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는 국어학과 학생이나 국어 마스터 같은 전문가가 절대 아닙니다..
몇 년 전에는 '~같아요'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졌었죠. 애매한 경우가 아닌데도 이걸 맛있는 것 같아요,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처럼 쓰는 말이 많았는데, 어느샌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근데 최근에는 헷갈리는 '네요'체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렇다고 그런 글 마다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 있는데 지적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서 그냥 제 나름대로의 지식을 쥐어짜서 이 곳에 써보기로 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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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엔 다양한 문체와 어미가 있다보니, 그 말을 쓰는 우리들도 그 쓰임새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죠. 그 중에 보통 문장(평서문)에 쓰는 어미는 -어요, -네요, -군요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최근 들어 흔하게 보이는게 바로 '-네요'로 끝나는 말입니다.
아마 하게체의 '-네'의 영향인 것 같은데, 하게체는 격식체라서 비격식을 높임으로 만드는 '요'를 붙여서 말하면 이상합니다.
마치 공손한 표현인 -님을 반말에서 사람을 부를때 쓰는 -아와 함께 써서 -님아 라고 쓰는 것과 같아요.
기본적으로 '-네요'는 비격식체인 '해체'의 '-네'에 요를 붙인 말입니다. '-네'의 용법을 찾아보면 자기가 새로 알게된 사실이나 약한 놀라움, 감탄의 의미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자기가 느낀 점, 자기 외의 어떤 사람(사물)이 한 일을 말할 때 쓰는거죠. '-군요, -ㄴ군요'와 느낌은 조금 다르지만 같은 의미입니다.
따라서 '-군요'로 써도 의미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물론 모든 '-군요'를 '-네요'로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예 - 그러셨군요?)
예) 형용사나 명사를 써서 자기 느낌을 나타낼 때
아이패드 에어를 샀는데 생각만큼 가볍지는 않네요. (가볍지는 않군요.)
오늘은 날씨가 너무 덥네요 (덥군요) ㅠㅠ
오늘 무도 빵 터지네요. (빵 터지는군요)
방금 업데이트 되었네요. (되었군요)
오늘은 날씨가 완전히 찜통이네요.
나라가 난리네요. (난리군요)
해상도가 올라가니 신세계네요. (신세계군요)
오늘 글을 처음 써보네요. (써보는군요)
예) 동사를 써서 자기가 알게 된 사실, 느낌을 말할 때
친구가 여자친구랑 헤어졌었네요... (헤어졌었군요)
애기가 밥을 안먹네요.
집에 와보니 강아지가 똥을 쌌네요.
할머니가 돌아가셨네요.
오늘 팁게에 글을 처음 써보네요. (써보는군요)
실수로 잘못 올렸네요. (잘못 올렸군요)
비슷한 말로는 자기가 들은 것을 말할 때 쓰는 '~다네요'가 있습니다.
예)
단골 식당이 당분간 문을 안 연다네요
아들 녀석이 공부가 하기 싫다네요.
여기까진 누구나 자주 쓰고, 이상하지 않다고 여기는 표현들입니다.
그런데 요새들어 자주 보인다고 말한 '-네요'체는 다음과 같이,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서 '-네요'로 말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식의 표현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한 행동이라는 의미랑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장은 굳이 '-네요'가 아닌 '어요'를 써도 되는 말들입니다.
이런 말들은 틀린 말이기 때문에, '-네요'를 '-군요'로 바꾸면 어색하단걸 알 수 있습니다.
예) 주어가 생략된, 자기가 한 행동에 '-네요'를 쓴 경우
오늘 택배를 받았네요. =오늘 택배를 받았군요.
->그냥 '오늘 택배를 받았어요'라고 하면 됩니다.
방금 업데이트 완료했네요.
->방금 업데이트 완료했어요.
친구들이랑 바닷가로 놀러갔다 왔네요.
->친구들이랑 놀러갔다 왔어요.
오늘 면접 봤네요..
->오늘 면접 봤어요
글은 장황한데 두 줄 요약 하자면
자기 느낀점을 말할때, 주어가 자기가 아니면 '-네요'를 써도 맞고
주어가 생략된 경우, 즉 자기가 주어인 경우에는 '-네요'를 쓰면 이상합니다.
예를 들면,
방금 업데이트 완료했네요. -> 자기가 직접 앱이나 os의 업데이트를 시킨 것이므로 '-네요'를 쓰면 이상합니다.
그러나 자동 업데이트를 켜놨다면
방금 업데이트 완료되었네요. -> 자기가 업데이트를 시킨 것이 아니라 알아서 된 것이므로 '-네요'를 써도 말이 됩니다.
방금 업데이트 되었네요는 '자기'가 업데이트 된게 아니기 때문에 -네요를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이도 저도 헷갈리고 어려우면 그냥 '-어요'를 쓰면 됩니다.
맞춤법 띄어쓰기 같은건 100% 옳지 않더라도 같은 한국인들은 읽는 속도나, 단어의 원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의사전달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어떤 말이나 어미의 사용법이 잘못되는 경우엔 문장이 헷갈리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별로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글에서 틀린 부분이나, 국어에 관해 잘 아는 분 계시면 지적해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신경 못 썼던 말투였군요.
이런글 볼때마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언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 제 한국어 감수성(?)이 잘못됐을 수도 있지만요.
#CLiOS
감사합니다.
'~네요' 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었거든요.
저는 그것이 굉장히 어색한데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도 계시는 것 같아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실제 생활에서 자기가 한 행동에 '~네요'로 끝나는 말을 한다면, 상당히 어색한 (심지어 오글거릴 수도 있는)표현이죠.
한번 본문에 있는 예문을 소리내어 읽어보세요.
자주 썼는데 고쳐야겠어요.
#CLiOS
...====33
우리 말에는 피동형이 없습니다. 무생물 주어, 피동형 문장 등은 주로 영어식 표현이지요.
"업데이트를 완료했습니다."가 더 좋은 표현입니다.
제가 어릴때는
상치였는데.. 상추로 바뀌었고요.
~읍니다인데.. ~습니다로 바뀌었습니다.
from CV
한가지 궁금한점이 있는데요, 그럼 저 '-네요'에서 마지막 '요'를 빼도 맞는걸까요? 저도 맞춤법에 좀 민감한데 요새 문장을 종결할 때 쓰는 'ㅐ' 와 'ㅔ'가 너무 헛갈려서 가끔 스트레스 받거든요 ㅠㅠ (받네요라고 쓰려다가 급 고침^^)
https://twitter.com/urimal365/status/425122444160954368 를 보면 꼭 정답은 아닌것 같습니다.
#CLiOS
from CV
좋은내용 잘보았습니다.
#CLiOS
한국어가 어려운 거지요.
from CV
댓글로 뭐라 하기에도 쫌스럼고 다들 많이 쓰기도 하고 그랬는데.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from CV
from CV
주변에서 가끔 그런 말 쓰는거 사실 거슬렸거든요.
백화점가면 그냥 입어보세요. 또는 보십시요.라 하면 좋을 것을 입어보실게요. 라는 말도 거슬리더군요.
from CV
치환해도 의미상 같지만 주는 느낌이 다른 경우가 많거든요..
전 요즘들어 말끝마다 ~죠가 반복되는 글을 보면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던데 이건 왜 그런걸까요?
#CLiOS
'-네요' 체도 문법적으로 봤을땐 글쓴님 말씀처럼 잘못되었을지몰라도,
그렇게 변해가는 중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전..
넷 상에서 외계어는 분명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되지만,
굳이 쓰지 말아야 할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하나 배워갑니다.
#CLiOS
아... 어려워요... 라고 써야 되나요? ㅜㅜ
'군요' 와 '네요'는 비슷한 깨달음을 서술하는 표현이지만 어감상 화자와 청자의 위치의 미묘한, 경우에 따라서는 그보다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요'는 자신이 깨달은 일을 스스로 단정한 것의 높임의 표현이고 '네요'는 자신이 깨달은 일의 단정하지 않은 채로의 높임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