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동락하던 쌍둥이 분자, 소리로 격리시킨다
-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소리로 용액 내 키랄성 물질 분리 -
- 부작용을 없앤 의약품 개발 등 여러 화학 반응에서 응용 기대 -
똑 닮은 생김새의 쌍둥이들처럼 자연계의 많은 분자들도 자신과 똑 닮은 ‘쌍둥이 분자’가 있다. 쌍둥이 형제의 성격이 서로 다르듯, 쌍둥이 분자 역시 서로 완전히 다른 성질을 가지곤 한다. 이들 쌍둥이 분자는 용액 안에서도 늘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따로 분리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김기문 단장(POSTECH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소리만을 이용하여 한 용액 안에서 서로 다른 키랄성을 가지는 분자들을 공간적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서로 거울에 비친 모습과 같은 구조를 가지는 분자의 성질을 거울상 이성질성 또는 키랄성이라고 한다. 쌍둥이처럼 닮은 키랄성 분자들은 양손처럼 서로를 거울에 비춰보면 같은 모양이지만, 아무리 회전시켜도 겹쳐지지 않는다. 화학에서 키랄성을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생체분자들은 특정 키랄성을 가지는 분자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반대의 키랄성을 가진 분자는 사용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해로운 작용을 하는 경우(1950년대 유럽에서 판매된 약물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는 의약품 개발에 있어 키랄성 고려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탈리도마이드의 한쪽 거울상 이성질체는 입덧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반대쪽 이성질체는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 약물로 인해 약 1만 명 이상의 기형아가 태어났다. )도 빈번하다. 하지만 키랄성 분자들은 입체 구조적 관점에서만 서로 다를 뿐, 물리‧화학적 성질이 유사하기 때문에 용액 안에서 두 물질을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1] ??? ??? ??? ???? ??? ??.jpg](https://edgio.clien.net/F01/13601874/54dcdbc375f9b5.jpg?scale=width:740)
(소리를 이용한 키랄성 분자들의 공간적 분리
소리에 의해 생선된 물결에는 마루와 마디가 존재한다. 마루는 공기 중 산소가 많이 공급되어 산화 반응이 일어나는 영역이다. 산화-환원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꼬임 방향을 가지는 키랄성 고분자 물질은 용액 내에서 산소가 풍부한 산화 영역과 산소가 부족한 환원 영역에 각각 분리되어 존재한다. 산화-환원 상태에 따라 색깔이 다른 고분자를 이용하면 번갈아 나타나는 동심원 모양의 색깔 패턴이 형성된다. 두 물질의 공간적 형성과 분리가 이뤄졌음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연구진은 소리를 이용해 용액 안에서 키랄성 분자들을 분리하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스피커 위에 페트리 접시를 올려둔 뒤 주파수 100Hz 이하의 소리를 재생하면, 미세한 상하 진동으로 인해 접시 안에는 동심원 모양의 물결이 생긴다. 물결에는 움직이지 않는 마디 부분과, 주기적으로 상하운동을 하는 마루와 골(가장 높은 부분과 가장 낮은 부분)이 있다. 이중 마디는 일종의 ‘가림 막’ 역할을 한다. 마디를 경계로 용액이 서로 섞이지 않고, 구획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2] ??? ??? ??? ??? ?? ??.jpg](https://edgio.clien.net/F01/13601875/54dce41b3d9c70.jpg?scale=width:740)
(소리를 이용한 키랄성 고분자 물질 분리
PDI 분자는 LPF 분자와 결합하여 왼방향 꼬임 고분자를 형성하지만, 환원된 PDI2- 분자는 오른방향 꼬임 고분자를 형성한다는 성질이 있다. PDI, LPF, 그리고 환원제를 함께 섞고 용액에 소리를 적용하면, 용액이 산화 영역과 환원 영역으로 분리되면서 각각의 영역에 서로 다른 꼬임 방향을 가지는 키랄성 고분자가 존재하게 된다. 두 물질의 색깔이 다르므로 동심원 색깔 패턴으로 두 물질의 시공간적 형성과 분리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좌: PDI2-와 LPF 분자로 이루어진 오른방향 꼬임 고분자의 SEM 이미지.
중: 소리 적용 후 생성된 동심원 패턴 사진.
우: PDI와 LPF 분자로 이루어진 왼방향 꼬임 고분자의 SEM 이미지. )
이러한 특성에 착안, 연구진은 마디를 경계삼아 산화-환원에 따라 서로 다른 키랄성을 보이는 분자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페릴린 다이이미드(PDI) 분자는 L-페닐알라닌 유도체(LPF) 분자와 결합하면 왼쪽 방향으로 꼬인 고분자를 형성한다. 반면, PDI 분자가 환원되면, 오른쪽 방향으로 꼬인 고분자를 이룬다. 키랄성이 다른 두 분자는 각각 붉은색과 푸른색을 띈다.
![[??3] ??? ?? ?? ??.jpg](https://edgio.clien.net/F01/13601876/54e0ab69baa07e.jpg?scale=width:740)
(시간에 따른 패턴 형성
PDI, LPF 분자와 환원제가 담긴 용액이 담긴 페트리 접시를 향해 소리를 재생하면 물결이 생성되면서 마루 영역에서 분자가 산화되며 붉은색과 푸른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동심원 패턴이 형성된다. 이는 서로 다른 키랄성 물질이 서로 다른 영역에 존재함을 보여준다. )
연구진은 환원된 PDI/LPF 용액이 담긴 접시에 소리를 재생했다. 공기와 접촉이 활발한 마루 부분에서는 산화 반응이 일어나며 용액이 붉은색으로 변했다. 이에 따라, 페트리 접시에는 산화된 붉은색과 기존의 푸른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동심원 모양의 색깔 패턴이 나타났다. 서로 다른 키랄성을 가지는 물질이 한 용액 안에서 각각 다른 영역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김기문 단장은 “소리는 에너지가 작아 화학반응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여겨졌지만, 우리 연구진은 지금까지 소리로 산화-환원 반응, 효소 반응 등을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특히, 이번 연구의 결과가 의약품 제조 등 키랄성 물질의 분리‧조절이 필요한 여러 화학 반응에서 획기적 도구로 사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11월 16일(한국시간) 화학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켐(Chem, IF 25.832)’에 실렸다.
Spatiotemporal segregation of chiral supramolecular polymers: Chem
연구 추가 설명
논문명 / 저널명
Spatiotemporal segregation of chiral supramolecular polymers / Chem
저자 정보
Shovan Kumar Sen, Rahul Dev Mukhopadhyay, Seoyeon Choi, Ilha Hwang, Kimoon Kim
기타사항
[연구 배경]
마이크로파나 초음파에 비해 파장이 긴 소리는 에너지가 작아 화학반응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보편적 견해여서 화학연구의 대상으로 잘 고려되지 않았다. 우리 연구진은 소리로 물결의 패턴을 제어하여 기체 화학종의 영역별 용해도를 조절한다면, 한 용액 내에서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화학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최초로 제시했다. 이러한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2020년에는 소리로 산화-환원 반응을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를 Nature Chemistry에 게재했다. 이어 올해는 소리를 이용해 다단계 효소반응을 조절하고(Nature Communications), 빛과 소리를 이용해 화학패턴을 조절할 수 있음도 보여줬다(Chem). 화학반응에 있어 키랄성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지만, 지금까지 한 용액 안에서 서로 다른 키랄성을 갖는 물질을 분리했다는 보고는 없었다. 이에 따라 우리 연구진 키랄성 분자의 용액 내 구분에 소리를 접목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연구 과정]
소리를 이용하여 용액 내에서 서로 다른 화학적 환경을 가지는 구역들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음을 활용하여 다양한 화학 시스템에 적용하고자 하였다. 초분자 고분자는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감응하여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연구를 디자인하였고, 산화-환원에 의하여 서로 다른 방향의 꼬임 구조를 가지는 분자들을 활용하여 구체화할 수 있었다.
[어려웠던 점]
서로 다른 키랄성을 가지는 초분자 고분자를 한 용액 안에서 서로 다른 영역에 존재하게 하는 최초의 시도였다. 상식적으로 구현하기 힘든 개념의 연구라서 이를 증명하기 위한 비교 실험을 매우 많이 진행하였다.
[성과 차별점]
서로 다른 키랄성을 가지는 분자는 일반적으로 용액 내에서 분리되어 존재할 수가 없다. 본 연구에서는 산화-환원 반응에 의하여 결합 구조와 꼬임의 방향이 바뀌는 분자들을 이용하여 제한적이나마 기존 상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용액 내에서 두 물질을 분리한 획기적인 연구 결과이다.
[향후 연구 계획]
소리를 이용하여 용액 내에서 서로 다른 화학적 환경을 가지는 구역들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고, 이를 활용하여 산화-환원에 따라 서로 다른 구조를 가지는 고분자 물질들의 용액 내 영역별 형성 조절 및 분리에 성공하였다. 향후 이 방법을 확장하여 다른 고분자 물질들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생김새도 똑같고 무게도 재질도 같습니다. 얘들을 구분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마치 왼손과 오른손은 생김새도 비슷하지만.. 거울상처럼 둘이 절대로 바꿔서 쓸순 없죠?
이게 왼손상 오른손상..카이랄chirality 이게 절반씩 섞여있으면 라세미 혼합물racemic mixture입니다
지금의 라세미 혼합물 분류법은 처음부터 R상이든 L상(S상)이든 한쪽만 합성하거나,
키랄컬럼(크로마토그래피)를 통해 전개해서 분리하는 수밖에 없고
잘 섞여있는 이 둘을 나누는 방법에 대한 원리 수준을 발견한겁니다
특정파장 소리로 때렸더니 분리가 되드라.. 앞으로 가능성이 보인다?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