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명 '돌끝맘'(돌잔치 끝낸 맘)이긴 한데요. 애기 임신 전부터 돌잔치 크게 준비하는 것도 일이고 손님으로 초대받아도 소중한 주말 맛없는 부페 먹으며 가는 것도 귀찮고 민폐였던지라 안하기로 마음을 먹었었어요.
실제로 애기 돌 때는 양가 부모님 모시고 식당 룸 작은거 빌린 후 돌상 대여 업체에 돌상 대여만 신청했고 거기서 떡이며 돌잡이, 한복까지 풀셋으로 세팅해줘서 그거 앞에서 휴대폰으로 사진 한 장 찍고, 화기애애(?)하게 맛있는 식사 하고 집에 왔습니다.
성장동영상은 직접 사진 모아서 요새 흔한 동영상 편집 앱으로 만들어줘서 식당 프로젝터로 띄우면서 밥먹었고요.
근데 주위 애기 엄마들 중 저희처럼 가족끼리 치른 집은 10명이라 치면 2명 정도밖에 없습니다.
다들 둘째는 그렇게 해도 첫째는 직장 동료, 친구들, 친지들 다 불러서 수십명 규모로 치르더군요.
처음에 부모가 부모님만 모시고 해야지, 싶다가도 여기저기서 시이모님 등 친척들이 "우린 안부르니?"하고 한마디 하시고 (저희도 이 얘기 들었는데 예약한 곳이 딱 8명자리라 안된다고 거절했더니 정 없다고 욕먹었습니다. 후...) 친구들은 지나가는 말로 '애기 돌 됐는데 돌잔치 안해?' 이러니 뭔가 불러야 할 것 같고.
기왕 돌잔치니까 애기 옷도 예쁜 돌복 빌리고 (여자아이들 돌 드레스 대여만 몇만원 해요. 남자애기들도 정장같은거 비싸고.)
애기 옷이 이쁘니 엄마도 돌잔치용 드레스나 원피스 예쁜거 빌리거나 사고, 옷이 특별하니 헤어메이크업도 해줘야겠고,
이렇게 꾸미고 났는데 사진을 안찍으면 아쉬우니까 스냅 작가도 불러서 돌잔치 전에 사진도 한번 쫙 찍어줘야겠고,
그러다보면 이 정도로 신경쓰는데 부모님만 부르긴 아쉬우니까 좀 더 부를까 싶어서 넓은 자리 알아보면 이 사람도 부르고 저 사람도 부르고 동네 엄마도 부르고 이래저래 우르르르.... 그러면 온 사람들한테 답례도 해야 하니까 답례품도 알아보고...
처음부터 "우린 크게 해야지"로 시작한 집은 아무도 없는데 다들 결국 치르고 나면 수십명 규모로 돌잔치를 치르더군요.
심지어 해외에 사는 한국인 부부도 아는 한인 친구, 지인 다 불러서 한국식으로 돌잔치 치르고 (현지에도 한국인 엄마들이 운영하는 돌상 대행 업체도 있어요. 일본 사는 한국 친구는 일본에서 한국식으로 돌잔치 치르려고 동네방네 사람 불렀다가 나중에 두고두고 민폐라는 소문 돌았다고 힘들어하기도 하고. )
무엇보다 그놈의 맘까페나 인스타에서 돌잔치 화려하게 하고 엄마들이 예쁘게 꾸민 모습 보고 다들 결국은 돌잔치 크게 하는 쪽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더군요. 원래 그런데서는 후기 사진 올리면 할인해주고 하는 이벤트 하니까 더더욱 사진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돌잔치도 점점 작아지는 시장인 것 같지만 양극화되는 시장인 것 같기도 해요. 크게 하는 집들은 아예 '어차피 한번'인데 호텔 빌려서 엄청 크게 하기도 하고... 여러 모로 결혼도 육아도 점점 양극화되는 느낌입니다.
아이 아빠 친구들은 거의 없는데 아이 엄마 친구들은 오던데요;;
진짜 문제는 없는 사람들이 따라한다고 더한다는..
일단 시댁에선 열댓명 오신다고 했는데 친정에선 아무도 안오시기로 했다보니 밸런스가 안맞아서 거절한 것도 있지만 주변 보면 대부분 한두명씩 추가하다가 너도 나도 친구들도 동료들도 다 부르는 케이스가 제일 많더군요.
/Vollago
요즘 세상엔 애 생일 파티 그 이상도 아하도 아니죠..
저희집도 가족끼리만 했습니다.
저희는 집에다 돌상만 차려놓고 사진만 찍고 놀아줬었어요. 식사는 음식점에서 간단히 하구요^^
/Vollago
정말 다들 가족, 친지들만 조용히 치른다면 제가 갔던 돌잔치들은 이세계의 돌잔치인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