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노자입니다.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제 이름으로 된 분실물이 하나 접수됐다며 찾으러 오랍니다.
거기가 어디냐니까 도쿄 니시아라이 경찰서랍니다.
꼭 가야 하냐니까, 굳이 올 필요없이 자신들이 서류를 보내준답니다.
분실물 발송 서비스(?)인데, 보내주는 문서를 작성해서 다시 보내주면 물건을 보내준답니다.
연락처랑 주소를 이미 알고 있으면 그냥 보내주면 안되냐니까 절차 상 안된답니다. 반드시 방문하거나 이 문서를 접수해야 한답니다.
별로 멀지 않으니 직접 가겠다고 했습니다.
업무 시간과 준비물을 꼼꼼하게 설명해줍니다. 다 못 알아 듣습니다. (일알못...)
그리고 방문합니다.
안내 창구에 분실물을 찾으러 왔다고 말합니다.
어떤 분실물이냐고 묻습니다.
뭔지 몰라서 왔다고 말합니다.
뭔지 모르면 안된답니다.
모르는 걸 어떻게 하냐고 하니까 그럼 분실물 센터에서 확인하라며 저리로 가라고 합니다.
그 분실물 센터가 어디냐고 물었는데....?
분실물센터에 도착합니다.
분실물을 찾으러 왔다고 말합니다.
어떤 분실물이냐고 묻습니다.
뭔지 몰라서 왔다고 말합니다.
뭔지 모르면 안된답니다.
모르는 걸 어떻게 하냐고 하니까 접수처에 있던 사람 셋이 얼굴을 맞대고 의논을 합니다.
재류 카드( 체류[x]외국인 등록증같은)를 보여주며 이 이름으로 등록된 것을 찾아달라고 합니다.
재류 카드에 영어 이름이 써있는데 카타카나를 묻습니다.
카타카나를 적어 줍니다.
고맙다며 잠시 기다리랍니다.
한참 뒤에 와서는 이 이름으로 등록된 물건이 없다고 합니다.
영어로 찾아봐 달라고 부탁합니다.
잠시 기다리랍니다.
물건을 찾습니다.
분실한 물건이 무엇인지 확인 차 묻습니다.
뭔지 몰라서 왔다고 말합니다.
뭔지 모르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몰라서 왔는데 거기에 내 이름과 주소가 있으면 내 것이 아니겠냐고 말합니다.
접수처에 있던 사람 셋이 얼굴을 맞대고 의논을 합니다.
무슨 논의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맞냐고 묻습니다.
본인이라고 대답합니다.
이것은 세금 추가 납부 영수증이라고 합니다.
세금 추가 납부를 니시아라이역 세븐일레븐에서 납부했었다고 말합니다.
그럼 제 물건이 맞다고 합니다.
그때 알바가 영수증의 일부만 주고 나머지를 가지고 있다가 분실물로 신고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35분이 낭비됩니다.
알바입장에서 실수로 안줬는데 나중에
쿠사리 이빠이먹거나 법적으로 문제될까봐 무서웠겠져 ㅋㅋ 이해합니다
보는 제가 답답하네요.ㅋㅋㅋ
이거 진짜 역대급 시트콤이네요.
게다가 단문으로 담담하게 쓴 글쓴이의 글솜씨가 더해져 더욱 재미집니다.
드럭스토어에서 잔돈 몇십엔 못받고 간적이 있었는데 4층에 있던 직원이 1층까지 엄청 뛰어와서 주고간적도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이런일이 발생했다면
연락했으면 받을 수 있었을까요 ㅠ
"안알랴줌, 와서 확인해" 라고 했을까요?
첨부터 어떤 분실물이라고 말만 해줬어도 그 고생은 안하셨을텐데..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얘들은 자기들 책임 안지게 하기 위해서 절차를 만들었는거 같네욬ㅋㅋ 정확하고 빠른 일처리가 아니라 ㅋㅋㅋ
그러니까 이 모든것이 알바가 영수증의 일부를 분실물로 신고해서 생긴일인거죠? ^^;;;;
그 편의점 알바에게 뭐 잘못하신거 있습니까?
근데 저렇게 매뉴얼대로 일하니 할 때는 짜증나는데 끝나면 뒷탈이 없기는 합니다. ㅋㅋㅋ
확실한 건 좋은데 첫번째 정도는 그냥 알려줘도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_-; 그래도 시스템이 확실해서 의사소통만 되면 그런건 좋은 것 같더군요.
여기에서 빵터짐요 ㅎㅎㅎ
게다가 경찰의 대응도 뜨뜨미지근...
일본 이라는 나라에 많은 신뢰가 있었는데 확 깨진..
뭐 어느 나라는 안 그렇겠냐마는요..
귀엽기도 하지만 역시 메뉴얼의 나라 답네요
일본의 메뉴얼 사회는 규정을 잘 지켜야한다는 마인드보다.. 문제시 내가 손해볼일은 없게 만든다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강함에 따라 나온것이죠 ㅎㅎ
아마 셋이서 머리 맞대고 수근수근한게 서로간에 그냥 주는거에 동의하냐마냐 이러고 있었을꺼에요
나만의 책임을 없애고 일처리..
댓글 반응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
융통성 없는 철밥통 같은 놈들,
국민의 혈세가 어쩌고저쩌고 등등으로
욕엄청 먹었을 거 같아요 ㅠㅠ
물론 그 전에
알바가 영수증을 휴지통에 버렸겠죠...
글 보니 완전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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