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싶은데 시간이 안가서 뻘글 하나 투척해봅니다.
떄는 전역하고 복학하기 전 알바 인생을 연초연시... 당시에 서울에 엄청나게 많은 눈이 왔었던 해로 기억합니다.
정말 너무 많이와서 지하철들 막 멈추고 난리도 아니였어요.
지금도 영어영어 열풍이지만, 그때는 뭐 때문인지 토플 학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서 추가적으로 생겨난
어떤 청담/대치동의 유명 어학원 브랜치에서 알바를 하게 됩니다.
수업 준비해주고 가서 청소하고 뭐 교재 옮겨주고하는 간단한 일이였는데요. 일의 특성상 상담? 해주시는 선생님들이 좀 계셨고
힘쓰는 총무직원 하나 서버 및 홈페이지 담당해주는 분 하나 저 하나 해서 남자는 3명이고 나머지는 다 여자분들인 회사였어요.
학원이라는 공간이 강의실은 넓어도 직원들을 위하는 공간은 좁은터라, 카운터와 내부 사무실 그리고 휴게실 이렇게만 있어도 학원 돌아가는 구조와 온갖 잡담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거기가 페이는 잘 주었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했었었어요. 저도 당시에 시급으로 계산하면 만원 가까이 받았었고요.
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짐작컨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정도셨는데, 제가 그때 20대 초반이였으니, 남자로 보이기는 커녕 놀려먹기 좋은 막내 포지션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 중에 참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신 여자분이 계셨어요. 가운데 글자가 문자가 들어가니까 문선생이라고 할게요.
제게 다들 존대말을 써주시긴 했는데, 껍데기만 존대고 사실은 말을 편하게 하기 마련이죠. 저도 불만은 없었고요.
그냥 오며가며 뭐 주전부리 같은 것들 던져주면서 카조교 맛있게 드셔 이런 식의 느낌.
근데 문선생만은 제가 마치 상사인냥 그렇게 존칭을 끝까지 잘 써줬었어요.
물론 저도 좋았죠.
어 갑자기 텐션 너무 떨어지네요. 좀 올려보죠.
제가 문선생한테 혹하게된 몇가지 계기가 있는데요.
제가 사무실에서 잡무가 끝나면 개인시간이 빌때가 좀 있어서 그때는 자유롭게 써도 됐거든요.
그래서 책들을 꽤 가져가서 읽었는데, 당시에 이상 100주년 소설전집이 있어서 그거를 사서 봤었어요.
그러는데 밥 먹고 오니까 문선생이 제 책을 열어보지는 않고 커버를 보면서 보고 있길래
제가 어 왜 그러세요? 라고 하니까
이거 카조교 꺼에요?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맞다고 하니까
갑자기 자기 주변에서 이상책 읽는 사람 처음 봤다고 엄청 똒똑하신거 아니냐고 하면서
주변 선생님들한테 저를 막 띄워주는데 보통은 그게 장난이잖아요 말투가
근데 그게 아닌거에요.
그래서 저는 이쁜 선생님이 저한테 막 비행기 태워주니까 좀 어버버 거리고 있었는데,
자기가 이 책 엄청 열어 보고 싶었는데 왠지 읽던 중인거처럼 보여서 안 열어봤다고 좀 보면 안되겠냐는데
거기서 엄청 심쿵.......
그리고 그 후로 며칠 뒤에 (퇴근시간이 요일마다 달라서 일주일에 같이 퇴근 못할때가 더 많았어요.)
가는 대중교통 안에서 저한테 무슨 작품이 제일 재밌었냐고 묻더라고요.
그때 문선생은 앉아 있고 저는 일어나 있었는데 제가 내려다 보는 위치잖아요?.
제가 막 설명을 하는데 그걸 정말
선생과 학생처럼 막 저를 뚫어져라 보면서 초롱하게 제 말을 들어주는거에요.
심장 터지는 줄 알았어요. 그때
그리고 얼마 후에 한번 비슷한 일이 또 있었는데
그때는 또 제가 신곡에 꽂혀서 열린책들 3부작짜리로 읽고 있었는데
휴게실에서 커피마시다 들어오더니
오 이제는 신곡 읽으시냐면서 엄청 현학적이라고 또 비행기를 띄워주더니
신곡의 한소절을 대충 비슷하게 읊더라고요.
그 지옥의 가장 낮은 자리는 도덕적 위기에 중립을 지켰던 자들이다. 이 구절을요
그래서 또 뻑 갔죠... 그리고 그 날 기억 나는게 가죽 부츠를 종아리를 다 덮는 걸 신고 오셨는데.
키가 한 165정도 셨던거 같은데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키가 엄청 커보이더라고요.
그리고 그 날 집에 같이 가는데, 제 가방을 굳이 뺏어서 자기 무릎에 올려 놓더군요..
그러더니 우리 학원 쌤들은 다 기독교라서 가끔 아쉬울 때 있다고,
그래서 제가
가끔 맥주 같은거 드시고 싶을 때 있으시겠어요.~ 라고 하니까
저한테 김조교가 같이 먹어줄래요? 하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좀 당황했는데 바로
아 네 저 맥주 좋아합니다. 라고 하니까.
자기는 싫다는거에요 ㅡㅡ;;; 그래서 뭐지 하는 표정으로 보니까
저보고 슥 웃더니 소주면 몰라도........그러는데
와 그때도 심장 터지는 줄 .... 그게 알고 보니까 내 머리속지우개 거기서 나온 대사를 바꾼거더군요...ㅋㅋㅋㅋ
그렇게 맥주가 아닌 소주를 둘이 먹게 되는데는 별로 오래 걸리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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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 유료결제창 어딥니까~~~
그래도 죽창은 주문해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