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들이 꼭 힘든 사람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 운운하죠.
이건 그렇게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에요
다른 연예인들이 당한 것과 다른거에요.
상식적으로 안 당해도 될 억울한 일을 당한겁니다.
단단해지기는 뭘 단단해져요.
제가 얼마 전에 올린, 회사 내 음주강요와 똑같은거에요.
술을 마셔야 늘긴 뭐가 늘어요.
그게 술 마시면 죽는 사람한테 할 소리인가..
이런 일은 애초에 없어야 맞는거죠.
한자 문화권 사람들이 미국과 처음 접촉했을 때, president라는 직함은 아주 낯설었습니다. 하늘이 천자(天子)를 정하고 천자가 천명(天命)을 받들어 지상의 인간을 다스리는 것이 정치인 줄 알던 사람들이, ‘인간의 대표’가 통치권을 행사하는 체제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중국인들은 처음 영어 발음에 가깝게 ‘백리새천덕(伯理璽天徳)’이라고 썼는데, 발음만 표시하는 게 의미가 없어 곧 총통(總統)으로 바꿨습니다. 신해혁명 이후 쑨원의 직함 ‘대총통’은 총통보다 한 등급 위로서, 자기네 국가원수가 미국 국가원수보다 높아야 한다는 ‘중화의식’의 발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president를 대통령(大統領)으로 번역했습니다. 통령은 본래 오늘날의 영관급에 해당하는 군사 지휘관이었습니다. 거기에 대(大)만 붙여서 자기네 관직 체계 안에서도 중간급 정도밖에 안 되는 위치를 부여한 겁니다. 직함 뒤에 붙이는 존칭도 폐하 전하 저하 합하 아랫급인 각하로 정했죠. 역시 미국을 얕잡아 보려는 의식의 소산이었습니다.
우리는 처음 미국과 통상조약을 체결할 때는 중국식 번역어를 써서 ‘백리새천덕’이라고 썼습니다. 그러다가 1890년대부터 일본식 번역어인 ‘대통령’으로 바꿨습니다. 1919년 3.1운동 때에 한성 정부는 ‘집정관 총재’, 상해 정부는 '국무총리', 노령 정부는 ‘대통령’을 행정부 수반의 명칭으로 제시했습니다. 일본식 용어에 익숙했기 때문일 겁니다. 장관(長官) 역시 조선총독부 관제에 처음 썼던 말입니다. 일본인들은 식민지 관제에만 장관이라는 직위를 두었습니다.
일본인 가수가 ‘천황’이라는 말을 썼다는 이유로 시끌벅적합니다. 대통령이라는 말을 일본인들이 만들어냈듯, 천황이라는 말도 일본인들이 만들어낸 겁니다. 일본 역사에서 천황이 ‘세속 군주’였던 기간은 상대적으로 아주 짧습니다. 일본 천황은 로마 교황(敎皇)처럼 일본 종교인 ‘신도’의 대제사장이자 상징이었고, 2차 대전 이후 세속 정치 관여가 금지됨으로써 다시 ‘대제사장’의 지위로 밀려났습니다.
일본인들은 가톨릭의 pope도 교황(敎皇)으로 번역했다 법왕(法王)으로 번역했다 오랫동안 오락가락했습니다. 우리 역시 그랬고요. 하지만 이제 교황(敎皇)이라는 직함의 등급에 문제를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개신교 신자든 불교 신자든 그냥 교황이라고 부릅니다.
‘천황’이라는 직함이 문제라면, ‘대통령’이라는 직함은 더 문제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이름은 천황보다 한참 아랫급이기 때문이죠. 중국식 번역어인 총통은 개념상 대통령보다 조금 더 높은 지위에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고 문재인 총통이라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만든 대통령과 장관이라는 직함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일본인들이 만든 용어이기 때문’이라는 것 말고는 굳이 바꿀 이유가 없기도 하고요. 대통령이라는 말을 그대로 쓰는 마당에, ‘천황’이라는 말에 굳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황(皇)이나 왕(王)이 있다는 거나, 선거로 뽑힌 행정부 수반이 여전히 '대신(大臣)'인 게 자랑하거나 부러워할 일일까요? 일본에는 아직도 천황(天皇)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인정하고, 고대 일본 종교의 대제사장에게 붙인 이름이 지금까지 내려오는 거라는 사실만 알면 되지 않을까요? 천황을 굳이 ‘일왕’으로 격하해 봤자 그래도 대통령보다 위상이 높은 이름입니다. 게다가 '세속 군주'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개념에 더 잘 맞는 '대제사장'이나 '왕무당'으로 바꾸는 건 너무 지나칩니다. 그냥 교황처럼 천황이라고 부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lodi님
그렇다고 할지라도 우리 정서상 일본이 자기네를 높이기 위해 만든 용어인 천황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본군위안부 할머님들이나 징용을 겪으셨던 분들이 아직도 살아계신 마당에 천황이라는 단어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됩니다.
훗날 일본이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하고 그 분들과 그 후손들이 용서를 한다면 고려해 볼 만한 단어긴 할 수 있겠으나
그렇게 쉽게 그 용어를 모두가 사용하는 용어로 부르고 싶진 않습니다.
lodi
IP 175.♡.9.243
05-03
2019-05-03 10:00:08
·
@비온후하늘님
전우용 선생님의 바로 다음 글도 옮깁니다. 동의여부를 떠나 새겨들을만 합니다.
Wooyong Chun
아침에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물었습니다."일왕이 평화주의자라서 아베의 우경화 행보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요?"제가 답했습니다."지금의 일본 천황은 사실상 종교 지도자입니다. 전 세계에 평화주의자 아닌 종교 지도자는 없습니다. 하지만 종교 지도자의 평화 메시지가 세속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일본은 '평화주의자'의 가면을 쓰고 침략 전쟁을 벌였던 역사가 있습니다. 일본 천황의 '평화주의자' 이미지는 일본인들이 필요할 때마다 골라 쓰는 가면 중 하나였습니다. 일본의 우경화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건, 평범한 일본인들의 과거사에 대한 집단적 반성뿐일 겁니다."
한국 언론 대다수가, 일본 천황의 개인적 성향이 일본의 대내외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는 듯합니다. '천황'이 옳으니 '일왕'이 옳으니 따지는 것도, 이런 관점 때문일 겁니다.
@lodi님
지금 일본왕이 종교지도자 쯤으로 격하되어버린 것이 그가 종교지도자여서 그런것이 아닙니다.
항복 선언을 일본왕이 합니다. 총리가 한게 아니구요.
즉 일본왕은 2차세계대전까지만 하더라도 명실상부한 정,종의 지도자였습니다.
지금 이렇게 종교지도자쯤으로 되어버린것은 전쟁침략국이 참패하면서 시작된 수 많은 연결고리들이 맺어져서 나온 결과입니다.
매체가 발전하고 지식의 나눔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가족직계로 이루어지는 사람보다 수 많은 인물중에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이 옳다라는게 대체적으로 적용되는 시대니까요.
작은 나라 몇 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왕정이 있는 나라들은 왕이 더이상 정치, 경제, 종교의 수장이 되지 않습니다.
푸에르토
IP 199.♡.103.254
05-04
2019-05-04 02:52:09
·
@비온후하늘님이분도.. 역시 내용에는 집중 안하고.. 심볼에만 집중하는 분.. ㅋㅋ 모든건 이미지만 중요한거야!!!
사실 사나를 비롯해 일본인들이 역사에 심각하게 무지한건 사실이고 그에따라 아무생각없이 말했다가 충격받고 상처받는 것도 사실이죠. 저들은 아무것도 모르니까요. 그냥 지네 나라에서 맞다 어떻다 하면 그게 다에요 일본인들은 한 번 알고 충격받으면 그걸 알고 쉽게 고치는 학습태도는 좋지만, 그전에는 어떠한 노력도 안 합니다. 저런 일 있기전에 어떻게해서라도 역사관련 언급을 공석에서 하기전에 구글에검색이라도 해봤을까요? 그냥 야후재팬 내수 웹사이트에 검색하고 맞다 하고 끝이죠. VPN써서 구글 접속해서 어떻게든 세상 돌아가려는거 알려고 억압에서 도망가려고 이민가는 중국인들하고 비교해봐요, 섬나라안에 갇혀서 자기들끼리 위로하고 조장해서 맞다 맞다하고 다른건 찾아보려하지도 않으니 저런 결과가 나오는거죠. 그리고 아무생각 없이 했다고 해서 그게 용서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렇게 되어 일본인들이 알고 조심히 하게되는 계기가 되면 좋은거죠. 저도 유학하며 강의때 한 살마이 신사참배해서 마음 편해진다고 야스쿠니사진 보여줬는데 그거보고 화가나서 항의했는데 다른나라 애들은 예민한것같다고하는데 제 조부모님이 일제때 피해자라 저는 민감할 수 밖에없고 항상 상처받고 화가납니다. 이건 반응이 예민한게 아니고 짚고넘어가야할것같습니다. 적어도 민감할수있는거라는거는 되짚어보는게 좋고 상처받을 사람이있다면 공인으로서 안 하는게 좋죠.
아니, 신사참배도 아니고.
비디오테이프로 영화 보던 내가, 어느새 스트리밍으로 보는 시대에 살고있다 정도의 언급인데 도대체 뭘 잘못했다는거에요?
이상한 사람들의 생각처럼 조금 더 꼬아서 생각해도,
'박근혜 대통령이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으로 바뀌었습니다'
라고 하면 제가 대통령이 바뀌어서 아쉬워하는 사람이 되는건가요?
에휴.. 정말 창피합니다ㅠ
이건 예민한 것도 아니고 그냥 꼬인 사람들이에요
반응이 예민한 정도를 넘어 피해망상 수준이십니다만. 쯔위가 대만 국기 흔들었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난리치던 중국인들과 별 다른 점이 있으신가요?
장삼이사
IP 116.♡.9.19
05-03
2019-05-03 07:33:31
·
@Echezeaux님 중국은 대만을 침략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일본에게 침략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죠. 대만인이 중국 국기를 들어서 대만인이 분노했다면 비슷한 일입니다만... 그게 아니니 전혀 다른 예시가 됐죠.
KeiGun
IP 61.♡.148.130
05-03
2019-05-03 09:47:37
·
덴노반자이라고 한 것도 아니고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건가요? 물론 일본에 있어서 연호라는 것 자체가 일왕과 뗄 수 없는 관계이긴 합니다만..
본인이 태어나서 살아온 시대가 지나가고 새 연호가 시작된다.. 10대가 지나가고 20대가 됐다.. 라는 얘기하고 뭐가 달라요?
이게 역사인식까지 논할 문제인가요?
뭘 조심해야 하는거죠? 욱일기라도 흔들었나요?
뭘 얼마나 관심법으로 들여다 봤길래 그런 글 정도로 역사인식 얘기까지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KeiGun님 일제시대를 보낸 우리 할아버지 세대들이 1900년대 나는 유년시절이었다라고 하는 것과 일제시대를 보냈다고 하는 것과 다르듯이 연호와 10대가 지나갔다는 것은 듣는 상대방으로서는 인식이 다르죠. 무슨 말을해도 본인 주장만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타인의 생각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물론 지나치게 연예인을 비하하고 비난하는 것은 문제죠. 거기에 대한 비난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말하는 내용자체가 나와 다른 생각이라고 무조건 이해 못하는 것이라고 욱하실 것 까지는 없어요
350Z
IP 104.♡.34.160
05-03
2019-05-03 04:35:16
·
사나야 기운내자 화이팅
bereberebeup
IP 182.♡.24.252
05-03
2019-05-03 05:11:03
·
아고 ㅠㅠ
식민기
IP 121.♡.216.11
05-03
2019-05-03 07:28:25
·
먼일인지요?
IP 223.♡.212.85
05-03
2019-05-03 07:34:37
·
ㅠㅠ 사나야.. 힘내렴 ㅠㅠㅠㅠ
댕장꾹
IP 125.♡.190.121
05-03
2019-05-03 08:01:59
·
와 진짜 너무 기죽어있네요 메갈 미친련들..
오모하핫
IP 222.♡.150.60
05-03
2019-05-03 08:03:03
·
한일관계라는게 좋을 수는 없는 키워드 입니다만 무조건적인 네거티브는 일본의 극우와 별다를게 없다고 봅니다.
jyp는 sns 개인계정 막은게 관리할려고 한건데 이렇게 큰 문제가 될 포스팅을 그냥 올라게 했다는게 이해가 안되내요. sns 담당자가 있을껀데 멤버 전체가 계정을 공유하고 포스팅한다는게 이상하고 sns담당자가 올릴 것 같은데 의심이 한가득하내요. 대응도 하나없고.. 나중에 sns 담당자의 개인일탈이였다라고 표명하는거 아닐지...
가한
IP 220.♡.55.225
05-03
2019-05-03 18:24:55
·
사나야 ㅠㅜㅜ
/Voll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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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면 좋겠네요 ㅜ
사나 기죽지 마랑 ㅠㅜ
에휴
하이 텐션이 되야 이쁜애인데.. ㅠㅠ
이건 그렇게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에요
다른 연예인들이 당한 것과 다른거에요.
상식적으로 안 당해도 될 억울한 일을 당한겁니다.
단단해지기는 뭘 단단해져요.
제가 얼마 전에 올린, 회사 내 음주강요와 똑같은거에요.
술을 마셔야 늘긴 뭐가 늘어요.
그게 술 마시면 죽는 사람한테 할 소리인가..
이런 일은 애초에 없어야 맞는거죠.
애들은 맞으면서 크는거죠.
애들끼리 주먹질좀 할 수 있는거고요.
내용 알고 보시면 악의적인 왜곡인거 아실겁니다.
댓글을 지우실리도 없을텐데..
솔직히, 말씀하신 경험(과로로 죽고, 술강요로 자살하고 등)이 정말로 있는 사람일리도 없구요.
(그랬다면 감히 그렇게 말하지도 않았을테니)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 충분한 것 같네요.
암튼 사나가 당하듯이 당한 미옹이님도 단단해 지겠죠.
그런데 한국서 활동하는 일본 멤버나 일본서 활동하는 한국인이나 힘든건 어쩔수 없을 겁니다.
그래도 쯔위 보단 나쁜 상황은 아니죠 그 어린애 한테 박진영이 시킨게 -_-
물론 그들과 사나같은 일반 국민들은 구분할 필요도 있고요..
햐.. 할튼 어려운 문제..
안타깝네.. 왠만한 멘탈이면 이제 인터넷 댓글 못읽을듯..
어떻게 해야 위로가 전달 될까요?
ㅠㅠ 사나양 힘내요 제 목소리가 들릴까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사나양 코멘트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할겁니다
물론 대한제국시대부터 그 이전에 우리나라에서는 왜왕이라고 불렀지요.
전우용 선생님이 어제 올린 글을 옮깁니다. 참고하시길.
Wooyong Chun
한자 문화권 사람들이 미국과 처음 접촉했을 때, president라는 직함은 아주 낯설었습니다. 하늘이 천자(天子)를 정하고 천자가 천명(天命)을 받들어 지상의 인간을 다스리는 것이 정치인 줄 알던 사람들이, ‘인간의 대표’가 통치권을 행사하는 체제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중국인들은 처음 영어 발음에 가깝게 ‘백리새천덕(伯理璽天徳)’이라고 썼는데, 발음만 표시하는 게 의미가 없어 곧 총통(總統)으로 바꿨습니다. 신해혁명 이후 쑨원의 직함 ‘대총통’은 총통보다 한 등급 위로서, 자기네 국가원수가 미국 국가원수보다 높아야 한다는 ‘중화의식’의 발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president를 대통령(大統領)으로 번역했습니다. 통령은 본래 오늘날의 영관급에 해당하는 군사 지휘관이었습니다. 거기에 대(大)만 붙여서 자기네 관직 체계 안에서도 중간급 정도밖에 안 되는 위치를 부여한 겁니다. 직함 뒤에 붙이는 존칭도 폐하 전하 저하 합하 아랫급인 각하로 정했죠. 역시 미국을 얕잡아 보려는 의식의 소산이었습니다.
우리는 처음 미국과 통상조약을 체결할 때는 중국식 번역어를 써서 ‘백리새천덕’이라고 썼습니다. 그러다가 1890년대부터 일본식 번역어인 ‘대통령’으로 바꿨습니다. 1919년 3.1운동 때에 한성 정부는 ‘집정관 총재’, 상해 정부는 '국무총리', 노령 정부는 ‘대통령’을 행정부 수반의 명칭으로 제시했습니다. 일본식 용어에 익숙했기 때문일 겁니다. 장관(長官) 역시 조선총독부 관제에 처음 썼던 말입니다. 일본인들은 식민지 관제에만 장관이라는 직위를 두었습니다.
일본인 가수가 ‘천황’이라는 말을 썼다는 이유로 시끌벅적합니다. 대통령이라는 말을 일본인들이 만들어냈듯, 천황이라는 말도 일본인들이 만들어낸 겁니다. 일본 역사에서 천황이 ‘세속 군주’였던 기간은 상대적으로 아주 짧습니다. 일본 천황은 로마 교황(敎皇)처럼 일본 종교인 ‘신도’의 대제사장이자 상징이었고, 2차 대전 이후 세속 정치 관여가 금지됨으로써 다시 ‘대제사장’의 지위로 밀려났습니다.
일본인들은 가톨릭의 pope도 교황(敎皇)으로 번역했다 법왕(法王)으로 번역했다 오랫동안 오락가락했습니다. 우리 역시 그랬고요. 하지만 이제 교황(敎皇)이라는 직함의 등급에 문제를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개신교 신자든 불교 신자든 그냥 교황이라고 부릅니다.
‘천황’이라는 직함이 문제라면, ‘대통령’이라는 직함은 더 문제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이름은 천황보다 한참 아랫급이기 때문이죠. 중국식 번역어인 총통은 개념상 대통령보다 조금 더 높은 지위에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고 문재인 총통이라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만든 대통령과 장관이라는 직함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일본인들이 만든 용어이기 때문’이라는 것 말고는 굳이 바꿀 이유가 없기도 하고요. 대통령이라는 말을 그대로 쓰는 마당에, ‘천황’이라는 말에 굳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황(皇)이나 왕(王)이 있다는 거나, 선거로 뽑힌 행정부 수반이 여전히 '대신(大臣)'인 게 자랑하거나 부러워할 일일까요? 일본에는 아직도 천황(天皇)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인정하고, 고대 일본 종교의 대제사장에게 붙인 이름이 지금까지 내려오는 거라는 사실만 알면 되지 않을까요? 천황을 굳이 ‘일왕’으로 격하해 봤자 그래도 대통령보다 위상이 높은 이름입니다. 게다가 '세속 군주'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개념에 더 잘 맞는 '대제사장'이나 '왕무당'으로 바꾸는 건 너무 지나칩니다. 그냥 교황처럼 천황이라고 부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우리 정서상 일본이 자기네를 높이기 위해 만든 용어인 천황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본군위안부 할머님들이나 징용을 겪으셨던 분들이 아직도 살아계신 마당에 천황이라는 단어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됩니다.
훗날 일본이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하고 그 분들과 그 후손들이 용서를 한다면 고려해 볼 만한 단어긴 할 수 있겠으나
그렇게 쉽게 그 용어를 모두가 사용하는 용어로 부르고 싶진 않습니다.
전우용 선생님의 바로 다음 글도 옮깁니다. 동의여부를 떠나 새겨들을만 합니다.
Wooyong Chun
아침에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물었습니다."일왕이 평화주의자라서 아베의 우경화 행보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요?"제가 답했습니다."지금의 일본 천황은 사실상 종교 지도자입니다. 전 세계에 평화주의자 아닌 종교 지도자는 없습니다. 하지만 종교 지도자의 평화 메시지가 세속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일본은 '평화주의자'의 가면을 쓰고 침략 전쟁을 벌였던 역사가 있습니다. 일본 천황의 '평화주의자' 이미지는 일본인들이 필요할 때마다 골라 쓰는 가면 중 하나였습니다. 일본의 우경화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건, 평범한 일본인들의 과거사에 대한 집단적 반성뿐일 겁니다."
한국 언론 대다수가, 일본 천황의 개인적 성향이 일본의 대내외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는 듯합니다. '천황'이 옳으니 '일왕'이 옳으니 따지는 것도, 이런 관점 때문일 겁니다.
지금 일본왕이 종교지도자 쯤으로 격하되어버린 것이 그가 종교지도자여서 그런것이 아닙니다.
항복 선언을 일본왕이 합니다. 총리가 한게 아니구요.
즉 일본왕은 2차세계대전까지만 하더라도 명실상부한 정,종의 지도자였습니다.
지금 이렇게 종교지도자쯤으로 되어버린것은 전쟁침략국이 참패하면서 시작된 수 많은 연결고리들이 맺어져서 나온 결과입니다.
매체가 발전하고 지식의 나눔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가족직계로 이루어지는 사람보다 수 많은 인물중에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이 옳다라는게 대체적으로 적용되는 시대니까요.
작은 나라 몇 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왕정이 있는 나라들은 왕이 더이상 정치, 경제, 종교의 수장이 되지 않습니다.
비디오테이프로 영화 보던 내가, 어느새 스트리밍으로 보는 시대에 살고있다 정도의 언급인데 도대체 뭘 잘못했다는거에요?
이상한 사람들의 생각처럼 조금 더 꼬아서 생각해도,
'박근혜 대통령이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으로 바뀌었습니다'
라고 하면 제가 대통령이 바뀌어서 아쉬워하는 사람이 되는건가요?
에휴.. 정말 창피합니다ㅠ
이건 예민한 것도 아니고 그냥 꼬인 사람들이에요
저 아이가 무슨 잘못을 한 건 지 모르겠네요.
본인이 태어나서 살아온 시대가 지나가고 새 연호가 시작된다.. 10대가 지나가고 20대가 됐다.. 라는 얘기하고 뭐가 달라요?
이게 역사인식까지 논할 문제인가요?
뭘 조심해야 하는거죠? 욱일기라도 흔들었나요?
뭘 얼마나 관심법으로 들여다 봤길래 그런 글 정도로 역사인식 얘기까지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