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지난 기사지만....S/W산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옮겨 봅니다. 기사 8개를 한 곳에 옮기는 것이므로 상당히 긴 내용입니다만, 프로그래머나 기타 S/W산업에 종사하시는 분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http://www.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109936&g_menu=090334 ------------------------------------------------------------ [SW산업을 살리자 - 1] SW, 한국 IT산업의 \'외길 희망\'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2003년 12월 31일 또 다시 새해다. 여기저기 새로운 각오와 다짐이 요란하다. 2003년 최악의 해를 보냈던 우리나라 IT산업, 특히 소프트웨어산업은 과연 2004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아이뉴스24는 2004년을 \'SW산업의 도약을 위한 해\'로 설정했다. 그리고 그 주춧돌을 놓는데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왜? SW산업은 미래의 희망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사회가 거대 자본과 노동력을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생산해냈다면, 정보화사회에서 부가가치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현재는 물론 다가올 미래가 정보화사회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보화사회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보 인프라의 구축이다. 정보가 원활히 흐를 수 있는 \'네트워크\'의 구축, 바로 그것이다. 다행히 이 부분에서 우리는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망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초고속망이 온통 외산 장비와 소프트웨어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따라 정보가 흐르고 정보는 곧 정보화사회의 원천 경쟁력이다. 그 정보의 원활한 흐름을 제어하는 것이 소프트웨어다. 하드웨어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소프트웨어라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결국 소프트웨어 산업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 SW산업의 경쟁력은 어떤가. 세계 최고를 연신 떠들어대지만, 해외에 나가 얼굴 붉히고 돌아오기 일쑤다. 국내 시장에서조차 최고라고 자신할 수 있는 기업을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약 15년이 지났지만,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의 매출은 300억원이 한계인 상황이다. 적은 자본과 인력만으로도 얼마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소프트웨어 시장도 이제 규모의 경제에 돌입했다. 거대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이러한 현상은 더 심화할 것이다. 그렇기에 더 이상 늦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정보화사회도 이제서야 초입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가 기다린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길은 아직도 많다. 희망을 버리기엔 일러도 너무 이르다. 현실적으로 유일한 돌파구일 수 밖에 없다. 부존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사람 밖에 없다. 고급인력이 넘쳐나는 우리 사회에서 이들을 효과적으로 끌어안고 갈 수 있는 미래산업 역시 SW가 제격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이뉴스24는 올 한해 소프트웨어 산업의 내적인 자기반성을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건설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아이뉴스24는 2004년 한해 \'SW산업을 살리자\'는 커다란 화두를 작심하고 끌어안았다. 언론매체로서 한계가 있겠지만, 연중 기획 \'SW산업을 살리자\'를 통해 미력이나마 SW산업을 살리는데 밀알이 되어보기로 한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채찍질을 기대한다. [편집자주] ------------------------------------------------------------ [SW산업을 살리자 - 2] 주먹구구식 기술개발, 기초 체력 저하의 악순환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2004년 01월 18일 국내 SW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CEO의 경영능력 부재도 원인으로 꼽힐 것이다. 제품을 만들어도 제값받고 팔 수 없는 왜곡된 시장구조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자들의 \'공짜\' 인식도 여전하고, 이를 제어하고 관리해야 할 법과 제도의 부실함도 지적의 대상이다. \'바로 이것이다\'라고 한 두가지를 꼽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총체적인 부실 구조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 가운데 우선 SW 자체의 질적인 경쟁력 부분에 청진기를 대본다.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현실을 짚어보고 문제를 진단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안을 위한 첫걸음이다. 과연 우리나라 SW는 외국의 SW와 비교해 제품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가. 이 부분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과 문화의 차이를 점검하는데서 시작된다. ◆ 세계 최고의 \'코딩\' 능력 \"우리나라 개발자들의 개발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흔히 하는 얘기다. 프로그램 개발 능력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SW 업계는 대체로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SW의 경쟁력은 있는가\'라는 부분에서는 선뜻 공감하지 못한다. 아니, 고개를 좌우로 흔들 수 밖에 없다. 세계 최고수준의 개발능력은 공감하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에는 자신없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 매출 1천만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던 핸디소프트. 미국 현지법인 핸디소프트글로벌 설립 5년만에 약 1천500만달러의 현지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가 해외에서 주력하고 있는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 솔루션은 세계적인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로부터 시장의 주요 제품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제품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핸디소프트는 미국 현지법인 설립 초기, 현지화 전략에 따라 개발진들도 거의 현지인들도 꾸렸다. 그러나 미국 진출 5년이 지난 현재, 핸디소프트글로벌의 개발진 30여명은 거의 모두 한국인 개발자들로 구성돼 있다. 김규동 핸디소프트 사장은 \"프로그램 개발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월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프로그램 생산성만 보면 미국 개발자들이 상대가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 사장은 또 \"한때 인도의 유력 아웃소싱 업체에 소프트웨어 아웃소싱을 의뢰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 그만두었다. 역시 기대했던 성능에 못미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들어 김 사장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프로그램 개발능력은 \'세계적\'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렇다면 미국에서의 성과는 우리나라 개발진들의 우수한 개발능력에서 비롯된 것일까. 김 사장은 \"개발 능력은 뛰어나지만 문제는 설계 부분이다. 이 부분은 우리 개발자들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래서 핸디소프트글로벌의 개발인력은 설계 부분을 담당하는 현지인과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하는 한국인 프로그래머로 구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핸디소프트 BPM 솔루션의 경쟁력은 미국인 설계자와 한국인 프로그래머의 조화를 통해 얻어낸 것이라는 얘기다. 국내 이미징 솔루션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만으로도 글로벌 SW 기업을 위협하는 기업이 있다. 설립된지 7년된 얼라이언스시스템이 주인공. 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미징 솔루션 시장에서 외산 솔루션과 당당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회사의 제품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 회사 조성구 사장은 그 비결을 미국 현지법인에서 찾는다. 이 회사가 설립한 미국 현지법인은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처럼 마케팅이나 영업을 위해 설립한 것이 아니다. 철저히 연구개발만을 담당하는 말 그대로 ‘현지연구소’다. 조 사장은 \"경험이 많은 현지 개발자들 중심으로 구성된 미국 법인의 연구진들은 이미 미국 현지 전문컨설팅 업체들로부터 공인을 받았을 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 이 개발진들이 우리 회사 솔루션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또 \"이들은 지금 차세대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을 설계하는 능력은 국내 개발자들이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프로그램 코딩을 떠올린다. \'개발 = 코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은 크게 분류해도 설계와 디자인, 코딩 등으로 나눠진다. 각 영역을 담당하는 개발인력도 아키텍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프로그래머로 나뉜다. 이들의 조화로운 역할 분담을 통해 경쟁력있는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설계와 디자인이 거의 생략된 채 코딩에 쏠려있다. 우리가 세계 최고의 개발능력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세계 최고의 코딩 능력\'이라는 얘기다. ◆ 아키텍트가 부족한 현실 \"미국에서 만난 사람들 명함을 쭉 깔아놓고 보니 가장 많은 직함이 \'아키텍트\'였다.\"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한 소프트웨어 업체 사장의 얘기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들을 방문하면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키텍트(Architect)\'라는 직함을 가진 개발자들이라고 한다. 아키텍트도 칩 아키텍트, 테크니컬 아키텍트,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등 다양하다. 아키텍트는 말 그대로 설계자란 뜻이다. 소프트웨어의 기본 구조를 설계하고 필요한 기술을 선정하는 일을 맡는다. 개발자들의 총 사령관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키텍트가 절대 부족하다. 이유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역사가 짧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아키텍트는 풍부한 프로그래머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프로그래머들이 나홀로 익혀, 나홀로 작업하는데 익숙하다는 점도 아키텍트가 자랄 토양을 부족하게 만드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먹고살기 힘든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에게 아키텍트가 \'그림의 떡\'일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문화가 프로그램 개발의 전단계를 소홀히 취급하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대형 SI 업체의 경우에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키텍트의 존재는 미미하다. 대형 SI업체의 한 프로젝트 팀장은 \"명목상으로는 아키텍트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솔루션 공급업체들이나 개발자들의 관리, 감독을 맡는 PM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는 살아있는 제품이다. 한번 개발을 완료했다고 완제품으로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계속 기능이 추가되고 변경돼야 상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버전업 되지 않는 소프트웨어는 생명력이 없다. 이런 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은 기초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설계가 튼튼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아키텍트라는 전문영역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SW 개발 환경은 어떤가. 무엇을 만들 것인가만 정해지면 바로 개발작업에 들어간다. 이른바 코딩작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설계는 없다. 기능만 충족시키면 오케이다. 기초 설계를 튼튼히 하는 작업은 꽤 지리한 시간이다. 전체 소프트웨어 개발 시간은 늦어진다. 하지만 개발 완료후 유지보수나 기능 보강작업은 훨씬 빨라지고 쉬어진다. 하우리는 지난해 8월 바이러스 백신 엔진을 콤포넌트 기반으로 다시 설계했다. 처음엔 지리한 작업과 자신만의 노하우를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개발자들의 우려때문에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렵사리 엔진을 재설계한 이후 제품 경쟁력만큼은 한층 강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권석철 하우리 사장은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오면 각 OS별로 담당자들이 나와 백신을 개발하고 컴파일해서 플랫폼별로 다시 설치하고 해야 했다. 20여명이 총 출동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3~4명의 인력만 있어도 된다. 콤포넌트 기반의 엔진 재설계 덕분이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재설계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한다. 아키텍트는 장기적으로 개발자(프로그래머)들의 미래 진로를 튼튼히 한다는 점에서도 필요하다. 프로그래머가 성장해 올라갈 수 있는 업무영역이 관리자외에 없다면 우리는 기껏해야 4~5년 경력이 최고인 나홀로 프로그래머만 잔뜩 양산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설계능력의 부족은 소프트웨어 역사가 짧기때문이라고 넘길 수 있다. 시간이 해결해 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나라 개발 문화에서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험설계사 K씨(35).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약 7년을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K씨는 프로그래머로써 더 이상의 비전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1년전 보험설계사로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 새로운 일에 만족하고 있다는 K씨. 하지만 그가 완전히 프로그램 작성에서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지금도 가끔 전 직장으로 달려가 프로그램 개발에 손을 댄다. \"그만두기 직전에 개발해 놓은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기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일이 생기면 연락이 오죠. 전화로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직접 달려가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제가 그래도 회계 시스템 쪽에서는 전문가 소리를 들었거든요.\" K씨는 이 얘기를 들려주며 은근히 자긍심을 드러냈지만, 사실 K씨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SW 개발 문화의 부실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다. 나홀로 작업에 익숙한 개발자들이 회사를 떠나게 되면 그 프로그램은 사실상 더 이상의 업그레이드나 수정이 불가능해진다. K씨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면서 후임자에게 넘겨준 것은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와 데이터 구조를 정의해놓은 워드파일 하나가 전부다. 후임자는 문제가 생기거나, 기능을 수정해야 할 때마다 소스코드를 모두 프린터로 출력해 한줄한줄 해독하는 작업을 벌여야 한다. 그러다 막히면 결국 K씨에게 SOS를 칠 수 밖에 없다. 소프트웨어는 살아있는 제품이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기초적인 설계를 충분히 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각 개발 과정마다 꼼꼼한 문서작업을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개발문화는 결과만을 중시한다. K씨의 사례는 그래도 개발자와 연락이 돼 계속 손을 볼 수 있는 경우다. 다른 많은 경우 한번 개발자가 떠나면 후임자는 아예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하는 편이 편하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우리나라 프로그래머의 1세대로 꼽히는 안철수 사장은 우리나라 개발문화의 문제점으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꼽았다. 안 사장은 \"개발자만 작업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영업, 고객 지원, 기술 지원을 비롯하여, 고객과도 직접 의사소통을 하면서 일을 해나가야 되는 세상이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수적이지만,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회사에 들어오는 사람들 가운데는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정확히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들을 정확하게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지적한다. 안 사장은 또 \"여러 사람들과 같이 팀으로 일해본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팀 작업을 할 때 어떤 일을 어떻게 분담해서 하는지, 개발 이외의 다른 분야 사람들과 어떻게 일을 나누어 해야 하는지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서 프로젝트 진행에 난항을 겪는다\"며 \"개발자들이 일정 수준의 단계를 뛰어 넘어 성장하기 위해서는, 즉 코더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동으로 진행하는 큰 프로젝트의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현실 탓\'으로만 돌려야 하는 현실 설계능력과 커뮤니케이션의 부족. 이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기업 거의 대부분이 겪고 있는 문제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의 부족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기본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형 SI기업의 K과장(38). 지난해 그는 모두 4개의 프로젝트를 관리했다. 그는 우리나라 SW 업체들의 문제를 \'기본이 안돼 있다\'는 말로 요약했다. 그는 \"이메일 솔루션이 필요해 제안서를 요청했는데 달랑 제품 소개서 한 장 보내더라. 자재설비업체들마저도 대단히 정제된 제안서 템플릿을 갖고 있는데 정말 비교되더라. 정말 한심한 수준이다\"고 개탄했다. K 과장은 \"어찌어찌해 제안서를 받아 프로젝트에 들어가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문서작업은 전혀 없다. 문서작업을 하라고 하면 마지못해 시늉만 낸다. 개발을 끝내놓고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일일이 목차를 정해줘야 겨우 정리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K 과장은 그러면서도 \"어떠한 기능을 만들어내는 코딩 작업만큼은 진짜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훌륭하다. 혀들 내두를 정도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솔직히 이러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소스 뽑아서 일일이 체크해야 할 생각에 암담할 때가 많다\"고 한숨을 쉬었다. K과장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대부분 개발자 출신이나 대기업 임원 출신들이 CEO다. 이들이 구조적인 개발 문화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또 워낙 영세한 기업들이 많아 프로젝트 따내는 데 급급하다보니 그런데 신경쓸 여력이 없고 결국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된다. 결과만 제대로 나오면 된다는 생각은 중간 과정을 생략 또는 무시해버리는 우리의 개발 문화의 씁슬한 단면이다. 이러한 개발문화는 제품 개발이후 사후서비스의 부실로 곧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심각하다. 사후서비스의 부실은 다시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제품 개발인력만 있지 사후서비스 인력은 없다. 프로젝트에 개발인력 투입하고 나면 기존 고객의 사후서비스는 엄두도 못낸다. 사후서비스 문제는 매뉴얼이 부실하다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매뉴얼을 달라고 하면 A4용지 서너장이 전부인 경우도 있다. 웹 솔루션 개발업체인 A사는 일본 시장 진출시 매뉴얼 때문에 큰 곤욕을 치렀다. 제품에 자신은 있다고 믿었지만, 일본 기업은 제품을 검토하는데 거의 1년여의 시간을 끌었다. 매뉴얼을 보고 하나하나 모두 실제 실행해보면서 한달에 한번씩 장문의 검토 보고서를 보내왔다. 어느 부분에서 매뉴얼대로 작업이 안되고, 어떤 부분은 매뉴얼에서 찾을 수 없었다는 내용이 빼곡이 찬 보고서를 받아 매뉴얼을 수정하고 제품을 손보면서 혀를 내둘러야 했다. 결국 일본어 매뉴얼은 한글 매뉴얼의 3배 가까이 두툼해졌고, 그 와중에 제품의 기능도 탄탄해질 수 있었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품질관리나 매뉴얼 작성도 우리는 대개 개발자들이 직접 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외국의 기업들은 품질관리나 매뉴얼 작성을 개발자가 아닌 별도의 인력이 담당한다. 프로그램을 전혀 모르는 최종 사용자를 데려다 매뉴얼을 보면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게 해 본다. 그렇게 해서 최종 매뉴얼이 통과된다. 우리 현실에서는 꿈같은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개발 이후가 중요한 것은 사후서비스 부분의 매출이 소프트웨어 기업의 중요한 매출원이자, 안정적인 매출 확보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유지보수 매출이 안정화됐다는 것은 기업이 안정적인 기반을 다졌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우리 소프트웨어 업체들 가운데 이런 기업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만큼 SW산업의 기초 체력이 부실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CEO든 개발자든 모두 \'현실때문에...\'만 되뇌이고 있다. CEO는 \'당장 먹고 살기 힘든데...\', 개발자는 \'하고 싶지만 일이 너무 많아서...\' --------------------------------------------------------------- [SW산업을 살리자 - 3] 대한민국 SW기업 \'마케팅은 없다\' 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2004년 01월 20일 \"외국 기업에서는 비전문가도 3개월이면 마케팅 전문가로 변신하지만 국내 기업에서는 마케팅 전문가도 바보가 된다.\" 대형 외국계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A이사는 \'국내 SW 업체들의 마케팅 능력이 어느 정도나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이같은 대답을 내놨다. A이사가 독설에 가까운 말을 퍼부은 까닭은 \'우리나라 SW 기업에 마케팅은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문제제기는 계속된다. \"이제 SW 비즈니스는 마케팅이 중심에 서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들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요.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마케팅을 하려고 해도 고객 데이터조차 제대로 관리가 안되고 있어요. 있어도 쓰레기에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칙은 없어지고 일선 영업 쪽의 힘만 갈수록 강화됩니다.\" A이사는 \"이대로 가면 외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 설자리가 점점 좁아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A 이사의 얘기는 결코 \'침소봉대\'가 아니다. 대부분의 마케터들이 동의하는 한국 SW산업이 처한 마케팅 부재의 현주소다. SW 마케터들은 지금 \"마케팅은 SW비즈니스에서 영업과 개발보다 중요한 경쟁 요소인데 내부 자원은 영업과 개발에만 집중되고 있다\"며 \"마케팅 부재는 결국 국산 SW는 싸구려란 인식을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마케팅에 대한 인식 \'극과 극\'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업체들의 비결은 마케팅\"이라며 \"기업간 기술 격차는 좁혀지고 있지만 마케팅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기업 운명을 이제는 마케팅이 좌우하고 있다는 것. 이를 보여주듯, 외국 SW 업체들은 매출의 10% 이상을 마케팅에 투자한다는 것을 명문화하고 있다. 또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갈수록 늘려가는게 최근의 추세다. 반면 국내 SW업체들은 이같은 흐름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마케팅을 \'있으면 좋고 없어도 되는\' 것으로 취급한다. 제품과 마케팅을 결합한 시너지를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제품을 만든 뒤 인맥을 활용해 \'일단 팔고보자\'식 비즈니스를 펼치는 것이 우리나라 SW 기업들의 현실이다. 마케팅은 개발이나 영업의 보조 역할로만 인식된다. 마케터가 돈 좀 달라고 하면 \'쓸 데 없는 데 돈 쓴다\'는 준엄한(?) 꾸지람이 내려온다. 마케팅 담당자가 제품 기획단계부터 필수적으로 참여하고 개발, 영업 및 사후서비스까지 비즈니스의 전 영역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외국 선진기업들의 경우와 비교하면 처절할 정도다. 그러면서도 세계 최고의 SW업체인 MS를 평가절하하기 위해 \"MS는 마케팅 회사일뿐\"이라며 깎아내린다. 하지만 \'MS는 마케팅 회사\'라는 의미는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제품\'이라고 떠들어봐야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볼 때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국내 SW 마케팅의 문제는 대략 ▲기업 전략과 마케팅 전략의 불일치 ▲CEO들의 마케팅에 대한 전근대적인 인식 ▲전문성과 비용 부족 등으로 압축된다. 외국계 대형 IT업체에서 국내 SW업체로 자리를 옮긴 Y씨는 \"외국 업체들은 기업 목표에 맞춰 세부적인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는 반면 국내 업체들은 기업 전략과 마케팅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또 \"국내 업체들의 마케팅은 논리적이지 않으며 전략을 만들어놓고도 안지켜도 그만이란 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 때문에 연초에 세운 계획은 연말에 가면 180도 바뀌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Y씨는 꼬집는다. 대표적인 외국계 SW기업인 한국오라클에서 10년간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온 홍정화 전략기획본부장은 \"국내 업체들은 제품 개발과 출시 그리고 출시 이후를 관리하는 프로덕트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프로덕트 마케팅이 허술하면 광고나 홍보 역시 허술해진다는게 홍 본부장의 설명. 그는 또 \"국내 업체들은 제품 포지셔닝 측면에서도 내공이 떨어진다\"며 \"\'모든 유닉스를 지원한다\'는 슬로건으로 DB 시장에서 후발주자란 핸디캡을 극복하고 시장을 제패한 오라클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포지셔닝 부분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선진 외국 업체들과 국내 SW업체들의 마케팅 능력을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 그러나 필요성은 느끼지만 여력이 없어 못하는 것과,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상당수 국내 SW업체 CEO들이 필요성 자체를 못 느끼는 쪽에 가깝다. 국내 SW업체들은 경쟁력의 핵심인 마케팅을 \'천덕꾸러기\' 취급하며 비즈니스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눈 앞의 매출만 좇으며 내일은 기약할 수 없는 \'위기의 악순환\'을 자초하고 있는지 모른다. ◆마케팅은 천덕꾸러기? 한국 SW업체에서 마케팅 담당자가 영업 사원과 논쟁이 붙으면 결과는 마케팅 담당자의 백전백패다. 영업 담당자들은 돈을 벌어온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큰 소리를 칠 수 있다. 하지만 마케터가 세운 전략은 뒤로 밀려나기 일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마케팅 담당자는 \'비용을 쓰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똬리를 틀고 있다. 개발에 드는 돈은 \'R&D 투자\'라고 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매출 확대의 기본 인프라인 마케팅에 쏟는 돈은 그저 \'비용\'일 뿐이다. 제법 규모가 있는 SW업체서도 이같은 인식은 뿌리깊다. 한글과컴퓨터의 허한범 마케팅 이사는 \"마케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다 보니 영업 쪽의 힘만 갈수록 커진다\"며 \"국내 SW업체들의 마케팅 경시 풍조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국내 SW업체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다 최근 자원해서 영업으로 보직을 바꾼 S 과장. S 과장은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를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이쪽저쪽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많이 받았다. 그런 S 과장이 마케팅 대신 영업을 자원한 까닭은? 이유는 간단하다. 마케팅을 해서는 장기적으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S 과장은 \"한국에서는 영업을 해야 대접 받는다\"며 \"마케팅을 버린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SW 마케터들에 따르면 국내 업체에서 마케팅은 그저 영업지원팀일 뿐이다. 마케팅만 전담하는 것도 행복하다. 다른 업무를 하면서 덤으로 수행하는 사례도 많다. 이와 관련, 한국오라클의 홍정화 본부장은 \"마케팅 담당자는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가장 높은 사람이다. 하지만 영업이나 기술 담당자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게 우리나라 SW업계의 현실“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마케팅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가벼움\' SW 개발업체 A사.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도 수주하는 등 제법 이름이 알려진 업체다. 그러나 A사 마케팅 담당자가 털어놓는 A사의 비즈니스 실상은 혀를 차게 만든다. A사는 소프트웨어를 이른바 \'공CD\'에 구워서 판다. 제품 패키지를 별도로 제작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더구나 소프트웨어 대한 \'공짜\' 인식이 강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제품을 공CD에 담아 넘긴다는 것은 마케팅 담당자로서 도저히 그냥 넘기기 어려웠다. 그러나 \"제품만 좋으면 인정받는다. 겉포장이 무슨 소용이냐\"는 게 이 회사 경영진들의 기본 마인드다. \'쓸데 없는 비용\'의 범위에는 매뉴얼도 포함된다. 제품 매뉴얼은 필요할 때 A4 용지에 출력해 주거나 파일로 넘겨준다. \"기업을 한 두 해 하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케팅 담당자는 기업 이미지를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아주 초보적인 마케팅 얘기만 꺼내도 비용 문제 때문에 뒤로 밀려난다. 이러다 과연 고객들에게 신뢰받은 기업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담당자는 안타까워했다. 고객 서비스로 넘어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고객 서비스 강화는 고객을 유지하고 좀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반드시 신경써야 하는 부분. 외국 IT 업체들은 \'수익의 원천은 더 이상 제품이 아니다, 서비스다\'고 강조한다. 그 만큼 서비스의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내 SW업체들에겐 \'배부른 소리일 뿐\'이다. 보안 솔루션 업체 B사. 이 회사는 국내 SW업체들이 고객 서비스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B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모씨는 최근 고객사에 불려가 호되게 당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온 고객사 담당자는 \"제품에 문제가 있어 연락한지가 언젠데 여태 아무런 반응이 없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회사로 돌아온 김씨는 개발팀에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다른 일도 바쁜데 그거 신경 쓸 시간이 어디 있냐\"는 황당한 대답만 듣고 말았다. ◆돈있으면 나도 한다? 상당수 SW업체들이 마케팅 능력 부족을 지적하면 현실론을 내세운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마케팅이냐는 것. 여기에는 마케팅도 다 배가 불러야 할 수 있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그러나 배가 부르면 마케팅을 잘 할 수 있을까. 돈이 없어 못하는 것과 마인드가 부족한 것은 분명 다르다. 지난 2002년의 일이다. 외국 서버업체인 T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당시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던 \'클린 인터넷\' 운동에 주목했다. 당시 클린 인터넷 운동은 정부에서도 관심이 많았고 이를 추진하는 단체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었다. T사 마케팅 담당자는 한 단체에 후원금 2천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이 담당자는 기자에게 \"앞으로 5년간 서버 25만대가 판매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유는 이랬다. 클린 인터넷을 위해서는 유해 차단, 스팸메일 차단, e메일 감시 솔루션 등이 필요하다. 결국 클린 인터넷이 운동이 확산되면 이를 받쳐주는 SW 수요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T사의 서버도 증가한다는 얘기다. T사의 사례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두는 마케팅 전략의 한 사례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결국 물건이 팔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초점이 모아졌다. 파는데만 정신이 팔린 국내 업체의 전략과는 차원이 달랐다. 낚시와 그물의 차이다. T사 담당자의 얘기는 국내 SW업체들의 마케팅 능력 부족이 인식의 문제이지, 여유가 있고 없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2천만원 정도는 쏟아부을 여력이 있는 국내 업체들도 많다. 이와 관련, 국내 유력 소프트웨어 업체의 마케팅 담당 임원은 \"국내 업체가 마케팅을 못하는 것은 규모의 경제가 안돼서가 아니라 CEO의 인식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이 임원의 지적대로 CEO들의 마인드 부족은 SW마케팅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 또 CEO들의 마인드 부족은 SW업체 CEO들이 대부분 개발이나 영업 출신이라는 사실과 오버랩된다. 안타까운 것은 마케팅에 대한 CEO들의 마인드 부족이 마케터들의 의욕을 단숨에 꺾어버릴 만큼 강력하다는 것. 제품 출시 세미나를 준비중인 마케팅 담당자라면 CEO로부터 \"이번 행사로 회사와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얼마나 좋아질 것인가?\"가 아니라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가?\"란 질문부터 받는게 현실이다. 많은 마케터들이 이런 경영자의 모습에 씁쓸함을 느끼고 결국 좌절한다. 마케터들이 좌절하는 만큼 한국SW산업의 경쟁력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 [SW산업을 살리자 - 4] 재벌구조가 산업 죽인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2004년 02월 01일 \"SW를 이용하다→나만의 SW를 만들다→사직서를 제출하다→SW회사를 열다.\" 지하철 역사에 등장한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 광고를 보면 SW 회사의 사장은 진취적이고 성공한 사람이다. 환호하는 관중들과 카메라 플래시를 뒤로 하고, 두 남자가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조니워커\'를 상징하는 아이콘인 \'활보하는 남자(Striding Man)\'가 있다. SW를 진보와 발전의 상징으로 상정하고 소비자와 \'교감\'하려 한 것일테지만, 사실 이 광고는 우리나라 SW산업의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 광고의 이미지처럼 우리나라 SW기업들은 창의성과 역동성이 넘치는 희망의 전사들이 아니라 시름시름 죽어가고 있는 환자다. 작게는 기술개발과 마케팅 기획에 날밤을 새우며 골머리를 썪이고 있고, 크게는 우리나라 산업의 고질병, \'재벌구조\'의 벽에 부딪혀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 SW유통 전문화 \'머나먼 길\' \'주먹구구식 기술개발이나 마케팅 부재\'는 자본과 경험이 부족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기업들의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적 한계를 넘었다 하더라도 밖으로 눈을 돌리면 더 암담한 현실이 기다린다. 기업 성장을 위한 인프라로 전제돼야 할 공정하고 중립적인 시장구조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SW는 최종 소비자를 기준으로 개인용 패키지 SW와 기업용 SW(솔루션)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SW시장은 어느 쪽이든 제대로 된 유통구조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SW유통 전문업체인 소프트랜드의 신근영 사장은 \"99년 관공서와 교육기관에 대한 불법복제 단속이 시작되면서 한 때 최대 특수를 맞이했던 국내 패키지 SW 유통산업은 이제 성숙기에서 쇠퇴기로 넘어가 미래가 없다고 봐야 한다\"며 \"남은 건 시스템SW나 응용SW를 기반으로 한 대기업 시장인데 여기서도 전문 유통업체가 설 땅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용 SW 시장은 돈주고 사지 않으려는 풍토가 여전해 SW유통 자체가 자리잡을 터전이 미약하다. 하지만 개인용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은 네트워크화의 진전으로 다운로드 판매방식과 엄격한 제품인증 방식이 속속 도입되면서 새로운 유통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SW 유통전문업체의 역할이 갈수록 줄어드는, 어쩔 수 없는 대세로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기업들의 노력으로 어찌 해볼 수 없는 시장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소비자가 사다 설치만 하면 끝나는 개인용 소프트웨어와는 다르다. 설치 작업에 전문적인 일손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기업용 SW의 유통 채널은 이른바 SI 업체들이 담당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SI업체들은 거의 모두가 재벌그룹 계열사라는 데 있다. 그리고 이 SI업체가 각자 자기 계열사의 IT 수요 물량의 공급을 독점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도 삼성그룹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 삼성SDS를 LAR(Large Account Reseller)로 지정, 이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그룹별 독점 구조는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에는 정말 고역이다. 제품 공급을 위해 그룹별 SI 업체와 어쩔 수 없이 관계를 맺어야 한다. 고객(그룹)의 지원을 받는 관계사(대형SI)를 유통채널 삼아 \'통행료\'를 지불하고서야 제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필요하든 그렇지 않든 말이다. 이 때 \'통행료\'는 불평등한 관계로 인해 왜곡되기 일쑤다. 통상의 유통마진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줄이기는 힘들다. 독점적 채널 구조에서 비롯된 \'갑을 관계\'의 고착화다. 이 과정에서 난감한 \'선택의 문제\'도 안고 있다. 한 그룹 SI업체와 제휴를 맺으면 다른 그룹과는 껄끄러운 관계가 되는 것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구조의 부실은 SW벤처가 전문 유통업체의 역할까지 도맡아야 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보안 솔루션 개발업체인 시큐어소프트의 김홍선 사장은 \"일본 수출을 추진하면서 우리와 다른 유통관행에 놀랐다\"며 \"오랜 신용사회의 관습이 미쓰이 같은 대형 상사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제품을 납품하면 다른 걱정을 안하게 되는 일본과 달리, 우리는 SW 개발업체가 제품 개발과 파는 것 뿐 아니라 수금까지 신경써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 그룹 SI업체가 \'SW 유통의 동맥경화\'의 원인 국내 SW산업의 현실은 한마디로 대형 SI기업들이 판매를 독점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매출규모 1∼3위의 대형 SI업체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1~3위의 대형 SI업체는 자신의 능력보다는 그룹의 전체 규모에 따라 결정된 순위다. 계열사를 독점하고 있는 구조적인 결과다. 각 그룹 계열사 SI가 배타적인 독점적 위치를 점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시장이 전체 규모에 비해 실제로는 매우 협소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SDS는 삼성그룹외에 LG나 SK그룹의 프로젝트는 수주하기 어렵다. LG CNS나 SK C&C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대형 SI 기업들이 실제 \'열린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곳은 그룹사가 아닌 중견 및 중소기업시장이나 공공부문 시장으로 좁혀질 수 밖에 없고, 이 작은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다보니 가격 경쟁에만 매달려 스스로 시장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SI업체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덩달아 가격 경쟁에 내몰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경원 박사는 \'한국의 IT 서비스 산업 이슈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그룹 관계사에 의존하는 SI 업계의 매출 구조가 외부 사업에서 저가경쟁을 부르고, 이는 곧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빅3 업체인 삼성SDS, LG CNS, SK C&C의 전체 영업이익률은 1~2% 내외에 그치는 반면, 그룹내에서의 영업이익률은 10~15%에 이른다\"며 \"이는 고객사인 그룹사에도 중요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SI 업계의 유일한 경쟁시장이라 할 수 있는 공공시장의 경우, 자유로운 경쟁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시장 독점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전산원의 정보화 사업(2000~2002년) 통계자료를 보면 전체 공공정보화 사업 가운데 삼성SDS가 43.6%, LG CNS가 21.4%를 차지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무려 65%(수주액기준)에 달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극심한 가격경쟁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누가 센가에 따른 결과이고, 이는 그룹 내부거래 물량의 크기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룹 내부거래 물량에 의존하는 대형 SI업계의 현실은 SW산업의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벤처 컨설팅 업체인 벤처테크의 유승삼 사장은 \"우리나라 SW의 유통구조는 도매는 없고 소매만 있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분석했다. 생산자(SW개발업체)나 도매상(SW 전문 유통업체)에게 물건을 사서 다시 다른 도매상이나 소매상에 물건을 파는게 아니라, 그룹 전산실에서 출발한 독점의 공급자(대형SI)가 소비자(그룹사)에 직접 판매하는 구조인 것. 계열사 의존적인 대형 SI업체의 현실은 SW 산업 전체의 부실화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SI 업체 스스로의 경쟁력도 떨어뜨리고 있다. 그룹사 의존도가 크다보니 이들 기업의 수익성은 모기업에 좌우된다. IMF 이후 휘몰아친 모기업의 부실 여파가 대형 SI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던 게 대표적인 사례. 이른바 \'왕자의 난\' 이후 그룹이 쪼개지면서 타격을 입은 현대정보기술을 비롯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의 매출액 증감율(2001년~2002년)은 각각 -3.0%, -18.1%, -1.8%를 기록했다. 안에서 벌어 밖에서 손해보는 구조가 계속되면서 SI업체는 결국 스스로도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 문제의 핵 \'재벌구조\' SW의 건전한 유통구조가 망가진 것은 우리나라 재벌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재벌 그룹 전산실이 분사하는 형태로 출발한 SI 산업은 SI업체가 그룹별로 존재하게 만들었다. 이는 곧 IT 업종에 과잉 투자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또 경쟁가능한 기업 시장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말한다. 사실, 재벌들이 앞다퉈 SI 회사를 만든 것은 상호출자와 지급보증을 통한 일반적인 사업다각화와는 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여러 업종에 진입해 경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려는 의도로 IT 산업에 뛰어들었다기 보다는, 내부 전산 시스템 운영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SI 회사를 만들었다. 또 이를 통해 IT 아웃소싱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룹 SI업체가 처한 현실은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한 다른 계열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 1위인 삼성SDS의 주요 주주는 계열사나 특수관계인. 삼성전자(21.3%), 삼성물산(17.3%), 이재용(9.1%)씨가 주요 주주다(2003년 8월 현재). 삼성 계열사와 이건희 회장 장남인 재용(9.1%), 장녀인 부진(4.6%), 차녀인 서현(4.6%), 3녀인 윤형(4.6%), 전 구조조정본부장이었던 이학수 삼성 부회장(4.5%), 구조본 차장인 김인주 삼성 사장(2.2%) 등 계열사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77%에 달하는 것. 삼성SDS는 내부거래를 통해 9천585억원(2002년 기준)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61.79%에 해당한다. 업계 2위인 LG CNS의 주요 주주는 지주회사격인 ㈜LG가 63%, LG건설이 9%, 우리사주가 8%, 개인지분이 20% 정도다. 삼성과 다른 점이 있다면 구조본을 해체하고 지주회사를 통해 지분이 관리되기 때문에 지배 구조는 훨씬 개선돼 있다는 점이다. LG CNS는 내부거래를 통해 5천135억원(2002년 기준)을 벌었는데, 이는 전체 매출액의 44.20%에 해당한다. 업계 3위인 SK C&C는 특수관계인과 계열사 지분만으로 구성된 회사다. 최태원 SK 회장이 최대주주(44.5% 지분 보유)로 최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10.5%), SK텔레콤(30%), SK글로벌(10.5%), SK증권 (4.5%) 등이 주주.(2003년 9월기준). SK C&C는 내부거래를 통해 전체 매출액의 74%에 해당하는 6천543억원(2002년 기준)을 벌어들였다. 흥미로운 점은 특수관계인 지분이 많을수록 내부거래 매출 비중도 높다는 것이다. 지분이 특수관계인에 집중돼 있는 SK C&C와 삼성 SDS가 LG CNS보다 내부거래를 통해 더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SI업체가 내부거래에 의존한다는 점은 잠재력 있는 좀 더 건실한 SW기업이 시장에 진입해서 기업활동을 영위할 만한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서강대 남기찬 교수는 \"세계적인 IT 서비스 기업인 EDS도 사실 GM 전산실에서 출발했다\"며 \"우리나라 SI업체가 30대 그룹 전산실에서 출발했다는 역사성 자체 보다는 내부거래 비중이 절대적인 매출구조가 문제\"라고 말했다. 또 \"IBM이나 오라클 같은 세계적인 SW 회사가 나올만한 토양이 우리나라에는 없다\"며 \"전반적인 산업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SI 업체가 외부 사업에서 적자를 보는 부분을 계열사에서 손실을 보전받는 것은 재벌들의 다른 계열사 운영에서도 드러나는 문제\"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도입을 통해 재벌지배구조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쪽으로 가져가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내부거래시 세금 추징을 보다 강력하게 하는 등 정부가 강력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요 SI 기업의 내부 거래 및 그룹 의존도 순위 회사명 내부거래 매출액(2001년도) 내부거래 매출액(2002년도) 그룹의존도(2001년도) 그룹의존도(2002년도) 1 삼성SDS 8,376억원 9,585억원 63.43% 61.79% 2 LG CNS 4,093억원 5,135억원 44.00% 44.20% 3 SK C&C 5,558억원 6,543억원 73.68% 74% 4 한전KDN 2,270억원 2,526억원 56.40% 73.10% 5 포스데이타 1,690억원 1,924억원 55.98% 54.33% 6 신세계I&C 714억원 1,014억원 56.40% 55.50% 7 CJ시스템즈 736억원 560억원 74.49% 84.46% 8 현대정보기술 1,022억원 543억원 22.64% 12.40% 9 동양시스템즈 444억원 495억원 43.23% 40.15% 10 한진정보통신 431억원 416억원 47.78% 41.60% 11 코오롱정보통신 327억원 311억원 11.10% 12.41% 합계 25,661억원 29,052억원 52.65% 53% <출처 : 한국SW진흥원> ◆ 바꿀 것인가, 바뀔 것인가 SI 회사가 국내 SW 유통을 독점하는 현실은 IT 아웃소싱이 본격화할 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다. SW 개발업체가 고객을 직접 만나기보다는 아웃소싱의 주 사업자인 SI를 통해 솔루션을 공급하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I 업체가 SW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당연한 구조다. SW 산업 전체로 봤을 때 SI는 유통의 최전선에서 시장을 창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우리의 문제는 SI 업체가 그룹별로 폐쇄적인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시장은 작아질 대로 작아졌고, 기술 경쟁이 아니라 가격 경쟁에 매달리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한 소프트웨어 업체 사장은 \"시장 구조의 근본적인 개혁없이는 SW산업 운운하는 소리는 아무 소용이 없다\"며 \"이는 SI 업계 스스로도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지만 과연 SI업계 스스로 변하겠다는 의지가 있겠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SI 업계 스스로 구조조정과 함께 자정 작업에 나서야 할때다. 이는 SI 업체 스스로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다. 물론 업계 스스로의 선택의 문제라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노력을 소홀히 하게 된다면 외부의 강제적인 구조개혁 바람에 직면할 판이다. 이러한 시도가 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공공분야에서의 대기업입찰제한법(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다. 일정 금액 이상의 공공 정보화 프로젝트에는 대기업의 입찰참여를 제한하는 게 골자다. 정통부는 2월중 입찰참여 제한 금액과 기준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고시할 예정이다. 비록 시장논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지만 현재의 왜곡된 시장구조에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대기업의 독점 방지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여론이 높은 이유를 새겨볼 필요가 있다. 한편에선 아예 솔루션 업체가 대형 SI업체를 인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4위인 현대정보기술의 지분 매입에 SW 솔루션 업체인 미라콤아이앤씨가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솔루션 업체가 직접 SI까지 하겠다고 나서는 마당이다. 이는 대형 SI업체의 참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미라콤아이앤씨측은 \"현대정보기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솔루션 중심의 SI 사업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라콤 뿐 아니다. 국내외 업체를 막론하고 공공연히 SI 업체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기업들은 많다. 이들은 한결같이 \"현재의 그룹사 중심 SI 비즈니스 구도를 깨는 것은 직접 인수해 새로운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길 밖에 없다\"고 벼르고 있다. 유승삼 벤처테크 사장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SI 회사 인수에 뛰어든 것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불연속적인 혁신의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바꿀 것인가, 외부의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바뀔 것인가. 국내 SI업체들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 [SW산업을 살리자 - 5] \"SW 푸대접, 정부가 주범\"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2004년 02월 08일 SW산업 육성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왜곡될대로 왜곡된 SW산업은 누구의 잘못인가. 지금까지 아이뉴스24는 SW업체의 경쟁력 부실 실태와 시장 왜곡상을 짚어봤다. 그러나 또 한 곳, 반드시 칼날을 들이대야 할 곳이 있다. SW산업 육성을 말로만 떠들었지 SW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곳, 바로 정부(법과 제도)다. ◆ 거대한 적자 시장 \'공공 프로젝트\'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나라 SW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시장이 공공 시장이다. 기업 시장은 그룹 계열사 출신의 시스템통합(SI) 업체가 각 계열사를 독점하고 있어 규모는 커도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한 배타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SI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 2004년에는 10% 성장한 11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공공 SI 시장은 약 3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전체 SI시장의 27% 정도가 공공 시장인 셈이다.(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하지만 3조원에 이르는 공공 시장은 업체들에겐 거대한 적자의 원천이다. 유일한 자유경쟁 시장이면서, 덤핑 시장이기 때문이다. 공공 정보화 프로젝트는 대부분 SI업체들이 담당한다. 그런데 SI 업체들이 공공 프로젝트에서 올리고 있는 수익률은 거의 대부분 마이너스다. LGCNS의 경우 1조3천억원의 전체 매출 가운데 2천800여억원을 공공 사업에서 거두고 있지만 공공 사업만 놓고 보면 150억원 정도가 적자다. 공공 프로젝트를 그마나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LGCNS가 이 정도다. SI업계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유일한 경쟁시장에 과당경쟁이 이루어지다보니 가격 경쟁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업체간 과당경쟁에서 비롯된 저가 입찰이 적자 양산의 원인이라는 얘기다. \'1원 낙찰\'이란 말이 낯설지 않은 시장이 바로 공공 정보화 시장이다. \"기업이 계속 존속하기 위해서는 수익도 중요하지만 우선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야 한다. 유일한 시장이라 할 수 있는 공공시장에 적자를 무릅쓰고 뛰어드는 이유다. 당장 손을 뗀다면 수많은 인력들을 잘라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것 아닌가\" SI 업계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또한 \"비록 적자가 나더라도 공공 프로젝트는 향후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레퍼런스가 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레퍼런스\' 가치 외에는 공공시장의 매력은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공공 시장은 원초적으로 적자 시장일 수 밖에 없는가. 표면적으로는 업계의 과당경쟁이 원인이다. 하지만 업계만 나무랄 일은 아니다. 정부 스스로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SW 푸대접, 정부가 앞장서 왔다 정부가 앞장서 SW를 푸대접해왔다는 얘기다. SW 산업과 관련된 우리나라 법과 제도를 보면 이러한 주장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가치 산출의 기본이 되는 \'SW사업대가 기준\'은 프로그램 소스의 \'본수(소스코드의 라인수)\'를 기준으로 한다. SW 가치가 프로그램의 전체 크기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은 SW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보여준다. SW는 똑 같은 기능을 하더라도 얼마든지 프로그램을 줄였다 늘렸다 할 수 있다. 오히려 프로그램 소스를 가능한 간단하게 작성하면서도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고품질 SW 를 제작하는 능력이다. 여기에 개발자를 단순히 경력연수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누고 그에 따른 노임단가를 차별화하고 있는 것도 계량화의 함정에 빠진 비현실적인 기준으로 꼽힌다. 이러한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인 기준이 결국 정보화 예산 수립의 기초 자료로 적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또 공공 프로젝트 업체 선정은 누가 \'최저가\'를 제안했으냐에 따라 결정돼 왔다. 정보화 프로젝트 업체를 선정할 때 최가를 잣대로 삼아왔다는 것도 예산 절감이라는 미명에 빠져 정부 스스로 정보화 프로젝트의 부실을 초래하고 결국 산업을 죽이는 데 앞장서 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는 그 자체로 완제품이란 없다. 그리고 SW의 가치는 정교한 설계와 지속적인 사후 서비스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공 정보화 프로젝트는 기술이나 서비스 능력을 평가하기보다 가격을 중요한 선정 잣대로 삼아왔다. 정부가 \'1원 입찰\'을 조장해왔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예산은 적절히 사용됐을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법과 제도는 적어도 소프트웨어 산업에 있어서는 \'깎는 것이 최대의 미덕\'인 것이다. ◆ 2004년, SW에 대한 인식 바뀌는 가 2004년은 SW 산업계로서는 주목할 해다. SW산업과 관련된 법과 제도가 근본적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공공기관 SW 발주체계관련 현행 법제도 조사 및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SW 산업과 관련된 법률만 4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법률이 예산회계법,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다. 예산회계법은 정보화 예산 수립과 관련된 것으로 기획예산처가 소관부처다. 국가계약법은 공공 프로젝트의 입찰 방식을 규정한 것으로 재정경제부가 소관부처이며 소프트웨어사업진흥법은 SW산업 육성을 위한 법률로 소프트웨어사업대가 기준이 이 법에 규정돼 있다. 정보통신부가 소관부처다. 그런데 지난해말부터 위 법과 관련돼, SW산업에 영향을 미칠 몇가지 개정안이 마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지난해 12월 개정된 국가계약법 시행령이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지식기반사업의 계약방법(43조의 2) 조항이 신설된 것이다. 이 조항은 \'정보과학기술 등…지식기반 사업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협상에 의한 계약체결방법을 우선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방식은 업체 선정에 있어 가격보다는 기술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정보화 프로젝트는 단순 가격입찰 방식이나 적격심사낙찰제, 2단계 경쟁입찰 방식이 적용됐으나 모두 최종 선정기준은 최저가 낙찰이었다. 하지만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방식이 우선 적용되도록 함으로써 SW의 가치를 가격이 아닌 기술로 평가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무엇보다 \'지식기반사업\'이란 것이 법적으로 명시됐고, 여기에 SW산업을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SW에 대한 혁명적인 인식변화로 평가할 만하다. 지식기반사업에는 소프트웨어사업을 포함해 정보화 사업, 엔지니어링, 산업디자인,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사업 등이 규정돼 있다. 재정경제부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과 함께 하위기준(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을 고시해, 가격과 기술평가 점수 항목과 방식을 정했다. 평가항목 및 배점 기준은 기술능력 평가를 80, 입찰 가격 평가를 20으로 한다. 입찰 가격평가도 추정가의 60% 미만의 덤핑 입찰은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추정가의 60% 미만으로 제안할 경우 60% 가격과 동일한 점수를 부여토록 한 것이다. 추정가 100억원 프로젝트에 60억원을 제시한 업체와 1원을 제안한 업체는 결국 같은 점수를 받게 된다는 얘기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지식기반사업으로 명시했다는 점과, 덤핑입찰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법안이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과 함께 주목되는 것이 SW산업진흥법 가운데 ‘SW사업대가 기준’의 개정 움직임이다. 조만간 정통부가 개정안을 고시할 예정인데, 소프트웨어개발비 대가기준을 이전의 \'본수방식\'에서 \'기능점수\' 방식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본수방식\'이란 개발자 관점에서 대가를 산정하는 것. 프로그래머가 입력이나 조회, 출력 등을 실행하는 단위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반면 \'기능점수방식\'은 사용자(발주자)에게 제공하는 기능을 논리적으로 식별해서 대가기준을 잡는 것. ISO/IEC 141143FSM 등 국제적인 추세다. 예를 들어 게시판 프로그램과 회계관리 프로그램을 비교해보면, 예전 방식(본수방식)으로 했을 경우 스텝수(독립적으로 컴파일, 실행할 수 있는 단위)가 410으로 같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기능점수\' 방식을 쓰면 각 기능의 유형을 구분해서 복잡도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달라진다. 게시판의 경우 3이라면, 회계관리 프로그램은 12가 나와 규모가 3배 이상 차이가 나게 되는 것. 정통부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프트웨어 개발비를 책정할 때 \'기능점수\'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대가기준의 변경은 정보화 예산 수립의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좀 더 합리적인 대가산정 모델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대가기준 변경과 함께 공공 프로젝트에 대기업의 입찰을 제한하는 SW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도 준비중이어서 이래저래 올해 우리나라 SW 산업, 특히 공공 시장을 둘러싼 시장에는 일대 변화의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 지식기반사업, 아직도 먼길 소프트웨어가 지식기반사업으로 \'법적 대우\'를 받게 됐다는 것은 정말
쩝, 그래도 코딩 배우는 것은 학원이 최고지만 -_-
Developer는 Architector가 될 수 있지만, Coder는 될 수 없죠... ㅡ_ㅡ;;;;
전산인력 10만 양성? 무식한 얘기죠. 10만 양성해봐야 다 Coder만 만들어서 뭐합니까. 천명이더라도 Developer를 양성해야죠.
비유를 할곳은 많지만 전자기기 쪽에 비유를 하자면
한국은 납땜쟁이 밖에 없고 회로 설계사가 없다는 것이군요.
마케팅은 그룹내에서의 발언권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느 자리나 발언권이 중요하지만 마케팅 같은 경우는 특히나 촉박한 작업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