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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동반자살'은 명백히 잘못된 용어입니다. 8

24
2019-05-06 11:35:54 수정일 : 2019-05-06 12:22:58 175.♡.149.135
무밍이

이번 어린이날 일가족 사망 사건을 보고 안타깝게 느끼시지 않은 분은 거의 없을 거에요.

빚더미에 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장과 그 아내에 대해, 오죽하면... 이라는 마음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궁지에 내몰린 가족을 구할 길이 진정 없었는가 하는 반성의 시점이기도 한 것 같고요. 다만 자식 살해에 대해서는 '살인이라는 점은 인정하나 부모 없이 남겨질 아이들을 생각하면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의견이 분분한 것도 왜 그런 의견이 나오는지는 이해는 갑니다만...


이번 사건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건, 언론에서 '동반자살'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성인 두 명이 같이 자살을 선택한 것도 아니고, 생사의 선택권이 없는 아이들을 부모가 소유물로 생각하고 살해를 하는 건 명백한 비속살해죠. 다만 언론에서는 '비속살해'라는 말도 쓰기는 아직까지는 좀 꺼려지는지 동반자살도, 비속살해도 둘다 표현을 피하고 일가족의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표현만 쓰는 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사건일수록 '비속살해'라는 점을 명백하게 알려줘야, 혹시라도 비슷하게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부모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길을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식의 미래가 걱정되어서, 혹은 불행해지는 길보다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판단은 오로지 부모 혼자의 상상이지, 그 아이들이 살아남아 남의 손에 맡겨져서 성장한다 한들, 항상 불행한 삶을 살거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지나치게 성급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부모라는 큰 울타리가 없으면 자식들의 삶이 힘들어지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있지만 삶에는 절대적인 일은 존재하지 않죠.

부모라는 울타리가 있어도 정신적, 신체적으로 학대받고, 지지받지 못하고 비뚤어지고 엇나가는 삶도 수두룩하고,

부모 없이도 어엿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상상하기 싫지만 설령 힘든 삶을 살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더라도 그것은 온전히 자식들 본인의 선택이어야지 부모의 선택이 되어서는 안되는 거죠.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물이 절대 아니에요. 

아이들은 부모의 DNA를 전하기 위해 부모의 몸을 빌려 태어났고, 인간의 성장과정 상 오랜 기간 양육을 받긴 하지만 그렇다고 부모가 마음대로 생명을 박탈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소유물이 아니기에 학대해서는 안되고 인격체로 대해야 하듯, 소유물이 아니기에 그 아이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해서 가능성을 짓밟는 건 결코 용서받을 수 없죠. 이 점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과정과는 완전히 별개로 생각해야 하지만 심정적으로 안타까운 사건이다보니 그게 어려운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도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 '가슴아픈 감정이입'이야말로 비속살해의 끔찍함을 가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사건의 본질은, 부모든 자식이든 양쪽 모두의 입장에 공감해야 하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날 때까지, 그리고 부모가 이런 잔인한 선택을 하도록 사회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가 반성해야 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살해 사건에서 절대로 동반자살 같은 단어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밍이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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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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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iere
IP 39.♡.59.237
05-06 2019-05-06 11:54:10
·
동감입니다! 이건 일가족의 비극적인 선택 이런 카피는 쓰지 않았으면 합니다.
미망
IP 211.♡.141.189
05-06 2019-05-06 12:11:29
·
동의합니다
비속살해를 얘기하기만 해도
무슨 감정도 없는 사람취급하는 거나 자제하면 좋겠습니다
MsMn
IP 113.♡.94.47
05-06 2019-05-06 13:25:48 / 수정일: 2019-05-06 13:26:10
·
동반 자살이 잘못된 용어가 아니라 적용하지 말아야 할곳에 쓰는 기레기가 문제죠. 실제 동반 자살인 사건도 있고, 용어는 잘못 없습니다.
무밍이
IP 221.♡.211.23
05-06 2019-05-06 18:32:05
·
성인 둘 이상이 자살을 기도했다면 동반자살이겠죠. 용어 자체는 잘못이 없습니다만 많은 경우 가족의 "동반자살"을 운운하며 가족은 자식 포함 운명공동체라고 은연중에 강요하는 것 같아서 저는 이 용어를 굉장히 신중히 사용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인들이 본인의 의지에 따른 동반자살도 가능하면 집단 자살 시도 이런 식으로 용어를 바꾸면 어감도 확 달라지겠죠.
Uncensored
IP 59.♡.117.99
05-06 2019-05-06 14:20:18
·
공감합니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 방안에 중점을 두고 기사가 쓰여져야 하는데 기레기들은 자극적인 면만 부각시키고 있죠.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가 기존의 선별적 복지제도를 개혁할 단초가 될 중요한 사건입니다.
보편적 국민복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정책 중의 하나입니다.
기레기들의 선동으로 이 사건이 감정낭비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움니아
IP 175.♡.48.202
05-07 2019-05-07 08:44:22 / 수정일: 2019-05-07 08:46:16
·
할머니 할아버지 친인척.. 그 아무도 도움받을 수 없는 상태에, 보육원에 보내질 나의 아가들..

극심한 우울증에 저 상황에 대한 해결을 그 누구도 해 줄 수 없습니다.

단편적인 본인 경험으로, 이 세상에 가장 복잡하고 단정 짓기 어려운 가정사는 그저 안타까움으로만 끝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무밍이
IP 112.♡.187.12
05-07 2019-05-07 09:34:06
·
상황에 대한 해결을 못하는 사회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구요.
'보육원에 보내질 아가들'이 불쌍해서 그 아가들이 살아나갈 삶의 모든 가능성을 부모가 빼앗는 건 또 완전 다른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데도, '앞으로의 삶이 힘들 것 같아서' 아이들을 죽이는 건 복잡하고 힘든 가정사와는 별개로 부모로서 잘못된 생각이 낳은 안타까운 결과니까요.
움니아
IP 110.♡.52.16
05-07 2019-05-07 13:22:37
·
@무밍이님 응당 당연한 말씀입니다. 본인의 삶이 아닌 이상. 단정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직접 도움 준다고 해도 역시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고 도움준적도 없는 완전한 제3자는 더욱 그렇다는 마음입니다.

다만, 말씀 주신 사항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진정성 있게 사회적 제도를 통해 직간접덕으로 도움을 줘야 합니다. 그리고 시민들도 언론이나 사람들은 동반자살같은 엉뚱한 원인으로 몰고가서도 안되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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