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모공에 가끔 담배와 방사능에 대해 올라오길래
전공자로써 저도 막연히 흡연에 의한 방사선 피폭이 꽤 된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가
궁금해져서 좀 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시간만 많으면 관련된 논문들도 좀더 찾아볼텐데 곧 학위논문 심사라 많이 바빠서 쉬는동안 잠깐 찾아본것만 적겠습니다.
향후에 여유좀 되면 좀더 찾아보고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담배에 주로 많이 함유되어 피폭을 유발하는 방사성물질은 Po-210과 Pb-210입니다.
이 두 물질은 자연중에 많이 존재하는 Ra-226 (라듐)이 붕괴하면서 생성되는 물질로
담배뿐만 아니라 어느곳에나 존재할수있고 심지어 우리 몸속에도 누구에게나 항상 존재하는 물질들입니다.
그런데 유난히 담배에 있는 Po-210과 Pb-210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데요.
일단 담배재배에 주로 사용하는 비료 제조과정에서 인산염을 농축하는데 이때 라듐도 함께 농축되기 때문에
인산염 비료에 자연적으로 라듐과 그 자손핵종인 Po-210과 Pb-210이 많이 함유되게 되죠.
따라서 이러한 비료를 담배 재배시 사용하면 담배는 비료에 있는 물질과 토양에 있는 물질을 흡수하고 자연적으로
위와 같은 방사성물질도 함께 흡수합니다. 이렇게 흡수된 Po-210과 Pb-210은 담배 잎사귀의 분비모(trichome)에
축적되게 됩니다.
위와 같은 현상은 담배 뿐만 아니라 인산염을 비료로 사용하여 키운 잎사귀 식물에 대부분 해당하는 현상이며
물론 그 양은 식물마다 조금씩 다르겠죠. 인산염 비료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토양에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물질들이 존재하므로
사람 몸속에는 누구나 Po-210과 Pb-210 방사성물질을 갖고 살게 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담배피는사람 뿐만 아니라 잎사귀 채소를 많이 먹는사람도 문제가 되는거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이제 이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폴로늄과 납은 화학형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혈액으로 잘 흡수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채소 섭취등을 통해 폴로늄과 납을 먹으면 소장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되는 비율은 10~20%정도이고
나머지는 배설을 통해 몸밖으로 배설되죠.
그러나 흡연을 통해 폐로 들어간 에어로졸 형태의 폴로늄과 납은 페의 기관지 특히 기관지 분기점과 상피에 침적되어
잘 빠져나가지 않아 흡연에 따라 게속 누적되는 현상을 보입니다.
이에 따라 흡연자의 폐는 이러한 방사성물질에 의해 많은 피폭을 하게 되죠.
특히 Po-210의 경우 알파선 방출핵종으로 같은 양이라 하더라도 감마선이나 전자에 비해 약 20배 높은 위험도를 갖습니다.
모공에도 몇번 올라온 자료이지만 미국 방사선방호위원회 (NCRP)에서는 NCRP 보고서 93 (1987)에서
흡연으로 인해 연간 160 mSv 정도의 폐 선량을 받는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출처: http://www.ncrponline.org/Learn_More/Did_You_Know_95.html
(NCRP 웹사이트에는 몇갑에 대한 건지 언급되진 않았으나 좀 찾아보니 아마 하루평균 1.5갑인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장기가 대부분의 선량을 받는 경우 유효선량으로 환산하지는 않으나 대부분 유효선량 개념에 익숙해져잇는 관계로
이를 유효선량으로 환산하면 ICRP 간행물 32의 폐에 대한 조직가중치 (0.08)을 사용하는 경우 12.8 mSv,
좀더 최근인 ICRP 간행물 60과 103의 조직가중치(0.12)를 사용하는 경우 19.2 mSv의 유효선량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폐 외의 장기들도 어느정도 피폭이 될것이 분명하므로 유효선량은 좀 더 커지겠죠.
아마 좀 엤날자료라 지금은 어느정도 받는지, 그리고 담배마다 차이도 많이 날것 같지만 어쨋든 저 보고서에만 근거하면 이렇습니다.
(댓글에도 적었지만 비교적 최근 연구 결과들을 봤을 땐 NCRP에서 말하는 정도의 피폭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자료만 놓고보면 흡연으로 인해 상당히 많은 방사선 피폭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국민이 보통 1년에 자연적으로 3~4 mSv정도를 받고 살며 CT촬영의 경우 한번에 2~10mSv정도
그리고 방사선작업종사자의 경우 연간 선량한도가 20mSv로 설정되어있습니다.
물론 현재까지의 연구로는 100mSv 이하의 선량에서는 방사선피폭과 암 발생 증가간의 유의한 관계를 못찾은 상태이지만
실제로 이정도 수준이라면 담배회사에 대한 규제나 개선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나중에 시간되면 좀더 찾아보겠지만
혹시 흡연으로 인한 피폭 관련 최신 자료가 추가로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추가
국내 시판되는 담배 (국산담배 3종, 외산담배2종)에 대해 2002년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측정한 결과가 있네요
http://www.kns.org/pg/board.php?board=kns2&page=35&category=23&config=2&command=body&no=3129
측정결과 외국 측정결과와 비슷한 수준인 걸로 파악됬으며
국내 측정결과를 포함한 전세계 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에 경희대에서 평가했던 자료를 보면
하루에 한갑을 흡연하는경우 평균 1.3 mSv, 최대 6 mSv 이상의 피폭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http://scholar.ndsl.kr/schDetail.do?cn=NPAP09219634
근데 전자담배의 경우 니코틴만 추출해서 괜찮은가요?
헝가리의 Pannonia 대학에서 했던 연구에서는 하루 한갑씩 폈을 때 연간 47-130 마이크로Sv 정도를 받는다고 하네요
비료를 개선함으로서 담배의 방사성물질을 줄이려는 노력이 있는걸로 기억합니다..
-> 사실.. 모공에 올라왔던 그 자료... 근 1년이상 전에 올라왔던걸로 기억합니다만....
저도 좀 더 찾아봐야겠군요.
.... 제가 영어가 짧아서.... 관련된 일본어 논문입니다...
칼슘인산 비료를 사용하면 Pb210/Po210의 농도가 증가하나
암모늄인산 비료를 사용하면 그 농도를 줄일 수 있다라는 기술은 있는데,
제대로 된 논문명이 없군요...
이후 그 양을 줄이기 위한 몇몇 방법이 제기되었지만, 담배회사들은 그 방법을 채택하지 않았다
(결국은 비용문제...)
- Po210은 반감기가 짧은데(135일) 1년정도 숙성시킨 담뱃잎에서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걸까?
-> 결국 함께 있던 Pb210이 Po210이 되면서 꾸준히 방사선이 나오더라.
-과거에 발표된 논문에는 매일 2갑씩 담배를 20년간 피우면 총 1000rem(=10Sv)의 방사선을 피폭당한다라는 논문도 있다..
etcetc....입니다....
[담배업체들은 지금까지 어떻게 담배의 방사선피폭 위험을 묵살해왔나]에 대한 논문이군요..
방사능 피폭에 의한 세포 변형일수도 있겠군요
아 물론 각종 독성 물질에 의한 데미지
에 더하여 방사능에 까지 노출이
장기적으로 되어지는거겠죠
결론적으로 언제라도 금연을 하는게
생존확률이 확 올라갈만 하겠네요
NCRP 에서 제시한 160mSv 는 equivalent dose 이고, 뒤의 tissue weighting factor 0.12을 곱한 약 20mSv 가 effective dose 이므로, 13mSv 의 effective dose 를 기준으로 다른 radiation source 와 방사선의 위해를 비교해야 합니다.
세르비아에서 최근 수행한 연구결과에서는 하루에 30개피씩 필 때 연간 1.26 mSv정도를 피폭한다고 합니다.
http://journals.lww.com/health-physics/Abstract/2007/01000/210Po_AND_210Pb_INHALATION_BY_CIGARETTE_SMOKING_IN.8.aspx
from CV
더 복잡한 메카니즘이 존재하고 있네요.
지금 쓰고있는 논문 마무리되면 다음번 아이템으로 담배 중 방사능 농도나 한번 측정해봐야겠네요..ㅎ
궁금한점이 있는데요^^
간접흡연.. 특히 3차흡연일 경우에도
피폭효과가 생길까요?
담배를 핀후 손도 씻고
옷도 잘 털고 들어와도..
가족을 특히 아기를 안거나 하면
3차흡연으로 가족에게도 피폭효과가 생길까요?
아니면 간접이나 3차흡연과 다르게
담배를 빨아서
그 연기가 직접적으로 폐안으로 들어가야만
피폭효과가 생기나요?
(간접이나 3차흡연으로 가족들몸에 니코친수치?가
높아지는것과 별개로 피폭효과도 생기는지
궁금합니다)
직접 흡연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의 물질들이 기도나 기관지 점막에 걸러지지만, 간접흡연은 처음부터 미세한 입자들이 공기와 고르게 섞여서 들어가기 때문에 좀 더 폐 안쪽 배출이 잘 안되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간접흡연에 의한 폐암이 흡연자의 폐암보다도 폐의 주변부에 암이 발생하는 확률이 많습니다.
비흡연자나 여성이 남성흡연자보다 주변부의 선암 비율이 많은 이유를 이것으로 설명하죠.
from CV
아, 물론 이건 담배와 암의 상관관계를 증명하라는 식의 담배회사가 법정에서나 펼칠 닭대가리같은 논리는 절대 아닙니다.
담배는 피폭을 때놓고 보더라도 해로운 것이 맞으니까요.
from CV
from CV
클량을 끊을 수 없는 이유가 syanplus님이나 산타크로체님 같은 분들이 올려 주시는 이런 글들 읽는 재미 때문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w.ClienS
일산화탄소, 타르에 이어 생각치도 못했던 방사선이라니..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