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밑에 건강검진에 대한 강의글을 보고 보충할 것들이 떠올라서 글을 올려봅니다.
1. 건강검진은 개인의 건강향상을 위해 하는 게 아닙니다.
특정한 개인이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몇몇 질환을 발견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하는 거라고 알기 쉬우나, 검진은 개인 차원에서 시행하는 게 아닙니다. 국가나 지역사회, 또는 기업이 자신들의 “돈”을 아끼기 위해 실시하는 일종의 “사업”입니다.
예를 들어서 재벌급 대기업의 직원들 중 몇 명이 큰 병에 걸려 수술을 한다고 해 봅시다. 그럼, 수술을 하는 데 들어가는 돈을 기업의료보험에서 보조해 줘야 하는 거 뿐 아니라, 며칠 동안 직원이 입원을 해야 하므로 일을 못하는 거, 수술 후 후유증으로 아예 일을 못하거나 사망함으로 인해 생기는 비용등 이런저런 걸 합쳐보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희귀한 질환이 아닌 상당히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질환이라면, 차라리 미리미리 검진을 해서 수술을 하기 전에 치료를 한다면, 그런 비용보다 전체직원을 검진하는 비용이 훨씬 사게 먹히게 될 겁니다. 그런 판단이 섰을 때 비로서 해당 질환에 대한 검사가 검진사업에 포함되게 되는 겁니다.
2. 검사가 정확하다고 좋은 게 아니다!
일반인이 오해하고 있는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검사가 정확도라는 게 검진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척도가 절대 아닙니다. 가장 비근한 사례가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음직 한 “피 한방울로 수백가지 암을 99% 정확하게 진단해준다” 는 식의 광고나 언론기사입니다.
100% 완벽한 검사란 없으며, 검사가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을 하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병이 있는데, 있다고 진단해 주는 능력이 민감도(sensitivity)이고, 병이 없는데 없다고 안심시켜주는 능력이 특이도(specificity)입니다. 이 외에도 양성 및 음성 예측도, 정확도(accuracy) 같은 다양한 지표가 있는데, 피 한 방울로 암을 99% 진단한다는 말은 여기에서 민감도, 즉 sensitivity가 99% 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 99% 짜리 민감도 검사가 실제로는 유병율(전체 인구 중에서 환자의 비율)이 낮은 질병을 검사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췌장암의 유병율이 0.1% 정도라고 가정하고, 99% 민감도를 가진 피검사가 80%의 특이도를 가지고있다고 가정 해봅니다. 그럼 4천만 국민들 중 췌장암 환자인 4만명 중 99%인 3만9천6백명의 췌장암 환자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으니 환상적인 검사라고 칭찬할 수 있을까요? 특이도 80%라면 췌장암이 없는 4천만명의 일반국민의 20%인 800만명의 건강한 사람들에게 “당신은 췌장암 환자입니다” 라는 통보가 전달되게 된다는 겁니다. 이런 걸 과연 건강검진으로,,, 아니 일단 제대로 된 검사라고 인정해 줄 수는 없겠지요.
그런데도, 이런 식의 의미없는 검사가 생각보다 훨씬 성행하고 있느게 현실인데, 첫 째로는 앞서 말하 99% 정확도라는 말장난에 일반인들이 현혹되는 부분이 있고, 둘 째로는 그렇게 800만명의 무고한 건강인이 그런 결과에 겁을 덜컥 먹고 혹시라도 하는 심정으로 고가의 CT, MRI, PET/CT 같은 검사를 하게 되면 당연히 종합병원은 돈을 긁어모으게 되죠. 어찌보면 이런 무지의 확산은 정말 무서운 겁니다.
3. 발생율 1위인 갑상선암은 왜 검진을 하지 않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율 1위인 암이 갑상선암입니다. 그런데, 위암이나 폐암은 검진을 해도 갑상선암은 검진을 안하는데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마땅한 효과적인(진단율이 아닌 특이도의 측면에서) 검사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을 검사할 때에는 초음파검사가 가장 효과적인데, 우리나라 같은 동양권 국가에서는 암이 아닌 양성 갑상선결절이 기본적으로 워낙 흔하기 때문에(어른 3명 당 1명 정도는 됩니다) 암인지 알아보려고 그걸 다 조직검사를 하다가는 사단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측면이 갑상선암은 대부분이 intraductal carcinoma 라고 해서 굉장히 느리게 자라고, 발생연령도 노령이 많기 때문에, 수술을 안하고 가만 놔두어도, 이게 전이가 되거나 해서 사망하기 전에 그냥 교통사고나 다른 병으로 먼저 죽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마디로 굳이 검진을 해도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견적이 안나오기 때문에 할 수 가 없는 거죠.
4. 폐암검진을 CT로 하는 것에 대한 논란
미국에서 한동안 엄청난 논의와 리서치가 있었던 게, 폐암검진을 기존에 X레이촬영으로 할 게 아니라 저선량CT라고, 나름 첨단장비를 가지고 검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폐암이라는 게 상당히 빨리 자라는 경향이 있어서 예전처럼 X레이로 검진을 하면 작아서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음 번 검진 돌아오기 전에 많이 커져버리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폐암을 발견하는 확률은 저선량 CT가 압도적입니다. 폐암이 없다고 결과가 나오면 믿고서 안심할 수 있는 음성예측도 또한 거의 확실한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 자체는 이상적이라는 게 이론의 여지가 없는데도 장시간 오랜 격론이 오갔던 주제였습니다.
이게 왜 그러냐면, 여러가지 편견이라 불리는 것 때문인데, 이를 테면 크기가 작은 폐암을 CT에 이어 조직검사까지 해서 발견했다고 칩시다. 하지만, 원래 암세포라는 건 항상 100%의 확률로 커지거나 전이를 하는 게 아니라 상당수의 경우는 그냥 그대로 평생 가만히 지내거나 인체의 면역반응에 의해 사라질 수도 있거든요. 그럼, 발견한 그 암은 가만 놔두어도 되는 거였다면 이런 경우를 의미있는 검사였다고 할 수는 없으니, 이건 결과에서 배제해야 겠지요. 마찬가지로, 폐암이 너무 빨리 진행해서 이미 손쓰기 어렵게 되 버리는 경우라면 발견을 해도 딱히 돈(의료비지출)을 절약했다고 말할 수 없으니 이것도 배제해야 할겁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편견(bias)들이 각각 이름을 붙혀서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졸업한 지 너무 오래되서,,, 이런게 있다고만 하겠습니다.
결국 이런 편견을 제거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여서 리서치를 해야 했고, 10년 이상의 시간과 1조원 이상의 막대한 돈을 들여서 미국에서 결론이 났는데, 어떻게 났느냐 하면 “아직은 시기상조다” 라는 거였습니다.
참 맥빠진 이야기인데, 여기에 더해 더 맥빠진 게 뭐였냐면, 이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가지고 폐암검진을 뭘로 하는게 좋냐를 가지고 갑론을박할 돈의 10분의 1 만 금연캠페인에 썼더라면 확실히 폐암발생율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었을 거라는 계산이 있었다나 어쨌다나,,,
5. 결론
결국 검진이라는 건 한 개인이 현재 지금 자신이 몸 속에 숨겨놓고 있을 지도 모르는 어떤 질병을 발견하기 위해 하는 행동으로서는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 없는 헛된 몸부림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정말 효과적이고 확실한 검사도 있습니다. 위-대장 내시경으로 위암이나 대장암을 조기발견하는 건 내시경을 터무니 없이 싸게 해주는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에 기댄 매우 좋은 검사입니다. 내시경에 버금가는 효과적인 간초음파나 각종 기본적이고 중요한 채혈검사들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위험인자나 전구증상도 없이 건강한 상태에서 단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하는 PET CT는 세계적으로는(아무도 그런 바보짓을 안하려 들기에) 제대로 통계도 나오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screening PETCT의 검진측면에서의 데이터가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결과는 처참했죠.
정보력이 한없이 미약한 한 개인의 측면에서 이런 검진에 어떤 검사를 포함시키는 게 확률적으로나 이성적으로 나에게 이득이 될까를 아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런 고민은 선진국가에서 대신 치열하게 해 주었고, 그 결과 데이터는 누구에게도 다 공개되어 있어서 노력만 하면 찾아보는게 어렵지 않죠. 이런 정보들이 여러분들에게 도움 되셨기를 바랍니다.
1. 건강검진은 개인의 건강향상을 위해 하는 게 아닙니다.
특정한 개인이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몇몇 질환을 발견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하는 거라고 알기 쉬우나, 검진은 개인 차원에서 시행하는 게 아닙니다. 국가나 지역사회, 또는 기업이 자신들의 “돈”을 아끼기 위해 실시하는 일종의 “사업”입니다.
예를 들어서 재벌급 대기업의 직원들 중 몇 명이 큰 병에 걸려 수술을 한다고 해 봅시다. 그럼, 수술을 하는 데 들어가는 돈을 기업의료보험에서 보조해 줘야 하는 거 뿐 아니라, 며칠 동안 직원이 입원을 해야 하므로 일을 못하는 거, 수술 후 후유증으로 아예 일을 못하거나 사망함으로 인해 생기는 비용등 이런저런 걸 합쳐보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희귀한 질환이 아닌 상당히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질환이라면, 차라리 미리미리 검진을 해서 수술을 하기 전에 치료를 한다면, 그런 비용보다 전체직원을 검진하는 비용이 훨씬 사게 먹히게 될 겁니다. 그런 판단이 섰을 때 비로서 해당 질환에 대한 검사가 검진사업에 포함되게 되는 겁니다.
2. 검사가 정확하다고 좋은 게 아니다!
일반인이 오해하고 있는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검사가 정확도라는 게 검진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척도가 절대 아닙니다. 가장 비근한 사례가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음직 한 “피 한방울로 수백가지 암을 99% 정확하게 진단해준다” 는 식의 광고나 언론기사입니다.
100% 완벽한 검사란 없으며, 검사가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을 하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병이 있는데, 있다고 진단해 주는 능력이 민감도(sensitivity)이고, 병이 없는데 없다고 안심시켜주는 능력이 특이도(specificity)입니다. 이 외에도 양성 및 음성 예측도, 정확도(accuracy) 같은 다양한 지표가 있는데, 피 한 방울로 암을 99% 진단한다는 말은 여기에서 민감도, 즉 sensitivity가 99% 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 99% 짜리 민감도 검사가 실제로는 유병율(전체 인구 중에서 환자의 비율)이 낮은 질병을 검사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췌장암의 유병율이 0.1% 정도라고 가정하고, 99% 민감도를 가진 피검사가 80%의 특이도를 가지고있다고 가정 해봅니다. 그럼 4천만 국민들 중 췌장암 환자인 4만명 중 99%인 3만9천6백명의 췌장암 환자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으니 환상적인 검사라고 칭찬할 수 있을까요? 특이도 80%라면 췌장암이 없는 4천만명의 일반국민의 20%인 800만명의 건강한 사람들에게 “당신은 췌장암 환자입니다” 라는 통보가 전달되게 된다는 겁니다. 이런 걸 과연 건강검진으로,,, 아니 일단 제대로 된 검사라고 인정해 줄 수는 없겠지요.
그런데도, 이런 식의 의미없는 검사가 생각보다 훨씬 성행하고 있느게 현실인데, 첫 째로는 앞서 말하 99% 정확도라는 말장난에 일반인들이 현혹되는 부분이 있고, 둘 째로는 그렇게 800만명의 무고한 건강인이 그런 결과에 겁을 덜컥 먹고 혹시라도 하는 심정으로 고가의 CT, MRI, PET/CT 같은 검사를 하게 되면 당연히 종합병원은 돈을 긁어모으게 되죠. 어찌보면 이런 무지의 확산은 정말 무서운 겁니다.
3. 발생율 1위인 갑상선암은 왜 검진을 하지 않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율 1위인 암이 갑상선암입니다. 그런데, 위암이나 폐암은 검진을 해도 갑상선암은 검진을 안하는데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마땅한 효과적인(진단율이 아닌 특이도의 측면에서) 검사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을 검사할 때에는 초음파검사가 가장 효과적인데, 우리나라 같은 동양권 국가에서는 암이 아닌 양성 갑상선결절이 기본적으로 워낙 흔하기 때문에(어른 3명 당 1명 정도는 됩니다) 암인지 알아보려고 그걸 다 조직검사를 하다가는 사단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측면이 갑상선암은 대부분이 intraductal carcinoma 라고 해서 굉장히 느리게 자라고, 발생연령도 노령이 많기 때문에, 수술을 안하고 가만 놔두어도, 이게 전이가 되거나 해서 사망하기 전에 그냥 교통사고나 다른 병으로 먼저 죽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마디로 굳이 검진을 해도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견적이 안나오기 때문에 할 수 가 없는 거죠.
4. 폐암검진을 CT로 하는 것에 대한 논란
미국에서 한동안 엄청난 논의와 리서치가 있었던 게, 폐암검진을 기존에 X레이촬영으로 할 게 아니라 저선량CT라고, 나름 첨단장비를 가지고 검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폐암이라는 게 상당히 빨리 자라는 경향이 있어서 예전처럼 X레이로 검진을 하면 작아서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음 번 검진 돌아오기 전에 많이 커져버리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폐암을 발견하는 확률은 저선량 CT가 압도적입니다. 폐암이 없다고 결과가 나오면 믿고서 안심할 수 있는 음성예측도 또한 거의 확실한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 자체는 이상적이라는 게 이론의 여지가 없는데도 장시간 오랜 격론이 오갔던 주제였습니다.
이게 왜 그러냐면, 여러가지 편견이라 불리는 것 때문인데, 이를 테면 크기가 작은 폐암을 CT에 이어 조직검사까지 해서 발견했다고 칩시다. 하지만, 원래 암세포라는 건 항상 100%의 확률로 커지거나 전이를 하는 게 아니라 상당수의 경우는 그냥 그대로 평생 가만히 지내거나 인체의 면역반응에 의해 사라질 수도 있거든요. 그럼, 발견한 그 암은 가만 놔두어도 되는 거였다면 이런 경우를 의미있는 검사였다고 할 수는 없으니, 이건 결과에서 배제해야 겠지요. 마찬가지로, 폐암이 너무 빨리 진행해서 이미 손쓰기 어렵게 되 버리는 경우라면 발견을 해도 딱히 돈(의료비지출)을 절약했다고 말할 수 없으니 이것도 배제해야 할겁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편견(bias)들이 각각 이름을 붙혀서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졸업한 지 너무 오래되서,,, 이런게 있다고만 하겠습니다.
결국 이런 편견을 제거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여서 리서치를 해야 했고, 10년 이상의 시간과 1조원 이상의 막대한 돈을 들여서 미국에서 결론이 났는데, 어떻게 났느냐 하면 “아직은 시기상조다” 라는 거였습니다.
참 맥빠진 이야기인데, 여기에 더해 더 맥빠진 게 뭐였냐면, 이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가지고 폐암검진을 뭘로 하는게 좋냐를 가지고 갑론을박할 돈의 10분의 1 만 금연캠페인에 썼더라면 확실히 폐암발생율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었을 거라는 계산이 있었다나 어쨌다나,,,
5. 결론
결국 검진이라는 건 한 개인이 현재 지금 자신이 몸 속에 숨겨놓고 있을 지도 모르는 어떤 질병을 발견하기 위해 하는 행동으로서는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 없는 헛된 몸부림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정말 효과적이고 확실한 검사도 있습니다. 위-대장 내시경으로 위암이나 대장암을 조기발견하는 건 내시경을 터무니 없이 싸게 해주는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에 기댄 매우 좋은 검사입니다. 내시경에 버금가는 효과적인 간초음파나 각종 기본적이고 중요한 채혈검사들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위험인자나 전구증상도 없이 건강한 상태에서 단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하는 PET CT는 세계적으로는(아무도 그런 바보짓을 안하려 들기에) 제대로 통계도 나오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screening PETCT의 검진측면에서의 데이터가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결과는 처참했죠.
정보력이 한없이 미약한 한 개인의 측면에서 이런 검진에 어떤 검사를 포함시키는 게 확률적으로나 이성적으로 나에게 이득이 될까를 아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런 고민은 선진국가에서 대신 치열하게 해 주었고, 그 결과 데이터는 누구에게도 다 공개되어 있어서 노력만 하면 찾아보는게 어렵지 않죠. 이런 정보들이 여러분들에게 도움 되셨기를 바랍니다.
from CV
다만, 글쓴이께선 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5대암 검진사업에 갑상선암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신것 같습니다.
환자분들이 원해서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고, 피검사에서 호르몬수치가 이상해서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죠.
문제는 대게 결절(암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수 있는 덩어리)이 발견된다는 거죠. 그런 결절들이 발견되면 그것들을 다 조직검사(세침흡입검사)를 해야 하는 걸까요? 불가능하기도 하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판단일 수 있습니다.
그나마 합리적인 대처방향은 정말로 문제있어 보이는 특징들이 있는 경우에만 조직검사를 하고, 그렇지 않은 확률이 낮은 결절들은 몇달 씩 있다 다시 초음파를 재검해 보는 건데, 이미 그것만으로도 큰 손해입니다. 위험해 보이는 특징이 보인다고 해서 다 암인것도 아니고, 통계를 보면 4-5프로 정도 밖에 암이 안나오거든요. 또,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기다려 봤다가 실제론 매우 빨리 퍼지는 암이었던 경우도 가끔씩은 나오거든요.
결국 정성을 들이고, 돈을 쓰는 만큼은 커녕 안하는게 더 나았을 상황도 얼마든지 생기는 거지요.
이것 때문에 초음파로 갑상선암 검진(의심가는 상황이 아닌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하는 건 나라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의학적으로 아직 시기상조입니다.
젊은 사람일 수록 전이도 심한편이고 생각보다 진행이 빠른 케이스도 많습니다.
여포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1.4% 밖에 안될 뿐더러, 이런 진행이 빠른 여포암이나 미분화암을 초음파로 매년 검진한다고 해서 조기발견에 성공하거나, 수술로 완치에 성공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임상에서야 열심히 초음파를 해서 결절을 조직검사 하다 보니 가끔씩이라도 여포암이 나오고, 수술로 치료에 성공한 케이스가 나오면 그런 케이스를 가지고 큰 의미를 둘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사례에만 의미를 두고 초음파검진을 당연시 하는게 개인을 위해서든 국가를 위해서든 합리적인 판단일지는 의문입니다.
실제 암이 있다고 결과가 100 명 나오는데 정작 암환자는 그 중에 1명도 안된다는게 비유가 아니라 정말 그런 검사가 꽤 존재합니다.
즉 공연히 암이 없는데 있다고 불안감을 조성해서 내가 내는 의료보험료에서 충당될 돈까지 합쳐 수백만원 돈을 낭비할 확률이 99프로가 넘게 된다는 거죠.
실제 암이 있었더래도, 그 암이 나중에 전이가 되고 나를 힘들게 했을 확률은 또 별개로 계산해야 하구요.
이게 한 종류의 암일때도 문제가 큰데 암이 어디 한두가지인가요? 심하게 말하면 그 수많은 암에 대한 정밀검사를 모두 불안감을 통해 강요하게 하면 검진 한 번 잘못했다 패가망신할 수도 있는거죠.
많은 분이 생각하지 못하는게 공동체 전체에 미치는 효과가 나 자신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거라 착각하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의 맹점을 파고 든 사기꾼들이 나 자신에게 면역이 생길 확률이 100로가 아니므로 예방주사 의미 없다(실재로는 지역사회에 일정량만 면역율이 확보되면 나 자신이 면역이 생기지 않아도 병에 안걸리지요)거나 과잉진료를 유도하려는 목적에서 실시되는 그런 식의 피 한방울로 암을 진단해준다는 식의 상술입니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건 말씀하시는 그런 사례를 비이성적으로 과도하게 평가하면 안된다는 거죠.
말씀처럼 양성으로 판정되었다가 수년 후에 손도 못쓸 상태로 전이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실제 검사 당시에는 정말 양성이었다가 어느날 갑자기 악성이 되어버린 경우라면 고가의 검사를 가지고 수천만원-수억원의 돈을 들여서( 해당 검사를 1년마다 검사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검사를 한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게 됩니다. 실제로도 이런 경우 흔하죠.
하지만, 개별적인 사례로만 바라보면 그런 경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역시 돈 들여서 검사를 했어야 했다” 라는 식의 오해만 가지게 될 수 있는거죠.
그런 편견(bias)은 결코 예방의학이나 국가차원의 시각에서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한 개인의 입장에서 내 기대수명이나 건강상태를 최대한도로 향상시키고 싶다는 욕망을 실현시키는 차원에서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배제해야만 합니다.
그런 편견을 배제하지 못하는 건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어리석은 선택을 되풀이하게 되는 함정으로 작용할 수 있는겁니다.
어떤 검사가 그런 이득이 있느냐 없느냐는 많은 검증과정을 통해 알려진 정보들을 확인하는 게 가능합니다.
from CV
1. 은 저렇게 단정적으로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검진사업이 비용효과를 고려하여 개개인에게 최대한 이익이되는 지점과 집단적으로 최대 이익이 발생하는 지점 사이 어딘가에서 기준이 정해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개인의 건강향상을 위해서 하는것이 아니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죠.
2. 검사가 민감도가 좋다고 무조건 좋은 검사가 아니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 이죠. 민감도가 좋은 검사는 당연히 스크리닝툴로 유병율이 높은 질병을 대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의 중요성이 있습니다. 특이도가 좋은 검사는 확진과 유병률이 낮은 질병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구요. 질병의 경과나 치료가능여부, 질병이 개인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등을 다 고려하여 스크리닝/진단툴이 정해지게 됩니다. 당연히 과장광고는 어느 분야에서나 문제가 되죠.
3. 갑상선 문제는 좀 복잡합니다. 임상의사 입장에서는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적다고 하더라도 감상선암이 진행되어서 발견된경우 치료로 인해 환자가 고통받는 경우를 많이 보기 때문에 당연히 조기발견을 선호하게 됩니다. 당연히 오년생존율의 단하나의 지표만으로 효과를 평가하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비용이 타국가들과 비교해 매우 싼점을 고려해서 갑상선 암 검사를 조금더 편하게 시행하는 점도 있죠. 일단 유병률이 높다는 점, 진단 비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 환자 삶의질에 대한 부분 등 여러 가지에 대한 고려가 함께 이루어 져야합니다만 의학계 내부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중에 있다 정도로 보시면 될것 같네요. 참고로 papillary carcinoma가 가장흔한 갑상선 암입니다.
4. 폐암검진은 임상의사들에게도 상당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폐가 위장관과 마찬가지로 외부세계에 직접적으로 노출 된 부분이라 발암인자에도 노출이 되기 쉽지만 위장관 내시경같은 비교적 사용이 쉬우면서도 정확한 검진 툴이 없는것이 가장 큰 문제죠. 의학의 발전으로 더 나은 툴이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
5. 결론에 동의하기 힘듭니다. 상술한것처럼 개인의 이익과 국가적 이익의 절충점인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개인의 헛된 몸부림으로 치부하는것은 너무나 위험한 발상입니다. 좋은 의사를 찾아 충분히 상담하고 의사의 권고대로 하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저도 날마다 갑상선암 검사를 목적으로 열심히 초음파를 해주고 있는 입장입니다.'
라고 리플 다셨던데 의사인가봅니다. (충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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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보니 영상의학과 선생님인가 봅니다.
많이 피곤하셔서 유방암과 갑상선암을 헷갈리셨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1. 단정적으로 말해도 되는게, 애초에 검진사업의 취지가 의료비지출의 감소에 있습니다. 개개인에 최대한 이익이 되는 지점과의 균형점을 말씀하셨지만, 여기서 고려해야 할 건 투입하는 비용 대비 효과의 최대점이지요. 개개인에 최대이익과의 균형점은 의료보험체제를 고민할 때 필요한 개념입니다. 또한, CT, MRI, PETCT 같은 이른바 고가의 진단장비가 비용문제를 배제하고 고민한다고 해도 무조건 하면 좋다로 결론이 나지 않을겁니다. 특히나 위양성이 많은 폐 CT나 PETCT 같은 경우는 누가 공짜로 시켜준다고 하더라도 위양성이 많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오히려 개인에게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2. 스크리닝툴로 민감도만 좋은 검사는 정말로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특히나 전체적인 유병율이 낮은 검사는 더더욱 그렇죠. 본문에 왜 그런지는 이미 써놨습니다. 스크리닝이라는 단어는 주로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아무런 위험인자나 증상이 없는 대상에 검진목적으로 하는 검사를 말합니다. 저는 민감도가 안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민감도보다 훨씬 더 중요한 지표가 많다는 말을 했을 뿐이고, 더 나아가 과장광고를 하는 이들이 다른 척도보다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민감도만 강조하면서 사기를 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거지요.
3. 갑상선 문제가 복잡하다는 현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학회에서도 스크리닝으로 초음파를 하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더군요. 하지만, 여기에는 경제적인 측면,,, 즉 산업유발효과의 측면이 상당히 강하게 고려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papillary carcinoma, 다시한번 착오에 대해선 사과드립니다.
4. 저도 포함 의사의 입장에서 가장 혼동하기 쉬운게 스크리닝과 일반검사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일단 검사하기가 쉽고 간단하면 그냥 자동적으로 그게 훌륭한 스크리닝툴이 된다고 믿기 쉬운데, 그렇게 간단한 문제라면 미국에서 그렇게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해 가며 리서치를 한 끝에 CT를 스크리닝툴로 채택하지 말자(정확히는 시기상조)는 결론을 내릴 이유가 없습니다.
5. 국가적 이익과 개인의 이익의 절충점을 고민하기 이전에, 정보의 비대칭성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그저 간단한 X레이로 폐암검진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폐암말기환자로 판정되 사망했다는 이웃집 아저씨의 사례만 보고 무조건 PETCT를 하러 가는 사례는 헛된 몸부림이 확실히 맞습니다. 스크리닝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매년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검사여야 합니다. 물론, 대장암검진 처럼 한 번 폴립을 예방적으로 다 떼어내면 10년까지도 걱정 안해도 되는 예외적인 상황은 있겠지만, 해년마다 PETCT든 CT를 할 수는 없는 일이겠죠. 이게 과연 개인의 이익에 상충되는 정보일 수 있을까요?
from CV
있으실거 같은데.
국가와 사회의 의료사회경제적 비용에는 개개인은 관심 없어요. 내 몸만 중요하지. 의학적 근거가 없는 의료 행위에 대해서도, placebo와 차이가 없어, 할 필요가 없고 사회가 권장해서는 안되는 침술, 스테로이드 치료, 각종 건강보조식품,건강관련 행위 등등을 계몽시키는것이 사회적,개인적으로 더 이득이라고 생각되고, 우리나라의 미개한 수준을 끌어올리는게 더 중요한 일입니다.
집안의 가계소비를 줄이려 할때 씀씀이가 큰것들,낭비적 요소가 강한것들, 필수적이지 않은것들, 도움은 안되는 것들, 악성 부채 등등을 먼저 줄여야지. 건강검진이 우리나라 의료의 가장 시급한 악성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갑상선 암의 검진 뭐 등등 발견해서 치료하는 거라도 있지, 아예 필요없는 예산낭비적 요소가 얼마나 많습니까?
무슨무슨 의료재단,의료 생협의 간판을 달고있는 사무장 병원만 싹 한달만에 밀어버려도 1조원은 절약될텐데. 안그렇습니까?
문제는 돈이 아까와서 고가의 검사를 받지 말자는 게 아닙니다. 그걸 공짜로 해줘도 건강에 오히려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현실적으로도 상당히 존재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제 부모님이요? 제 가족에게 검진목적으로 pet-ct나 뇌 및 췌장 CT 절대로 권하지 않습니다. 하려면 공짜로 할 수도 있어도요.
돈 안받고 검사해 준다고 해도 안하는게 이득인 경우들이죠.
정확히 무슨 의미로 제게 물으신 건지 궁금한데, 사무장병원과 검진은 서로 연결이 안되는 주제 같다는 느낌입니다.
우리사회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네요. 그런 목적으로 글을 쓰신게 아닙니다만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PET CT 등등을 하지 말라는 글인데 왜 검진으로 확대해서 글을 쓰셨는지 말입니다.물론 수면제님 글에 틀린말은 하나 없습니다. 이글을 아는 사람이 보면 그렇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범주가 헷갈려서 받아들이게 됩니다. 편견(bias)에 대한것을 훌륭하신 글의 comment를 받아들이기는 커녕 이글의 주제도 완전 거꾸로 생각하는 사람도 존재 한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제 경험상으로는 그런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마치 수능시험 언어영역에서 글의 주제를 묻는 문제에서도 오답률이 50%가 넘는것을 연상케 합니다.
2. 사무장병원과 검진이 서로 연결이 안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는것은 현실을 간과하시는것 같습니다.
의료 생협,의료재단의 간판을 단 사무장병원등이 경로당,등산모임등등을 통해 환자를 유인하고 있고, 뽐뿌등 온라인 사이트 및 자기 홈페이지를 통해서 위내시경 포함 건강검진 4만원에 해준다고 합니다. 많습니다. 그런곳의 검진의 질이 보장되지 않겠죠. 솔직히 심한말로 질은 커녕 사기수준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서울이든 지방이든 이런 문제는 광범위하고 심각한데 공론화가 되지 않고 있지만 ,곧 수면위로 올라올 문제 입니다. 이는 수면제 님이 큰병원에 계셔서(?) 잘 모르시는걸로 생각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갑상선 할것인가 말것인가, 췌장암의 발견등 고급주제 보다 우리 현실에 더 시급한 것은 기본검진의 올바른 시행이라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고급진 레시피를 논하기에는 우리 주변의 불량식품이 너무 많습니다.
->글의 내용이 의사라면 모두 아는 내용일것이고, 의사가 아니라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초등학생한테 통계학,미적분 설명하는 것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3.수면제님은 검증된것만 검진해야 한다는 것인데(물론 100% 맞습니다.)그런데. 인터넷글,방송,지면,헬스관련 산업등등에서 검증되지 않은 사실,의료행위들이 판을치고 있고 그런 곳에 돈이 훨씬 낭비되는것이 PET CT등에서 낭비되는 비용보다 클것이라는 점을 ,아시겠지만 이야기 드리고 싶은 것이고, 의사로서의 책임감으로 이 글을 쓰셨겠지만,작은 나쁜일에 분노하기 보다는 큰 잘못된 일을 먼저 고쳐야 된다고 사족의 글을 올린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