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http://yubugamerz.tistory.com/7 에 작성한 글을 옮겨온 글입니다.
콘솔도 컴퓨터도 있지만 역시 바쁜 현대인이 가장 많이 잡고 즐길 수 있는 기계는 모바일 콘솔이나 스마트폰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스마트폰, 그 중에서 아이폰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들을 해 보려 합니다. 게임기가 익숙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스마트폰 게임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죠. 그런 분들을 위해 시작은 MFi 컨트롤러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국내에선 아직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있지만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어떤 '시장'의 현재 구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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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생전의 키노트에서 "아이팟 터치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팔린 게임기" 라는 언급을 하기 이전에도 모바일 게임 시장의 운명은 바뀔 기미가 충분했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팟터치는 문자 그대로 '미친듯이' 팔려나가고 있었고,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징가Zynga 등의 회사들은 도무지 게임 회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죠. 아이폰과 아이팟터치의 경우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터치 패널 뿐이라 게임의 조작 또한 터치만으로 제약됨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깡패" 라는 게임 시장의 오래된 진리를 21세기에 다시 한 번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작에 관한 부분은 언제나 게이머들에게 논란거리가 되었습니다. 터치 인터페이스는 촉각적인 피드백이 없고, 컨트롤이 화면의 제대로 된 위치를 누르는지를 눈으로 따라 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화면을 손가락으로 많이 가리기도 하죠. 그 이전에는 성능에 대한 의문이나 논쟁도 있었지만, 1년마다 새 제품을 내놓고 동시대 최고의 GPU를 내장하는 아이폰의 특성상 성능 문제는 금방 잊혀졌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비타가 아이폰 대비 GPU 우위를 가졌던 기간은 거의 없었다고 볼 정도로 짧았지요. 결국 "아이폰이 게임기로서 충분한가" 에 대한 2009년 이후의 논쟁은 컨트롤러에 대한 문제로 집중 되었습니다.
컨트롤러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해결 방법들이 나왔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해결책은 블루투스를 이용한 컨트롤러인 iCade 입니다. iOS를 사용하는 기기들은 굉장히 제한적인 범위의 블루투스 스택만 지원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블루투스 컨트롤러는 연결되지 않습니다. iCade는 키보드의 일부 키들에 방향키 및 버튼 키를 임의로 매핑해 놓고, 블루투스 키보드 형식으로 iOS에 연결되는 식으로 구현한 블루투스 조이스틱입니다. 조이스틱-키보드 로의 매핑 규칙이 공개되어 있으므로, 해당 매핑 입력을 게임에서 지원해 주면 iCade 조이스틱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다른 조이스틱 제조 회사들의 경우에도 iCade의 매핑 규칙을 지원하는 식으로 iCade 호환 컨트롤러를 여럿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iCade 조이스틱. (http://www.ionaudio.com/products/details/icade )
그러나 iCade 방식의 컨트롤러에는 문제점이 많습니다. 우선 키 동시 입력이 굉장히 제약됩니다. 또한 입력 키 갯수를 처음에 적게 잡아놓은 이유로 지원 버튼 수가 적고, 키 딜레이가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부분 이외에도 현대적 '조이패드'로 보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키보드 키에 매핑하는 원리 상 아날로그 스틱이나 포스 피드백도 지원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모든 부분들을 합친 것 보다 더 큰 문제점이 있는데, iCade는 iOS의 정식 규격이 아니고 확실한 인터페이스 정의도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정작 이 조이스틱을 지원하는 게임이 별로 없습니다. 메이저 게임들이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요. 애플에게 밉보일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대안이 없으니 iCade 기종들 및 호환 기기들은 많이 팔려 나갔습니다.
(포팅용 엔진을 개발한 Christian Whitehead의 의향이 반영된 듯 합니다만..) 비공식적으로 iCade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게임이었던 세가의 소닉 시리즈. 나중에는 대형 개발사의 경우에도 애플 눈치보지 않고 iCade 지원 마크 박고 나오는 게임들이 꽤 됐습니다.
그러다 2013년 4월, 애플은 iOS 7 발표 키노트를 통해 MFi 컨트롤러 지원을 지나가는 PT의 뒷배경으로 잠시 비추고 넘어갑니다. MFi (Made For i(Pod, Phone, Pad..)) 프로그램은 애플이 운영하는 인증 프로그램으로, 애플이 제안한 규격 및 품질 검사를 모두 통과한 후 인증을 받고 판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미 2013년 전후로 애플이 몇몇 하드웨어 개발사들과 컨트롤러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었기 때문에 키노트의 발표는 공개라기보다는 일종의 확인의 의미가 짙었습니다. MFi 컨트롤러 규격은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연결 또는 라이트닝 케이블을 이용한 무선 입력을 지원하며, iOS가 돌아가는 아이폰, 아이패드 및 아이팟 터치에서 사용 가능한 규격입니다. MFi 컨트롤러 규격을 제시한다는 것은 운영체제 차원에서 조이스틱/조이패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이야기이므로, 더이상 '아이폰이 게임기와 경쟁이 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은 없어질 것이라고들 예상했습니다. 와 이제 드디어 컨트롤러다! 이제 모바일 콘솔은 다 죽었어!
그런데 그 전부터 모바일 콘솔 시장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물량 앞에 장사 없죠. MFi 컨트롤러는 죽어가는 모바일 콘솔 시장에 일종의 확인사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부터 아이폰 5S와 함께 MFi 조이패드들이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편의상 제가 1세대 컨트롤러라고 부르는 제품들인데, 유명한 제품들로 로지텍의 파워쉘 G550, MOGA 에이스 패드 및 스틸시리즈 패드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이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좀 달랐습니다. 잘 안 팔렸던거죠.
문제는 굉장히 명확합니다. 컨트롤러들의 초기 가격은 초고가라고 불러도 무색한 수준의 가격이었습니다. 공식적으로 판매된 제품 중 가장 유명한 로지텍 G550 의 경우 1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발매되었습니다. 그 가격에 버튼은 숄더 버튼 두 개 및 컨트롤러 버튼 네 개, 방향 패드가 전부였습니다. 버튼 사이즈는 일반적인 사이즈보다 훨씬 작았고, 컨트롤러는 아이폰을 감싸느라 가로로 엄청나게 긴 레이아웃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비싼데 살 만 하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한 번 사 보았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좀 더 깊이 들어가보죠. MOGA의 경우 동일한 폼팩터의 안드로이드용 조이패드와 MFi 조이패드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20달러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다음 컬럼에서 다루겠지만 현재 2세대 제품들의 경우 가격은 같게 책정이 되었습니다.) 어째서 똑같은 조이패드가 가격이 다른 것일까요? 제조 원가를 올라가게 만드는 원인이 MFi 프로그램 자체에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디테일에 과도한 집착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MFi 조이패드 규격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MFi 조이패드의 폼팩터는 애플이 지정한 두 가지 폼팩터 중 하나를, 버튼 구성의 경우 스탠다드 또는 익스텐드 규격 중 하나를 따라야 합니다. (각 폼팩터 및 버튼 구성 예제 몇 가지가 있습니다.) 또한 모든 버튼의 입력은 아날로그 입력을 지원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아날로그 스틱 뿐 아니라 디지털 패드 및 슈팅 버튼들도 모두 포함됩니다. 이러한 구성에 더하여, 연결 방식에 관계없이 입력 딜레이가 20ms 미만이어야 합니다. 게임이 60프레임으로 돌아간다고 가정할 때 무선 연결일 경우에도 1프레임 내외의 딜레이만을 허용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전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도 내장되어야 합니다. 이런 정도라면 콘솔 그레이드의 조이패드보다 어떤 부분에서는 더 많은 요구조건을 지켜 만들어야 하는데, 이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저가 생산이 어렵습니다. 이에 더해서 MFi 컨트롤러에 들어가는 인증칩은 애플이 지정한 하나의 공장에서 생산된 칩만을 이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초기 물량 공급 문제를 포함하여 여러 원인으로 인해 초기 단가 하락이 어려워서 이 칩의 가격이 싸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게임의 경우에는, MFi 컨트롤러를 지원하는 게임이라 할 지라도 반드시 터치 입력 수단을 동시에 지원해야 한다는 제약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결국 터치 입력 및 컨트롤러 입력을 중복으로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터치 입력을 통하여 게임을 하고 있으므로, 개발사가 굳이 MFi 컨트롤러 입력에 까지 리소스를 쏟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기기가 비싸니 사용자가 적고, 사용자가 적으니 게임사들이 적극적인 컨트롤러 지원 도입을 하지 않고, 지원이 잘 되지 않으니 비싼 돈을 내고 기기를 살 필요가 없는 순환이 반복된거죠.
이러저러한 이유로 1세대 MFi 컨트롤러는 그리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일 년 반 사이에 iOS 및 애플 환경, 스마트폰 시장과 게임 시장의 구조 변화를 포함하여 많은 상황과 환경이 변했고,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2세대 MFi 컨트롤러들과 iOS8 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애플 에코 시스템을 둘러싼 변화를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MFi 저도 참 좋아해서, 파워셀까지 패드가 3개입니다.
지원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습니다ㅠㅠ
(http://mfigames.com)
2편이 필요합니다. ^~^;;
너무 재밌게 잘봤습니다
다음글도 기대가 너무 되네요!
감사합니다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