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 → 열정 → 애착, 사랑하면 거쳐야 하는 '사랑의 3단계'
뇌과학자들은 사랑에도 호르몬의 분비에 따라 구분되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고 한다.
상대에게 매혹되어 오직 그 사람과 사귀고 싶은 마음에 몸이 저절로 상대에게 향하는 구애단계, 구애에 성공에 급격히 서로에 대한 갈망과 몰입으로 낭만적 사랑에 빠져드는 열정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친밀감으로 오랜 사랑을 유지해 갈 수 있는 애착단계가 그것이다.
사진의 커플의 눈동자에 서로의 모습이 아로새겨져 있다.
하지만 아직 이 커플은 이제 구애의 단계. 앞으로 다가올 열정의 단계와 애착의 단계를 무사히 넘을 수 있을까?
이 사랑의 3단계를 무사히 거치는 커플들에게는 영원한 사랑, 소울메이트의 관계가 찾아온다고 하는데, 여러분은 과연 어느 단계인지 한 번 점검해 보시라.
이 ‘사랑의 3단계’ 포스팅은 그간의 '사랑의 유효기간에 관한 얘기의 ‘총정리 버전’으로 읽어두시면 유용할 것이다.
♥ 1단계(구애 단계) - 테스토스테론 & 에스트로겐
"내 몸이 저절로 당신에게로 끌려가네요~!"
“저 여인이 동료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좀 보라. 내 마음이 여태껏 연애를 하고 있었다고? 눈아, 그걸 부정하거라 ! 오늘 밤에야 비로소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게 되었구나.”
원수의 집안인 캐플렛 가의 가면무대회장에 몰래 숨어들어간 로미오는 춤을 추고 있는 줄리엣을 발견하고는 첫눈에 반한다. 줄리엣 역시 로미오와 눈길이 마주친 순간, 사랑에 빠져들고, 왜 하필 그가 원수의 집안사람인가를 한탄하며 그 유명한 발코니 대사를 읊조리게 된다.
윌리엄 섹스피어의 초기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영화화한 작품.
첫눈에 반해 자신도 모르게 서로에게 끌려와, 막 눈을 맞추고 구애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장면.
“로미오. 오, 로미오. 왜 당신은 로미오인가요? 당신의 아버지와 이름을 부인하세요. 당신이 그럴 수 없다면 내 사랑임을 맹세해 주세요..”
로미오와 줄리엣이 자석처럼 서로에게 끌려가는 이 순간은 막 사랑이 시작되는 첫 단계라 할 수 있겠다. 서로의 매력에 강력히 빨려 들어가며, 상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전율이 인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책을 펼쳐도 길을 걸어가도 오직 상대방만 생각나고 저절로 몸이 그를 향해 이끌리며 서로에 대한 갈망으로 열렬한 구애 활동을 펼치게 된다.
뇌과학자들은 이 단계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작용한다고 한다. 남성의 남성답게, 여성을 여성답게 보이도록 해주는 이 호르몬은 남녀의 성적매력을 한껏 도드라지게 해주고, 그에 이끌려 서로에 대한 강렬한 성적욕망을 느끼게 된다.
대부분의 커플은 이 단계에서 첫 키스나 첫 스킨십을 하게 되고, 첫 키스의 짜릿함을 시발로 본격적인 사랑에 뛰어들게 된다. 열정적인 사랑이 시작되는 2단계, 열정단계로 접어드는 것이다.
♥ 2단계 (열정 단계) - 도파민
"우리는 사랑에 빠졌어요~!"
구애 단계를 넘어선 커플은 이제 본격적으로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잔소리를 들어도 짜증이 나지 않고, 세상이 온통 장미와 사탕으로 장식된 아름답고 달콤한 성처럼 느껴지며, 그 사람을 생각하면 얼굴이 붉게 물들며 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황홀경에 빠지게 된다.
공유와 임수정이 주연한 김종욱 찾기(2010)의 한장면.
융통성 없고 결벽에 가까운 깔끔남, 한기주(공유)와 과도한 책임감과 꼼꼼함에 고객감동 실현하겠다며
직장 때려치우고 창업해버린 의뢰인 지우의 첫사랑 찾기.
그 과정에서 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는 사랑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좋은 영감을 준다.
하루 종일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 외에는 다른 일에 집중할 수가 없고, 먼 발치에서 그와 비슷한 사람만 봐도 가슴이 콩닥이고 설레인다. 만나면 기쁨에 들떠 헤어지기 싫고, 헤어지는 일이 고역이 되며, 헤어지고도 못 떨어져서 밤새 전화통을 붙들고 아침을 맞는 일도 부지기수다.
마치 뽕(?)을 맞은 것처럼 이렇게 한 사람에 대한 광적이고 강박적인 몰입은 사실 정신병적인 증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닌 게 아니라 정신의학자들은 사랑에 몰입된 상태와 정신분열증은 상호 연관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도파민’이라는 우리 뇌의 신경전달물질 때문이다.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에서는 엄청난 양의 도파민이 분비된다. 이 도파민의 노출로 인해 우리의 몸은 매우 기민하고 빠르게 움직이며, 웃음과 활력이 넘치고, 최고조의 기쁨과 자유분방한 성적 에너지를 발산하게 된다.
'사랑에 눈이 머는' 내 눈에 꽁깍지 증상, 실험으로 밝혀내
신경적 흥분을 유도하는 이 도파민은 그러나 과다분비되면 정신분열증이 나타날 수 있고, 부족하면 우울증을 일으키기도 하는 위험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한 번 행복에 도취된 도파민의 쾌락에 빠지게 되면 지속적으로 이를 맛보고자 하는 중독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만약 이 단계에서 커플이 헤어지거나 결별을 하게 되면 마치 마약중독자가 약물을 끊었을 때의 금단증세처럼 강렬한 슬픔과 고통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 열정 단계에서는 콩깍지가 눈에 씌어 엄청난 착각과 왜곡된 지각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지난 2011년 2월 28일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남과 여 1부 - 끌림, 무의식의 유혹’에서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어떻게 서로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지를 실험을 통해 밝혀낸 바 있다.
두 남자가 거리의 화가를 찾아간다. 그리고 동일한 한 여성에 대해 각자 설명하면서 그 설명대로 초상화를 그려 달라고 한다. 두 남자의 설명만 듣고 두 개의 초상화를 완성한 화가. 그런데 두 개의 초상화는 동일한 여성을 그렸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뭇 다른 인상이다.
'제눈에 안경'. '눈에 씌인 꽁깍지' 여러분 모두 한번쯤 경험해 보지 않으셨나요?
(위 사진 ) 가운데 여성이 실제모델. 여성의 왼쪽은 그녀의 100일된 남친, 오른쪽은 그냥 실험남.
(아래 사진) 왼쪽 그림이 그녀 남친의 설명을 듣고 그린 그림. 오른쪽이 실험남의 설명을 듣고 그린 그림. 왼쪽 그림이 실제보다 훨씬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곧 실제모델이 등장하면서 두 초상화의 비밀이 밝혀지게 되는데, 두 남자는 그녀에 대해 각각 아래와 같이 설명을 했던 것이다.
♠ 남자A : “코가 오똑하고요, 콧대가 되게 높고 쭉 뻗었어요. 그리고 입술은 앵두같아요.”
♠ 남자B : “턱이 약간 주걱턱이고, 성격이 좀 있어 보여요. 코가 길고 원숭이 코 같아요.”
그렇다. 짐작하다시피 남자A는 그녀와 100일째 사랑에 빠져 있는 남자친구, 그리고 남자B는 아무 상관도 없는 실험남이다. “사랑을 하면 곰보 째보도 예뻐 보인다’는 옛말이 이렇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도파민의 장난도 서서히 막을 내릴 시간이다. 사랑에 눈이 멀어 그저 이쁘고 멋지게만 느껴지던 연인이 언제부터인가 귀찮고, 지겹고, 닝닝하고 무덤덤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달력을 세어보니 이때가 사귄지 900일째. 어느새 1년 반이 지났다.
하지만 사랑이 식었다고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마약 같은 도파민이 홀연히 사라진 그 자리에 이제 친밀감과 애착이라는, 새로운 단계의 사랑 호르몬이 찾아올 예정이니까 말이다.
♥ 3단계 (애착 단계) - 바소프레신 & 옥시토신
"함께 있으니 편안하고 행복해요~"
“나는 바깥이 22℃나 되는 날씨에도 춥다고 징징대는 너를 사랑해. 샌드위치 하나 주문하는 데도 한 시간씩이나 걸리는 너를 사랑해. 나를 얼간이처럼 바라볼 때 콧등에 작은 주름이 생기는 너를 사랑해. 하루 종일 너와 지내고 나서도 내 옷에 남은 네 향기를 맡을 수 있어서 너를 사랑해.” -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중.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감독 로브 라이너가 막 이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제작한 영화다. 해리는 로브 라이너 그 자신이었다.
그렇다면 샐리는?
로브 라이너는 자신과 애착단계까지 넘어갈 수 있는 그 누군가를 찾는 중이 아니었을까?
해리는 지금 사랑의 3단계인 애착단계에 들어와 있다. 해리는 더 이상 샐리에 대한 환상 따위를 품지 않는다. 이제 그녀의 평범한 코를 보고 ‘오똑 솟은 콧대’라거나, 평범한 입술을 ‘앵두같은 입술’이라고 왜곡지각 하는 정신 나간(?) 상태도 아니다.
사실 그는 그녀가 더럽게 징징대고, 까탈스럽고, 예민한 사람인지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 물론 ‘그녀를 만나기 100미터 전’ 가슴이 설렌다거나 콩닥거린다거나 하는, 그런 이상증세(?)는 사라진지 오래다.
하지만, 그녀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며, 언제 가장 기쁘고 즐거운지를 잘 알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그의 취향과 기호, 호불호를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신뢰하고 수용하며 받아들인다.
그녀는 결점이 많지만, 사랑스럽다. 그녀의 그런 장점은 결점보다도 강하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가 다르다는 걸 수많은 분란을 통해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일부일처제 호르몬 '바소프레신', 지속적인 '섹스'가 특효
어느덧 해리와 샐리는 평생 사랑할 수 있는 애착 단계의 사랑에 잘 안착한 듯하다. 축하할 일이다. 뇌과학자들은 이런 애착의 단계에 작용하는 호르몬이 바로 바소프레신과 옥시토신이라고 한다.
바소프레신은 일명 ‘일부일처제’ 호르몬이라고 불리며, 천성적으로 외도를 즐기는 남성들의 바람기를 잡아준다. 이 호르몬은 철저하게 일부일처를 하고 있는 들쥐를 상대로 한 실험에서 찾아낸 것으로, 수컷 들쥐는 짝짓기 후에 자기 짝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공격적으로 변하며, 자기 짝에 대한 지속적인 애착을 유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바소프레신이 짝짓기 후에 많이 분비된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남성들에게 있어 섹스가 사랑의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매우 중요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러브앤드럭스 (2010)의 매기와 제이미의 행복한 순간.
진지한 사랑에 빠져 버릴까 두려워 하룻밤 상대로만 남자를 구하던 매기(앤 헤더웨이)의 눈빛을 보라.
제이미를 하룻밤 상대남이라고 믿고 있는 매기지만 그녀의 눈빛은 그것이 아니라고 외치고 있다.
'오 마이갓 매기, 이 남자는 애착의 단계까지 갈 수 있는, 너에게 몇 안되는 남자라구!'
어떻든 인간은 일부일처성은 아니지만, 이 바소프레신의 분비로 인해 남성들에게 부부관계에 대한 애착, 가정을 지키려고 하는 부성 등이 나타나게 된다.
한편, 옥시토신은 일명 ‘모성애 호르몬’, ‘포옹화합물’로 불리며, 친밀감과 애착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성의 임신, 출산, 모유 수유에 관계하며, 자녀를 보살피도록 하는 모성애를 발현시킨다,
또, 이 옥시토신은 남녀 모두 오르가즘을 느낄 때 그 양이 대폭 증가된다고 하는데, 오랜 기간 낭만적인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커플간의 섹스가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틀림없는 듯하다.
3단계 사랑, 완전한 사랑, 소울메이팅에 이르게 돼
바소프레신과 옥시토신은 도파민처럼 강렬하고 짜릿하지는 않지만, 중독성은 훨씬 강하다. 그래서 사랑을 오래 유지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만약 이 단계에서 결별하거나 헤어지게 된다면, 그 금단증세의 고통은 2단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깊다.
뇌과학자들은 도파민이 활약하는 2단계의 사랑에서, 뇌는 갈망과 관련된 아주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영역만이 활성화되지만, 바소프레신과 옥시토신이 분비되는 3단계에서는 더 넓고 많은 뇌의 영역들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 단계의 사랑이야말로 낭만적인 사랑과 더불어 더 깊은 유대와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완전한 사랑 = 소울메이팅’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사랑은 너무 복잡하다. 이 영화의 제목처럼. It's Complicated (2009)
이미 10년전에 이혼한 베이커리숍 사장 제인(메릴 스트립)이
전 남편 제이크(알렉 볼드윈)와 숍 리모델링 담당 건축가 아담(스티브 마틴) 사이에서 느끼는
사랑의 설렘과 기쁨, 그리고 갈등이 주제다.
하지만 여러분에게는 보이시는가?
이 영화는 역설적이게도 '의외로 사랑은 쉬운거야'라고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 그렇다면 여러분은 지금, 어느 단계의 사랑에 와 있는가?
대부분의 커플들이 사랑의 유효기간인 2단계를 넘지 못하고 좌절하지만, 특별한 커플들은 2단계를 넘어 3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오랜 사랑, 영원한 사랑, 소울메이팅의 단계인 3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다섯가지 열쇠가 필요하다.
- 연애상담 커뮤니티 러베로우
제 부족한 글이 여러분의 연애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면 충분하겠습니다.
다음에는 40년, 50년동안 변치 않고 평생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호르몬!'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ㅎㅎ 저와 제 아내는 만난지 6년.결혼한지 3년차 인데.. 아마.. ㅎㅎ 지금은 도파민보다
애착단계(바소프레신 & 옥시토신)인듯 하네요.. *^^*
평생의 결혼생활에서도 애착단계를 경험하지 못하는 불행한 커플들도 많답니다.
hello님도 이미 경험하셨다 시피 열정단계를 넘어서 애착단계로 들어가는 데는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지요. 커플들에게 그 도전들을 이겨낼 현명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강의 잘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