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초반 일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저희 회사에 들어온 경리 아가씨가 있었죠.
그당시 회사에는 다들 어르신들만 계시던 시절이라..
그나마 스물아홉인 제가 그나마 나이차가 가장 적었습니다.
그래서 회사 업무상 도움이 필요하면 거의 전적으로 제가 많이 도왔죠.
그러다 보니 친해지게 되었고.. 그분은 제게 '퇴근하고 뭐하냐' '일요일에 뭐하냐' 하면서..
퇴근하면 밥사달라
일요일에 놀러가자
그런식으로 사적인 만남을 많이 가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집이 지방인데 취업을 위해 상경해 혼자 살다보니.. 친구도 없어 그랬나보다 싶습니다.
같이 밥먹고 술먹고 일요일이면 놀이동산으로 놀러다니면서 저도 차차 마음이 기울게 되었고...
이게 데이트인가 아닌가 애매하게 될 무렵..
하루는 술마시면서 각잡고 얘기 했습니다. '우리 사귀자'
그러자... 갑자기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주임님하고 사귀면 제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ㅠㅠ'
갑분싸 되서 그대로 헤어졌는데..
그뒤로는 밥사달라고 안 하더군요 - _-a
저라면 주화입마에 빠졌을 것 같아요 ㅎㄷㄷ
그래서, 많이 이뻤나요?
그렇기 때문에 더 상처를 주는 순진한 가해자들이 가끔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