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는데 회사 문앞에 서있는 어떤 젊은 남자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조금 망설이며 제게 다가오는 폼이 영락없는 잡상인이었지만, 그 표정이 닳고 닳은 장사꾼의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어 난 유부남인데 당황하는 사이에 그가 다가와서 무언가를 꺼내면서 인사를 하더군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구요. 모대학 4학년 아무개입니다'
그가 내보이는건 학생증이었습니다.
어안이 벙벙한 저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3분이면 되는데 잠시 몇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시계를 보니 퇴근버스 출발까지 9분 남았네요. 조금 일찍타서 좋은자리 잡으려고 했지만. 오늘은 그러기 쉽지 않겠다는 예감이 떠올랐습니다.
'네 그러시죠.'
호기심이 생겨 거침없이 대답했습니다. 도에 대해 아시나요? 뭐 이런건가? 3분가지고 모자를텐데? 오래전 도에 대해 물어보다가 거짓말 안보태고 3시간 잡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가 꺼낸말은 전혀 뜻밖이었습니다.
'제가 이 회사에 지원했는데. 면접을 앞두고 모 사업군에 대해서는 아무리 검색해봐도 정보가 부족해서요. 그래서 찾아뵙고 여쭙고자 하는데 근 실례가 아니면 좋겠습니다'
그 순간 찰나도 안되는 순간 너무도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무리 취업이 힘들다해도 이렇게 회사에 찾아와 아무나 붙잡고 뭘 물어봤다는 사람은 본적도 들은적도 없고. 나조차도 취업고민때 상상도 못해본 노력이었습니다.
안절부절하는 그의 표정이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정말 자세히 설명해줬습니다. 기업문화를 잘 몰라 패기있게 면접에 임해야할지 겸손하게 해야할지까지 물어보는 그에게 크게 웃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침 퇴근버스 출발 2분전이 되어서야 난 그에게 내 연락처를 주면서 부족한건 전화해서 물어보라고 하고 자리를 뜨려는데 그거 날 붙잡더니 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네요. 조그마한 초코바 두 개였습니다. 아...
'제가 드릴게 이것 밖에 없습니다.'
돌아오는 퇴근버스에서 저는 비좁은 복도 좌석에 앉아 멍하니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 초코바를 뜯는데 참 마음이 어지러워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내가 태연하게 버텨내는 일상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저리 치열한 소망이구나.
혹시 오늘 그 자리에 그가 서 있을까 싶었는데. 그 자리는 평소처럼 썰렁한 그 자리네요.
학생증을 자세히 안봐 공대인지 확신할수 없는데. 혹시 클량에서 본인 이야기를 보실수도 있는 학생. 합격하든 하지 않든 꼭 연락 부탁합니다. 소중한 일상을 일깨워준 보답으로 밥 한끼 사고 싶네요.
이렇게 작가의 느낌 그 이상으로 확연하게 다가오는 글은 정말 좋습니다.
좋은 글, 생각, 경험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와닿네요. 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매너리즘에 빠져 일하고는 있는데.. 참.. 다시 생각해볼만하네요
/Vollago
울림이 있네요 공감게로 가세욧^^
아... 제 감동도 잠이 드네요
제2화!
/samsung family out
입사 전에 아버님께서 주신 과제를 해결하는데 도움 주신 XXX씨 감사합니다'
라는 짤이 생각나네요
Y≒S
클킷
글 쓴 분의 친절에 무한 칭찬을 드리며
다음부터는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메모: 이모션브레이커..
좋은 글이네요
글 잘쓰시네여
저도 직장 구할때 선배에게 메일 보내볼까... 했었는데 정말 절실하군요 저분은..
그런 때가 있었는데 또 잊고 있었나 봅니다.
고맙습니다
Y≒S
클킷
그 정도의 절실함이 눈에 보인다면, 저라면 채용합니다. 실무적으로 모자라는 건 가르치면 되는 거고요.
그리고, 그런 절실함을 가진 사람이 결국은 성공하더군요.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그래도 저 열정이면 어떤분야에서든 성공할듯...
질문을 하고 싶어도, 별볼일 없는 내용인 것 같아 질문 하기 쉽지 않네요. ㅎㅎ
처음부터 좋은글이 나오진 않습니다.
소소한 일상주터 쓰다보면 나중엔 좋운글도 나오겠지요
오늘 퇴근길은 조금은 깊은 생각을 가지는 퇴근길이 될듯합니다.
감사드립니다. ㅣ
좋은 일자리도 더 많이 만들고 그래야 겠네요.
면접 앞둔 회사에 퇴근 시간에 찾아가서 실무자 한 분을 붙잡고는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운명인건지 그 분이 친구의 면접날 면접관으로 들어오셨구요...
결과는 탈락했습니다.. ㅠㅠ
저는 왠만하면 항상 최대한 제가 아는만큼 답변을 하는데 저는 제대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아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제 대답이 부족했는지 불만족스러웠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겪어본 상황들이라 항상 더 필요한게 있으면 연락달라고
쓰는데 지금까지는 제가 민망하기만 했습니다.
저 정도의 간절함이라면.............
심지어.. 면접때 들어가자마자 큰절 올리며 여기서 죽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고..
몇일 동안 면접을 봐야하는 (제조)회사에 찾아가 "견학하러 왔다"고 하면서 조사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여튼 다양한 친구들이 있긴 했었죠..
근데, 언제나 그렇듯 간절함은 그때 뿐이고
그 당시에 가졌던 초심을 얼마나 유지하냐가 중요하더라구요..
눈물이 나네요 ㅜ.ㅜ
직접 찾아갈 수 있는 학생도, 진지하게 받아주신 분도 멋진 사람이네요.
하루 힘차게 일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은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그분도 글쓴님도 모든 일이 점점 잘 됐으면 좋겠어요.
/Vollago
사랑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곧 취업 전선에 내 보내질 아들,딸내미에게 보여 주어야 겠네요.^^
면접 앞두고 전날인가 전전날인가 회사 앞에 찾아가 나오시는 분 붙잡고 명함 한 장 부탁드려서 받았습니다.
면접 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없냐고 해서
받아서 챙겨둔 명함을 꺼내고,
“이 명함에 꼭 제 이름 석자 새기고 싶어서 미리 받아놓은 명함입니다.”라며 불라불라해서
결국 합격하고 잘 다녔네요
너무 멋진 표현입니다.
마음속에 항상 되새겨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인생은 도전하는 자의 것이지요. 요즘 좀 기력이 없었는데 예전 열정 넘치던 때 기억 일깨워주신 글쓴님과 저 남학생에게 감사합니다. ❤
덕분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잖아요.
게지히트님 같은 분 만나는 것도 그렇고.
자네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지옥을 맛보게 될것이네... 부터 시작해서 회사의 단점들을 몇십분 동안 알려주며 그 총각을 구해주었다
와 같은 훈훈한 댓글 이었는데...
그 학생도 용기와 열정이 대단하네요. 저라면 곧 죽어도 감히 저래볼 용기가 없습니다 단연코 지금도 못합니다. 절박함속에서 저런 진정성을 보니 정말 훌륭한 인재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혹시 그 친구 입사 하면 2탄도 올려주세요 ^^
지원하려는 회사앞에서 퇴근하는 사람 붙잡고 회사에 관해서 물어보라는 게 가이드 중 하나로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나오는것과 더불어 실천할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하네요 ㅎㅎ
위대한 만남의 시작이랄까?
한편의 대서사시의 서론을 보는듯한 느낌이 드네요
진심으로 두분다 앞길이 더 잘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