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개월 전에 "비개발자 직장인의 개발 후기"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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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마지막에 "이 경험을 발판 삼아 추후 별도의 수익형 서비스를 만들어보려 준비 중"이라고 적어뒀었는데요.
그동안 계속 트라이를 하고 있었고 이제 얼추 모양이 나와서 2탄을 또 써봅니다.
여전히 "비개발자도 여기까지는 가능하더라" 정도의 가벼운 모험담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그 동안 무엇을 만들었는가?
이번엔 '앱'입니다
지난번은 웹서비스였고, 이번엔 앱을 만들었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평소에 이런거 있으면 어떨까? 했던 것들 중에 몇개 골라서 해봤는데요.
유사 서비스를 시장에 찾아보면 이미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너무 따지다보면 시작도 못할거 같아서 그냥 제 입맛대로 만들어보자~ 하고 만들었습니다.
아래 3개입니다.
A. 핫플레이스앱
- 와이프랑 주말에 어디갈지 매번 고민하는걸 줄여보려고..
B. 핸즈프리 영어 스피치 앱
- 운전할 때 시간 활용용
C. 아이 성향 분석앱
- 친구가 제안하길래
사업적 성과보다는 '앱' 이라는걸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보는데 초점을 뒀습니다.
2. 왜 4개월이 걸렸는가
2개월 정도는 좀 개인적인 휴식기였고, 실질적인 개발기간은 2개월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3주 : 앱의 핵심 기능 만들기
3주 : 회원 정보 관리와 백엔드 — DB, 로그인, 어드민 등 화면 뒤쪽 전부
2주 : 써보고 불편한 것, 안이쁜 것 다듬기
대략 이 정도 걸린 것 같은데요.
이슈트래커처럼 저 혼자 쓰는 게 메인인 서비스와 남들을 타겟으로 한 서비스는 마음가짐이 다르더군요.
저 혼자 쓸 때는 좀 구려도 그만인데 외부에 나갈 앱은 계속 다듬고 고민하게 되네요.
3. 왜 3개를 동시에 하고 있나
별거 아닌 이유인데요.
AI한테 작업을 시키면 기다리는 시간이 생깁니다. 짧으면 1~2분, 길면 훨씬 더요.
그 시간에 멍하니 기다리거나 웹툰을 보는 등 딴 짓을 하고 있자니 시간이 아까운 것 같아서 다른 창을 하나 더 띄워서 추가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프로젝트가 3개가 되어 있었습니다.
해보니 3개가 제 한계입니다. 4개는 안 될 것 같아요.
기다리는 시간을 메우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상 늘리면 순간순간 주제가 전환되는 걸 뇌가 못 따라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정신병 걸릴 것 같았어요.
다만 예상 못 한 이득도 하나 있었습니다.
3개를 굴리다 보니 "매번 똑같이 만들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요 내용은 아래의 인사이트 파트에서 따로 얘기하겠습니다.
4. 지금 상태 — 사업자등록에서 멈춰 있습니다
앱 3개 중 2개는 얼추 다 만들었습니다. 제 폰에 깔아서 쓰고 있고요.
그런데 스토어에 올리려니 사업자등록이 필요해서 준비 중입니다.
"개발보다 서류가 어렵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 거 같은데 그렇습니다.
일단 구글/애플 스토어에 업로드 하는 것까지를 이 여정의 1차 완결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 사용 중인 툴과 환경
(지난 버전)
기획/상담: 제미나이
개발: 클로드 코드 (메인) / GPT 코덱스 (20달러 플랜)
개발툴: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
서버: 구글 클라우드
멘토 개발자 O
(현재 버전)
기획/상담/개발 : 클로드 (100달러 플랜)
개발툴 :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
서버 : 오라클
멘토 개발자 X
클로드의 비중이 엄청 커졌고 100달러 플랜으로 편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멘토 개발자는 현업이 바빠서 연락이 어렵고 클로드와 열심히 논의 합니다.
그리고 지난 글에서 "MCP니 스킬이니 하는 기술적 테크닉을 파고들기보다 그냥 꾸역꾸역 클로드와 얘기하고 작업하니 되더라"라는 뉘앙스로 작성했었는데 지금도 그렇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참고하고 싶은 사이트나 서비스를 캡쳐해서 클로드에게 던져주는 정도는 하지만, 그 외에는 딱히 스킬 세팅 같은건 하지 않고 있어요.
제 프로젝트들의 기술적 수준이 낮아서 그런건지, 스킬 없이도 필요한 것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6. 이번 작업에서 얻은 몇가지 인사이트
A. 앱마다 다른 건 생각보다 적다
처음엔 앱 3개니까 일도 3배겠거니 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앱을 하나 뜯어보면 대충 이렇게인데,
(가) 이 앱만의 것 — 화면, 기능, 콘텐츠. 이건 당연히 앱마다 다릅니다.
(나) 어느 앱이든 똑같은 것 — 로그인, 약관 동의, 결제, 탈퇴, 관리자 화면, DB 백업, 배포, 오류 화면.
이 (나)는 앱이 달라져도 딱히 바꿀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중간부터 방식을 바꿨습니다.
(나)에 해당하는 것들은 앱 3개 중 하나에서 제대로 만들어놓고, 그걸 '기준'으로 정해서 나머지 둘이 가져다 쓰는 식으로요.
새 앱에 로그인을 붙일 때 "로그인 어떻게 만들지?"를 다시 논의하지 않습니다. "기준 앱에서 가져와" 식으로 했습니다.
이미 완성된 걸 복붙해서 쓰는거니 작업 시간도 줄고, 안정성도 높아졌습니다.
B. AI 작업 최적화 — 결정을 글로 남겨두기
지난 글에서 저는 "AI에게 설명하고 → 결과를 확인하고 → 수정 요청을 하고의 반복"이라고 썼습니다.
그건 지금도 맞는데, 프로젝트가 길어지니 여기에 큰 구멍이 하나 있더군요.
AI는 지난주에 저랑 뭘 합의했는지 모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어떤 방식을 한번 검토했다가 "이건 이러이러해서 안 되겠다"고 결론을 낸 게 있는데도,
한참 뒤에 비슷한 얘기를 다시 하게 되면 AI는 그 방식을 다시 추천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과거에 제가 왜 그걸 접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니 또 검토하고 또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시간도 토큰도 낭비되구요.
그래서 지금은 프로젝트마다 '규격 문서'를 따로 둡니다. 코드가 아니라 그냥 글입니다.
여기에 적는 건 아래 두 가지인데요.
- 이건 이렇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이유)
- 이건 검토했는데 이래서 안 하기로 했다 (다시 꺼내지 말 것)
제가 수기로 적는건 아니고, 클로드에게 정리하라고 합니다.
이런 문서가 로그인/약관, 관리자 화면, 백업/서버 등 주제별로 몇 개 있고 새 세션을 열 때마다 관련된 걸 먼저 읽히고 시작합니다.
개발 실력이 는 게 아니라 AI랑 일하는 요령이 늘었다고 할까요.
C. 비개발자의 한계
제가 이런 글을 올리는 데는 몇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 제 작업의 복기
- "비개발자도 저기까지는 되는구나" 하는 다른 분들의 참고용
- 현업 개발자분들의 조언 취득
- 작업 결과물의 홍보
그런데 이번 작업에서는 두 번째 목적, 그러니까 참고용이라는 면에서 좀 걸리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비개발자라도, 정말 IT 베이스가 전혀 없는 비개발자가 과연 이게 될까? 싶은 순간들이 있었거든요.
저도 비개발자긴 합니다만 IT 업계에서 일을 했다보니 서비스 하나를 굴리는 데 뭐가 필요한지는 대충 압니다.
예를 들어 회원을 받겠다고 하면 회원 정보가 저장, 관리 되어야 하고 어드민이 필요할테구요.
결제를 붙이면 환불이나 강제 환불 같은 상황을 조회 처리할 도구가 있어야 하고요.
즉, 서비스의 뒷단에 있는 것들입니다.
물론 클로드한테 물어보면 이런 건 다 알려줍니다. 그런데 물어봐야 알려주지 제가 가만히 있는데 알아서 해주진 않잖아요?
"상용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앱 말고 백오피스 쪽에 뭘 준비해야 하나?"
이런 질문을 IT 쪽 베이스가 전혀 없는 분이 던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르는 걸 물어볼 수는 있어도 존재 자체를 모르는 건 물어볼 수가 없으니까요.
만들고 싶은 걸 만드는 것까지는 아이디어와 의지로 되는 것 같은데,
그걸 남에게 서비스하는 단계로 넘어가면 그 앞에 한 겹이 더 있더라... 정도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D. 역시나 제일 괴로운 건 디자인이다.
작업을 하면서 클로드가 뚝딱 해주는 것들이 많지만, 제쪽에서도 나름 알아보고 스터디하고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저에게 부담이라기 보다는 그냥 배움의 즐거움 정도로 느껴지는데요.
다만 디자인은 ... 도무지 즐길 수가 없네요. 지난 글에도 제일 힘들다고 썼지만 지금도 똑같습니다 ㅎㅎ
클로드에게 온전히 맡기면 딱봐도 AI가 만들었구나 싶은게 나옵니다.
그렇다고 뭔가 제 감각으로 디테일하게 지시를 하자니.. 디자인이 뭔가 정답이 있는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제 미적 감각이 부족하기도 하고.. 이 정답이 없는 파트를 찾아가는거.
이게 맞나...??? 하면서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는거 이게 사실 너무 괴롭습니다.
그나마 나름의 노하우라면 래퍼런스 서비스 하나 잡고 많이 참고 하는 정도네요 ㅠ
이 짤이 생각납니다.
7. 다음 글 예고
이번 글은 "그동안 뭘하고 배웠나" 쪽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앱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하나도 안 적었는데요.
그건 스토어에 올라가는 시점에 맞춰서 다음 글에 화면과 함께 따로 적어보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여기까지 글을 보셨다면, 아래 링크에서 투표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핫플레이스앱" 의 대문 디자인 투표입니다. ( --)( __) 꾸벅...
마무리
AI와 함께 하는 개발 도전기, 빡센 포인트도 있긴 합니다만 그냥 꾸역꾸역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클로드와 함께라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P.S
아! 그리고 혹시 이슈트래커의 현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하여..
그건 제가 실제로 매일 쓰는 개인 도구고, 수익 모델을 붙일 생각이 딱히 없다고 지난 글에도 적었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다.
아직 잘 돌아가고 있고, 제가 쓰면서 불편하면 고치는 정도로 유지 중입니다.
저도 5개 정도 세션을 클로드 주력 + 코덱스 리뷰 방식으로 돌리는데 집중력이 떨어지다 보니 자꾸 현재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거지? 묻게 되네요.
근데 놀랍게도 계획 따라 잘 하고 있는지 정도만 확인하면 그렇게 큰 문제는 없는 거 같애요.
물론 나중에 어떤 문제가 펑 터질지는 모르겠지만 뭐 그렇게 복잡한 앱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니라.
아녜요, 5개를 대충 돌리는거죠ㅎ..
다만 계획 잡을 때만은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 다음엔 클로드보고 코딩 계획 잡고, 코딩하라고 하고 코덱스는 중요한 단계마다 계속 리뷰만 하라고 합니다.
집중해서 하라고 하면 저는 3개도 못할 듯.
비개발자라 기획/상담/개발 중 특히 개발 관련 클로드에 어떤 질문으로 시작할 지 조차 감이 없는데요. 질문한 List라도 공유해 주시면 대강 감이라도 잡을 수 있을것 같기도 한데(잘 모르는 저의 생각으로는..) 클로드에 한 질문들 공유해 주시면 정말 도움될 것 같아요.
-> 드리자면..
현업 개발자들이 처음에 AI를 써가면서 배워가는 방향성대로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업무 순서를 보자면
AI의 기억력 제한으로 인해 (맥락 저장 기간)
기능 정의서 (스펙정의서) 를 md로 만들고 (물론 AI와 함께)
개발 세션을 새로 만들어서 스펙문서.md를 읽고 나서 개발을 시키죠
테스트 세션을 만들어서 스펙문서.md 기반 테스트 계획문서.md를 만들게 하고
이런식으로 문서를 죽 만들고
그 다음에 실제로 문서 기준으로 코드를 짜라.
이렇게 진행합니다.
아주 잘하고 계신것 같아서 박수쳐 드립니다!
너무 대단 하십니다.
그리고 디자인 부분 매우 공감 됩니다.
저도 페션테러리스트라 , 미적 감각이 광이네요. ppt 만들기 어려워 ㅠ_ㅠ
3편도 기대 중 입니다.
근대 궁금한게 버그 테스트는 어떻게 진행을 하시나요?