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림높이를 남자농구와 똑같이 할까?
여자농구 보면 림높이가 너무 높아서 버겁다는게 느껴지죠.
덩크를 볼수없다는건 제껴두더라도, 플로터라든가 포스트에서 이지 투샷은 물론이고 심지어 레이업조차도 미스가 많습니다. 특히 170대 가드들은 레이업이 레이업이 아니라 위로 던지다 시피하기때문에 레이업 에어볼도 자주 나오죠. 이런 플레이를 보면 아무리 여자라지만 이게 프로농구인가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남자들에 비해 키는 작고 점퍼도 안되는데 림높이는 같으니 전체 야투율도 떨어질수밖에 없습니다. NBA와 WNBA의 야투율과 3점슛성공률을 비교해보면 각각 2~3% 정도 WNBA가 낮죠. KBL과 WKBL을 비교하면 차이가 더 심한데, 가장 최근 2016-17시즌을 기준으로 KBL의 리그평균 2점성공률은 50%가 넘고 3점성공률은 34% 정도인데 WKBL은 2점이 약 44%, 3점이 약 29% 정도입니다.
가뜩이나 상대적으로 느리고 엉성한 여자농구가 이렇게 슛적중률까지 떨어지면 경기가 산만해보이고 집중도가 떨어질수밖에 없죠.
결국 근본적 의문이 생길수밖에 없습니다. 왜 림높이를 낮추지않을까?
남자선수들과 평균신장차이만 12~13cm 정도는 나고 거기에 점프력까지 생각하면 최소 20cm 정도는 낮추는게 이치에 맞을테고, 바꿔말하면 그렇게 림높이를 낮추기만 해도 여자농구가 지금보다 훨씬 더 경기력이 높아지고 보는 재미도 있을텐데 왜 그렇게하지않을까.
실제 배구의 경우 여자는 네트높이가 남자보다 20cm 낮죠. 물론 여자배구는 네트를 낮추지않으면 경기 자체가 불가능한 반면 여자농구는 굳이 안낮춰도 경기를 할수는 있다는 차이가 있긴 하겠습니다만, 좌우간 남녀간 선천적 피지컬 차이를 고려하면 네트를 낮추고 림을 낮추는건 차별도 아니고 무시도 아니고 지극히 합리적인 최적화라고 보는데 왜 농구는 굳이 같은 림높이를 고집하는것인지 항상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미국에서 근래에 여자농구 림높이 관련해서 말들이 오고갔나보네요.
몇년전 Geno Aurriema라는 유명한 여자대학농구 감독이 WNBA와 여자대학농구의 인기가 좀처럼 벽을 뚫지못하고 정체와 후퇴를 반복하는 문제에 대해 논하면서 그 솔루션으로 림높이 낮추자는 주장을 하면서 공론화됐는데, 이후 선수들이나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 주장을 백업해주는 의견들이 많이 나온 모양입니다. 특히 WNBA 현역 최고스타중 하나인 Elena Delle Donne은 가장 적극적으로 림높이 낮추자는 주장을 하는 선수인데, 이 선수는 앞서 제가 언급한 배구 사례 외에도 골프 남녀간 티거리, 테니스 남녀간 세트수차이 등을 추가로 예로 들며 이 종목들은 이러한 젠더최적화를 통해 여자부 인기와 시장규모가 남자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차이가 훨씬 덜함을 강조하고, 반면 농구는 남자농구에서의 화려한 고공 플레이를 여자농구에서는 아예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어놓고 언제까지 항상 인기없다는 자괴감에 시달려야하나, 뭐 이런 주장입니다. 그밖에 여러 농구인들이나 선수들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고요.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않은데, 역시 현역선수인 Diana Taurasi 같은 경우 매우 강한 어조로 비아냥대기까지 합니다.
"Might as well put us in skirts and back in the kitchen." (차라리 치마를 입자든가 부엌으로 돌아가자고 해라)
즉 림높이를 낮춘다는것을 젠더최적화라기보다는 성차별로 보는 관점이죠. 굳이 남자들이 화려한 덩크와 앨리웁을 한다고 그걸 여자들도 해야한다는 발상 자체가 남성중심적 생각일뿐이고, 설령 림높이를 낮춰 여자선수들이 덩크를 하게된다고 해도 "누구나 할수있는 높이에서의 덩크" 따위에 경외감을 가질 농구팬들은 많지않을것이며, 그땐 또 덩크의 파워로 비교당할게 뻔한데 그런 얄팍한 생각보다는 차라리 커리같은 선수들을 롤모델로 해서 동등한 조건하에 여자들만의 게임을 만들어가고 인정받는 길이 시간은 걸리더라도 정수다, 뭐 이런 얘기들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도 지적되는데, 림높이를 낮추면 최소 십수년간 현재의 림높이로 연습해온 현역선수들의 혼란은 물론이요, 앞으로 성장할 어린 선수들은 아예 어릴때부터 남자들과 강제격리되어 여성전용 림에서 여자들끼리만 농구를 할수있게 되는데 그리 되길 원하냐, 이런 얘기들이죠.
결국 후자 의견쪽이 더 힘을 받고 림높이 낮추자는 이야기는 없던 얘기로 무마되는 분위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반론들을 듣고보니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WNBA의 참혹한 처지를 생각하면 너무 배부른 소리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올시즌 WNBA 12개팀 선수 총 약 150명의 연봉 총합계가 약 760만불인데 이 액수는 NBA 골든스테이트의 벤치멤버인 숀 리빙스턴 1인의 연봉과 정확히 같은 수준이죠. TV로 여자농구를 보는 시청자층이 아예 전무하다시피해 중계권수익이 발생할수가 없고, 때문에 사실상 현장 티켓판매와 핫도그판매로 연명해야하는 구단들 입장에서 선수들에게 줄 돈이 없는건 당연합니다. 출범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이 처지는 조금도 나아지지않고 오히려 더 나빠지기까지 하고있죠.
특별히 여자농구의 팬이라거나 그런건 아닌지라 이러거나 저러거나 상관은 없습니다. 게다가 어차피 이건 한국과는 별 상관없는 문제일수도 있는게, 한국은 프로스포츠가 기업들의 홍보, 사회환원, 혹은 기업간 자존심 싸움으로 유지되는 곳이니만큼 죄다 적자보면서도 연봉은 알아서 줄만큼 주는 구조인지라 실제 여자농구선수들 연봉이 남자선수들과 큰 차이 없고 WNBA 선수들과 비교하면 평균 두배는 많으니까요. 굳이 변화의 필요성을 선수들이 느끼지도 않겠죠.
어쨌거나 항상 여자농구의 림높이와 관련해 의문을 가졌던 입장에서 그것이 해소되니 시원한 한편으론, 미국처럼 철저히 시장성에 의해 프로스포츠가 돌아가는 나라에서 앞으로도 뭔가 혁신적인 변화를 꾀하지않는한 WNBA의 처지는 절대 달라지지않을거라 보는지라 과연 림높이를 낮추는 개혁이 여성주의적 관점의 방어에 막혀 시도조차 못해볼 일인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어찌됫든 WNBA가 인기가 없으니 20달러에 메디슨 스퀘어 가든 2층에서 보게 되니 개인에겐 개꿀이긴 했습니다
주말이었지만 매점은 반만 열었구요. 팀 샵에도 가봤지만 여자팀은 한 구석에만 자리잡고 있었구요.. 그리고 표값 자체가 인기의 지표입니다... 닉스가 과연 2층 표값을 2자리 가격으로 팔 날이 전 절대 안올거라 확신합니다...
이게 보다보면 남자들 경기랑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룰을 완벽히 숙지하고 작전 읽는 능력을 가져야 그 재미가 보이기에 불리할 수 밖에 없긴하죠.
김연경이 슈퍼스타인 이유만 생각해봐도.. 스포츠는 확실히 힘이 중요한 듯 싶어요.
반면 농구는, 님 개인의 의견과 달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여자부만의 매력을 못느끼니 저런 우주적인 시장성 차이가 발생하는거겠지요.
WNBA 선수들이 괜히 겨울에 한국,중국,유럽 등으로 알바뛰러 가는게 아니지요.
女 농구 최고 연봉은 3억, 평균 8천만 원원문보기: http://nocutnews.co.kr/news/4421156#csidx09b2506a14a8393b17661ac698445ca
그런데 림높이를 높이고 낮추는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 굳이 전용코트가 필요하지는 않고, "여자애들끼리" 농구하는건 왜 굳이 문제가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엘리트 농구도 초등학교때부터 남녀분리를 하는데 말이죠.
커뮤니티에서 난리인 이것도 여성 차별인가? 모든것의 동등함은 어디까지 필요할까? 대한 글이기도 해서 재밌었습니다.
늘상 당연시하며 그래왔던것을 바꾸자고 말하며,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과 그 반론 또한 논리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빽! 하는게 아니라요. 설명을 그렇게 잘 해주셔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요.
대중들은 단순하게 더 재밌는 스포츠를 원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