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감사절 연휴 동안 워싱턴 디시에 살고 있는 딸내외가 찾아왔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틀란타와는 12시간 거리이지만 반려견과 함께 하기 때문에 비행기로 못오고 항상 차로 운전해서 오고 갑니다.
연휴가 끝나고 다시 되돌아가는 사위의 등을 쓰다듬으면서
" 운전 조심하고,, 우리 딸 좀 잘 부탁하네~~"
학위 마지막 과정 1년을 남기고 있는 딸아이의 공부를 도와주기 위해서 사위는 휴직을 하고 집에서 살림을 하고 있습니다.
20년전 미국에 올때만해도 8살 짜리 딸아이가 미국인을 그것도 흑인 남편을 만나서 살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 딸아이가 흑인 청년을 데리고 인사하러 왔을때만해도 가장 먼저 생각난 고민은 이 사실을 어떻게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해야 할까?였습니다.
특히 딸아이를 끔찍히 이뻐하시던 장인과 울 아버지의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지만..두분다 돌아가셨으니 ..
주변에 살고 있는 교민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글쎄 그 집 딸이 흑인하고 결혼한데 ~~~"
미안한 표정으로 주빗주빗 하면서 사실을 물어보는 교민 친구들에게 나는 사위에 대한 설명을 쓸때없이 길게 합니다.
" 아주 좋은 청년이야. 예절도 바르고 가치관도 올바르고 직장도 얼마나 좋은데....등등"
그렇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내가 왜 이렇게 장황하고 길게 설명을 해야 하나? 내 사위인데 왜 상관 없는 사람에게 마치 허락받는것 처럼 설명을 해야 하지??"
알고 지내던 다른 교민 친구는 이런 사실을 모른체 대화 하던 중에 지나가는 흑인을 보면서
" 아무튼 깜둥이들은 한결같이 무례하고 거지 근성에다가...등등"
평소같으면 맞장구 쳤을 내가 갑자기 발끈하면서 " 왜 사람을 그런식으로 평가합니까? 피부색이 다르다고 ?"
졸지에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어버린 그 교민친구는 얼굴이 벌게져서 " 왜 이래 이 사람이 갑자기? "
그 이후로 서로 않보게되었습니다.
사위를 식구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는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우리 식사에 초대해서 같이 한국음식도 먹이고, 한국 영화 1987, 택시 운전사 등도 같이 보고, 아틀란타 브레이브스 야구장도 같이 가서 응원하면서 조금씩 친해지면서 부터는 이 녀석이 맘 변하지 말고 계속해서 잘 살아 주기를 바래는 마음이 더 간절해졌습니다.
사위도 나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무척 노력을 합니다.
평소에 내가 하는 레파토리 " 내가 한국에서 군대 생활할때~~~" 시작되면 우리 식구들은 지겹다는 표정으로 딴짓거리 하는데 유일하게 똘망똘망한 표정으로 내 이야기 들어주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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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사위가 워싱턴 디시로 다시 돌아가고 딸아이는 전화로 어디가 아프다, 공부때문에 잠을 못자서 힘들다 괴롭다 등등 평소에 늘 하는 하소연을 하면
내 대답이 무척 간단해졌습니다.
" 그 녀석 뭐하냐? ~~ "
받는 법을 아는 사람
사람 사는 법을 아는 사람들끼리 하나가 되었으니 가정이 화목한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저도 요즘 느끼는게 나의 행복이나 결정에 다른 사람의 인정과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거에요.
나와 내 가족이 행복하면 그만. 따님이 예쁜 가정 이루시길.
미국에서 살면서 무슬림 부모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건 그들의 자식들이 신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본국에서보다도 더 보수적이고 엄격하게 아주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한대요.
그러는 와중에도 신앙을 잃는 경우도 있고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말씀하신 것처럼 처음부터 쭈욱 보수적으로 자라가기도 하지요.
그녀석이라는 표현으로 진하게 전해지는 듯 합니다
20년동안 살아오신 그리고 살아오실 모습들이 분명 '그녀석'께도 멋진 부모님의 모습으로 보여질듯합니다
따님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편을 뒀을 겁니다. 그리고 제일 멋진 부모님을 뒀을거고요
행복만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서마사님도 가족분들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 곳에서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가족이 늘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앞으로도 주~욱 행복하세요~
이제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도 해주셔야죠 ㅋㅋ
피부색만 같을뿐 까다롭고 자기주장이 너무 강한 저같은 사위를 얻으신 세상에서 가장 멋지신 저의 장인도 아마 비슷하지 않으셨을까 생각이 되서요...^^;;
사위와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나는 법이죠.
좋은 사위 맞이하신거 축하드립니다.
그래서 사위는 머하고 계신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