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 주가 폭등이 보여준 CPU 귀환 신호
AI 인프라 경쟁, GPU 성능서 CPU 설계력으로 재편
SK하이닉스·삼성전자 HBM이 통합 설계 한 축으로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AI 칩 경쟁의 무게중심이 GPU 단품에서 CPU-GPU 통합 설계로 이동하고 있다. GPU 성능 자체보다 GPU와 CPU·메모리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데이터 흐름을 최적화하는 능력이 차세대 AI 인프라의 승부처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 중 가장 두드러진 종목은 GPU 강자가 아닌 CPU 진영이었다. 인텔과 AMD가 한 주에만 각각 23.6%, 25% 이상 급등했다. 연초 이후 누적 상승률은 인텔 238.5%, AMD 112.6%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구성 종목 중 최상위권이다. 인텔의 1분기 매출은 135억8000만 달러로 컨센서스를 웃돌았고, 영업이익률은 12.3%를 기록했다. AMD 역시 서버용 CPU 매출 성장률이 부각되며 주가가 다시 한번 레벨을 높였다.
이런 상승 배경에는 추론·에이전틱 AI 확산이 있다. 학습 단계가 GPU 연산력에 좌우됐다면, 추론과 에이전트형 워크로드는 토큰 생성량이 폭증하면서 이를 분배·제어할 CPU와 DPU의 수요를 함께 끌어올렸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GPU 대비 CPU 탑재 비율은 기존 8대 1에서 4대 1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GPU 한 장당 두 배 많은 CPU가 필요해진 셈이다. 하나증권 역시 "서버향 CPU와 관련 메모리 수요 증가가 동시에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행보가 이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엔비디아는 지난 2월 메타와 'Grace+Vera' CPU 개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3월 GTC 2026에서 베라(Vera) CPU 8개를 탑재한 트레이형 베라 시스템을 공개했다. GPU와 묶어 파는 랙 단위 판매를 넘어, CPU 자체를 별도 상품군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차세대 루빈 울트라(Rubin Ultra) 카이버(Kyber) 랙의 컴퓨트 블레이드는 GPU 4개와 베라 CPU 2개를 한 묶음으로 수직 삽입하는 구조로, CPU-GPU의 물리적 결합도가 한층 강화됐다.
(왼쪽부터)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 엔비디아 젠슨 황 CEO,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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