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유명한 사건이니 혹시 모르시는 분들은 구글링으로 쉽게 자세한 정보를 얻으실거라 생각하고
자살이냐 타살이냐로 말많았던 그사건을 <프로파일러 배상훈의 CRIME>이라는 팟캐스트에서 다룬걸 뒤늦게 들었는데
이분은 전혀 상상도 못했던 관점으로 보네요.
단언하거나 확정한건 아니지만, 요컨대 자기색정사 가능성이 매우 높은걸로 보더군요. 자기색정사란 성적쾌락을 위해 자해플레이를 하다가 제어에 실패해 죽고마는 케이스로, 그 대부분이 질식사라고 하죠. 법리적으로는 사고사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물론 자살로 종결된지 오래된 사건이라 관련증거가 없는데다 고인 명예 문제도 있고 해서 그런지 배상훈씨도 직설적으로 색정사 혹은 그와 비슷한 용어를 쓰진 않았고 시종 우회적인 표현으로 돌려말했지만, 좌우간 심증은 거의 확실하다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작년인가 그 실종예비군 사건도 언급하고.
어떤 책도 언급되는데, FBI의 전설적인 프로파일러 Roy Hazelwood가 각종 성관련 범죄/사건 케이스들을 소개한 Dark Dreams(국내번역판 '프로파일러 노트')라는 책으로 거기 보면 오창사건과 거의 똑같은 사건이 소개돼있다면서 "모르긴해도 오창사건 고인도 그 책을 읽었을거라고 생각한다"는 말까지 하더군요. 그 사건 역시 미국에서 어떤 남자가 맨홀에 들어가 목매달아 죽은 사건으로 마찬가지로 자살이냐 타살이냐로 방황하던 수사가 결국 자기색정사로 결론난 케이스라고 하네요. 아래 그림은 실제 책에 소개된 사건 현장 묘사삽화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려면 유족이나 주변인들을 상대로 고인에 대한 깊이 있는 심리부검이 필수인데, 아무래도 현장경찰들의 능력도 부족하고 문화적인 제약도 있어서 쉽지않다는 문제제기로 마무리.
물론 뭐 유명프로파일러라고 항상 옳은건 아닐테니 배상훈씨 의견을 덮어놓고 신뢰할 필요는 없겠죠. 실제 주어진 정보만을 놓고 봤을때 오창사건을 색정사라고 보기에 몇가지 이상한 점들도 있는게, 일단 위 미국판맨홀사건을 포함해 자기색정사는 거의 예외없이 사체가 옷을 벗고있거나 또는 최소한 바지라도 내리고있는데 반해 오창사건은 그것이알고싶다를 포함한 미디어에서 일부러 관련 정보를 누락한게 아니라면 그런 정황은 전혀 알려진게 없고, 또 색정사라면 기본적으로 죽음을 원하는건 아니기때문에 안전장치를 나름 준비해놓은 정황들이 포착되는데 오창사건은 그부분 역시 설명이 힘들어보입니다. 물론 애초에 이쪽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않았던 경찰이나 미디어의 실수로 놓친게 있을수도 있겠지만요.
어쨌거나 진실이 뭐든간에, 오래전에 그알에서 보고 참 미스테리한 사건으로 기억하고있던 사건인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의견을 듣고 보니 뒷통수 한대 세게 맞은 기분입니다.
여담으로 자기색정사는 미국에서만 연간 200건 정도 발생한다고 하는데, 사인은 감전이나 이물질삽입 등 다양하지만 질식이 가장 많고 질식방법은 목매달기가 가장 흔하지만 그밖에 비닐봉지나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화학물질 등을 이용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고. 남자가 훨씬 더 많고 킬빌의 '빌' 역할 배우 데이빗 캐러딘씨도 이걸로 가셨다죠. 여자일 경우 현장이 강간살인현장으로 보이기때문에 초동수사가 훨씬 더 어렵다고 하네요.
유형은 다르지만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 정화조 의문사 사건이 생각나는군요.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b=bullpen2&id=2873385
이거 보면 자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자살로 결론 내려는 경찰과는 다르게 말이죠.
예전에 십자가 살인사건도 자살이라고 끝까지..
저도 뭐 프로파일러를 무조건 신뢰하진않고 그건 본문에도 썼습니다만, 색정사 여부를 제껴두고 스스로한것이냐 아니냐 여부만을 봤을땐 스스로 했을 가능성이 크지않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