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단칸방에서 시작했습니다.
정확히는 2층 원룸 > 반지하 원룸 > 현재 집.
(네. 고양이도 키웠습니다.)
글쎄요..
저는 좋았는데요.
오히려 이사 오고나니 스킨쉽도 줄어들고.
각자의 공간이 생겨버리니 안좋은면도 있습니다.
예전엔 싸워도 살 부비며 자연스레 풀렸는데..
지금은 싸우면 사나흘 냉전이네요.
원룸 전세 4년 살았고요. 자가로 이사온지 반년 되었네요.
원룸살때.. 돈 없어도 여기저기 모델하우스 구경다니고
여기 저기 집 구경, 입지 구경 다니는것도 데이트 였습니다.
양가 도움 일절 없이 시작했고요.
결혼식은 해외에서 현지 스냅기사 한명 섭외해서
서약서 나눠 읽고, 성혼선언문 함께 읽으며
둘만의 결혼식 올렸습니다.
흠..
요새 제 또래 보면..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에 이쁘고 아기자기한 신혼집으로 시작하고자 하는 '판타지'가 좀 있는것 같은데요.
"이쁘고 아기자기한 우리집" 은 출발점이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일종의 결승점 이라고 봐요.
5000m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각자 상황에 따라 첫 바퀴 결승점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열번째 바퀴 결승점이 될 수도 있겠죠.
요새는 다이소에서 천원짜리 봉숭아물 들여달라고 하더니 좋아하네요.
축의금은 품앗이 개념에서 변질되었다고 생각되어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얼마전에 기사도 하나 나왔던데 앞으로 트렌드가 좀 바뀌면 좋겠습니다.
이십대 초중반에 결혼하는 사람들이 모든걸 다 갖추고 결혼하기는 힘들지만.. 삼십대 중후반 늦으면 사십대에 결혼하는 사람들이 반지하에서 시작한다고 하면 이상하잖아요?
요즘처럼 결혼하는 나이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상대방에게 원하는게 더 많아지는거라고 생각해요..
단칸방에서 시작하는걸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이상한거 같아요.
머 그런사람들이 많기에 아파트가격이 이모양된거겠지만...
2003년 전 20대 중반, 남편은 30대 중반이었고요ㅎㅎ(열살 차이)
많이 열악한곳이라 방에 곰팡이가 무럭무럭, 심지어는 제 다리에 링웜같은게..;;
병원도 자주 가게 되고 건강을 해치는 곳이었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