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난 니 진짜 사랑했어.
그녀는 술에 취해도 혀가 안 꼬인다.
비가 엄청나게 온다.
비 오는 날에는 사람 목소리가 더 잘 들리는거 같다.
문과생이라 모르지만 과학적으로 사실일 것이다.
비가 많이 왔다.
그녀의 목소리가 크다.
지랄하고 있네 지랄 좀 하지마.
말투는 맞춤형 서비스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고 말이다.
그녀는 허 하고 웃더니
숟가락을 세게 내려 놓으며
진짜라니까 이 멍청한새끼야.
하며 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내 캬캬캬 하며 웃었다.
내가 힐끗 보고 웃고 혼자 소주를 마시니
그녀가 따라 홀짝인다.
야 막말로 우리아빠가 돈 많은게 내 탓은 아니잖아??
소주로 입을 가글하며 맞다는 듯이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넌 드라마도 안보냐?? 물 한번 맞은 거 가지고 말야
넌 니 자존심이 나보다 중요했던거야 새꺄
가글한 소주를 마시며 뭐 그것도 맞아 라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테이블을 닦았던 휴지뭉치가 내 뺨 옆을 지나간다.
근데 애 이름은 왜 그렇게 지었냐??
내 질문에 그녀는
혹시 너랑 무슨 상관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니지??
그건 너무 오바야.
라며 소주를 따랐고
병을 뺐어 내 술잔을 채우며 나는 말했다.
아니 그래도 받침하나 뺴고 내 이름이랑 똑같으면
그런 생각이 안 들수가 없지 않아??
아무튼 너랑은 상관 없어.
계산을 하려 하고 있는데 내 뒤통수로 그녀의 빈정거림이 익숙하다.
돈 많은 여자 싫은거 아니였어?? 근데 이걸 어쩌나
돈 많은 여자가 벌써 계산했는데~
고개를 돌려 주인장을 보니
나는 두번 계산 받아먹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빨리 말해주지 사장새끼.
엉거주춤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고 대리업체에 전화를 했다.
여기 xx 돼지국밥집이요. 차 번호는 xxxx 에요.
그녀가 묻는다. 마지막으로 나한테 할 얘기 없어??
난 너한테 있는데
다신 찾아 오지마.
깔끔했다. 스스로 만족했다.
그녀는 내 말을 칼치기 하듯이 지나가며 말했다.
난 말야. 돼지국밥의 저주가 걸렸어.
뭔 소리하는 거지 라는 눈빛을 보내자 그녀는
난 비만 오잖아? 그럼 돼지국밥이 먹고 싶어.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나 돼지국밥 너랑 처음 먹어봤거든?
냄새나고 싫어. 국물도 비려.
근데 자꾸 너가 생각나
그래서 막 토할거 같아.
그래서 비오는 것도 싫어졌어.
더 들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서
그녀에게 가라고 손을 내저었다.
어여가.
대리가 와야가지 새꺄.
말하기 무섭게 저기서 머리를 손으로 가리며
어느 아저씨가 대리 부르셨죠 하며 뛰어온다.
장댓비에서도 저렇게 머리를 지키려는 걸 보니
없어서 그런가.
없는 사람은 더 잘 지켜야한다.
머리든 사람이든. 자존심은 별거 아니니까.
갑자기 궁금한게 생겼다.
야 너 그 뭐냐 내가 무슨 날도 아닌데 너가 귀엽다길래
사줬던 스누피 인형은 버렸냐??
내 말에 그녀는 풀린 눈으로
나 개 싫어해.
라며 아저씨에게 키를 넘겨주었다.
또각또각. 그녀의 구두 소리가 크다.
언제는 보물 1호라더니 나쁜 년
내 목소릴 들었는지 그녀의 손등과 가운데 손가락이 올라온다.
b급 영화 같이 그녀의 발목이 꺽인다.
아유 지랄 곱배기다 욕을 하며 그녀를 부축한다.
헤헤 일부러 넘어진거야 라는 그녀의 발목이 빨갛다.
그녀를 뒷자석에 태우고 문을 닫는다.
창문이 내리더니 가까이 오라는 손짓.
그녀가 내게 말한다.
다신 연락 안할거야.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창문이 닫힌다.
닫히는 창문 사이로
리어뷰에 걸려 대롱거리고 있는 작은 스누피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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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페리뇽2006 / 양서류 / 캬바레 / 7612번 버스
감사합니다 저도 좋아하는 돼지국밥이 먹고 싶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