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로 준궤도 비행 후 차세대 발사체로 이행… 사업 타당성 확보 논리 마련이 관건
[비즈한국] 대한민국이 최초의 독자 유인 우주선 임무에 도전하기 위한 기초 연구에 착수했다. 이미 성능이 검증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로 우주인을 준궤도에 쏘아 올린 뒤, 향후 개발될 차세대 발사체를 이용해 3인이 탑승할 수 있는 스페이스X ‘드래곤(Dragon)’급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다는 청사진이다. 계획이 현실화한다면 건국 이래 우주항공 분야 최대 성과가 되겠지만, 미국이 60여 년 전에 달성한 성과를 이제야 시작한다는 점에서 ‘비용 효율성’ 논란과 반대 여론을 설득할 사업 타당성 근거 마련은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 5월 6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항공우주시스템공학회 학술대회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창원대학교 소속 서대반·이금오·김현준 연구원 및 교수는 ‘국내 발사체 기반 유인 수송 임무의 재진입 임무 설계’라는 제목으로 우리 독자 기술로 우주인을 쏘아 올리는 유인 우주선의 밑그림을 처음 공개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는 ‘누리호 활용 준궤도 비행 임무’다. 발사에 거듭 성공하며 신뢰성을 입증한 누리호에 2인승 시험용 우주선을 장착해 각종 실험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누리호 상단에 인공위성 대신 2톤급 우주선을 탑재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하면, 우주선은 우주의 기준 고도인 카르만 라인 100km를 넘어 최대 203km까지 상승했다가 지구로 귀환한다. 비록 인공위성처럼 지구 궤도를 돌지는 않지만, 이 과정에서 승무원이 실제 우주 비행 시 겪게 되는 높은 중력가속도와 진공 상태,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엄청난 마찰열을 우주선이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하게 된다. 이는 향후 유인 우주선 개발을 위한 핵심 데이터로 활용된다.
이러한 준궤도 비행은 유인 우주 개발에 도전하는 국가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관문이다. 미국 역시 1961년 ‘머큐리-레드스톤 3호(Mercury-Redstone 3)’ 임무를 통해 유인 준궤도 비행을 먼저 검증한 뒤에야 지구 궤도를 도는 제미니(Gemini) 계획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다만 항우연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누리호에 2톤급 우주선을 싣고 200km 이상 상승할 경우, 승무원은 중력의 11배인 11G 이상에 달하는 극심한 가속도를 견뎌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탑재 연료량을 줄여 최고 고도를 낮추는 대신, 중력가속도를 7G 미만으로 억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우주선 자체의 기술적 난도도 높다. 발사 시 강력한 충격으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하는 구조 설계는 기본이다. 나아가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섭씨 수천 도의 고열을 견디는 PICA(Phenolic Impregnated Carbon Ablator) 열방호재를 적용해야 한다. 전통적인 캡슐형 우주선이 정확한 자세를 유지하다가 적절한 시점에 낙하산을 펼치도록 제어하는 등 수많은 기술적 난관도 돌파해야 한다.
항우연은 준궤도 임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궤도 비행용 유인 우주선은 차세대 발사체에 탑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누리호보다 추력이 월등히 큰 차세대 발사체를 활용하는 만큼, 스페이스X의 드래곤 우주선처럼 3인 이상의 승무원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고도 300km 이상으로 상승해 지구 궤도를 비행한 뒤 귀환하며, 한국의 지리적 특성상 착륙지는 지구 반대편인 호주 우메라(Woomera) 사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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