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국어학자인 이기문님까지 욕되게 할 정도의 주장을 하다니... 대체 불고기 어원이 진짜 뭔지 궁금해져서 정리해봤습니다.
중요하다고 보이는 것 정도만 나열했습니다. 크게 중요치 않다 싶은 건 뺐어요. 시간나는대로 더 손대겠습니다.
<추가 : 나름대로 객관성을 어느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여러 견해를 최대한 검토해서 알리고 난 후에... 글이 다 완성됐다는 생각이 들면 제 생각을 나중에 좀 더 명확하게 덧붙이겠습니다.>
http://dspace.ewha.ac.kr/handle/2015.oak/185730
이규진 박사님의 '근대 이후 100년간 한국 육류구이 문화의 변화'라는 식품영양학과 박사 학위 논문의 초록입니다. 여기서 많은 내용을 도움 받았습니다. 아래 목록에서 이규진 박사님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의 출처가 바로 여깁니다. 그 외에 각각 출처를 다 밝혀둡니다.
이 논문은 아래에 소설 대도전을 소개한 클리앙 ppac님글에 TheS님이 링크로 소개해서 알게 됐습니다.
출처의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문헌이라고만 표현된 부분을 좀 더 정확한 자료로 대체하려고 검색중입니다.
1922년 4월 1일 「개벽」 제22호에 실린 빙허 현진건님 소설 ‘墮落者(타락자)’에서 '불고기덩이'라고 '불고기'라는 말이 처음 등장 /이규진 박사님
1924년을 시대배경으로 하는 1927년 2월 1일자 「별건곤」에 실린 소설 “廢物(폐물)”과
1929년 9월 27일 「별건곤」 기사 등으로 보아 1920년대 중반쯤에는 갈비구이가 선술집이나 대중식당에서 상업화되었음을 알 수 있음 /이규진 박사님
불고기와 같다고 할 수 없지만 고기 구이의 하나인 갈비구이가 이미 1920년대에 상업화된 상태
1926년 너비아니류의 한국음식으로 불고기가 문헌에 나옴 /이규진 박사님
1927년 국밥집의 불고기가 문헌에 나옴 /이규진 박사님
1931년 2월 9일 동아일보 소설란에 윤백남님 소설 大盜傳(대도전)에 꿩으로 만든 불고기가 나옴 /출처 클리앙 ppac님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2695779CLIEN
<img src="https://cdn.clien.net/web/api/file/F01/7567892/546092e9ff607.png?w=780&h=30000&gif=false">
/2차 출처 클리앙 MBshow님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2696118CLIEN
<img src="https://cdn.clien.net/web/api/file/F01/7568358/54d27e093f5de.jpg?w=780&h=30000&gif=false">
1932년 3월 20일 동아일보 기사 제목 '기호, 습관을 떠나 보건식품을 취하라'에서 불고기 한 점의 열량이 15칼로리라고 설명하는 기사
/1차 출처 클리앙 MBshow님글
2차 출처 클리앙 참치님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2696120CLIEN
<img src="https://cdn.clien.net/web/api/file/F01/7568363/54d499e072d78.jpg?w=780&h=30000&gif=false">
1935년 5월 5일 동아일보 기사 제목 '목단대 명물 불고기 금지'에
'평양 모란대를 놀이터 삼는 주객에게는 매우 섭섭한 일이나 모란대 명물 「불고기」는 옥외에서 굽지 못하게 되었다 한다. 모란대는 풍치(주:경치)가 좋은 곳이라 주민의 유람지요 또한 유원지인데 이 「불고기」 굽는 연기로 말미암아 청청한 솔나무(주:소나무)가 시들시들 마를뿐 아니라 고기굽는 냄새는 유람객 혹은 산보(주:좀 더 우리말로는 산책이 맞다고 합니다.)하는 이들에게 불쾌를 주어 말썽이 많았어서 일절금지하기로 되었다'는 내용의 기사
아래는 당시 신문 기사 옛날 맞춤법 그대로 옮긴 것
목단대명물 "불고기"금지
[평양] 평양 모란대를 노리터 삼는 주객에게는 매우 섭섭한 일이나 모란대 명물 불고기는 옥외에서 굽지 못하기로 되엇다 한다. 모란대는 풍치가 조흔 곳이라 주민의 유람지요 또한 유원지인데 이 「불고기」 굽는 연기로 말미암아 청정한 솔나무가 시름시름 마를뿐 아니라 고기굽는 내음새는 유람객뿐 혹은 산보하는 이에게 불쾌를 주어 말썽이 만었는바 대동서에서는 부당국과 협의하여 풍치림을 보호하는 일에서 「불고기」 옥외영업은 일체폐지하기로 되엇다 한다.
/1차 출처 클리앙 MBshow님글, 2차 출처 클리앙 라임에이드님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2695286CLIEN
댓글에 모단대가 일본에서 온 거라는 클리앙 분노의 육봉님의 말씀이 있음도 참고하십시오. 확인해보겠습니다.
<img src="https://cdn.clien.net/web/api/file/F01/7567446/53fe8f9d52f31.png?w=780&h=30000&gif=false">
3차 출처 클리앙 참치님글, 4차 출처 이규진 박사님, 5차 출처 찬별님 블로그글 http://egloos.zum.com/coldstar/v/2951006
1936년 경상도 술안주 불고기가 문헌에 나옴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38년 가수 박향림님(1921~1946) 노래 ‘오빠는 풍각쟁이야’ 가사에 ‘떡볶이’와 함께 ‘불고기’가 나옴 /1차 출처 이규진 박사님
2차 출처 김지형 경희사이버대 한국어문화학과 교수님의 헤럴드경제 기사 가운데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81012000489
대중가요에서 반찬으로서의 불고기가 가사에 나옴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39년 평양 명물 석쇠 불고기가 문헌에 나옴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50년 '큰사전'에 처음으로 표제어 불고기가 등장 '숯불 옆에서 직접 구워가면서 먹는 짐승의 고기’ /여러곳이고 너무 명확하니 출처 생략
1960년 조선일보 기사 「코주부 東京日記(동경일기) (3)」에 '불고기뿜'이라는 부제로 1960년 일본에서 한국식 불고기가 유행하고 있다는 내용. 아래는 기사 내용.
옛날 일인들은 먹지않고 내어버리는 창자를 오사까에 있는 교포들이 주워먹던 것이 전후의 식량난에 일인들 사이에 퍼져 지금은 "홀몬야끼"라고 하여 대유행이다. 뿐만아니라 김치는 물론이거니와 불고기 냉면 비빔밥의 한국요리가 판을 치고있어 한국요리점은 부쩍부쩍 늘어가고 있으며 일인들이 더 많이 모여든다. 일류백화점에서도 김치를 팔고있는데, 특히 불고기는 국제요리로 등장하여 판을 치고 있다. /출처 찬별님 블로그
'불고기뿜'은 '불고기 붐'의 옛날 표기입니다. 코주부 화백이라고 당시 꽤 유명했던 화백이 일본 도쿄에 가 있을 때 도쿄 얘기를 만평과 함께 글로 남긴 3단 정도 기사인 듯 합니다. "홀몬야끼"라는 표현에서 홀몬은 호르몬이고 야끼는 야끼니꾸의 야끼이며 한자로 '소'이고 '소육'이란 한자어가 바로 야끼니꾸이며 그걸 불고기를 뜻하는 한자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야끼니꾸가 호르몬 야끼라고 불렸다는 거죠.
일본의 야끼니꾸가 한국 재일교포들에 의해 호르몬 야끼라는 이름에서 생겨났음을 시사합니다.
유명한 불고기 전문점이 문을 연 해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39년 한일관
1946년 우래옥
1948년 옥돌집
이렇게 불고기가 대중화되면서, '너비아니'를 계승하는 '석쇠 불고기'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육수 불고기'가 등장하는데, 6.25 전쟁 이후부터 1960년 이전으로 보임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60년대 초반, 일본의 육절기가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시작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62년 우리나라 최초의 불고기 불판 특허 출원, 박영진님 ‘불고기 석쇠’ /이규진님
1980년대 육수 불고기가 우세해짐 /이규진님
조리책에 불고기가 등장하는 사례
1958년 방신영님 「고등요리실습」이 조리책 중에서는 처음으로 '불고기' 낱말 나옴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67년 「주부생활」 2월호 부록 「한국요리」에 '불고기' 화보 소개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70년 「가정요리」에 너비아니 설명에 '불고기'라는 낱말이 나옴 /촐처 이규진 박사님
1972년 「생활요리:동양요리」에 '불고기'가 처음으로 독립된 음식 이름으로 나옴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80년 「한국의 가정요리」에 너비아니가 없고 불고기는 이전의 석쇠 불고기가 아닌 국물이 있는 육수 불고기로 나옴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83년 「주부생활 카드요리」에 너비아니가 없고 석쇠 불고기지만 부재료로 양파, 피망, 마늘을 얹어 굽는 형태가 나옴
조리법 소개에 "쇠고기를 저며 양념해 구운 불고기를 너비아니라고도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어 과거에는 너비아니의 소개에 불고기라는 낱말이 들어가던 것의 반대 현상이 나타남 /출처 이규진 박사님
1986년 「한국요리전집」에 너비아니는 나타나지 않고 불고기만 나타나는데, 석쇠 불고기와 육수 불고기가 모두 나옴 /출처 이규진 박사님
이렇게 조리서에 '볼고기'라는 명칭이 늦게 등장한 이유는 1958년 방신영의 「고등요리실습」에서 나타난 것처럼 당시 '불고기'라는 명칭은 너비아니의 '속칭'이며 '상스러운 부름'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학자들이나 요리연구가들이 조리서를 쓸 때는 불고기가 아닌 너비아니라는 명칭을 채택하였고, 불고기가 완전히 대중화된 1972년이나 되어야 독립된 명칭으로 조리서에 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출처 이규진 박사님
클리앙에서 여러분이 쓰신 글 위주로 일단 정리했는데... 여기에다가 추가적인 기록들을 더 찾아내고 문헌의 내용을 정확히 찾아서 내용을 채우겠습니다.
거기에다 조선시대에 불고기를 뜻하는 한자어 '燒肉(소육)'이 나온 문헌이 몇 곳 있다니까 기록을 찾아 추가하면 얼추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소육은 사를 소, 고기 육의 한자어이고, 사를 소 한자에는 '익히다. 불에 쬐어 익게 함'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저 소육이란 한자어를 일본어로 읽으면 '야키니쿠'입니다. 일본에서 야키니쿠의 한자와 일본 문헌에 등장한 시기와 조선시대 소육이란 한자어 표현이 문헌에 등장한 시기도 비교해 보겠습니다.
또한 불고기를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너비아니, 그리고 적(炙)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너비아니가 불고기의 원형이라는 주장이나 적이 우리 옛 고기 구이라는 주장이 있기 때문이고, 황교익도 이것에 대해 얘기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나서 황교익이 쓴 논란의 페이스북 글뿐 아니라 이전에 불고기를 언급한 글들에서 내용과 거기서 언급하는 시기와 제가 시대순으로 정리한 것들과 비교하겠습니다.
이미지 태그는 사진을 바로 보이는 게 현재로서는 자리만 차지할 것 같고, 나중에 정리할 때 이미지 삽입의 편의를 위해 태그로 일단 두었습니다.
제가 시간은 많은 편이니 틈틈히 추가해서 시대순으로 정리하겠습니다.
황교익이 쓴 불고기 관련글
2010년 05월 14일 14:27 /출처 서울타임즈
황교익의 서울음식 먹어본지 30년 6번째글 / 너비아니, 또는 ‘서울 불고기’에 대한 신화 ①
맥적이 우리 민족 음식이라는 억측
최남선이 인용한 <수신기>는 신뢰할 만한가?
http://www.seoultimes.net/news/articleView.html?idxno=316
2010년 05월 21일 13:03 /출처 서울타임즈
황교익의 서울음식 먹어본지 30년 7번째글 / 너비아니, 또는 ‘서울 불고기’에 대한 신화 ②
너비아니, 서울 신흥 부자들의 욕망
불고기는 우리 것이 맞는가?
http://www.seoultimes.net/news/articleView.html?idxno=422
이 글에서 황교익이 "음식평론가 김찬별의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이란 책에 따르면, <동아일보> 1935년 기사에 불고기란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고 썼음을 주목할만 합니다.
위에서 제가 정리한 1935년 동아일보 모단대 기사를 얘기하고 있는 게 정황상 거의 맞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2010년의 황교익은 1935년보다 앞선, 불고기에 대한 문헌 기록을 모른 상태에서 불고기가 한국 것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을 여지가 높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그가 하고 페이스북에서 하는 주장들이 위의 <너비아니, 또는 '서울 불고기'에 대한 신화 ②>에서의 내용과 거의 같습니다.
'불+고기' 모양의 음식 이름은 우리 고유의 음식 명칭에서 드물다거나 일제강점기 시절에 불고기가 생겨났고 야끼니꾸의 번역어라는 주장 등이 그렇기에 위의 링크글은 이 논란에서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황교익이 근거로 제시한 김찬별님의 책인데...
우연히 불고기에 대한 글을 검색하다가 찾은 블로거의 성함이 찬별이라서 혹시나 해서 확인해 보니 바로 그 김찬별님이네요.
그런데 불고기에 대한 견해가 황교익 주장과 어느 정도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2007년 1월에 김찬별님이 불고기에 대해 자신의 블로그에 정리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불고기의 기원 후보를 3개라고 듭니다.
1. 설야멱, 너비아니 =>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데 석쇠에 굽는 것
2. 전골 => 역시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데 국물이 많은 고기 요리
3. 스키야키 => 일본 음식이 한국에서 변형됐다는 것
어쩌면 여기까지는 여러 학설을 다 검토한 것입니다.
그리고 김찬별님은 아래처럼 정리합니다.
1) 우리나라의 전통적 고기구이 요리 방법은 양념 후 직화에 굽는 방식이었다.
2) 1960년대 이전의 불고기는 전통적 고기구이 요리법과 일치한다.
3) 현재 불고기의 대명사인 국물이 자작하고 달큰한 불고기는 60년대 이후에 창조되었다.
4) 이러한 달큰한 국물 불고기에는 전골과 스키야키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이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여러 학설을 차용하며 일본 영향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찬별님 블로그에서 최근 글을 누르고 출간 항목을 누르면 바로 황교익이 인용한 책 출간 소식이 나옵니다.
2008년 06월 22일에 올린 글에서 책 출간 소식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런 걸로 보아서... 2010년의 황교익은 김찬별님의 책이나 블로그 내용을 참고하고 그보다도 일본의 영향을 더 크게 보는 견해를 갖게 되었을 여지를 의심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료 검색에 있어 불고기 논란에 대해 참고할 언론 기사나 글들도 몇 개 찾아봅니다. 앞으로 제가 여기 나오는 내용 중 확인하여 정리에 추가할 부분들이 있을 것 같고요.
2010년 박사 학위 논문, 작성자 이규진 박사 /출처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식품영양학과
근대 이후 100년간 한국 육류구이 문화의 변화
초록 http://dspace.ewha.ac.kr/handle/2015.oak/185730
2017년 08월 13일 /출처 식육마케터 하태경의 소고기 이야기
불고기 이야기 모단대 명물 불고기 금지
https://brunch.co.kr/@brunch9uz5/127
1935년 소 사육과 서울, 평양의 육식에 대해 참고가 될 듯
2018년 10월 10일 09:03 작성자 미식의 별(음식 블로거) ize 기자 /출처 머니투데이
황교익, 불고기와 야키니쿠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100921567297434
2018년 10월 12일 14:09 /출처 헤럴드경제
국어학자들 "황교익 불고기 어원설, 매우 일방적"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81012000489
2007년 1월 /출처 찬별은 초식동물 블로그
한국음식의 탄생 - 불고기
http://egloos.zum.com/coldstar/v/2951006
블로거 개인 의견이라 반론받을 부분이 있겠지만 참고할 링크글과 자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블로거인 줄 알았는데 이 블로거가... 2010년에 황교익이 쓴 불고기 논란의 시발이 되는 그 글에서 "음식평론가 김찬별의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이란 책에 따르면, <동아일보> 1935년 기사에 불고기란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는 대목에서의 그 김찬별님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하게 됐습니다.
블로그의 글이 음식의 기원을 얘기하는 게 꽤 많아서 바로 저 책의 제목이 연상되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제 생각이 맞는지 블로그의 다른 메뉴를 눌러보니 책 출간 정보가 나오는데, 그게 바로 황교익이 인용한 그 책입니다. 네, 음식평론가 김찬별님이 맞습니다.
음식평론가 김찬별님의 의견이 몇 가지 과거 자료를 토대로 하긴 하지만, 좀 불완전하고 개인 추측성 내용이 많이 가미해서 저 책을 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또한 황교익이 이 분의 견해를 상당 부분 참고한 것 같다는 상상까지도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찬별님의 불고기에 대한 책(발간소식을 2008년 06월 22일 블로그글에 적었으니 그 시점)과 블로그 글(2007년 1월)이 황교익의 2010년 글보다 앞섭니다.
또한 책 소개에...
<이 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들과 음식문화의 변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통 우리가 우리의 음식이라고 알고 있는것들에 대하여 유쾌한 반론을 제기하고 전통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상당수는 근현대에 이르러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짜장면, 삼겹살, 감자탕, 부대찌개, 떡볶이, 어묵과 오뎅 등의 유래와 의미를 추적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음식문화사에반영되어 있는 역사적·사회적인 변화의 양상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파워 블로거, 한국 음식의 기원을 탐구하다
(중략...)
쇠고기와 촛불문화제
이 책의 강점은 음식의 원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 오늘날 우리가 먹는맛있는 음식들이 만들어졌는가 하는 점을 추적한다는 데 있다. 왜 튀김 요리가 현대에 등장하게 되었는가? 음식을 만드는 도구의발전이 음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추적하는가 하면, 저 먼먼 시대로부터 먹어왔을 것 같은 삼겹살이 불과 30년도 되지 않은음식이라는 것을 밝혀낸다. 어묵과 오뎅의 차이, 김밥과 스시의 차이를 추적하여 어디서부터 어떻게 달라졌고,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먹는 음식으로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이 책은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쇠고기를 아주 다양하게 먹는 줄 안다.하지만 저자는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고기를 먹은지 얼마 되지 않는 민족이다. 하지만 내장에 있어서는 확실히다른 민족보다 더 오래도록, 그리고 더 즐기고 있는 민족이다. 이것이 쇠고기 협상 이래 대한민국을 달군 촛불문화제의 배후일지도모른다.
이런 조사는 인터넷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블로거들을 향해 각종음식에 대한 기억을 묻고, 그것을 토대로 자신의 견해를 보강하기도 하고, 수정하기도 했다.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인터넷이 이책을 만들어낸 것이다.>
책 소개를 읽고 좀놀랐습니다
책에서 불고기를 비롯한 다루고 있는 음식 항목들이... 황교익이 무시하는 음식들 종류와 어느 정도 교집합을 이룬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거기에 책 소개 뒷부분에서 한국인은 고기를 먹은지 얼마되지 않는 민족이라는 표현 등을 보아 쇠고기에 대해서 상당히 할애하되, 우리의 쇠고기 음식 기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보일 것으로 짐작할 수 있겠군요.
또한 파워블로거라고 밝히고 있고요. 음식책을 두 권 낸 후에 소설을 쓰기도 하셨더군요.
블로그에서 작가 소개를 보니 소설가, 자유기고가, 번역가입니다. 블로그를 찾아보니 최근에 일인출판사를 만드려고 하시는 것 같고요.
황교익의 주장이 김찬별님의 주장에서 한 발 더 나간 것 아닌가란 지레짐작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최악은 황교익의 주장은 김찬별님의 주장을 토대로 스스로 더 발전시켜 나간 게 아닌가란 의심말이죠.
김찬별님이 얼만큼 전문가인지, 이 분야를 전공한 분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KBS 사보, 신세계 사보 등 여러 곳에 기고한 걸 보니, 황교익이 맛칼럼니스트를 하며 분명히 안면이나 교류가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좀 더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현재까지 보면 황교익과 비슷한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만 학계에서 대세는 아닌 걸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여러 자료에 대한 정리를 마치는대로 여러 학설(?)을 소개하고 제 개인 의견도 따로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이라.엄두가 안 나는군요.
내용을 더 간결하게 적든가 글을 나눠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더 정리한 후에 다시 쓰겠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문제는 명확한 결론이 안 날 여지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과거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결론에 다다르거나 논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대단하시네요.
글 내용 중에 제가 생각하던 포인트도 있어서 덧붙여 봅니다.
황교익은 야키니쿠(한자 燒肉의 일본식 독음)의 번안어가 불고기라는 주장인데
소육(燒肉)이라는 말은 조선시대에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한자 소육을 우리 말로 불고기라고 불렀을 수도 있는 거죠.
애초에 야키니쿠 -> 불고기(20세기 초 이후)가 아니라
소육 -> 불고기(조선 후기)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는 가능성에 불과합니다.)
다들 잘 알다시피 조선시대에는 '난로회'라고 하여 고기를 구워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 풍습은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겨울, 야외에서 불을 피우고 솥뚜껑 같은 것을 뒤집어 고기를 구웠는데,
생고기만 구운 것이 아니라 양념을 같이 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전골 같이 국물이 약간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난로회 그림은 여러 개가 남아있는데
프랑스 기메박물관에서 소장중인 사계풍속도 중 하나가 유명합니다.
(https://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6&cp_code=cp0235&index_id=cp02350247&content_id=cp023502470001&print=Y)
난로회에서 고기 구워먹는 것을 소육(燒肉)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보통 '고기를 굽는다'로 번역할 수 있고,
문맥에 따라 '구운 고기'라는 명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도 일부 소육(燒肉)이라는 표현이 있고,
문집에도 종종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약용의 문집에는 소육(燒肉)이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그 중에 하나입니다.
同出廣通橋幕中。燒肉湯餅。促膝坐。
함께 광통교로 나가서 장막 안에서 무릎을 맞대고 앉아 구운 고기와 떡국을 먹었다.
<여유당전서> 정헌묘지명, (원문, 번역 : 한국고전종합DB, http://db.itkc.or.kr)
..그런데 지금 보니 이 문장도 명사형(구운 고기)으로 번역할 게 아니라
술어+목적어(고기를 굽다)로 번역해야 하는 문맥이긴 하네요.
아무튼 이외에 고전종합DB에서 다수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소육(燒肉)이 명사형으로 번역될 만한 문장을 확인해보는 게 우선이겠네요.
몇 번 정리하고 싶긴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하다가
게시물 보고 생각나서 덧붙여 봤습니다.
제가 지금 나가봐야 해서 짧게 댓글 달게요. 불고기의 낱말 형태에 대해 국어학계, 민속학계, 식품영양학계 정도에서 나올 수 있는 반박은 이겁니다.
불고기가 고기를 불에 굽다는 형태가 아니라, 불이라는 도구도 음식을 위한 재료로 보면 된다는 겁니다.
물회에서 회를 물에 씻거나 하는 게 아니라 물과 회를 이용해서 만든 음식이듯이,
불고기도 불과 고기로 만든 음식이라는 거죠. 그렇게 보면 불(동사)+고기(명사)가 아니라 불(명사)+고기(명사)로 보는 게 충분히 타당하다는 거예요. 많은 음식이 이런 재료들의 명사형 결합이죠.
그리고 이런 주장은 오래 전부터 있던 거예요. 황교익이 몰랐을 리가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거죠.
왜냐면 황교익이 불고기의 일본 유래를 주장한 건 오래 전부터고 당연히 그에 대한 반박을 받았을테니까요.
어쨌든, 우리나라도 일본의 최초문헌 몇백년이전부터 燒肉이라는 한자를 사용했던건 증명되었으니,
최소한 야키니쿠라는 단어가 먼저 떴으니 원조가 맞다는 주장은 안나오겠네요.
개인적인 추측으로, 한자의 원조인 중국어로 짐작해보면, 불에 굽는 요리법을 지칭하는 동사가
燒와 烤가 있습니다. 보통 생각하는 굽는 형태는 烤를 쓰고(현재 한국불고기는 烤肉라고 합니다)
燒는 불에 태우는 느낌입니다. 불고기의 원형이 양념한 고기를 꿰어서 피운 불에 구워먹었다고 하니,
燒의 느낌과 비슷합니다.
실제 광동쪽에 叉燒肉이라는 요리가 있는데, 꼬챙이에 양념바른 돼지고기를 꿰어서 불에 굽는 형태이고,
재밌는건 이게 일본의 차슈의 원조라는거죠. 라멘이 지금의 형태가 된게 1910-20년대라는데,
최소한 그때는 燒肉(야키니쿠)라는 단어사용법은 없었나봅니다. 차슈라고 이름붙인거보니까요.
저의 얕은 일본어 소견으로 "야키"는 굽다쪽에 가깝다고 보입니다.
실제 야키를 "불"로 번역한 사례는 제가 찾아본 범위안에서는 없더군요.
만약에 불고기가 야키니쿠에서 번역되었다면 "구운고기" "고기구이"쪽이 더 쉬웠을꺼라 봅니다.
그런데 왜 불고기만 "불"이라고 불을 강조한 형태의 단어로 만들어졌나 의문점이 생기는데,
燒肉이라는 한자어와 이 불에 표나게 굽는 요리법을, 순 우리말형태로 풀이한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디까지나 매우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요몇일 생각은, 일본인이 뉴욕에서 한국 불고기를 "재패니즈 바베큐"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는것과 맞물려서,
불고기를 한국음식에서 떼어내려는 큰그림인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황교익의 주장을 종합하면, 결국 야키니쿠->불고기설뿐 아니라, 불고기자체가 우리음식이라는걸 부정하고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황교익 보면 공지영이나 김부선 부류가 생각나고
얕은 지식으로 '제국의 위안부' 같은 책 내놓은 박모씨도 떠오릅니다. 일본 돈으로 공부한 후 글로써 명예 일본인 짓 많이 하고 있지요. 주장 근원지를 파고 들어가보면 결국 일본 우익 학자들에게서 나온 것.
괜히 다수의 네티즌들이 황교이꾸상이라고 비아냥거리는게 아니죠.
그러나 그 고기는 법으로 금지된 (그러나 열심히 먹긴 먹던) 소가 아니라 개였습니다.
http://egloos.zum.com/coldstar/v/2949794
블로거 찬별씨의 경우 근거를 충실히 찾고 (내가 그렇다면 그렇다는 누구와 다르게), 댓글로 증언도 더 수집하고 (어렸을 때 들었다는 건 증거가 안된다는 누구와 다르게), 무엇보다 사실과 추측을 잘 구분하기 때문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의 (이름 말고) 형태가 (하필이면 일제에 강점된) 근대에 들어 만들어진 건 분명합니다.
그 사람의 돈까스 감상과 찬별의 글을 비교해보시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2694557CLIEN
http://coldstar.egloos.com/2933278
진짜 도움되는 알쓸신잡이네요!
일제시대를 살았던 어른들은 "자학사관"이 강한 것 같고 (조선놈들은 안돼 이런거)
군사정권시대를 살았던 중장년들은 "국뽕사관"이 강했고 (환! 대고구려!)
최근엔 "탈 민족주의"가 강한 것 같은데 (쿨병)
이 탈민족주의가 주화입마하면 자학사관으로 회귀하는 것 같더군요.
글을 보다보니 왜 모든 사람은 남이고 황교익은 황교익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가끔 일본 가서 밥먹는 사람으로써 야끼니끄는 불고기같은거고 호르몬야끼는 양 대창 곱창 같은 종류의 구이입니다... 야끼니꾸에서 홀몬 야끼가 나왔다는건 먹는 부위가 확대 되었다는 표현인지 어떤지 몰라도 오해의 소지가 있을듯하여...
이런 내용은 한번 블로그로 정리하셔서 황교익씨
본인에게 링크가 전달되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비난이 아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정상적인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하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