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딩크족입니다. 아이가 귀엽다고 생각하고 조카들은 좋아하는데 딱히 내 자식이 갖고싶진 않아서 둘이 살고 있죠. 지금까지는 양가에서도 너희 뜻대로 하라셔서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양가 부모님 중 한 분이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마지막 소원으로 손주를 원하고 계십니다. 지금 아이를 가진다고 해도 탄생을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입니다만 그분의 태도가 확고하시네요.
진지하게 한번만 생각해달라고 애원하시는데 난감합니다. 자녀가 싫은 건 아니지만 잘 키울 자신이 없어요. 제가 몸이 약한 편이기도 하고 둘만의 삶이 깨지는 게 막막하기도 하고요. 책임질 일이 많아지는 게 제일 싫습니다.
배우자도 비슷한 생각인데 막상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부모가 애원하시니까 마음이 무거운가봅니다. 저희밖에 자식이 없는 건 아닌데, 모종의 사정으로 그분께 저희 외에 다른 자식이 손주를 안겨드릴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이 의무를 떠넘길 형제자매가 마땅찮다는게 제일 피곤하네요.
저희 부부는 이 문제로 몹시 고민중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비슷한 경험 가진 조언 부탁드립니다.
같이 살아갈 두분의 합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어찌하다가 낳았는데...
둘째도 나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둘이서만 살때 좋았다면, 셋이되면 더 좋습니다.
'너닮은 오징어 복제해서 나처럼 고생해봐라'라고 부탁하면 차마 거절은 못할 것 같아요.
비록 부모님이 저때문에 고생하셨지만
저에게 (적어도 당신의 가치관에서는) 나쁜 유산을 남기려지 않는 다는 확신도 있고요.
저는 운명을 믿지않지만, 운명이라 생각하는게 편한게 있는건 확실합니다.
그러다가 가시면 나름 효도도 되고요
당사자인 사람이 꺼리는데 저렇게 손주를 안겨달라고 하는 건 참 무책임해 보입니다.
지금 걱정하시고 예상하시는 문제들, 다 사실이 될겁니다. 혼자만의 시간은 흔적도 없어지고, 둘만의 오붓한 시간들은 더 찾기 어려워지겠죠. 저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이 바뀌는 현실에 굉장히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재미있는건, 잃을 것은 이전부터 자명하게 알고 있었던 것에 비해, 아이를 통해 얻을 것은 낳기 전까지는 감도 못잡았다는 겁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설명해 봐야, 처음 나를 닮은 아이를 안았을때의 감동은 알수 없습니다. 지금 설명하라 그래도 못하겠네요.
가치관에 따라 잃는 것과 얻는 것이 부등호를 그릴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 경우야 얻는 것이 조금 더 많았지만, 다른 분들에게 그럴지는 장담 못하겠네요. 하지만 딱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부모님에게 제가 평생 한 효도보다, 손자 안겨드린게 더 컸던 것은 자명한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쿨하시던 저희 아버지가 손자가 태어나니 모든 핑계를 총 동원해서 일주일에 두번씩 저희 집에 오시는걸 보고 어머니와 동생과 셋이서 경악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 의사와 무관(?)하게 아이가 생겨서 지금은 너무나도 행복하지만요..
남 또한 그러리라는 생각은 하나도 안 듭니다.
여러 경우의 수 고려해서 심사숙고해서 결정하시고, 충분한 고려뒤 결정이시라면 어떤 결과든 자책하지 마세요.
배우자가 원한다면 모를까.. 부모님이 원해서 낳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집 아버님이 결혼할때 이미 80가까우셨는데
1년만에 며느리 손잡고 우셔서-_-;;
결혼에 대해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듯이... 아이를 낳지 않아도 후회하실것이고, 낳아도 후회하실겁니다.
아이를 낳는게 나으냐 낳지 않는게 나으냐중에 정답은 없습니다. 어떻게 해도 장점과 단점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 결정이 본인들이 숙고하고 그 결과를 감당할 준비가 되고나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누가 낳으라고 부탁해서 낳거나 낳지 말라고 해서 안한다면, 훨씬 더 후회하게 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아내분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가 가장 중요할꺼 같습니다. 임신기간동안의 불편함이나 출산의 고통, 육아의 고통 등은 아이없이 사는 삶과는 다른 큰 희생을 아내에게 요구하게 됩니다. 남편이 아무리 열심히 도와주고 나누어 육아한다 하더라도 아내분이 겪으실 고통과 어려움은 크게 줄여주지 못하는게 현실인데
자녀에 대한 관심이 전혀없는 상태에서 부모님의 요구로 아이를 가지게 되었을 때의 후회가 감당키 어려울꺼 같네요
다만 이번에 출산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엄마의 모성애는 정말 위대한거 같네요
무통주사같은 약물로 도저히 줄지 않는 고통을 태어난 아이를 보여주니 갑자기 다른사람처럼 환하게 웃는걸 보면서 딩크족인 아내분도 실제 본인 아이를 낳으시면 생각이 바뀌실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근 손주를 원하는 눈치에요 근데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