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최근 글을 쓰다보면 항상 주장이라는 것은 반대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자기계발서를 몇 권 읽다 보면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
- 성실해야 한다.
- 꾸준해야 한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 표현과 사례만 바뀔 뿐 핵심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그래서 자기계발서는 뻔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 틀린 말은 아닙니다.
모르는 것은 줄었지만
☐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 궁금한 게 생기면 검색 몇 번으로 웬만한 답을 찾을 수 있고 요즘엔 AI에게 물어보면 정리된 설명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 모르는 것은 찾아보면 되니, 무지의 정도는 이전보다 상당히 낮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아는 것이 늘어난 만큼 삶이 달라졌느냐고 하면 그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아는 것과 내 것이 된 것
☐ 문제는 아는 것이 내 행동과 자산이 되느냐입니다.
- 성실해야 한다.
- 성공에는 운이 엄청 작용한다.
- 기회를 붙잡으려면 버텨야 한다.
- 이런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 하지만 성실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과 오늘 할 일을 미루지 않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걸 아는 것과 실패했을 때 자신을 지나치게 탓하지 않는 것도 다른 일입니다.
- 버텨야 한다는 걸 아는 것과 실제로 버티는 것 사이의 거리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 수영을 떠올려 보면 쉽습니다.
- 영상만 봐도 팔을 어떻게 젓고 숨을 언제 쉬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 그렇다고 물에 들어가자마자 헤엄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 몸이 익숙해질 때까지 물을 먹어 가며 반복해야 비로소 수영을 할 줄 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아는 것과 할 줄 아는 것은 이렇게 다릅니다.
그래서 다시 읽습니다
☐ 같은 내용을 다시 읽고 되뇌고 다시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 몰라서 읽는 게 아니라 아는 내용이 아직 나를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읽는 것입니다.
- 같은 문장도 읽는 시기에 따라 다르게 들어옵니다.
- 일이 잘 풀릴 때 읽는 ‘버텨야 한다’와 일이 잘 안 풀릴 때 읽는 ‘버텨야 한다’는 무게가 다릅니다.
- 반복해서 읽는 건 같은 내용을 확인하는 일이라기보다, 그때그때의 나에게 다시 연결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읽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다만 반복해서 읽는 것만으로도 부족합니다.
- 읽기는 방향을 알려 줄 뿐이고 그 방향을 걷는 건 결국 행동입니다.
☐ 모티머 J. 애들러는 읽는 방식 자체부터 달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로부터 ‘행간을 읽어라’하고 흔히들 말한다. 독서의 규칙도 이것을 고친 말투로 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서 ‘행간을 읽을’ 뿐만 아니라 ‘행간을 쓰는’ 것을 권하고 싶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 효과적인 독서는 바랄 수 없다.”
- 모티머 J. 애들러, 『독서의 기술』
☐ 행간을 읽는 것이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는 일이라면 행간을 쓰는 것은 그 위에 내 생각을 얹는 일입니다.
- 밑줄을 긋고, 여백에 질문을 적고, 내 경험과 견주어 보는 것.
- 그렇게 읽으면 읽기는 그저 받아들이는 일이 아니라 이미 작은 행동이 됩니다.
☐ 그리고 그 행동은 책 밖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 책에서 본 내용 중 하나를 골라 작게 시도해 보고, 해 보니 어땠는지 돌아보고, 조금 고쳐서 다시 해 보는 것.
- 이 과정을 거쳐야 아는 것이 몸에 붙습니다.
- 그리고 이런 작은 체화가 쌓이고 쌓여서 실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
☐ 제가 글을 쓰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 어쩌면 제 글쓰기는 행간을 쓰는 일을 책 밖으로 조금 넓힌 것에 가깝습니다.
☐ 책을 읽고 나면 아는 것이 하나 늘어납니다.
-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금방 흐려집니다.
- 그래서 읽은 내용을 직접 시도해 보고, 다른 책이나 경험과 연결되는 지점을 묶어 보고, 구체적인 사례와 결합해 봅니다.
- 그 과정을 글로 정리하다 보면 막연히 알던 것이 조금 더 분명해지고 그제야 제 것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 글쓰기 자체도 그렇게 익혔습니다.
- 처음에는 글을 꾸준히 써 보자는 계획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 브런치에 글을 올리다가 불편한 점이 쌓여 아예 사이트를 직접 만들었고 책을 인용하는 방법도 쓰면서 계속 다듬었습니다.
- 그렇게 200편에 달하는 글을 쓰는 동안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발전해 왔습니다.
-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불편한 점을 고치는 과정을 반복해서 얻은 것들입니다.
☐ 돌아보면 이 과정에서 새로 알게 된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 꾸준히 해야 한다, 해 보면서 고쳐 나가야 한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 달라진 건 그 문장들이 이제 저에게 지식이 아니라 경험으로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 자기계발서가 뻔하게 느껴지는 건 내용이 틀려서가 아니라, 아직 그 문장을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 적어도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 다 아는 이야기를 굳이 다시 읽고, 다시 쓰는 이유도 그래서입니다.
- 아는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결국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다시 지나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