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클리앙은 눈팅 위주로 많이 보고 있는데 여기서도 여자 아이스하키팀 단일팀 이슈가 많이 올라오는거 같아 몇가지 적어 보려고 합니다.
0. 그에 앞서
참고로 저는 이번 올림픽 직관을 가고 아이스하키 3경기, 스캘레톤 1,2차 주행을 포함한 4경기를 직관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스하키 3경기중 2경기가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고 여자는 예선 마지막경기 일본전, 남자는 올림픽 데뷔전인 체코와의 조별리그 첫경기를 직관하게 되었습니다.
1. 단일팀? 굳이 왜 지금?
단일팀 좋죠. 그간 스포츠가 남북 관계에 좋게 작용한 경우도 있었고 단일팀을 통해서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지바 탁구 세계선수권 대회, 91년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현재 FIFA U-20월드컵) 단일팀 사례)
하지만 이 문제가 올림픽 개최 2년전부터라도 계속 협의하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왜 지금. 그것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올림픽 데뷔전인 2월 10일 스위스전까지 25일 남겨놓고 왜 단일팀 이슈가 나왔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는 문제인거 같네요.
2. 그러면 엔트리 늘리면 되잖아?
엔트리 늘린다고 됐으면 청와대에다 국민청원까지 안 넣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올림픽 아이스하키 엔트리는 23명입니다. 당장 도뭐시기 하는 장관이 얘기한거 처럼 북한선수 6~8명을 추가 시키면 못해도 29명이 되는거죠?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관동 하키센터, 강릉 하키센터 모두 라커룸, 밴치 규격을 23명으로 맞춰 놓고 운영했습니다. 여기서 오버 엔트리 되면 현장에 계시는 분들 엄청 고생하실겁니다. 더불어 같은조의 스위스, 스웨덴, 일본에서도 클레임 들어올겁니다.
아이스하키 종목 특성상 한 선수당 한번에 가질 수 있는 아이스타임은 최대 50초 입니다. 그리고 수시로 라인 교체가 이뤄지고 각 라인별로 역할이 부여 되어 있습니다. (1,2라인은 어택라인(득점력이 좋은 선수들 위주), 3,4라인은 체킹라인(수비력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해 상대 공격을 막고 체력을 줄이는 역할)) 근데 북한 선수가 추가 된다고 전력이 상승 될지도 의문이고 여기서 경기 출전 못하는 선수들도 다수 발생할겁니다. 저는 올림픽 하나 바라보고 운동한 선수들이 정당하지 못한 이유로 출전하지 못하게 되는거 보기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3. 그래도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는건데 단일팀 한다고 뭐 되는거냐? 어차피 메달도 못 따는 종목인데?
사실 3번 문단 쓰면서 정말 화가 나고 정말 아이스하키라는 종목을 몰라도 한참 모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개최국 자격 출전에 대해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한아이스하키 연맹에서 수영연맹처럼 일 했다면 출전은 어림도 없었다'로 정리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부터 IIHF는 개최국 출전 쿼터를 없앴습니다. 올림픽 본선 무대는 남자 12개국, 여자 8개국이 출전하는데 남자의 경우 IIHF 세계랭킹 9위까지 자동 진출이고 나머지 3자리를 놓고 예선 라운드를 거쳐 살아남은 3개팀에게 출전권을 부여합니다. 여자의 경우도 세계랭킹 6위까지 자동 진출에 2자리는 예선 라운드를 거쳐서 살아남은 2개팀에게 출전권을 부여하는거죠.
아이스하키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라면 2014년 고양에서 열렸던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1-A 대회 기억 하실겁니다. 당시 대표팀은 5전 전패로 최하위를 기록하며 디비전 1-B로 강등 당했는데 당시 IIHF 연맹 회장이 이렇게라면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남자팀의 경우 백지선 감독, 박용수 코치 데려오고 안양 한라에서 뛰던 맷 달튼 골리를 비롯한 5명의 선수(브락 라던스키, 마이크 스위프트는 그 전에 특별 귀화해 대표팀에서 뛰고 있었습니다.)를 특별 귀화 시키며 전력 강화에 힘썼습니다. 여자팀의 경우 세라 머레이 감독 선임하고 귀화 선수도 같이 대표팀에 뽑아 훈련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안간힘을 써서 한 결과 남자, 여자 모두 올림픽 자동 출전을 허락 받았고 이번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근데 북한은 뭐 했을까요? 남자는 둘째 치고 여자의 경우 예전에는 북한이 우리보다 잘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붙으면 쉽게 이길 수준 까지 왔습니다. 작년 강릉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에서 우리가 북한을 3-0 셧아웃 승리 거뒀고 전체적인 수준도 많이 뒤떨어졌습니다.
4. 결론
- 지금 단일팀 이슈는 진짜 말도 안된다.
- 첫 경기까지 한달도 안남은 상태에서 대표팀 흔들지 마라.
- 무엇보다 스포츠에 정치를 끌어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2월 14일 오후 4시 40분에 관동 하키센터서 열리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일본전에서 태극기 들고가서 응원하고 싶습니다.
- 그녀들의 바램은 올림픽에서의 1승입니다. 그 1승 하려고 지난 세월동안 먼 해외에서 전지훈련하고 탑랭커 팀들에게 깨지면서 실력 쌓았습니다. 제발 그녀들의 꿈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는 한반도에 전쟁이 나거나 원전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끝까지 지지
솔직히 말도안되는일이니 없던일로 했으면ㅠ
자기들이 위대한 이상을 갖고있다는 자뻑과 로망에 빠져서 현실과 괴리된 판단들을 내리는 행동들이었는데..
작금의 단일팀 어쩌고 집착하는 것은 더도덜도 아니고 딱 그꼴이에요.
메달 획득한 선수들에게 수여되는 모든 정부차원의 특혜는 정치적 결정입니다.
누굴위한 대의도 아닙니다. 그냥 좋은게 좋은게 아니라, 잘된 준비속에 섭섭하거나 피해받는 개인이 없길 바랍니다. 동시 입장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대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