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제주도 여행후,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다시 겪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술먹고 썼던 글들을 이제서야 짧게 정리해봅니다.
1. 왜 갔나?
이번이 네번째 방문인데 앞 두번은 출장 겸 여행겸, 세번째는 올레길 걷느라 다녀왔습니다.
세번째 때 묘령의 연인과 '제주올레' 홈페이지 친구찾기로 연이 맺어져 알콩달콩 다녔던 기억이 났고
마침 올초부터 회사가 너무 바쁘다가 시간이 한가해져, 주말 껴서 5일간 다녀왔습니다.
또 다시 솔로부대 입대 한달차, 한 마디로 '인연 만들기' 차원에서 다녀왔습니다.
2. 어디를 처음 갔나?
계획 없었습니다. 어디가나 제주도엔 '혼자 여행 온 여성'들 천지일테니깐!
일단 비행기 옆자리 부터 시내버스까지 혼자 짐을 메고 온 여성 분들이 눈에 띄더군요.
후훗, 일단 공항에서부터 무작정 걸어 올레 18코스를 천천히 걸었습니다.
'아무나 만나서 얘기도 나누고 저녁도 함께 먹으리라..'
이런 기대였는데 해는 천천히 지기 시작하고
배는 고프고, 그러고 보니 숙소도 예약 안해 놓고, 다급한 마음에 '네이버'를 찾습니다.
요즘 유행한다는 게스트하우스를 모조리 뒤지고 전화를 때려봅니다.
토요일 밤이라 유명 게스트 하우스는 이미 만석, 그냥 가까운 곳에 빈방이 있다고 해 찾아갔습니다.
나름 '바베큐 파티' '커플 게임' '선남선념간 건전한 대화'를 기대했는데
그 큰 게스트하우스에 어떤 커플이랑 저만 달랑,
주인 아저씨 왈 "우린 저녁 안줘요^^ 근처 해녀의 집 가보셈~"
거기도 커플 천지.. 솔로 여자라곤 해녀 할머니들뿐..
혼자서 '한라산' 소주에 전복회 먹어본 게 얼마만인가.. 아 처음이지..
그렇게 정신 말똥말똥한 첫날이 지났습니다.
제주도는 새벽에 참 별이 많더군요. 눈물 날 정도로 ㅠ
3. 둘째날 부턴 성과가 있었나?
다급한 마음에 아침부터 게스트하우스 예약으로 바뻤습니다.
제주 동쪽에서 서쪽으로 걷든 차를 타든, 반바퀴만 돌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 동선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중 '바베큐' 나 '파티'로 검색되는 몇 군데를 예약했습니다.
"그래, 완벽하군. 후훗, 아무 계획없이 제주도 와서 이렇게 계획 짜는 걸 알면
외국에선 역시 "오우, 원더풀 IT 코리아" 할거야"
낮엔 역시 천천히 올레길을 걸었습니다. 아 근데 대낮인데도 무서울 정도로 사람이 보이지 않더군요.
빨간 동백과 노란 유채가 가득인데! 올레길에 (女)사람이 없다니! 어찌된 일이지?
일부러 유명 올레코소(5~8)로 차를 타고 고고싱.
여긴 사람이 있겠다 했는데, 걷다 너무 지쳐 예약한 게스트하우스로 일단 직행.
저녁은 먹여 주신다니 후훗, 같이 묵고 계신 일행분들과 즐거운 바베큐 파티!를 기대했는데,
그 게스트하우스는 쥔장 맘이라 기분 좋으면 바베큐,
뭐 사람없고 썰렁하면 쥔장이 먹는데 숟가락 하나 더 얹는..
그래서 숟가락 하나 더 얹는 걸로 끝났어요ㅠ
그런데 같이 식사 하는 자리에 웬 묘령의 아가씨.
알고보니 그 넓은 숙소에 저랑 어떤 아가씨랑 단둘이.
저녁 먹고 정신 차리고, 아가씨께 똑똑 맥주 한잔 권하니. "전 오늘 책을... 그럼..."
(쥔장 아저씨가, 어제 두시까지 술 섞어 아가씨가 쭉쭉 마셨다고 얘기해주셨거든요!)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한라산+맥주' 투캔 털어먹고 캐콘보며 잘 잤습니다.
중간중간 아가씨 방에선 가스펠(?) 소리가 들리더군요.
(저는 악마가 아니무니다.....)
4. 셋째날은?
셋째날 갈 것 없이 넷째날로 갑시다. 아무 성과 없었습니다.
그냥 걷다가 버스 타다가 이상한 게스트하우스 가서 아무 일 없이 혼자 술 섞어 먹고 잘 잤습니다. 푹!
마지막 날은 중문의 '최고급호텔 + 발마사지 + BMW 컨버터블 카'를 빌려 제주를 한바퀴 훅 돌았습니다.
(원래 계획이었음. 스트레스로 인한 우발적 충동 아님!)
그렇게 제주를 돌다보니, "아!"하는 깨달음이 오더군요.
5. 그래서 결론은?
- 혼자 와서 인연을 찾는다면 반드시 '매일 파티가 열리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라.
블로그나 카페에 보면 매일 파티가 열리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날 멤버 분위기 따라 들쭉날쭉입니다.
이건 운빨이니 어쩔 수 없고 그나마 검색해서 밤마다 인연이 맺어질 수 있는
유명 게스트하우스를 찾기 바랍니다. 이르면 한달 전에 예약이 끝나니 사전예약 필수.
게스트하우스 운영이라는 게 주인 따라 스텝 따라 그날 손님(!)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 학생이면 학생증을, 직장인이라면 명함을 챙겨라.
올레길이든 게스트하우스든 낯선 곳에서 처음 뵙는 여자분에게 자기 신분을 확실히 알리는 건 필수인듯.
- 진짜 혼자 온 여자분들을 찾는 다면 '서연의 집'을 가라.
자동차를 타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면서 가장 많은 여성분을 한꺼번에 본 장소였습니다.
살짝 수지 닮은 분이 셀카를 어렵게 찍으시는데 얼마나 도와드리고 싶던지 ㅠ
한 마디로 대낮에 가장 '핫'한 곳입니다. (밤에 가장 '핫'한 곳은 제주시 연동 돔나이트!^^)
커플도 많은데 남자들은 대부분 찍사로 강제빙의한 상태였고 여성분들은 포즈 잡느라 난리.
아무튼 자동차를 타고 왔든 올레길을 걸으신 분이든 혼자 오신 분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맘에 드는 분이 올레길 가신다고 쫄래쫄래 따라가다간 한라봉 껍데기로 싸다구 맞겠죠?
카페에서 분위기 봐서 슬쩍 말걸고 같이 걸으시든가 커피 한잔이 어떠실지~
- 올레길에서 누군가 만날 기대마라.
올레길에 사람 없습니다. 아주머니 단체, 해병대 단체, 아님 숫기 없어 보이는 더벅머리 총각 단체.
여자들은 걷는 거 그닥 좋아하시지 않는다고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나와있죠..
제가 몇년전 올레길에서 만난 분은, 정말 운이 좋았던 겁니다.
(아, 여담인데, 진짜 모델 빰치는 분을 산방산 근처 올레길에서 본 적 있습니다.
하마터면 제 컨버터블을 버리고 쫓아갈 정도로, 큰 키에 시원한 워킹+미모&몸매가 장난 아니시더군요.
아마 진짜 모델분이 아닐까 생각들더군요.. 암튼 이런 '전설의 레전드, 올레길 올킬 미녀'를 만날 확률은
1m/420km(올레길 전체길이)=0.0000023809 쯤 되겠습니다. 참 숫자가 많죠?)
- 인터넷에서 사전에 친구찾기를 활용해라.
제주올레 홈페이지와 몇몇 제주도 카페에서 '친구찾기' 게시판이 활성화돼있답니다.
사전에 서로 신원 충분히 확인하신 후 라면 별탈 없을 듯 합니다.
사실 이 방법이 사전 확인도 되고 가장 깔끔하고 좋습니다.
- 뭐 어찌어찌 하룻밤의 로맨스는 힘들다?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가 4~6인실, 가끔은 커플용 2인실이 있긴 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끼리 아무리 술취했다고 어찌 쿵짝도 힘들겠지만,
6명 묶는 방에서 뭔가 상상하시는 건 더 힘듭니다. 바로 징역징역! 이에요~
ps) 여담
- 게스트하우스가 저리 다 시끄러운 건 아닙니다. 일부러 조용함을 추구하는 곳도 많습니다.
너무 커플이어서 지겹다 싶은 분은, 혼자서 극단의 고요를 즐길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시길~
- 일요일은 제주도도 모든 게 비수기 같습니다. 비행기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겠죠?
주말을 낀다면 '토일월화수'보단 '수목금토일'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저랑 ㅇㅊXX게스트하우스에서 뵌 여성분! 제가 마지막날 편지까지 써놓고 다시 찾아간 거 아시나요?
주인 아주머님께 말씀 드렸더니 벌써 서울 올라가셨다고 ㅠ
웨딩 디자이너 이직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혹 인연이 되면 서울에서 말끔깔끔한 소맥 말아드릴게요^^
- 참고로, 어느 게스트하우스 주인분이 저같은 남자를 노리는 꽃뱀(?)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좀 만나봤으면..
뭐 털릴 것도 없는데 만나봐서 뭐하겠어요? ㅎㅎ
- 마지막으로 실제 제주도를 혼자 찾으셨던 여성분들의 후훗한 댓글 더하기로
클량의 집단지성이 보다 더 거대해지길 바랍니다~!
댁들은 대체 어디에 계셨던거유?
2. 1~9코스 사이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3~5코스는 별로입니다.
3. 아침에.. 조금 부지런히 걸어보세요. 그리고, 앞이나 뒤의 분들께 인사를 잘 해보세요.
4. 인연이라면, 제주도 올레길이 아닌 우리동네 골목에서 만나도 인연이 됩니다.
사실 여러가지 사건사고들 때문에, 요즘은 올레길에서 혼자 걷는 여성분들이 많이 줄었을껍니다.
스쿠터 타고 해안도로 돌아다니시는게 조우확률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4. 맞는 말씀. 인연이라는 게.. 노력 반 + 우연 반 이죠.
근데 스쿠터는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야, 타"도 아니고 스쿠터론 올레길도 못 가고요
사고 영향이 아쉽습니다. 유명 올레코소는 아줌마든 아저씨든 사람들 많이 다님에도요.
조용한 분위기의 게스트 하우스가 확율이 더 높을껄요..
파티 게스트하우스에서 성공하실 정도면..
제주도 안가셔도 성공하실 분이에요 ㅠㅠ
저희 부부가 두해 연속 연말을 보낸 월정리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데요..
갈때마다 여자 혼자 온분들이 드글드글(은 과장이고 4-5분정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저희가 사간 케잌으로 해넘이 파티도 같이 하고
아침 일정 없는 분들은 가까운 오름에 해돋이도 보러가고 그랬어요..
월정리는 저녁에 밥 먹을때가 마땅치 않은 곳이라
저녁식사를 게스트 하우스에서 간단히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간곳은 그런 용도로 2층에 공용 공간이 마련되 있는데..
조그만 카페같은 분위기인데다가..
창밖으로 조그맡게 월정리 바다가 내려 보여서 분위기가 괜찮거든요..
거기서 함께 간단히 저녁먹고 커피한잔 마시며 인사하고..
여행정보 공유하다가..
마음 맞으면 근처에서 막걸리 사다가 한잔씩 먹고.. 그러는 분위였습니다.
암튼
위에서 말했듯이 뭍에서 그냥 아무대나 들이대도 성공하는 정도의 능력자가 아니라면..
왁자지껄 사람이 많은 곳보다..
이런 곳이 성공할 확율이 월등히 높을꺼에요~
제주 시내 숨 하우스인가? 여자분들이 많이 모이시는 곳이 있단 얘길 들었는데 다음에 갈 때 참고하겠습니다.
(요리 실력은 형편없어도 괜찮나보죠?)
아!....(머엉) 이거군...
#CLiOS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도
남탕이 되고.....
언제 시간내서 가봐야겠어요
근데 거긴 외쿡인들이?
호랑이같은 마눌님에 아들녀석들이 있는 이 시점에서는 알아도 무슨 소용이..ㅠㅠ
아님.. 인도/네팔같은 곳도 괜찮은데.. 거긴 서로 좋은 컨디션의 모습을 보기가 힘든 나라였네요..
다른건 기억안나고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있던 초밥집만 생각납니다..
시내쪽이라 일부러 안 갔어요
저 갔을떈 남녀 반반에서 여자분들이 쬐끔 더 많긴했습니다.
호텔 체크인 할때 여자랑 제일 많이 얘기 나눈 것 같아요 ㅠㅠ
악용되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ㄷㄷㄷ
#CLiOS
올레길에서 일어난 일도 현지인이었죠 아마? 거참 설레발도..
나쁜짓할려는 맘먹고. 제주도까지 일부러 원정가는것도 일이겠네요;;;;;
지인들이 한사코 말렸는데..무작정 한여름 땡볕에 걸었지요. 휴가 5일+주말2일. 카미노 중단했던 것이 아쉬워서 올레길로 위안삼으려 했던 건데.. 정말 올레길에 사람 없었어요..무서웠지요. 특히나 남자 한명이 내가 걷던길에 나타나면 심신이 긴장하여 스틱을 거머쥐고 다녔드랬어요..^^
그래도 우연히 길을 묻다 한분의 동행(남자사람)을 만나 이틀을 같이 걸었던 기억이 있는데..
처음본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의지하고 걸었던 매우 드문 기억이네요. ㅋ 낯선사람이 주게되는 두려움은...이런저런 얘기를 편안히 몇시간정도 하게되면 어느정도는 풀리게 되나봐요.^^
그리고 여자들은 깨끗하고 조용한 게스트하우스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요.^^
(아, 물론 놀려고 사람들 만나려는 분들이나 학생들은 시끌벅적한 파티있는 곳을 애호하지만^^)
제가 게스트하우스에서 첨 만난 사람들과 허물없이 기분좋게 대화할 수 있었던 곳은..
가장 저렴하고 소박한 시설의 민중각(서귀포) 옥상이였어요. 그 기억이 가장 아름다움. ㅋ
근데...올레길에 점점 더 사람이 없어지나봐요. 여자고 남자고 사람들이 아예..줄어들어요.
그저 걸으면서 여행하는 사람들이 국내에 줄어드는듯. 좀 아쉽죠. ^^
저도 별다른일(?)들은 없었지만 인연이란게.. 그 짧은 기간에 별에별일이 다 생기더군요
첫날 1코스 걸을때 말한마디없이 서로 앞지르기 하던 여자분은 둘째날 5코스 숙소에서 만나고, 근데 손님이 세명이어서 그냥 밥먹고잠 ㅜㅜ ) 첫날숙소는 좀 유명하고 시끌벅적한곳인데 저기서 술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들의 이름모를 주인공을 다음날 점심먹으면서 만나는 등(제가 혼자 밥다 옆테이블 혼자 밥먹는분에게 같이 막걸리 한잔을 제안했다가.. 1시간동안 3병마시면서 이야기나누다보니 뙇.. 어제 이야기에 나왔던분?? ㅎㅎ) 정말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또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는데.. 올해는 꼭 가볼수있길 바라며 ^^ 죽기전까지 올레패스포트에 도장 다 찍어야죠 후후
아.. 그리고 홀로 적적하게 걷는게 심심하면 코스를 거꾸로 돌아보세요(10->11 이렇게 말고 11->10)같이가는 동행은 안생기지만 없지만 맞은편에서 오는분들과 인사나누면서 걷는것도 재미있더군요
잘 읽었습니다~
with ClienS
저녁때 파티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 한 다음, 다음날 처자 둘이 온 (렌트 안한) 팀에게 가까운 관광지(우도, 오설록, 비자림 등) 같이 가는거 어떠냐고 말붙여 보세요~
혼자 가신다면 일정 넉넉히 잡으시고, 아침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처자 혼자 가시는 분 나갈때
같이 일주버스 타시고 버스에서 말동무 해주세요. 단, 넘 부담스럽지 않게 ^^
거기서 정모를...
#CLiOS
#CLiOS
다음엔 성공기를..
저는 소심해서 말 못걸겠더라구요.. 혼자 여행은.. ㄷㄷㄷ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from CLIEN+
from CLIEN+
미모의 젊은 여성이 혼자 여행왔을 가능성은
정말 제로입니다.
역지사지 해 보세요. 그럴리가 없잖아요?
from CLIEN+
아 참고로 유럽에서도 여친 만들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