지금도 해외는 물론 국내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까지 갤러리와 아트페어가 있고 10~100만원대의 젊은 작가들과 젊은 갤러리, 컬렉터들의 서로 도와주는 순수하고 열정어린 거래가 존재합니다.
그들이 소수의 세계에 있다고 해서 돌을 던질 수 있겠습니까?
아직은 돈의 액수가 적으니 봐주고 나중에 돈 액수가 커지면 그때 돌을 던질건가요?
누구를 향한 비난인지. 그 돌맹이의 표적이 어디인지 잘 확인하시고 던져지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제 바램이지만
대중들의 이해를 바라지도 않고. 그들만의 리그로 지속돼도 좋으니까 그냥 인터넷에 현대미술 관련 글들 안올라오면 좋겠습니다. 방향성도 너무 일방적이고. 같이 욕 안하는 사람만 바보 됩니다.
그렇게 그리던 사람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알수없는 초딩같은 그림을 그리는걸 보면 여라가지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시장에서 화가의 권위가 인정받게 되면 그의 그림은 탈세의 좋은 수단이 되기때문에 고가일수록 사고 파는 사람들이 이득이기 때문에 그림의 퀄리티보다 화가의 권위가 중요한 시대가 된것 같네요.
장르를 떠나서 설명없이 보자마자 좋다고 느껴지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뭔가를 창작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 자체는 현대미술 아니라도 마이너문화에 흔한 일이므로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레벨까지는 잘 안가죠
점하나가 나오기까지 계속 써주세욧!
절 이해시켜 보시란 말예욧!
헤헷.
이게 말이 되려면 최소한 전시측에서 이전 작품들과 작가의 행적을 자세히 알려주어야 히는데 그런 친절한 곳은 한곳도 없더군요.
전시장에서 주는 유인물은 너무 간략해서 알수가없고 음성가이드는 그냥 평단의 해석을 알려주는 정도고요.
전시장에서 보이는건 결국 선몇개 찍 그어놓거나 어디서 고물주워다 쌓아놓고 "무제"란 제목만 달랑 붙여놓은게 다인데 그것만 보고 관람객이 스스로 해석하기엔 "쓰레기"밖에 결론이 안나죠.
미술 관계자들이 본문처럼 생각한다며 이렇게 불친절한건 대중은 걍 꺼지라는 소리죠
첫경험도 아니신거 같은데 별걸 다 꺼져라로 받아들이시네요.
하나하나 해석해달라는게 아닙니다
관람객이 나름의 해석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조차 제공해주지 않는게 문제입니다. 지식이 없는 창의령/력은 헛된망상에 불과한데 말이죠. 갤러리에서 관람객을 위해 제공하는 가이드나 해설이 오히려 평단의 "정답"을 주입시키는 문제가 있죠.
본문에 나온정도의 작품들이야 그자체로도 주의깊게 관찰하면 내포한 의미를 추측하고 해석해볼수 있겠죠. 그게 꼭 작가의 의도와 같을 필요도 없고 그 자체로 의미있는 감상이구요.
그런데 점하나 선하나 같은 현대미술의 일부 갈래는 작품 자체만 가지고는 아무런 해석도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그쪽으로 가면 비슷한 작품이 너무도 많아요 각기 다른작가의 다른 환경과 시기의 작품이어도요. 분명 각기 다른 의미를 담아뇄겠지만 눈에 보이는 작품은 거의 차이가없으니 작품이 탄생하게돈 배경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관람은 무의미한 복제품을 반복해서 보는 것에 불과해지죠.
시에 비유를 하셨으니 예를들어 아무단어 달랑 하나만 써놓고 "무제"라고 지은 시가 있다고 칩시다. 이런 작품을 아무배경정보 없이 어떤 감상이 가능할까요?
"뭐지? 특이하네? 뭔가 의미가있겠지? 모르겠다" 정도밖에 안되는 무의미한 감상밖에 안되죠.
조그만 개인 갤러리라면 모를까
시공간이 아주 넉넉한 전시도 제대로 정보제공해주는 곳 한곳도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티겟살때 같이주는 쓰잘데기 없는 팜플렛들 만들 돈으로 작은 책자라도 만들어서 비치해놓던가 최소한의 시도조차 안하는데요
뉴욕의 경우 첼시 갤러리들 데스크나 옆 책장에 자료들 놔둔데도 많습니다. 서울만해도 데스크나 전속 혹은 현 전시 작가자료, 서적을 두는 경우가 꽤 있어요.
100프로는 아니겠지만 수많은 전시들 전체를 담아 시도조차 안했다고 하시는건 뭐랄까 정말 우연히도 불친절한 전시만 보신걸로 생각되네요.
그리고 계속 말씀하시는 그 반복되는 점하나(설마 짤에 나왔던 이우환은 아니겠죠). 선 하나, 고물 전시가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도 작품들을 다는 몰라도 어느정도 시각적 기억은 있는 편인데...
대화에 불필요할 수 도 있고 극단적인 예일 수 도 있겠지만 단순 점하나 선하나 고물에서 시각적 쾌를 느끼는 수요도 있습니다.
미니멀리즘부터 다다, 콜라주, 레디메이드 같은 다소 컨셉츄얼한 작품의 시각적 쾌를 오히려 더 선호하는거죠. 그리고 그런 작품들에 대한 미술시장 또한 오로지 자금세탁만이 전적인 목적으로 형성된게 아니란거죠.
어쨌든 미술은 미술입니다. 모두에게 이쁠 순 없어도 누군가에겐 아름다움이 보여요.
그리고 모두에게 설득할 필요도 이유도 없구요.
자유로운겁니다. 그런 다양성의 일부 모습이 불쾌하시면 어쩔 수 없는거 같아요.
자료를 제공해주는곳도꽤 있군요.
나름 크고 유명하다는 곳들에서도 정말 유명한 대표작 몇개정도만 자료를 제공해서 실망했는데 제 경험이 짧았네요. 더 찾아가봐야겠네요
저도 현대미술 자체에는 반감이 없습니다.
그래서 열번넘게 관람도 했던거구요. 제가 어느정도 배경지식이 있는 경우에는 만족도가 높은데 일부 전시는 너무 실망이 컷었어서요.
점하니 선하나는 실제 점하나 선하나만 그린 작품이라는게 아니라 유사하면서 단순한 별개의 작품들을 말한겁니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작가 여럿의 작품이 모인 전시를 보면 굉장히 비슷한 작품이 종종 보입니다. 유명 작가들의 대표적인 작품 스타일과 굉장히 유사한 느낌도 종종 느끼는데 작가 이름과 "무제"의 비중이 매우 높은 작품명만 달랑 알려주니 "뭐야, 따라한건가?" 같은 1차원적인 반응밖에 못하겠더라구요.
무제의 경우 작가가 괜히 멋있게 할려고 내 작품은 무제~~ 라고 하는 경우는 잘 없구요.
작품이란 하나의 현상을 말로 한정짓는게 애매하거나. 지어진 제목이 없고 지금 제목을 알 수 없는 경우. 작가가 싸인처럼 제목을 다는걸 거부하는 경우 등 여러 요인이 있어요.
사실 작가들 입장에선 제목 다는걸 좀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 작품을 단어로 요약을 하는것도 그렇고... 그래서 과거부터 요즘 작품들 제목 보시면 제목을 오히려 담백하게, 덤덤하게 프레임 속 현상을 기록하듯 다는 경우도 많아요. 예를 들어 그림에 인물이 두명이면 ‘두 남자’ ‘두 명의 남자와 테이블’ 이런식이요(그런데 제목에 관한 생각은 제 개인적인 의견이 좀 있어서 너무 전적으로 받아들이진 않으셔도 됩니다)
암튼 뭔가 있어보일려고 ‘무제’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술을 탈세목적이라고 주장해도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알아보면 이것도 말이 안되는 주장이죠
추상화를 그리고 순수미술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지나가다 몇마디 올렷어용
현대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작품들까지 하나하나 다 이해하라고 요구하는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자기가 맘에 드는 것을 위주로 더 보고, 끌리지 않는다싶으면 비판하고 넘어가는것이 더 타당하죠. 사실 미술학도들이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이 비판하기 입니다 ㅎㅎ
중요한건 "이따위가 대체 뭘그린거야" 가 아니고 "내가 보기에 이건 이런 의도로 이러이런걸 표현한거같고 어떠한 것이 느껴지고 어떻게 보인다" 는 감상이 중요한건데 그냥 보고 저게 뭐야 시부럴 ㅡ이러고 마는건 좀 아쉽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느 기준점이 없으면 의견을 못말하고 주관적인 이야기를 내뱉는데 주저하는것같아요. 그 감상은 전혀 길고 복잡하고 폼잡는 내용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면 되구요. 그런 작품들는 해설이 어떻게 되있던 쌩까면 된다고 봐요.
경제논리에 입각하지 않고 제맘대로 할수있는 진짜 예술이란게 지속된다는 자체에 약간의 경외감을 느낍니다. 17억이라는 돈이 전부 작품의 값어치는 아닐지라도 누군가는 그런데 돈을 써주는게 다행이랄까요
원글을 쓰신 내용의 흐름 대부분은 동의하나, 몇가지 불편한 부분(아마도 제 생각과 조금 달라서..)이 있네요. 현대미술을 하는 이들이 '지멋대로' 표현한다는 부분인데요. 사실 이 표현은 맞기도 그리고 조금 과한 해석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써주신 예술의 흐름처럼 표현의 한계와 새로운 창작성에 대한 시도 등이 '재현 representaion'을 넘어서 '개념 concept'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물론 관객의 관심과 비평가들의 호응 게다가 명성과 높은 가치는 숙명적으로 뒤따르는 산물이구요. 작가의 의도를 찾으려하고, 형식에 따른 비평이 뒤따르던 시대를 지나쳐 현재는 관객에게 물음을 던지기도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기도 합니다.
오전에 공감게에 있던 다른 글과 이글에서 조금 마음이 애석한 부분은... 몇몇분의 댓글에 예술품 거래의 어두운 부분과 현대미술 작가들에 대한 폄하, 나아가 자본주의 시대의 가치에 대한 절규가 뒤엉켜있는 모습입니다. ㅜㅜ
현대 미술에 관심을 갖고 비평 그리고 의견을 교류하는 건 아주 좋은 징후라고 생각합니다. 단,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더 건강한 논쟁이 될텐데요.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 Ways of Seeing>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나아가 미셸 푸코의 철학과 소쉬르 등등 줄줄이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한동안 저를 즐겁고 부끄럽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한동안 그들만의 세계였던 순수예술은 오히려 현대미술에서 대중에게 가까워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대미술 작가들 스스로가 과거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틀을 깨부수려 노력했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만큼 예술을 바라보는 시야도 다양했으면 합니다. 어느 분이 적어주셨던 댓글 내용처럼 이 세상은 무수한 연구와 시행 착오, 새로운 시도들로 진보하려 노력하죠. 세상이 정해둔 틀, 형식을 벗어나면 조금 더 풍부한 세상이 있더랍니다. 저도 늘 노력하지만 여전히 세상의 틀에 갇혀 있네요. 참 재밌기도 난해하기도 하죠.
현대미술은 이런거다!라고 하는것보다 이렇게 맥락적으로 설명하는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더라구요.
- 컬투쇼, 사연진품명품
라는 사연의 교장 선생님이 생각나는게 현대미술 아닌가 싶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