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을 보고 하루가 지났는데
영화가 돌직구같은 묵짐함이 있는지라
계속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병헌, 김윤석의 황홀한 연기 대결이 넑을 빼놓기도 합니다만
그 둘의 포지션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당시 조선 지식인들이 압도적인 여론이라면
명나라에 대한 재조지은
강하고 의롭고 은혜로운 나라에 대한 의리라는 관념이 골수에 박힌지라
미개한 오랑캐 따위와의 화친은 아예 고려대상이 아닌 것으로 나옵니다
물론 김윤석(김상헌)의 경우
틀에 박힌 사대부들의 대세추종을 뛰어넘는
충정과 결기가 차원을 달리하긴 합니다만
역시 그 골수에는 재조지은이 자리잡고 있더군요
재조지은...의 의리와 충정이라면
지금의 미국에 대한 한국 (보수)지식인들의 관념 또한
병자호란 시대와 견주어도 결코 뒤짐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하고 의롭고 은혜롭고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한 나라가 아닙니까~ 미국은...
(트럼프는 제외하더라도...)
영화 당시의 사람들에게
명나라 없는 세계는 상상이 불가능했던 것처럼
한국에게도 미국이 없는 세계는 상상이 불가능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최명길의 존재가 가능했다는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이병헌의 연기도 놀랍습니다만...)
요동쪽 군사와 물자들을 상당수 조선에다 퍼붓는바람에 여진족이 크는걸 견제하지 못했어요.
그동안 조선과 명나라는 여진이 크지 못하도록 계속 미리 선제타격해가면서 견제해왔었는데
임진왜란때문에 그걸 못하고, 그 사이에 여진이 급성장해버리죠..
뭐 외교를 의리로 하는거야 아니지만, 신의만 놓고봐도 명나라를 버리는건 좀 그렇기는 하죠
그리고 병자호란 당시만해도 후금이 많이 크기는했어도 아직 명나라정도는 물론 조선정도도 못컸을때고요.
군사력은 후금>조선이지만, 경제력,인구는 조선>후금이었습니다
결국 한국과 같은 처지의 나라에게
중립 외교 같은 것이 과연 가능하기는 한가...라는 물음이네요~
아무리 봐도 불가능해 보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