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로 로봇 움직이고 느끼는”세계 최초 Brain-to-Robot 기술 개발 나서

< 사지마비 장애인 기능 복원을 위한 양방향 Brain-to-Robot 통합 아키텍처 >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사람의 뇌 신호로 외골격 로봇을 실시간 제어하고, 로봇이 감지한 촉각·힘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차세대 뇌-로봇 인터페이스 플랫폼 개발을 시작했다.
한국과학기술원은 기계공학과 공경철·김정 교수 연구팀이 ㈜엔젤로보틱스와 함께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플래그십 과제로 세계 최초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과제는 2026년 04월부터 2032년 12월까지다.
공경철 교수는 보행 보조 외골격 로봇 기업 엔젤로보틱스를 창업하고 국제 사이배슬론(Cybathlon·장애인 보조기술 국제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이끈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다. 김정 교수는 로봇 피부 기술 연구로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세계적 연구자로, 두 연구팀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뇌신경 인터페이스와 외골격 로봇을 결합한 Brain-to-Robot 플랫폼 연구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뇌 신호로 커서를 움직이거나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은 이미 인체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다. 미국 뉴럴링크(Neuralink), 싱크론(Synchron) 등 글로벌 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기존 기술은 실제 움직임과 감각을 동시에 연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상 목표, 즉 뇌 신호가 실제로 무엇을 제어하고 어떤 감각을 되돌려 받는지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채 신호 해독 기술 자체의 발전에 집중되어 왔다는 점이다.

< 인간 운동 메커니즘 모방 계층적 로봇 제어 아키텍처 >
이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접근인 Brain-to-Robot은 외골격 로봇을 직접 제어 대상으로 삼아 사용자의 행동 의도를 뇌 신호로 읽어 로봇을 움직이고, 동시에 로봇이 감지한 지면 반력(바닥이 발을 밀어내는 힘)·관절 토크(관절 회전력)·촉각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완전한 양방향 인터페이스 구현을 목표로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외골격 로봇 제어와 감각 피드백(되돌려 전달되는 감각 정보)을 모두 포함한 완전한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은 아직 세계적으로 구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스템에서 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은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웨어러블 로봇 제어와 AI 기반 동작 의도 해석 기술을 개발하며, 로봇이 감지한 감각 정보를 Brain Chip(뇌 신호 처리 반도체)으로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체성감각 인터페이스(신체 감각 전달 시스템) 설계를 수행한다. 김정 교수 연구팀은 장애인을 대신해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로봇 피부와 AI 기반 체성감각 해석 기술 개발을 맡는다.

< 뇌-AI-로봇 동기화 및 안전 보장을 위한 강화학습 프레임워크 구조도 >
또한 연구팀은 뇌 신호를 로봇 제어 명령으로 변환하고, 로봇이 감지한 감각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AI 기반 인코딩·디코딩(신호 변환·해석) 알고리즘 개발도 추진한다. 수백 개 채널에 달하는 피질 신호(대뇌피질에서 발생하는 신경신호)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극도로 짧은 지연시간의 폐루프(closed-loop·신호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순환 제어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 기술 과제다.
본 플래그십 과제의 사업화는 공경철 교수가 창업한 엔젤로보틱스(KOSDAQ:455900)가 맡는다. 연구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부터 실제 보급까지 전주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경철 교수는 “이번 기술이 성공하면 사지마비 장애인이 병원을 넘어 실제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걷고 물건을 집으며 손끝의 감촉까지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재활 패러다임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국내외를 통틀어 시도된 적 없는 세계 최고난도 수준의 융합기술인 만큼, 장기 안전성 확보와 임상 검증, 인허가 체계 마련이 기술 개발과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해서 안전성·유효성 검증, 임상 근거 축적, 위험관리 체계 구축, 뇌신호 데이터 보호 및 사이버보안, 윤리적 수용성 검토도 유기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한편 한국과학기술원에는 뇌 인터페이스 분야의 다양한 원천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계공학과 박형순 교수 연구팀은 뇌신경계 질환의 효과적 치료를 위해 뇌신경계 의도인식 인터페이스(사용자의 움직임 의도를 뇌신호로 파악하는 기술) 기반 웨어러블 재활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전산학부 조성호 교수 연구팀은 AI 기반 뇌신호 해석 기술을 개발 중이다.
뇌인지과학과 이지훈 교수 연구팀은 초저전력 바이오·뉴럴 인터페이스 회로(생체·신경신호를 저전력으로 연결·처리하는 반도체 회로), 무선 신경 신호 계측(전선 없이 신경신호를 측정하는 기술), 온디바이스 AI 기반 폐루프(closed-loop·신호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순환 제어 구조) 신경조절 기술을 중심으로 차세대 뇌-기계 인터페이스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 연구팀은 초소형 멀티모달 신경 전극(여러 종류의 신경신호를 동시에 측정·자극할 수 있는 초소형 전극) 기반의 고해상도 신경신호 측정 기술과 정밀 뇌자극 연구를, AI시스템학과 제민규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신경인터페이스를 위한 AI 기반 반도체 집적회로(IC·Integrated Circuit) 및 시스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은 고정밀 뇌신호 계측(뇌에서 발생하는 신경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과 신경자극 기반 뉴로엔지니어링(neuroengineering·신경공학) 연구를 수행 중이다.

< 연구이미지(AI 생성) >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Brain-to-Robot 플래그십 과제는 공경철·김정 교수 연구팀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세계 최고난도 융합연구”라며 “KAIST에는 뇌 인터페이스, AI, 반도체, 로봇 분야의 다양한 연구진이 관련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Brain-to-Robot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