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의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특훈교수(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그룹리더)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달 1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암세포의 ‘리소좀’에만 반응하는 물질에 주목했다. 리소좀은 세포 내에서 ‘재활용 쓰레기통’ 역할을 하는 주머니 형태의 기관이다. 세포에서 못 쓰게 된 다른 기관을 분해해 다시 단백질을 만들거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물질을 파괴하는 활동도 모두 이곳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리소좀 주머니 벽이 파괴되면 안에 있던 ‘쓰레기’들이 새어나오면서 세포가 파괴된다. 이 현상을 암세포에서만 나타나게 하는 항암제 연구가 시도됐으나, 아직은 정상적인 세포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암세포 주변이 산성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런 환경에서 달라지는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암세포에서만 결정이 커지는 나노입자가 있다면 암세포 속 리소좀으로 나노입자가 흡수된 뒤 리소좀을 파괴하고 세포 사멸까지 이끌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연구진은 금(Ag) 나노입자 표면에 양전하와 음전하를 각각 띠는 꼬리 모양 물질을 특정 비율로 붙였다. 이 물질은 산성에서 결정이 점점 더 커지는 특성을 가지는데, 정상세포와 암세포에 주입하자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됐다. 같은 물질을 투입해도 암세포는 죽고 정상세포는 사는 것이다.
공동교신저자인 크리스티아나 칸델-그쥐보프스카 IBS 연구위원은 “암세포는 산성을 띠므로 나노입자가 잘 뭉치는 데다 암세포는 그 기능이 비정상적이라 큰 결정으로 자란 나노입자를 배출하기 힘들어 결국 사멸한다”고 설명했다.
고위험군이라서 제발 이런 기술이 빨리 상용화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