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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마흔 다섯 살 78

303
2019-05-05 16:14:56 125.♡.163.76
heejune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1. 저는 사십오 년을 살았습니다.


2. 나이가 시간이 내게 남긴 흔적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십 대 무렵, 저는 시간이라는 것이 그저 무형의, 무한한 어떤 것이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생각하며 살지 않았습니다. 저는 빨리 이십대가 되고 싶었습니다. 어른들이 쌓아 놓은 훈육이라는 담장을 어서 빨리 넘고 싶어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마치 학교의 수업시간에 몰래 학교 담을 넘고 싶어하는, 그런 욕망과 같았습니다. 일탈과 일상의 경계에서 저는 고민했지요. 쉽지 않은 삶이었습니다. 


3. 그렇게 이십 대를 맞이했을 때, 비로소 담장 밖의 세상으로 나왔을 때, 저는 여전히 담장 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왔고, 수능시험을 다섯 번 보았으며 2년제를 포함 세 곳의 대학을 거쳐갔습니다. 두 곳은 자퇴를 했고, 이십 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겨우 사년제 대학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겨우.


4. 삼십 대는 절망의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생활은 전무했고, 저는 여전히 학생의 신분에 머물렀습니다. 금전적인 어려움이 뒤따르기 시작했고, 저는 고민을 했습니다. 저의 꿈은 글을 쓰는 것이었고, 그 목표만을 갖고 지난 시간을 보내왔지만, 정말로 내가 글을 쓰면서 살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궁핍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삼십 대를 버텼습니다. 삼십 대 후반, 석사를 마치고 박사를 등록해야 했지만 입학금이 없었고, 저보다 아홉 살이나 어린 대학원 선배이자 조교 선생님에게 입학금을 빌려야했습니다. 그리고 그 조교 선생님은 제가 어려울 때 많은 도움을 주었고, 지금은 제 아내가 되었습니다. 


5. 사십 대. 저는 사십 대가 되었습니다. 지난 살아 온 날보다, 이제 앞으로 살아 갈 날이 더 짧아지는 시기가 온 것입니다. 아마도 저는 이제 인생의 변곡점에 서 있는 것은 아닌가, 고민을 합니다. 나이라는 것은, 결국 시간이 제게 남긴 생채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무엇을 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에 머물러 있습니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도전하고자 하지만, 결국 기존의 무엇인가가 저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6. 제 인생은 '늦음의 인생'이었습니다. 어린시절 몸이 아파 아홉살에 초등학교에 입핵했고, 그것은 제게 늘 불편한 핸디캡이었습니다. 대학도 늦게 입학했고, 군대도 늦게 입대했으며, 결혼도 늦게 했습니다. 


7. 하지만 저는 문득 깨닫습니다.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는 말을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결국 시간의 흐름을 거부하려는 자기 합리화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제 늙어가고, 그 늙어감을 감당하기로 했습니다. 이 시점에, 꼭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8. 늦으면, 늦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고 싶지만, '늦었다'는 것이 발목을 잡게 되어 포기하게 된다면 그것은 결국 엔진이 멈춰버린 자동차처럼 '정체'되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비록 느려도, 꾸역꾸역 조금씩 멈추지 않고 나아가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생각하는 목적지에 못 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정체되어 아예 갈 수 없다는 것이 정해진'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9. 최근에 저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삶이 너무도 힘겹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가 사십 대의 삶을 거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내가 십 대, 혹은 이십 대의 삶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십 대와 이십 대의 관점에서 사십 대는 뭔가를 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사십 대의 삶을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비록 쉽지 않은 시기라면, 그리고 그것이 사십 대의 삶이라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저의 삶을 살기로.  


10. 요즘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졌습니다. 제 일을 즐기기 어려워졌습니다. 하루가 힘이 들었고, 그래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뭔가 계기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어버이 날이 다가와 본가에 올라와서, 문득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사십 대는 뭐랄까 좀 외롭고 고독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찬란한 하루, 이런 글을 올려 죄송하고, 혹시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클량의 모든 분들, 멋진 하루들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heejune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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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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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78]
누벨바그1999
IP 121.♡.235.162
05-05 2019-05-05 16:17:35
·
많이 공감합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blowtorch
IP 211.♡.5.111
05-05 2019-05-05 16:18:21
·
어휴..클량 아재들에게는 십분 공감되는 얘기네요.
진솔하게 써주셔서 참 잘 읽었습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gorbachyov1
IP 182.♡.188.85
05-05 2019-05-05 17:33:57
·
네?! 내감동 물어내욧!
outronet
IP 112.♡.223.179
05-05 2019-05-05 17:36:29
·
아니, 이보시오. 글쓴이 양반 ;;;;;
noongom
IP 1.♡.107.194
05-05 2019-05-05 17:46:26
·
주위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행운이고
결혼했다는 것은...

좋은 밤 되세요.
izit
IP 125.♡.204.208
05-05 2019-05-05 17:51:59
·
헉.. 못됐어! 제 감동 내놓으세요
앗싸가오리
IP 175.♡.144.110
05-05 2019-05-05 18:08:35
·
감동브레이커 ㄷㄷ
_IU_
IP 59.♡.233.34
05-05 2019-05-05 20:06:36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는걸...
삭제 되었습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바람속나무
IP 39.♡.198.244
05-05 2019-05-05 16:21:50
·
오롯이 가족을 위한 몸이 되어 버린...45세...당연한것도 같지만 억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이렇게 살아가는 거겠죠. ㅎㅎ
오호라
IP 115.♡.1.42
05-05 2019-05-05 16:22:29
·
좋은글 공감합니다. 그리고 결혼하고 자녀 있으시면 인생의 2/3는 성공 하신겁니다.
어나더씽커
IP 182.♡.177.24
05-05 2019-05-05 16:23:19 / 수정일: 2019-05-05 16:24:12
·
동갑내기로써 공감하며 응원합니다! 이전에 쌓아놓은 것을 소비하며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삶이 아닌, 하루하루 공부해야만 치열한 이 세상에 살아갈 수 있는 일을 업으로 삼은 제 삶과 비슷해 보이네요. 내일부터는 새로운 삶이다~ 라고 다짐하며 낮 술 한 잔 하면서 댓글을 달아봅니다.
zston
IP 27.♡.243.42
05-05 2019-05-05 16:24:31
·
40대 후반 독신남이 여기...
공감과 함께 부러움을 이글에 드려요^^
로끄
IP 175.♡.21.13
05-05 2019-05-05 16:25:00
·
저도 일을 그만둔지 1년이 다 되어갑니다.
다시 가고 싶어도 쉽지 않네요.
들어가도 맞지않고 전 제 가족이 있지만 더 고독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었습니다.
구구절절 맞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어디 들어가야 효도한다는 시집간 누나의 말이 오늘따라 가슴을 찌릅니다.
저도 작성자분처럼 받아들여야 하나 생각해보는 하루네요.
이젠 공부를 해도 아내눈치가 보이네요.
삭제 되었습니다.
optimum
IP 125.♡.65.79
05-05 2019-05-05 16:25:59
·
동갑 혹은 비슷한 연배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지금 직업까지 방황을 10년 가까이 해서 많이 동감됩니다.
paper
IP 220.♡.214.183
05-05 2019-05-05 16:26:14
·
님보다 5살 많고...저도 학교에 근무하는데..요즘 제 생각은 인생 별거 없이, 남하고 비교하기 말고, 주어진 조건에서 즐겁게 살자로 바뀌는것 같습니다..나이가 5자로 시작하는 때는 이제 새로운걸 시작하기보다, 신이 내게 주어준게 이 생활임을 인지하고 인정하고 살아야 할 듯 합니다..
실모샤
IP 222.♡.205.191
05-05 2019-05-05 16:27:27
·
일단 9살 연하에서 잠깐.....울컥했습니다.
어쨌든 남 일 같지 않은 글이네요. 저한테도...
버미파더
IP 152.♡.203.209
05-05 2019-05-05 16:28:30
·
세상에 나 같은 사람 하나 있는게 나쁜 일은 아니네...
정신적으로 방황하던 20대 후반에 성경을 읽다가 문득 다가온 내면의 소리 덕분에 잘 버텨내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지구를 거쳐간 사람 수만큼 각기 다른 인생들이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거죠.
때로는 방법 없이 버텨내야 하는 시기도 있고, 때로는 예건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것도 있고...

Up and Down을 계속하며 앞으로 나가는 것이 우리를 살아있다고 느끼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살아 있는 한,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미약하게나마 전진하는 하루하루가 모여,
몇 년 뒤에는 뭔가 이루고 변화하는 열매를 얻게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저 화이팅 /ㅡ_ㅡ/;; 입니다.
건어물육식공룡
IP 183.♡.162.119
05-05 2019-05-05 16:29:07
·
등록금을 빌려줄정도면

이미 마음속에...!!
미스터한량
IP 113.♡.203.114
05-05 2019-05-05 16:39:36 / 수정일: 2019-05-05 16:39:46
·
동갑으로서 공감가네요. 나이 듦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거 그리고 웬만한건 내려놓고 살기
필유린
IP 106.♡.142.250
05-05 2019-05-05 16:39:51
·
응원 보냅니다.
님께도, 제게도,,,,,,,,,,
틸란드시아
IP 211.♡.158.1
05-05 2019-05-05 16:57:50
·
글이 참 멋지다고 느끼게 되네요 표현도 고급스럽고 저도 이렇게 글을 잘 싸보고 싶네요
gattrix
IP 207.♡.31.197
05-05 2019-05-05 17:01:15
·
동갑이시네요.
공감이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1기사
IP 183.♡.175.217
05-05 2019-05-05 17:13:12
·
내년이면 사십대라서 많은 생각이 들던참인데 좋은 글을 읽었네요. 받아들인다는게 무수히 많은 과정과 고민을 거치겠지만 그래야 나름 즐길수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돈컴즈
IP 112.♡.123.81
05-05 2019-05-05 17:19:44 / 수정일: 2019-05-05 21:05:24
·
비슷한 연배에 공감이 갑니다.
삶의 가장 큰 특징은 고유하다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야하고 그럴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사회적 기준보다 빠르다 느리다 라는 말 자체가 우리가 얼마나 사회에 길들여져 있는가를 나타내 주는 거겠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삶의 본질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숱댕이
IP 58.♡.115.219
05-05 2019-05-05 17:24:26
·
글애서 인품이 느껴집니다. 님의 글을 읽고 나서 저도 한 단계 성숙해짐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성심성의
IP 58.♡.229.8
05-05 2019-05-05 17:32:51
·
많이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continuum
IP 223.♡.8.98
05-05 2019-05-05 17:39:15
·
공감합니다
연우아빵
IP 39.♡.46.251
05-05 2019-05-05 17:39:30
·
뭔가 즐기며 하는일이 직업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렇지 못하죠 너무 평범하게 살고있구나 하고 요즘 생각이 들어요
함께가자
IP 112.♡.11.214
05-05 2019-05-05 17:40:51
·
글에서 인생에 대한 통찰이 느껴집니다. 저 또한 같은 40대로서 제 삶에 대하여 한 번 돌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봄이좋은나이
IP 125.♡.46.245
05-05 2019-05-05 17:45:10
·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설국기관차
IP 211.♡.194.182
05-05 2019-05-05 17:46:20
·
추천합니다
n2morrow
IP 110.♡.52.170
05-05 2019-05-05 17:52:51
·
형님, 건강하십시오.
realtree
IP 39.♡.50.158
05-05 2019-05-05 17:53:56
·
저에게도 현재 조은친구들이 있지만 글쓴분처럼 인생에대한 깊은사유를 할줄아는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글쓴이 보다 몇살 많기는하지만 저나 친구들이나 아직도 철업는 애들같아서 인생에대해서 아직도 성찰이 부족한거 아닌가 느낌니다
1year12
IP 119.♡.6.208
05-05 2019-05-05 17:56:34
·
당신의 살아온 인생과 앞으로의 살아갈 인생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글을 통해 나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내 인생도 파이팅하려 힘내봅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pjm13
IP 119.♡.49.111
05-05 2019-05-05 18:19:05
·
공감합니다
DARREN
IP 39.♡.51.245
05-05 2019-05-05 18:31:14
·
정확히 말하자면 늦은 나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주변에서 보기에 늦어보이는 나이가 있죠. 문제는 주변이 도와주질 않는다는 것, 되려 방해를 한다는 것이지요.
홍치리
IP 58.♡.76.136
05-05 2019-05-05 18:32:12 / 수정일: 2019-05-05 18:32:31
·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공감이 많이 가는 글입니다... 글을 정말 잘 쓰시네요..
부울루
IP 115.♡.52.244
05-05 2019-05-05 18:33:16 / 수정일: 2019-05-05 18:33:35
·
국문학 박사선생님이신 걸로 기억하는데 역시 글을 참 정갈하게 잘 쓰시네요. 비슷한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아재로서 많이 공감이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폴라티
IP 58.♡.162.227
05-05 2019-05-05 18:45:09
·
인생은 그저 고통의 연속일 뿐입니다.인정하는 순간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더라고요
도토라
IP 61.♡.185.64
05-05 2019-05-05 19:06:54
·
힘~~~~ 내세요~

밀키아빠
IP 49.♡.236.132
05-05 2019-05-05 19:06:57
·
돈 많다고 행복하지만은 않을겁니다. 현재에 감사하며 사는게 행복아닐까요
삭제 되었습니다.
명랑청년™
IP 110.♡.59.233
05-05 2019-05-05 19:19:28 / 수정일: 2019-05-05 19:28:07
·
누군가 제게 살아갈 이유가 뭐냐 물어보면 아마 '희망'때문이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정신적 죽음과도 같은 절망의 해독제이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니까요. 나이가 먹으면 서글퍼 지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살아갈 이유가 대체로 줄어든다는 점 인것 같습니다.과거에는 스스로 찾지 않더라도 수많은 꿈들이 있었고 그것을 기대하면서 힘든 순간들을 넘어설 수 있었지만, 삶의 시계가 오후 4시 쯤으로 오고서는 그 꿈들의 많은 것들을 붙잡고 있기가 힘들게 되었으니까요.
내가 어느 시간에 서 있느냐를 아는 것은 중요하며, 그 시간에 과거의 아쉬움을 생각하기보다 그 시간에 꼭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것만이 내게 주어진 시간 가운데 가장 좋은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일테니까요. 그리고 제게 있어서 이 시간에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조금은 조용한 가운데 나를 들여다 보는 것 입니다. 그토록 많은 관계들이 밖으로 향하다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안으로 향할 때 조금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독한 순간을 조금은 더 즐기고 있네요. 그 고독이 조금 더 제가 살아갈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케 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어린 시절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때에 비하면 너무나도 적은 양의 희망이며 가능성 또한 적어진터라 어린 시절의 무한에 가까운 희망을 생각하면 우울해 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양의 희망이 제게는 정말 소중합니다. 그게 없더라면 당장 눈 앞의 일들만을 처리하며 무의미에 가까운 삶을 살았을 것이니까요. 아마 매일 절망감에 살았을 겁니다. 비록 지금도 가진 것도 없고 삶도 팍팍하지만 아직도 전 할 수 있을거라는, 행복할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 믿음으로 이 시간을 충실히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법정 스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고독은 옆구리에 스치는 시장기 같은 것이라고요. 희망은 바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반복적으로 올 시장기에 필요한 연료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끊임없이 섭취하지 않으면 고독은 고립이 되고, 결국 죽음의 상태가 될 게 뻔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리의 나이에 제한된 희망을 찾아 섭취하여 계속 건강을 유지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것만이 비록 10대, 20대는 아니더라도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네요. 많은 클리앙 분들이 그러한 살아갈 이유를 계속 찾아서 섭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mixer
IP 110.♡.154.103
05-05 2019-05-05 22:52:13
·
전 오히려 그대의 댓글에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gogy
IP 211.♡.246.251
05-05 2019-05-05 19:47:42
·
많이 공감합니다. 글 쓰신 분이 언급 하셨듯이, 사십대는 외롭고 고독한 시간의 연속이더군요. 묵묵히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 모습에 작은 응원을 보탭니다. 작은 성공들이 계속 이어 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케이군^^
IP 1.♡.113.162
05-05 2019-05-05 19:49:31
·
글이 좋네요 저랑 나이가 비슷하신것 같아요...
ANON
IP 125.♡.69.133
05-05 2019-05-05 20:03:58 / 수정일: 2019-05-05 20:04:54
·
항상 남들보다 늦는 인생이라는 점이 저와 같아 더욱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다만 저는 늦는다는것이 오히려 제 삶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 왔습니다.
"남들보다 늦었기 때문에 지금 더 힘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이 악물며 살아왔구요.
그래서 늦게 시작한 인생단계별 과정들이 남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남겼습니다.

언젠가 남들을 역전하는 순간이 올겁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역전... 안하면 또 어떻습니까? ^^
어차피 다 늙어 사라질 우주의 먼지들이....
_IU_
IP 59.♡.233.34
05-05 2019-05-05 20:11:51 / 수정일: 2019-05-05 20:12:22
·
방구석 사십대 오늘도 이불속
자리한켠엔 아까끓여먹은 자장그릇냄새가...
해가진지오랜데 티비는 꺼져있고
까만방에서 아이패드로 막 짚어대는
신디사이져 소리만 둥당거리고...
가치는 내가 만들어가는거지 하면서도
아무것도 하기싫은 화창한 날이었습니다.

울컥안할겁니다.
내일이면 또다시 출근이니까요.

Ice뷁
IP 125.♡.94.243
05-05 2019-05-05 20:11:57
·
저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단 말장난 싫어합니다.
그렇다면 연봉도 숫자에 불과하고
혈압도 숫자에 불과하죠.
삭제 되었습니다.
바나나맛두부
IP 221.♡.73.152
05-05 2019-05-05 20: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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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이지만 첫구절부터 흡입력있게 읽어내려갔어요 ㅎ 글에 소질이 있으신건 맞는거 같아요 ㅋㅋ 힘내시고 여태 살아오신 일대기만 쓰셔도 매우 흥미가 넘칠것 같아요 가정의달 훈훈한 글 읽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글에서만 봐도 느껴지는 마음씨 따뜻한 아내분은 정말 부럽습니다 ^^
클까성
IP 210.♡.60.225
05-05 2019-05-05 20:41:50
·
사람들마다 인생의 길이와 속력은 다르죠. 공감되는 내용이 많네요. 파이팅!
지금해볼까
IP 121.♡.132.128
05-05 2019-05-05 20:53:55
·
저는 남은 날들 중 지금이 가장 어리고 예쁘고/멋있고 체력이 좋은 때라고 생각하며 지냅니다.
아제로써
IP 218.♡.203.233
05-05 2019-05-05 21:02:07 / 수정일: 2019-05-05 21:03:20
·
공감합니다. 사십대 막바지인 나이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받아드려야 한다. 수동적인 받아드림이 아닌 뭐랄까? 주체적이고 유쾌한 받아드림이라고나 할까.' 입니다. 인생이 그런거겠죠. 그리고 Show must go on 입니다.
별똥아비
IP 175.♡.161.181
05-05 2019-05-05 21:10:37
·
마치 제 삶과 같네요. 20대중반에 대학입학과 늦은나이의 군대.. 30대 초반에 갓 사회진입에 30대후반이되어서 박사를 고민하는 나...너무나 공감가서 눈물이 납니다.
설레임
IP 175.♡.22.23
05-05 2019-05-05 21:15:33
·
결국엔 돌아돌아 오면 처음처럼 내가 누구지?로 돌아오는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나를 잘아는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인것같아요
쇼팽좋아
IP 218.♡.181.30
05-05 2019-05-05 21:24:10
·
와..생각이 너무 멋지시네요. 이런게 인생 선배님의 조언이 아닌가 싶습니다.
sejinitt
IP 223.♡.29.204
05-05 2019-05-05 21:26:10
·
글쓰는 일이 직업이 되셨을까요 ㅎㅎ
purplesnow
IP 61.♡.100.240
05-05 2019-05-05 21:32:25
·
비슷한 연배라서 그런지 몰라도 격하게 공감이 됩니다.
힘내시죠
Dike
IP 182.♡.98.72
05-05 2019-05-05 21:46:28 / 수정일: 2019-05-05 21:47:04
·
비슷한 나이고, 비슷한 상황도 있었던 것 같고 해서 많은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그
럴 나이인가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도 다시 뭔가 새로운 동인이 필요해서 삶의 길을 약간은 틀어보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가 싶지 않아 걱정도 앞섭니다만...여하튼.. 힘내세요~~~
지금현재
IP 113.♡.89.78
05-05 2019-05-05 22:15:30
·
받아들인다라?
쉽지 않을 일인거 같습니다.
좋은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양시제이투
IP 49.♡.207.170
05-05 2019-05-05 22:26:39
·
전 30대 중반을 넘기고 40대를 향해 가고 있는데 느껴지는점이 많네요.
많은분들이 글쓰신분과 다르지 않을것 같습니다.

clien__
IP 58.♡.172.171
05-05 2019-05-05 22:56:49
·
쓸데없이 인생에 의미 부여하려니까 힘들죠. 우주의 먼지보다 못한 존재인데...
gift
IP 110.♡.9.96
05-05 2019-05-05 23:06:31
·
우주의 먼지만도 못하지만 온 우주에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지요. 먼지만도 못하다고 먼지만도 못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건 아니겠지요.
eclipse4j
IP 112.♡.86.17
05-05 2019-05-05 23:25:30
·
인생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인간이니까요.. 그냥 막연하게 먼지만도 못한 존재야 하고 살 필요는 없다고 봐요~
base
IP 223.♡.22.182
05-05 2019-05-05 23:07:44
·
대기만성
나루룰루
IP 211.♡.116.51
05-05 2019-05-05 23:18:44
·
나이에 강박을 갖지마세요. 지구가 태양을 돌아간 횟수랍니다.. 삶에 순서는 있어도 속도는 없다고 생각해요
움니아
IP 175.♡.21.7
05-05 2019-05-05 23:19:26
·
굳이 9살을 언급할 필요 없어 보였다가..

그것이 또한 삶의 고뇌일까 생각해 봅니다.

직접 격어보지 못한 부분은 역시나..
디지
IP 175.♡.79.211
05-05 2019-05-05 23:20:26
·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데
그런 나의 선택에 남의 잣대를 들이 대니 복잡해지는 거 같아요..
인생의 선택의 연속이라는거 자체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결과는 결국 우주의 먼지이니까요..
바닥비행
IP 218.♡.59.246
05-05 2019-05-05 23:26:17
·
그냥 같이 술 한잔 하고 싶습니다....... 저도 올해 44살(맞는가 모르겠네요..이젠 별 의미가 없으니...)입니다.
phlipismine
IP 107.♡.241.10
05-06 2019-05-06 00:04:54
·
제가 좋아하는 책, 개는 말할 것도 없고 가 보여서 더 반갑습니다. 비슷한 나이를 먹은 사람으로서 응원합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조이9012
IP 59.♡.63.79
05-06 2019-05-06 00:19:49
·
1. 저도 1975년생입니다.

2. 나이 설흔 여덟에 석사과정에 들어갔습니다. 직장다니면서 다닐 수 있는 특수대학원이나 교육대학원이 아닌 전업으로만 해야만 하는 전업대학원으로요.

3. 음악치료. 여자가 93%이고, 대부분은 음악전공자입니다만, 저는 비전공자이네요.

4. 부모가 늘 어렸을 때부터 결혼을 반대해왔네요. 그래서 24살부터 38까지 쉼 없이 있던 여친과 핑게지만 결혼도
하지 않다 대학원 다니면서 헤어지니 그 이후로는 완전 멀어지네요.

5. 여전히 결혼 못(?)하고 있습니다.

6. 글 쓴 이와 다르게 저는 박사과정 하지 않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름 부산에 중소기업 다니는 사람중엔
안정되게 살고 있어요.

7. 그런데 29개월동안 소개팅 19번 했는데, 전혀 안생기네요. 그나마 나이드니 유부녀만 꼬여요. ㅎㅎ
글 쓴 이는 승자십니다. 무려 9 살 어린 여친분이 학비를 빌려주고, 그런데 그 분이 대학원까지 다녔다니요?
저는 꿈도 못 꿀 일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하는 연애가 어떤지 아십니까? 일단 만날때가 없습니다.
그래서 소개로만 만나요. 소개로 만나니 나이 든 분들은 참 안타깝지만, 생기(?) 있는 경우가 매우 적습니다.
생기가 있으면 대체로 예의가 없어요.

8. 여기서 예의란 일주일 전에 정해진 약속시각을 하루 이틀 전에 바쁘거나, 만나고 집에 가면서 곧장
잠수타거나, 데이트 비용을 일방으로 다 부담하게 하거나, 뭐 그런 것들 이네요. 뭐 지내면서
생기도 있고, 데이트 비용도 잘 분담하거나, 부담안되게 하는 분도 있네요. 그런데 그 분들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시네요. ㅎㅎ.

9. 글 쓴 분 다른 고민은 이해되지만, 결혼 부분은 승자이십니다. 그래도 나이 들어서 공부하고
고민하는건 너무 이해가 되어요. 혹시 이 글 보고 생각 있으시면 쪽지주셔요. 부산 오시면
제가 소주 한 잔 사드릴께요. ㅎㅎ
둘째아들
IP 223.♡.28.59
05-06 2019-05-06 00:23:43 / 수정일: 2019-05-06 00:24:15
·
차분한 글에 많은 공감을 느낍니다 특히 받아들인다는 표현이 많이 와닿네요 발표된지 조금 지났지만 가사에 위로받은 노래가 생각나서 공유해 봅니다 좋은 밤 되세요


blueblue
IP 180.♡.0.88
05-06 2019-05-06 00:42:07
·
같이 늙어가는 입장에서 글쓰신 분의 삶을 응원하고 싶네요.
삭제 되었습니다.
Insight
IP 211.♡.69.94
05-06 2019-05-06 01:08:45
·
나이는 숫자일 뿐입니다!^^
Nuyizzz
IP 118.♡.88.61
05-06 2019-05-06 01:28:24
·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삭제 되었습니다.
캐사린
IP 115.♡.163.21
05-06 2019-05-06 02:07:50
·
이렇게 근사한 글을 쓰시는 분이라면 분명히 근사한 마흔 다섯살이실거 같습니다^^
농담을 하자면 몸이 아프셔서 아홉살에 학교에 가셨지만 아홉살 어린 아내분을 얻었다면 나쁘지 않은거 같습니다ㅎㅎ
최근 인생이 고독하다고 느끼던 참이었는데 좋은글로 위로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파란나침반
IP 150.♡.162.180
05-06 2019-05-06 03:11:32
·
억만년만에 답글 달게 만드는 글이군요. 비슷한 처지에서 글을 읽다가 제글 인가 싶은 정도로 (저는 심지어 결혼도 못!했습니다) 공감하면서 소름끼쳤네요. 이제는 이삼십대를 살고 있다는 착각을 나와서 이제 사십대를 산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하셨다는데에서 저도 쿵!했습니다. 저도 일찍 그랬어야 했다는 생각이, 지금은 너무 늦어버린 모든 내 주변의 현실이, 모두다 답답하고, 절망스럽고... 그런 사람 하나 또 있다는 혹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댓글 남깁니다.
힘내십시오. 그래도, 미래를 함께할 가족이 있으시니....많이 이루어 놓으신 삶입니다.

왼손의생각
IP 173.♡.107.7
05-06 2019-05-06 03:27:58
·
저도 비슷한 나이인데 저는 그냥 사람은 어차피 수없이 태어나고 죽어가면서 지나가는 생명체의 하나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 살수 없는 삶이기에 하고 싶은것 하며 즐겁게 살아가는게 최고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그래서 사회적 책임감 같은것도 많이 내려놓고 현재 남은 젊음을 많이 즐기려고 하네요.

글쓰는 지금도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youhaded
IP 218.♡.249.132
05-06 2019-05-06 03:30:20
·
공감능력 없는 이맛클 댓글이라 죄송합니다만..
45년 후면 평균수명도 90세가 넘기 때문에.. 아직 절반 이상 사신건 아니라고 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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