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7년 전이네요...하지만 기억은 생생.
혼자 자취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금요일에 현재 와이프와 소개팅을 하고 집에 왔는데 밤부터 뭔가 몸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배아프고 열이 나서 처음엔 장염같은건가? 해서 토요일에 동내 내과를 갔지요.
병원에선 위염인거 같다며 위염약 처방받았지만 약을 먹어도 아픈게 나아지질 않더군요.
사실 위염때문에 약 먹어본 적이 없어서 위염약 효과가 직빵이란걸 잘 몰랐던 지라 그냥 위염이 심한가보다-_-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진짜 아팠어요. 어느정도 였냐면 토요일 저녁에는 제대로 걷지를 못하고 배잡고 허리도 못 펴고 걸어다녀야 했으니까요.
넘 배가 아파서 밥도 못먹겠어서 당분이라도 섭취하지는 마음으로 캔과일을 사서 그거 조금 먹고 버텼습니다.
그 다음날인 일요일에도 역시 계속 아팠어요. 일요일엔 거의 암것도 못먹고 버팀 배만 잡고 거의 기어다니면서....
그리고 겨우 잠들고 대망의 월요일 새벽....
자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막 달려와서 배를 뻥 차는 느낌이 나는겁니다-_-
넘 아파서 잠이 진짜 번쩍 깼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긴 한데, "아이구 배야 내가 왜 이렇게 아파야 하나" 란 소리가 절로 나왔었어요.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아파서 데굴데굴 구르다 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봄.. 이렇게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하구요..
대충 검색해보니 맹장염으로 소위 알려진 충수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듦
근데 너무넌무너무 아파서 뭐 내가 어찌 할 수가 없었음
119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음. 이런걸로 119 불러도 되나 싶었지만 근데 너무너무너무 아프니
하지만 119 구조대가 왔는데 내 몰골이 넘 흉하면 안될것 같고.. 병원가면 며칠 걸릴지 알 수도 없으니 우선 기어서 욕실에 가서 샤워부터 하고--;; 속옷, 아이패드, 휴대폰 충전기 등 대충 짐을 챙긴 후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가지런히 누워서 119신고를 했어요.
소방서가 워낙 가깝기도 해서 한 5분도 안되서 오시더군요. 번호키 알려드렸더니 무슨 휠체어같은 장비를 들고 오심.
그리고 신기하게 그게 119 구급차에 합체하니 누워지며 침대가 됨요!! 그 와중에 엄청 신기했죠.
119 구급대원 한 분이 배를 눌러보더니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함..
여튼 근데 좀 민망해서 구급대원에게 근데 이렇게 배아픈데 119 불러도 되냐 하니 충수염으로 종종 출동한다고 괜찮다 하더군요.
그리고 응급실 가서 누워있는데 의사가 와서 이것저것 물어봄.
새벽에 갑자기 넘 아파서 깼다 하니 혈액검사랑 CT찍어보자 하더군요. 터졌나 본다고..
조영제 넣고 CT찍는다 해서 조영제는 성분이 뭔가요? 무슨 동위원소가 들어가는건가요? 하고 물어보니 의사가 뭐 이런 놈이 다있냐는 표정을 짓더니 걍 가버림-_-
검사후 결론은 맹장 터짐. CT로 봐도 터져있고 백혈구 수치도 높고..
긴급 수술해야 한다며 바로 수술시간 잡고 수술함.
터졌기에 복강경 수술로는 안된다며 개복수술을 했고, 주치의 말로는 열어보니 터져서 난리도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전신마취 첫 경험이었는데 진짜 신기했어요.
10 9 8 7 하고 숫자 세는 드라마나 만화는 개뻥이었음. 그냥 주사끼우고 호흡기에 뭐 데니까 바로 가버리고 깨니 병실로 옮겨지고 있었음.
한 삼일 간은 수술한 곳 옆에 구멍 뚫어서 튜브같은것을 끼고 있었음... 아마 염증 잔여물 배출용도였던가..
그리고 5-6일 입원..... 아주 실컷 항생제 맞으니 피부도 깨끗해지더군요....
부모님은 외국에 계셨기에 혼자 그렇게 잘(?) 지내다 나왔고...
당시 소개팅 첫 만남 하고 헤어진 와이프는 충수 터져서 입원했기 때문에 두번째 만남 못하겠다고 했더니 자기 차려고 핑계대는 줄 알았었다 합니다.
여튼 생각해보니 이런 일을 한 50년 전에 겪었으면 전 죽었겠네요.
복막염, 폐혈증으로...
충수 터져서 난리난 와중에 기어서 샤워하고 옷갈아입고 짐챙기고 누워있던 제가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
엄청 무식한 짓이였죠
그 이후로 누가 배아프다 하면 저같은 케이스 아닐까 걱정부터 됩니다.
그걸 왜 버티고 있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가요--
저 입원했을 때는 복막염때문에 옆구리에 쭈욱 자크 다신 분도 봣어요..
혼자서..수술..하셨군요..
혼자라서..더.아프고...
서러워.셨을듯..
동의서를 제가 서명했던가 아님 그런게 없었나
근데 서럽진 않았어요. 워낙 혼자 산지 오래 되서 그런지 그전에 산전수전 다 겪어서 그런지...
수술하기 전달에 똑같은 증상이 있었는데.. 안터지고 어찌 버텨졌었나봐요 ㄷㄷㄷㄷㄷㄷㄷㄷ
그러다가 두번째엔 진짜 죽을뻔;;; 급성으로 좀만 더있었으면 터졌을꺼라고;;;;;;;
전 어떻게 아픈이 이틀만에 터져버린건지 ㅠ.ㅠ
얼굴이 창백한데 약국을 왜왔냐고.. 병원가라고 해서 병원갔습니다 ㄷㄷㄷ
그 때 터진게 아닐까 싶어요.
그 와중에 승차거부하던 택시X 생각나네요...
전 일요일부턴 문밖에 못나가겠더군요.
그럴 때 119 부르세요.
고생하셨네요 저는 맹장염인가 해서 병원갔더니 배에 가스가 찼다고..
전 다행히 세척만 하면 되었었는지 그래도 그정돈 아니었는데...
그 이후론 절대 그렇게 안참습니다.
전 담임쌤이 조퇴를 불허하셔서 끝나고 병원가서 수술했는데
선생님이 병문안 오셔서 조퇴안시켜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시더라고요
수술끝나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만화책 읽다가 웃기는 장면보고 "푸학!"하는 순간 바로 배 땡기며 아파서 울어버린 기억도 납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