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목숨을 겨우 보존한 짐은
병합 인준의 사건을 破棄(파기)하기
위하여 詔勅(조칙)하노니
지난날의 병합 인준은
강린(일본을 가리킴)이
逆臣(역신)의 무리와 더불어 제멋대로
해서 제멋대로 선포한 것이오,
다 나의 한 바가 아니라.
오직 나를 幽肺(유폐)하고 나를
협제(위협하고 견제함)하여
나로 하여금 명백히 말을 할 수 없게
한 것으로 내가 한 것이 아니니
古今(고금)에 어찌 이런 道理(도리)가 있으리오나,
구차히 살며 죽지 못한 지금에 17년이라.
종사에 죄인이 되고 2000만 生民(생민)의 죄인이 되었으니,
한 목숨이 꺼지지 않는 한 잠시도 이를
잊을 수 없는지라.
幽囚(유수, 잡아 가둠)에 昆(곤)하여 말 할
자유가 없이 금일에 까지 이르렀으니
지금 한 병이 위중하여 한마디 말을 하지 않고 죽으면
짐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리라.
지금 나, 경에게 부탁 하노니 경은 이 조칙을 중외에 선포하여
내가 가장 사랑하고 가장 존경하는 백성으로 하여금 병합이 내가 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하면 이전의 소위 병합 인준과 讓國(양국, 나라를 내줌)의 조칙은
스스로 파기에 돌아가고 말 것이리라.
여러분이여. 노력하여 광복하라.
짐의 혼백이 冥冥(명명)한 가운데
여러분을 도우리라.
순종이 죽기전 남긴 유언으로 도산 안창호선생이 이끄는 샌프란시스코 한인신문에 실렸다는데, 참 감성돋는 유언이긴 하네여.
특히 마지막 문구...
이미 100여년이 지나고, 이게 사실임을 증명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조선왕실의 당시 무력함을 보면 울화가 치밀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연민 또한 느껴지기는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