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에 아이들 문화센터 간 틈을 타 네플릭스에서 아인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SF, 판타지류 등 비현실적인 영화, 만화는 가리지 않고 재미있게 보는 터라 매우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한없이 밝고 긍정적이고 '마모루, 마모룬다~'하는 전형적인 일본 애니 주인공과 성향이 아니라는 것도 괜찮았고 꽤 치밀한 전개를 보인다는 것도 상당히 몰입감을 주더라구요. 간만에 괜찮은 애니메이션이다 싶게 보고 있었는데...
그 사토라는 악역의 테러에서 급 흥미가 떨어져버렸습니다. 무슨 '게임을 할 때에는 난이도가 높아야 재미있다'는 말까지 하면서 대단히 치밀한 작전을 세우고 수행하는줄 알았더니... 그냥 테러가 성공해야하니까 억지에 억지를 덧씌워서... 하... 욕하면서 보게 되네요. 차라리 치밀한 구성인 척을 하질 말지...
테러 시간, 장소 예고를 하고 테러를 하는 것 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러면 그만큼 상대방도 치밀한 방어를 할 것이고, 그것을 파훼할 플랜B, C까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계획이 있었어야겠지요. 근데... 헛점투성이입니다. 이미 상대방이 아인이 약점을 상당부분 파악하고 있는 상태인데, 그것을 넘어설 뭔가가 있는게 아니라 그냥 방어 자체가 허술하고, 설정도 앞뒤가 안맞아요.
일단, 테러의 표적이 된 건물... 경찰이나 대테러 부대의 감시 범위가 딱 건물 주변 몇십미터 이내입니다. 길 건너편 건물까지도 감시 방어 범위에 넣지 않았다는게 말이 안되죠. 둘째, 부활하는 아인을 지속적으로 사살한다는 작전을 들고 나왔는데, 그걸 파훼할 플랜B가 전혀 없이 그냥 우연에 우연을 겹쳐 우연히 풀려납니다. 시작부터, 고층건물이 붕괴한 그 한치앞도 안보이는 먼지구덩이 속에서 드론이 전파 방해도 없이 시각적 네비게이션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확한 위치에 정확히 무기를 전달합니다. 대테러부대가 아인을 포획하고 3초마다 한번씩 사살을 시행하는 작전을 수행하는데, 최소 5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스나이퍼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사람이 앞서 말한 시야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경찰이 아인을 둘러싸고 그것도 이동중인 타겟인데, 그 틈을 비집고 딱 손목에 감겨있는 케이블타이를 맞춰서 끊어요. 그것도 양손 모두. 어이가 없습니다... 주변 건물에 배치된 경찰 스나이퍼 세팀이 아인팀의 스타이퍼를 확인하고 사살하는데, 둘 중 한명이 손 들었다고 쏘지 말라고 합니다.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대가, 거기다 상대 숫자도 파악이 안되어있고 서로 통신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데, 그냥 손 들었다고 쏘지 말랍니다, 그것도 테러 진압중에.(무슨, 취객이 난동 멈췄으니 그냥 두라는 동네 순경도 아니고...) 그러니까 그 손 든 아인이 오로지 육안만으로(!) 곁눈질하여 경찰 스나이퍼 세팀의 위치를 단 수초만에(!) 정확히 파악해서 다른 팀원에게 전달합니다. 그랬더니 위치를 전달받은 다른 팀원 한명이 발로 뛰어서 순차적으로 각기 다른 고층빌딩에 있는 경찰 스나이퍼 세 팀을 차례차례 제거하는 동안, 인원이 훨씬 많은 대테러 부대는 이미 훨씬 전부터 위치가 확보된 아인팀 스나이퍼는 그냥 방치하고 있어요. 그 사이 밑에서는 부활한 아인 1인이 '검은 유령'을 불러내는데, 이미 경찰은 이 검은 유령이 물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물을 사용할 준비는 하나도 안하고 있었고, 신전 경험이 풍부하다는 완전무장한 최정예 대테러부대 20여명이 샷건 하나 든 아인(신체 능력은 자체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에게 근접전에서 다 털리고... 마지막으로 그놈의 샷건은 도대체 몇연발인지, 한 20명 죽이는동안 탄약도 안떨어집니다. (이게 중요한게, 탄약이 떨어져 재장전 하는 순간 경찰의 지속 사살 작전이 다시 발동할 수 있거든요.)
그러더니 마치 자기 작전이 한치에 틀림도 없었다는 듯이 걸어나오는데,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게 뭐냐고 욕하면서 봤어요.
전 말도 안되는 SF 되게 재밌게 봅니다. 설정이 딱딱 맞을 필요도 없어요. 다만, 액션 영화라면 액션이 화려해야 하고, SF라면 그만큼 신기하고 신비한 장면을 보여주면 됩니다. 공포영화면 그만큼 무섭고 오싹해야 재밌는거고, 스릴러 범죄 영화라면 정말 반박할 수 없으리만큼 치밀해야 합니다.
차라리 인간의 능력을 대처가 불가능한 검은 유령이라는 설정으로 검은 유령 불러내서 대테러 경찰들을 무력화했다면 그냥 그 화려함, 액션을 재미있게 봤을겁니다.(전 심지어는 퍼시픽 림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근데 뭔 게임은 최고 난이도로 해야 한다는 둥, 치밀한 준비를 한다는 둥 밑밥은 다 깔아놓고 저런 허술하기 짝이 없는 아예 실행 가능성이 희박한 구멍 숭숭 뚫린 테러 계획인데, 하도 경찰의 테러 대비가 허술해서 대충 어쩌다보니 그냥 테러 성공이라니...
차가운 콜라 시원하게 원샷하려다가, 나온게 10분동안 흔들어서 김 다 빠진 뜨듯한 콜라인 느낌입니다.
그래도 명작으로 거론되는 애니메이션이라 뒤에 뭐가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흥미가 확 떨어져서 계속 봐야하나 싶습니다. --;
거기에 그 테러리스트는 또 유능함을 실어준다고 작가 버프가 너무 들어갔고.
그 버프가 능력치를 높여주는 게 아니라 경찰을 무능하게 만드는 거.....
결과적으로 유능해 보이기 보다는 좀 억지스러운 감이 많더군요.
너무 억지 설정이고 그에 대응하는 경찰, 군대의 방법은 말도 안될 정도로 엉망이라
몰입도가 떨어지더군요
그냥 여러분~ 일본 경찰과 자위대는 이렇게 ㅄ 입니다!! 라는걸 말하고 싶은 애니 인가 싶기도 하고요
FBI가 미드에서 떡실신한다고 딱히 FBI를 무시하는건 아니죠. 그냥 스톰트루퍼랑 비슷한겁니다..
가몬이 그렇게 머리가 복잡한 작가는 아닙니다.
정작 미국 사람들은 그런거 신경 안쓴다네요. 개연성보단 인물의 활약을 중시하는 듯 해요.
근데 이게 말이 되나...싶어도 상관 없는데(사실 그렇게 보면 슈퍼히어로물은 다 말이 안되니까...) 차라리 설정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으로 밀고 나갔으면 전혀 실망스럽지 않았을텐데(아인이라는 소재 자체가 미스테리, 환타지쪽이기도 하구요.), 깔아놓은 밑밥덕에 정말 어떤 치밀한 작전으로 경찰이 손도 못쓰게 테러 작전을 세웠을까 기대하고 보다가 저따위로 억지스럽게 대충 깔아뭉개고 넘어가니까 실망감이 더 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