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타지에 있지만.. 친가며 외가, 본가도 다 광주. 거기서 30몇 년간 살아왔다보니 수도 없이 들어왔지요.
어릴 적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서는 예전에 버스를 운전하셨다고 합니다. 퇴직하신 후라 참가는 못하셨겠지만요.
외갓집은 예전 상무대(군부대)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개발되어 상무지구가 된 곳이지요.
당시 시내나 변두리보다 군부대 부근이 더 안전하다며 친인척들이 다 외갓집으로 대피했다고 하시더라구요.
명절에 도란도란 모여앉아 약주 한 잔씩 하실 적에.. 가끔 말씀하시곤 합니다.
정의감에 불타 친구따라 나갔다는 삼촌, 그런 삼촌을 찾아서 데려오겠다던 막내 삼촌(당시 고등학생)이 자기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같이 사라지신 이야기며, 동생들 찾아 돌아다니시느라 혼이 쏙 빠지셨다는 어머니. 돌아오지 못했던 친구, 지인 분들의 이름을 한 분씩 되새기시고는, 이내 한 잔을 더 기울이십니다. 도청에 군인들이 들이닥칠 때, 가까스로 하수구를 통해 탈출하셔서 살아남으셨다는 삼촌과, 여기저기 찢기고 긁혀서 구정물과 피투성이였던 삼촌이 그래도 살아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었다는 어머니.
그 분들께는 518은 비극이었으면서 동시에, 희극이기도 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후회하시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도 마땅히 그랬을 것이라고 하셨죠. 저희 가족 뿐만이 아닌.. 광주의 모든 가족들이 겪었고, 생활 속에 깊숙히 스며있으며, 세대가 바뀌어도 끊임 없이 전해질 이야기들입니다.
오늘을 기념하는 노래 한 곡 추천드립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서영은님 버전입니다. 광주광역시 홈페이지(https://www.gwangju.go.kr/contentsView.do?menuId=gwangju0506090500 )에서 악보와 음원을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검색하다보니 이런 영상도 있었네요. 광주 출신이라는게 뿌듯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