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누가 전자레인지에 알루미늄 호일로 싼 체로 돌리면 어떻게 되나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이제 정말 어떻게 되는지 한번 알아봅시다.
또각또각
굽냥군이 물어왔을 때 내 대답은 '한번 해봐, 어케 되나 보게'였다.
그런데 둘의 의미는 이렇게 달랐다.
나막신 : 위험하다는 얘긴 많이 들었는데 정확히 몰겠으니 한번 해봐 어캐 되나 보게
굽냥군 : 겁나 위험하다더니 진짠가봐 하지 말아야지
그래서, 어떻게 되나 시험 결과를 공짜로 먹을 기회가 사라졌다.
전자레인지란 물건이 어케 개발되었는지부터 알아보자.
1945년 레이시온에서 근무하던 퍼시 스펜서(이 양반 딱히 학교가 아니고 혼자 공부했다고 한다)는 왜 자기 주머니에 넣어둔 캔디바(정확한 상품명을 알아내지 못했다)가 먹을려고 꺼낼 때만 되면 녹아내려있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분명 처음 넣어놓을 땐 멀쩡하던 게 꺼내먹을려고만 하면 녹아있는 거였다.
뭔가 보이지 않는 게 작용한다는 거는 알겠는데 정확히 알아낼 방법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자기가 개발하고 있는 게 레이다라는 걸 깨달았다. 레이다라는 게 전파를 날려서 뭔가를 감지해내는 게 아닌가? 그럼 그 전파가??? 발도 없는 전파가 범인이란 말인가???
진짜 그런지 확인해보기 위해 쓰인 것은 캔디바가 아닌 팝콘(실제 팝콘인지 옥수수 낱알인지는 불확실)이라고 한다. 나 같음 먼저 확인해보고 넘어가겠는데 왜 팝콘을??? 배고팠나? 아님 맥주만 준비되어있었던 겐가?
여튼 두번째는 계란이었다고 하는데 전자레인지에 계란 그냥 넣으면 어케 되는지는 알겠지? 모르면 항상 하는 얘기있지 않나 직접 해보고 알려달라고.
스펜서는 레이다 기술에서 만들어진 거라서 'Radarange'란 이름을 붙였다.
1945년에 레이시온이 이걸로 특허를 받았고 1947년에 첫 제품이 나왔는데 높이가 180cm에 무게가 무려 340kg. 이 엄청난 희대의 발명품이 처음 조리한 것은 겁나 맛있는 핫도그!!!
일본의 보급에는 두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그냥 미쿡의 기술이 들어와서 일본의 기술력이 결합되어 가격이 떨어지면서 빠르게 보급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좀 길다. 1951년 동경수산대학이 북극해 쪽에서 잡혀서 냉동되어 오는 고래를 해동하기 위해 전파를 이용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것이 1959년에 시제품이 나오고, 상업용 제품으로는 1961년에 나오기 시작했다.
여하튼 이때 붙여진 이름이 電子レンジ인 듯 하다.
미쿡에 가서 전자레인지를 찾으면 어떻게 될까? 영어로 쓰면 'Electronic range'가 되려나? 아니면 처음에 붙였다는 Radarange?
불행히도 미쿡에서는 'Microwave oven' 줄여서 'Microwave'라고 부른다.
마이크로웨이브, 통상 그냥 마이크로파라고 부르는데 최초 발견 당시에 레이다에서 나오던 게 이 마이크로파였고, 이 마이크로파가 음식을 데워준다.
마이크로파는 주로 물, 지방, 설탕과 만나면 두드려 패서 강제로 움직이게 하여 열을 발생시킨다. 이 때문에 그릇이나 종이 등은 멀쩡한데 음식만 데워지는 것이다. 음식에 물이 들어가지 않은 건 없잖나?
자, 그럼 금속을 넣으면 어떻게 되나?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게 음식물을 덮어놓은 알루미늄 호일 같은 거 그냥 넣으면 안되냐는 거다.
마이크로파는 금속을 뚫고 들어가지 못한다. 음식물 데우듯이 안으로 들어가지를 못한다. 그래서 표면에서 지랄발광을 하게된다. 특히 이게 뾰족한데 모이게 되면 문제가 커진다. 한쪽으로 쏠리게 되고 그러다가 못 견디면 빵하고 터진다. 터질 때 나타나는 게 스파크가 되는 것이다.
자, 그럼 여기서 머리가 회전이 빠른 당신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숟가락과 포크는? 하나는 둥글둥글하고, 하나는 끝이 뾰족한데?
맞다, 포크 쪽이 뾰족하기에 스파크가 쉽게 튄다. 궁금하다면 시험할 방법을 하나 알려주겠다. 소세지 한쪽 끝을 뾰족하게 잘라넣고 돌려보다. 제법 높은 확율로 스파크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스파크 정도 튀는 게 무슨 문제가 되냐고? 한번씩 충전 케이블 떼낼 때로 생기는데?
작은 스파크라면 번쩍거리고 말겠지만 스파크가 돌아가는 동안 계속 생기고, 재수 없으면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스파크가 전기 에너지의 방출이기 때문에 전자 레인지를 망가트릴 수도 있다. EMP 발동!!!
등짝 스매싱의 기회는 덤이다.
동영상은 덤
여기서 당신들이 한가지 잊고 있었던 것은 전자레인지 자체도 금속인데 이건 괜찮은가?
전자레인지의 내벽은 금속으로 마이크로파가 밖으로 나오는 걸 막아준다. 어라? 전면은 유리 아닌가? 유리를 자세히 보면 구멍이 뻥뻥 뚫려있다. 이 구멍이 마이크로파가 못 나올 크기로 뚫어놓은 것이다.
전파가 그 구멍을 못 나온다는 게 말이 되냐고?
피엑스에서 냉동 돌릴 때 빨리 안되나 쳐다보고 있으면 뇌가 뜨끈해지던가??? 뜨거운 눈물이 마르던가???
마지막으로 밖은 따뜻한데 안이 차가운 음식은 어떻게 된 것인가? 쉽게 생각해라. 안에까지 충분히 뚫고 들어갈 시간이 모지란 거다.
그러므로, 강도를 줄이고 시간을 늘려주면 된다.
간만에 쓰는 금속학적 고찰은 이걸로 끝~~~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이것을 확인하고 싶으시면, 2.4GHz 채널 무선랸을 켜고 전자렌지 를 켰을 때와 켜지 않았을 때, 무선 인터넷 속도 차이나 ping 차이를 비교해 보시면 됩니다
from CV
특성이 다르다는 게 어떤 의도로 말씀하신건지 모르겠는데 근본은 같습니다. 둘 다 전자기파에요. 세기와 파장이 다를 뿐이죠
#CLiOS
또각또각
미국에서 캔디바라고 하는 건 우리가 말하는 초콜릿바라고 알고 있는데, 주머니에 넣어둔 초콜릿이 녹는게 신기한 일인가요? 더 구체적인 상황을 듣지 않고는 좀 이상하네요ㅎㅎ
이건... 제대로 된 정보인지 잘 모르겠지만. 전자렌지 내부에서 발생되는 전자파가 금속과 부딫히게 되면 불꽃과 함께 X선을 방출한다고도 배웠습니다.
추천..
항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http://arxiv.org/abs/1504.02165
이런 재밌는 사례도 있습니다.
from CV
몇가지 사항에 대해 알려드립니다(잉?)
1. 전면 유리의 구멍
마이크로파는 파장이 길어서 관통하지 못하고, 가시광선은 파장이 짧아서 관통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파장 자체의 길이 때문인지 파장에 의한 관통력 때문인지는 제가 문외한이라...
2. 캔디바
우리 식으로는 초콜렛바가 맞을 겁니다.
캔디바만 녹은 거는 팯미님 설명이 맞는 거 같습니다. 자세한 것까지는 안나와있더군요.
3. 까망꼬망님이 말씀하신 픽픽 쓰러지던 거는 구소련 전투기 MiG-25의 레이더가 너무 강력하여 지상에서 작동하면 활주로 끝에 있던 토끼가 토끼 구이가 된다는 그 글이 와전된 거 아닐까요?
여기서 1/4람다 = 3.125cm가 되니, 구멍을 3cm이하로 뚫어놓으면 못빠져나오는거죠...
가시광선은 400~800THz니.....
저정도 구멍이 있어도 충분히 통과하는거구요..
안 오실 줄 알았는데...
#CL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