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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서울대합경생의 수기..너무감동적이어서 퍼왔습니다.. 26

1
2010-08-29 23:25:06 115.♡.46.130
혼자아닌혼자

 

서울대학교 합격자 생활수기   

 

 

실밥이 뜯어진 운동화
지퍼가 고장난 검은 가방 그리고 색바랜 옷.....
내가 가진 것 중에 헤지고 낡아도 창피하지
않은 것은 오직 책과 영어사전 뿐이다.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원수강료를 내지 못했던 나는
칠판을 지우고 물걸레 질을 하는 등의
허드렛일을 하며 강의를 들었다.
수업이 끝나면 지우개를 들고 이 교실 저 교실 바쁘게
옮겨 다녀야 했고, 수업이 시작되면 머리에 하얗게
분필 가루를 뒤집어 쓴 채 맨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공부했다.
 
엄마를 닮아 숫기가 없는 나는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는 소아마비다.
하지만 난 결코 움츠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 가슴속에선 앞날에 대한 희망이
고등어 등짝처럼 싱싱하게 살아 움직였다.
 
짧은 오른쪽 다리 때문에 뒤뚱뒤뚱 걸어다니며,
가을에 입던 홑 잠바를 한겨울에까지 입어야 하는
가난 속에서도 나는 이를 악물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추운 어느 겨울날, 책 살 돈이 필요했던 나는
엄마가 생선을 팔고 있는 시장에 찾아갔다.
그런데 몇 걸음 뒤에서 ?!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차마 더 이상 엄마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눈물을 참으며 그냥 돌아서야 했다.
 
엄마는 낡은 목도리를 머리까지 칭칭 감고,
질척이는 시장 바닥의 좌판에 돌아앉아
김치 하나로 차가운 도시락을 먹고 계셨던 것이다.
그 날밤 나는 졸음을 깨려고 몇 번이고 머리를
책상에 부딪혀 가며 밤새워 공부했다.
가엾은 나의 엄마를 위해서......
 
내가 어릴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엄마는 형과 나, 두 아들을 힘겹게 키우셨다.
형은 불행히도 나와 같은 장애인이다.
중증 뇌성마비인 형은 심한 언어장애 때문에
말 한마디를 하려면 얼굴 전체가 뒤틀려
무서운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그러나 형은 엄마가 잘 아는 과일 도매상에서
리어카로 과일 상자를 나르며 어려운 집안 살림을 도왔다.
그런 형을 생각하며 나는 더욱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그 뒤 시간이 흘러 그토록 바라던 서울대에 합격하던 날,
나는 합격 통지서를 들고 제일 먼저 엄마가 계신
시장으로 달려갔다.
 
그 날도 엄마는 좌판을 등지고 앉아
꾸역꾸역 찬밥을 드시고 있었다.
그때 나는 엄마에! ! 게 다가가 등뒤에서
엄마의 지친 어깨를 힘껏 안아 드렸다.
'엄마. ..엄마..., 나 합격했어.....'
나는 눈물 때문에 더 이상 엄마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엄마도 드시던 밥을 채 삼키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시장 골목에서
한참동안 나를 꼬옥 안아 주셨다.
 
그날 엄마는 찾아오는 단골 손님들에게
함지박 가득 담겨있는 생선들을 돈도 받지 않고 모두 내주셨다.
그리고 형은 자신이 끌고 다니는 리어카에 나를 태운 뒤.
입고 있던 잠바를 벗어 내게 입혀 주고는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로 나를 자랑하며
시장을 몇 바퀴나 돌았다.
 
그때 나는 시퍼렇게 얼어있던 형의 얼굴에서
기쁨의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날 저녁, 시장 한 구석에 있는 순대국밥 집에서
우리 가족 셋은 오랜만에 함께 밥을 먹었다.
엄마는 지나간 모진 세월의 슬픔이 북받치셨는지
국밥 한 그릇을 다 들지 못하셨다.
그저 색바랜 국방색 전대로 눈물만 찍으며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너희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기뻐했을텐데...... 
너희들은 아버지를 이해해야 한다.
원래 심성은 고운 분이다.
그토록 모질게 엄마를 때릴만큼 독한 사람은 아니었어.
계속되는 사업 실패와 지겨운 가난 때문에 매일 술로 사셨던 거야.
그리고 할말은 아니지만.....
하나도 아닌 둘씩이나 몸이 성치 않은 자식을
둔 애비 심정이 오죽했겠냐?
 
내일은 아침일찍 아버지께 가 봐야겠다.
가서 이 기쁜 소식을 얼른 알려야지.'
내가 어릴 때 부모님은 자주 다투셨는데,
늘 술에 취해 있던 아버지는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들 앞에서 엄마를 때렸다.
그러다가 하루종일 겨울비가 내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유서 한 장만 달랑 남긴 채 끝내 세상을 버리고 말았다.
 
고등학교 졸업식날,
나는 우등상을 받기 위해 단상위로 올라가다가
중심이 흔들리는 바람에
그만 계단 중간에서 넘어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움직이지 못할 만큼 온 몸이 아팠다.
 
그때 부리나케 달려오신 엄마가 눈물을 글썽이며
얼른 나를 일으켜 세우셨다.
잠시 뒤 나는 흙 묻은 교복을 털어 주시는
엄마를 힘껏 안았고 그 순간,
내 등뒤로 많은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한번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 매점에 들렀는데
여학생들이 여럿 앉아 있었다.
그날따라 절룩거리며 그들 앞을 걸어갈 자신이 없었다.
 
구석에 앉아 컵라면을 먹고 있는 내 모습이 측은해 보일까봐,
그래서 혹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까봐
주머니 속의 동전만 만지작거리다가 그냥 열람실로 돌아왔다.
그리곤 흰 연습장 위에 이렇게 적었다.
 
어둠은 내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어둠에서 다시 밝아질 것이다.'
이제 내게 남은건 굽이굽이 고개 넘어
풀꽃과 함께 누워계신 내 아버지를 용서하고,
지루한 어둠 속에서도 꽃등처럼 환히 나를 깨어 준
엄마와 형에게 사랑을 되갚는 일이다.
 
지금 형은 집안 일을 도우면서
대학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아무리 피곤해도 하루 한시간씩
큰소리로 더듬더듬 책을 읽어 가며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발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은채.
오늘도 나는 온종일 형을 도와 과일 상자를
나르고 밤이 되서야 일을 마쳤다.
 
그리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어두운 창 밖을 바라보며
문득 앙드레 말로의 말을 떠올렸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는

너무도 아름다운 말이다.

 

 

*************************************************************************************************

**위의 글은 10 년전 서울대학교 합격자
생활수기 공모에서 고른 글이다.
 
그후 이 학생은 우수한 성적으로 공부하여
지금은 미국에서 우주항공을 전공하여 박사과정에 있으며
국내의 굴지 기업에서 전부 뒷바라지를 하고있으며
어머니와 형을 모두 미국으로 모시고 가서

같이 공부하면서 가족들을 보살핀다고 한다.

혼자아닌혼자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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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지만..
외로움은..적응이 안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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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6]
노루노루
IP 125.♡.15.6
08-29 2010-08-29 23:26:07 / 수정일: 2017-04-30 02:16:21
·
읽지는 못하고 스크롤만 먼저 내렸는데..
운율이 있어뵈네요 ;;; 역시 .수기도 시처럼 ;;;
sol00
IP 124.♡.105.249
08-29 2010-08-29 23:26:43 / 수정일: 2017-04-30 02:16:21
·
현실은 이 결말과 다른경우가 허다..그래도 훈훈해졌다 다행이야
삭제 되었습니다.
레이디가가멜
IP 61.♡.36.77
08-29 2010-08-29 23:28:37 / 수정일: 2017-04-30 02:16:21
·
뭉클하네요. 멋진분입니다. 그분 성함 혹시 알 수 없나요?
gdsense
IP 110.♡.137.45
08-29 2010-08-29 23:29:14 / 수정일: 2017-04-30 02:16:21
·
음... 감동적인 글이군요... 딱 한가지를 제외하면요...

10년 전인데 학원은 뭐하러 다녔는지... 그때 수능이면 충분히 학교 교육과 문제집으로 서울대 갈 수 있던 시절인데...
삭제 되었습니다.
혼자아닌혼자
IP 115.♡.46.130
08-29 2010-08-29 23:31:12 / 수정일: 2017-04-30 02:16:21
·
그건 저도 잘..^^ 그것까지는 생각안했구 그냥 제나름대로는 감동이여서요 ㅎ
gdsense
IP 110.♡.137.45
08-29 2010-08-29 23:31:36 / 수정일: 2017-04-30 02:16:21
·
빠숑빠숑빠숑 님// ㅎㅎ 제가 넘 까칠하게 덧글을 달았나 보군요...
입틀막
IP 61.♡.230.112
08-29 2010-08-29 23:32:15 / 수정일: 2017-04-30 02:16:21
·
이러면 안되지만.
이게 리얼 스토리인지 여부가 궁금하네요..

소아마비 학생을 청강조교로 고용한 학원이 있을까 여부도 의심만..
이러면 안되는거 알면서도 의심만 드는제가 삭막한걸까요?
나일론
IP 180.♡.230.122
08-29 2010-08-29 23:32:56 / 수정일: 2017-04-30 02:16:21
·
성공히는 자리 수가 정해져 있다면. 자리수가 정해진 사회에 맞추는 게 좋을까요. 다같이 잘 사는데 맞추는 게 좋을까요. 인생의 목표는 어디에 있을까요.
혼자아닌혼자
IP 115.♡.46.130
08-29 2010-08-29 23:33:24 / 수정일: 2017-04-30 02:16:21
·
다로님//진위여부는 솔직히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
다른사이트에 있길래 그냥 퍼왔어용...ㅎ
혼자아닌혼자
IP 115.♡.46.130
08-29 2010-08-29 23:35:12 / 수정일: 2017-04-30 02:16:21
·
나일론님//전 전자가 끌리는데요 ㅎㅎ
말씀하신 후자는...잘못의역하면 공산당이 될가능성이 ㄷㄷㄷ
aesamo6
IP 125.♡.101.6
08-29 2010-08-29 23:36:07 / 수정일: 2017-04-30 02:16:21
·
이제 이렇게 안되도록 노력하는 정부가 들어섰지요

개천이 4대강이 돼서

용이 안나요
입틀막
IP 61.♡.230.112
08-29 2010-08-29 23:37:37 / 수정일: 2017-04-30 02:16:21
·
Ggd-ASKY님>
그냥. 제자신이 삭막해져서요..
요즘은 감동적인 글을 봐도 인터넷 글이면 무조건 의심만 들게 되더군요 ..

10년전이면 제 또래 세대인데..
한 15년전 고향의 모 형은 저기서 장애만 빼면 시골에서 단칸방에서 6식구던가가 살면서, 서울대 우주항공공학과?? 합격한 형이 있다는것도 알고 불가능한 사실이 아니라는것도 알지만..

그 형의 나중 모습을 보고 나니..
(정말 우수하였어도, 성공하기 어려운 모습..
그리고 우주항공공학쪽인듯 한데.. 그 당시 일시적인 붐이 불었다가.. 좀 급격하게 하락세를 탔던 시점인데.. :( 그런것들이 연상되면서.. 그냥 좀 그랬습니다.
아테나GT
IP 203.♡.40.98
08-29 2010-08-29 23:39:35 / 수정일: 2017-04-30 02:16:21
·
진위여부가 중요하나요. 그냥 훈훈한 이야기면 됬지요.
이름없는 이야기니..
나일론
IP 180.♡.230.122
08-29 2010-08-29 23:40:17 / 수정일: 2017-04-30 02:16:21
·
노력해서 나만 잘살게 되는건 그냥 그들 씨스템에 입문하는 것 아닐까요. 북유럽이 왜 삶의 민족도가 높을까요.
히나
IP 112.♡.224.121
08-29 2010-08-29 23:42:14 / 수정일: 2017-04-30 02:16:21
·
서울대 간 제 장애인 친구는 '인간 성공'의 신화를 자신에게 부여하는 것에 대해
오히려 역차별과 피곤함을 느끼던데요.
아테나GT
IP 203.♡.40.98
08-29 2010-08-29 23:42:21 / 수정일: 2017-04-30 02:16:21
·
북유럽은... 석유가 납니다....
나일론
IP 180.♡.230.122
08-29 2010-08-29 23:44:26 / 수정일: 2017-04-30 02:16:21
·
남보다 좀 더 를 좋아 하시나 보군요. 남들과 같이가 목표인 나라와 행복도가 많이 차이나죠. 어차피 페라리는 못타요. 절대로.
aesamo6
IP 125.♡.101.6
08-29 2010-08-29 23:45:55 / 수정일: 2017-04-30 02:16:21
·
//나일론님

근데 자꾸 페라리를 탈것만 같은 희망고문이 다죽게 만드는거같아요
나일론
IP 180.♡.230.122
08-29 2010-08-29 23:48:45 / 수정일: 2017-04-30 02:16:21
·
백명중에 일등하고 또 그 백명중에 일등 하는 사람이 있겠죠. 한 분은 그러시겠죠.
멍멍꿀꿀음메
IP 222.♡.105.137
08-29 2010-08-29 23:49:52 / 수정일: 2017-04-30 02:16:21
·
캠릿브지 효과로 인하여 서울대 합격생-> 합경생으로 바뀌었군요.
아테나GT
IP 203.♡.40.98
08-29 2010-08-29 23:52:25 / 수정일: 2017-04-30 02:16:21
·
영국이나 프랑스도 행복도가 높은가요~
북유럽은 선망의 대상이지 교과서적이지 않은 나라인 이유가.

북유럽에서 석유가 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 잘살기 시작한나라인데다
인구가 매우 적어서 매우 윤택하게 살아온 나라와....

우리나라는 참.. 그 처지가 불쌍하게 된 나라겠네요. 최악의 경우가 몇개나 존재하는 나라..
나일론
IP 180.♡.230.122
08-29 2010-08-29 23:54:16 / 수정일: 2017-04-30 02:16:21
·
제 말씀은 남보다 더 잘사는게 인생의 목표인가 이 말씀입니다. 유럽은 고소득자의 세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죠.
히나
IP 112.♡.224.121
08-30 2010-08-30 00:00:03 / 수정일: 2017-04-30 02:16:21
·
10년전이면 장애인 전형으로 종합2등급 정도면 서울대 붙습니다.
jwws
IP 175.♡.220.2
08-30 2010-08-30 00:14:12 / 수정일: 2017-04-30 02:16:22
·
서울대에 붙었다는 사실보다 힘겹게
열심히 그리고 가족사랑이 느껴지네요
가슴으로 느낀글인데 머리로 계산좀
그만하세요 슬퍼지네요
삭제 되었습니다.
호롱이는호롱호롱
IP 175.♡.135.219
08-30 2010-08-30 08:13:58 / 수정일: 2017-04-30 02:16:23
·
몇몇 분들은 비관론에 가까운 현실주의를 보이시네요..훈훈함은 훈훈함으로..^^
호롱이는호롱호롱
IP 175.♡.135.219
08-30 2010-08-30 08:15:24 / 수정일: 2017-04-30 02:16:23
·
그리고 현실이 어떠하든 글 속에 주인공은 뭘하든 해 낼 사람인걸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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